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습에 넘어가면 안 됐어....이씨! 넌 순 거짓말쟁이야!
괜히 열심히 밥을 먹고 있는 김태형의 머리를 숟가락으로 딱-때렸다. 얄미워서.
"아!! 왜 때려! 밥 먹을 땐 태형이도 건들면 안 된다고!"
먹던 걸 멈추고 맞은 곳을 손으로 누르면서 나를 째려보는 거다. 뭔 이상한 소리를 하는 거야.
그리고 뭘 봐. 이 사기꾼아 뭘 잘했다고 봐
그 후에 정국이까지 우리 집에 들어와서 셋이 살게 되고.. 갑자기 그때가 떠올랐지 뭐.
....
집에 잘 안 들어온다는 말도 다 개뻥이었다. 잘 안 들어오기는 무슨.
처음 며칠은 정말 안 들어오는가 싶더니 점점 밖에 있는 시간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주말인데도 집에 있는 걸 보면 알 거다.
놀아줄 친구도 없는지 거실 바닥에 대자로 누워서 잔뜩 부른 배만 문질 거리는 저놈. 뭐, 나도 집에 쳐밖혀 있긴 하지만.....
"야"
"응?"
"너 안 나가냐"
"우리 어디 놀러갈까?"
"아니... 너... 아니다"
그래 너랑 무슨 말을 하겠니.
할 짓도 없고 심심해서 봤던 페북 보고 또 보고 있는데 벨소리가 울렸다. 내가 좋아하는 벨소리~
'너는 내게 최고~'
역시나 호석이였다. 내 폰을 울려 줄 사람은 호석이뿐이지 뭐....
"여보쇼"
[어디냐? 너 지금 할 짓 없지? 페북만 보고 있지?]
우리 집에 카메라 설치해 논건가
"어떻게 알았냐"
"호석이야?"
바닥에 누워있던 태형이가 벌떡 일어나더니 나에게 물어왔다.
누가 보면 아는 사람인 줄 알겠네. 호석이랑 제일 친해서 집에서 자주 전화를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름까지 외웠나 보다.
[누구야?]
"누구긴 누구겠니"
[아, 니 룸메?]
"어. 그건 그거고. 왜"
[아! 이 오빠가 알바비가 들어왔다아아아아!! 나와! 밥을 사주겠노라~!!]
"아..귀...."
돈이 들어와서 신이 나는지 아주 세상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고막이 아파서 핸드폰을 귀에서 뗐다.
"나도 갈래"
"뭐? 호석, 잠깐만"
"나도 데려가"
"니가 왜 가"
"나 심심하단 말야"
[여보세요? 야!!]
그렇게 컸는데 안 들릴 리가. 태형이가 나랑 호석이의 대화를 들었는지 자기도 간다고 떼를 쓰는 거다.
핸드폰의 마이크 부분을 막고 태형이랑 말하고 있었는데 스피커로 호석이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아, 미안. 알겠어. 나 비싼 거 먹을거다"
[까짓꺼! 이 오빠가 다 사준다~]
"오냐 끊자"
통화를 끊으니까 내 앞에 반짝반짝 눈을 하고 쳐다보는 김태형이라니....
"뭐"
"나도 갈래!"
"글쎄 니가 왜 가냐니"
'닌자가 돼 다시 돌아왔지'
이번엔 가만히 있던 태형이의 폰이 울렸다.
"전화 왔다"
"누구야!! 여보세요! 왜. 내가 왜. 고기? 콜"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받더니 정말 짧게 통화를 하고 끊었다. 보아하니 약속이 생긴 모양이군. 잘가라
"아미야 어쩌지... 나 친구가 소개팅 빵구나서 고기 먹으러 가야 되는데..."
김태형이랑 같이 살면서 생긴 능력인데 말이 이상해도 단어들로 대충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버렸다. 이걸 좋아해야 돼 말아야 돼
그리고 미안한데 하나도 안 아쉬워. 대충 소개팅 할 사람 부족한 거 채우러 가는데 채워주는 대신 고기 사준다고 했다는 거 아니야.
"어쩔 수 없지"
....
공짜 밥 얻어먹으러 가는데 예의는 지켜야지.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왔다. 음~ 핑크 핑크~~ 화장실만 들어오면 기분이 참 좋단 말야. 내 취향이길래 이사를 하고도 화장실은 그대로 두고 쓰는 중이었다.
칫솔에 치약을 쭈욱 짜서 입에 넣고 벅벅 닦고 있는데 화장실 문이 열렸다.
"워야"
"나 쩌기 치약이 없어"
씻으려고 했는지 태형이가 칫솔을 들고 내 화장실에 들어왔다. 그럼 새로 꺼내서 써
"빌려줘"
"이어..."
양치를 하고 있어서 말하기가 힘들어 천천히 말하는데 말이 끊나기도 전에 내 치약 뚜껑을 따더니 자기 칫솔에 쭈욱 짜는 거다. 그래..써라 써
근데 이게 치약도 빌렸으면 나가야지 안 나가고 여기서 닦는 거다.
