Bad ending _2 손을 뻗어 허공과 맞닿아있는 입술을 어루만져보았다. 평소와 다름없이 부드럽게 쓸리는 겉느낌이 위화감은 들지않았다. 어제, 이 위에 리바이의 입술이 닿았다는것만 제외한다면. 사실 그전부터 엘런에겐 무언의 확신이 있었다. 어제 일을 제외하고도 확실한 무언가가. -분명 자신은 리바이를 동경. 그 이상으로 생각하고있다. 리바이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아직 확신이 없다. 어제 한번의 입맞춤으로 모든걸 결정지어버리기엔 리바이의 감정은 너무 메말라있었다. 게다가 입맞춤을 급히 마무리지은뒤 자신을 내려다보던 그 얼굴이란, 애정보다 경멸에 가까웠다. 어제 일로 리바이의 입장을 더욱 굳건히 알게되었을뿐일까. 광장을 걷던 엘런의 발걸음이 멈췄다. 전 훈련 이후 몸이 어느정도 회복되었으니 아마 거인화 훈련이 지속될것이다. 리바이를 계속 봐야하고. 훈련의 주체는 한지. 그리고 엘런이지만 늘 지켜보는 리바이의 존재는 엘런을 심리적으로 얽매었다. 그탓에 실패했던 훈련이 적다고 말할순 없다. 내리쬐는 태양을 온몸으로 받으며 방금도 자신을 못본척 지나가버린 리바이를 다시한번 상기시켰다. 그저 평범한 상사와 부하관계처럼. 애초에 그러한 관계였지만 한번의 입맞춤이 모든것을 조금씩 엇놓았다. "...착각이실지도." 고개를 푹 내리며 머릿속을 복잡하게 얽어가던 내용들을 모두 지워버렸다. 더이상 미련갖다간 너만 다쳐. 엘런. 아무도 모르는 비밀은 혼자 지워버리면 끝이야. 세차게 고개를 젓고는 향해가던 훈련장으로 마저 발걸음을 옮겼다. "엘런-!" "..한지씨?" 분명 훈련장에 있어야할 한지가 뒤에서 갑자기 껴안아오자 화들짝 놀라 몸을 비틀었다. 그러나 여전히 끌어안고 놓지않는 한지탓에 결국 품안에 안긴채로 그 자리에 멈췄다. "왜그러십니까. 한지씨." "엘런이 고민이 있어보이는데. 내가 그냥 지나칠수있나-" 역시, 귀신을 속여도 한지씨는 못속인다니까. 그런면에선 좀 둔할필요가 있어요 한지씨. "아뇨, 딱히 없는데요." "리바이." 부정하자마자 흘러나온 이름에 잘 갈무리되어있던 머릿속이 깊은 지하로 곤두박질쳤다. 리바이. 리바이. 리바이. 병장님. "그게 무슨 말.." "좋아하니?" 순간 온몸에 힘이 풀리며 그자리에 주저앉았다. 난 분명-당신을 그저 동경하고있는것뿐이야. 나보다 더 나은 전투능력을 가진 상사로서. 더 훌륭한 군인으로서 존경하고 있는것 뿐이야. 아니, 그렇게 생각하고싶은거겠지. 엘런. -나의 마음을 꿰뚫고있었는지 주저앉은 내 귓가로 속삭이는 한지씨의 목소리가 내 등줄기를 서늘하게했다. 좀 더 자신에게 솔직해지도록해. 어린군인. "넌. 리바이를 동경하는게 아니야." 아니. 틀려. 난 그저 병장님을- "사랑하고있지." 머릿속에 갇혀져있던 틀이 무너졌다. -거짓말이야. 다, 거짓말일거야. 머릿속에 수없이 각인되는 단 하나의 사실이 못견디게 커졌다. 다시금 복잡해지는 머릿속을 주체할수없었다. "...한지씨" "ㅇ..어?" "...오늘은 훈련. 쉬면 안될까요." "...그래. 알았어." 어색하게 한지씨에게 허리를 깊게 숙였다. 비틀대는 발걸음을 돌려 천천히 숙소를 향했다. -자고싶다. 전부 잊고싶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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