고개를 들어서 쳐다보니까 자기도 날 쳐다보더니 씨익 웃는다. 치약 흘러, 멍청아
그러더니 내게 팔짱을 끼는데. 하여간 스킨십은 진짜 좋아해. 하도 익숙해서 이제 그러려니 한다.
다 닦고 물로 헹구려고 입에 있던 치약을 뱉었다. 태형이가 낀 팔짱도 빼고.
오글오글 입을 헹구고 있는데 태형이가 입에 있는 치약이 매운지 끙끙 거리는 거다.
물을 퉤 뱉고 고개를 들어 보니까 금방이라도 눈물이 나올 것처럼 그렁그렁 눈이 촉촉하고 입꼬리도 잔뜩 내려가서 폴짝폴짝 거리고 있었다.
왠지 그 모습이 웃기고 괜히 괴롭히고 싶어서 한번 씨익 웃어준 뒤 다 헹구었는데도 계속 헹구었다.
"으.....애어..!앱다!!!"
못 참겠는지 내가 세면대에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자기도 얼굴을 숙여 뱉는 거다.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태형이를 봤는데 너무 가깝잖아!
"아...매워...흐엉..."
자기도 나를 보면서 찡찡거리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확 들었다. 얼른 수건으로 입 주위를 닦고 태형이를 두고 화장실을 나왔버렸다.
으아... 가까워 너무 가까웠어....심장이 쿵쾅쿵쾅 거렸다. 쟤는 왜 갑자기 훅 들어와!!
아...근데 나 왜 나왔지... 머리도 감아야 되는데.... 김태형 때문에 당황해서 그냥 나와버렸네...
"하~ 상쾌 상쾌"
화장실 문 앞에서 문을 열까 말까 하고 있었는데 태형이가 나왔다.
"비켜, 나 씻을거야"
....
머리를 다 말리고 본격 화장에 돌입했다. 보통 호석이 만나러 갈 때는 대충대충 하는데 오늘 난 호석이를 빡빡 긁어먹을 것이기 때문에 좀 더 기분을 내기로 했다.
화장대에 앉아 로션을 바르고 있는데 태형이가 또 내 방에 들어오는 거다. 소개팅하러 간다고 꾸며 입은 건가. 하긴 김태형이 원래 옷을 잘 입긴 했지. 거기 나온 남자애들 다 꼴뚜기로 만드는 거 아니야? 헐, 나 뭐래니
"내가 내 방 들어오지 말랬지"
내 말은 신경도 않고 화장대 옆 내 침대에 앉아버리는 김태형...
"나갈 준비 다 했는데 시간이 남아"
"그럼 가서 티비나 보고 있어"
"티비보다 니 분장이 더 재밌어!"
분장.... 분장이래... 쟤 지금 나 욕하는 거지...? 화도 못 내게 해맑게도 말한다...
"야 너 평소보다 화장이 진하다?"
"눈썰미 있네"
"왜? 왜 진하게 하는데? 호석이 때문에?"
"내가 정호석 때문에 화장을 왜 하니"
"그럼 왜"
"남자 꼬시려고."
"헐! 다 지워!"
라면서 아이라인을 그리고 있는 내 손을 탁 잡았다. 어지간히 심심한가
반대 손으로 태형이의 손을 착- 때리고 다시 집중했다. 여자가 아이라인 그릴 때는 불이 나도 가만히 있어야 되는 거야, 태형아
"너 오늘 늦게 들어오기만 해봐! 내가"
'닌자가 돼 다시 돌아왔지'
아까부터 느끼는 건데 오늘 태형이 전화 타이밍이 참 좋다. 누군진 몰라도 참 고마워.
"여보세요! 아, 왜!! 아씨. 너 진짜 내가 한대 때린다. 끊어, 새꺄"
아까 전화 온 그 친구구나 싶었다.
"아미야, 나 먼저 나갈게. 너 일찍 들어와라!"
"넌 늦게 들어와라"
김태형이 나가고 평화롭고 여유롭게 화장을 했다. 보란듯이 늦게 들어와 주게쓰.
뭐 이런 분량 조절을 못하겠지...ㅋㅋㅋㅋㅋㅋ 지금은 좀 써둔게 있어서 금방금방 올듯 싶어요ㅋㅋㅋㅋㅋ
그걸 다 올리고 나면 또 느려지겠지...얼른 부지런히 써놔야겠네요..하하하
암호닉! 새로 신청해주신분도 계시고~ 같은 암호닉 써주신 분들도 계시고ㅠ 바꿔서 써주신 분들도 계시고ㅠㅜㅠㅜ 다들 감사감사 무한 감사드립니다ㅠㅜㅠㅜㅠㅜ
아니;;; 저 어지간히 급했나봐요...; 맞춤법 하나도 안보고 짤도 안 넣고 그냥 올려버렸네....
삭제하고 빨리 다시 쓰려고 했는데 그 사이에 댓글 달아주신 분들이 계셔서 이러게 수정해서 다시..ㅋㅋㅋㅋㅋ 빠르셔~~~
♥♥♥♥♥♥♥♥♥♥암호닉♥♥♥♥♥♥♥♥♥♥
모카님♥ 런치란다님♥ 민슈가님♥ 권지용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