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경이 죽은지도 몇년지났잖아요 근데도 전 아직도 죽기전에 있던 추억 말투 얼굴다생각나요
근데 요즘따라 목소리가 너무 생각이안나요 괴로운거있죠 그래서 통화녹음한거 간간히듣고있어요
못잊은것도맞는거같고 잊은것도 맞는거같은데 너무어중간해요 잘잊고 살다가도 생각만 하면 울컥하는 그런
경이랑 소꿉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신건 알고계시잖아요? 저가 경이좋아한다는걸 깨달은게 유학갔을때였어요
유학간다고했을때 진짜 심장 철렁했어요 꼭 돌아온다고 했는데 그래서 기다렸죠 제가 먼저 편지도보내고 메일도보내고
지쳐갈때쯤에 다시돌아왔어요 이쁘게 공항문열리면서 나왔을때 얼마나 이뻐보였는지 몰라요 제눈에만 그런건가?
그렇게 유학끝내고 돌아와서 경이랑 저랑 취향이 비슷해서 친해졌는데, 그거에 맞게 같은 취향으로 많이했던거같아요
그만큼 더 깊어졌고 어느새 친구가아닌 연인이되있었어요 참좋았어요 그렇게 맞는애가 내일생에 또 사귈수있을까 할정도로
근데 그렇게 길게는 못가더라구요 저는 경이가 시한부인거 다알고있었어요 경이가 말안해줬는데
경이는 자기가 말해줄때까지 몰랐을줄 알고있을껄요? 그 둔탱이 알게된계기는 경이 집에 갔다 우연히 봤다고 해야되나
약이나 진료서 보고 뭔가 되게 울컥하더라구요 경이가 자고있어서 다행이었는데 그냥 나왔어요 경이가 죽어? 이런생각만
계속떠오르고 일주일간 경이 보면 울까봐 보지도 못했어요 그러다 본다는 용기가난건 시한부니까 죽기전까지 깨볶고다해야지
이런생각으로 경이만나서 평소보다 잘해주고 애정표현도 잘해주고 진짜 아껴줬어요 그래서 죽었을때 여한이 조금 덜하더라구요
지금에선 여한이 덜하다 라고말하는데 그때는 여한이 덜하긴 개뿔 하면서 장례식 내내 축쳐져있고 사람없다싶으면 울기만했어요
그때는 경이 얼굴이 술먹어도 너무 생생해서 못해준것만 너무기억나고 그래서 많이 힘들었어요 술이랑 같이살고
지금 처럼 다시 일상생활 잘할수있게된건 1년정도 지나서요 그다짐하게된것도 경이덕분이였어요 제가 참 미련스럽게
경이가 남긴 편지를 너무 늦게본거에요 그 편지보고 딱 마지막으로 울고 힘내서 살았어요 경이꺼까지 살려고
편지내용은 저만 알꺼에요 다비밀 지금도 힘들다싶으면 그편지잡고 울어요 그래서 그런지 많이해졌어요 울음자국도 선명하고
그만큼 제인생에서 비율도 크고 영향도 많이준게 경이였어요 제 어두운성격도 밝게해준것도경이였고 사람관계 완만하게 해준것도 경이였구요
다 박경 박경 박경이었어요 박경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푼수처럼 보일정도로 지금은 아니지만요
가끔은 추억하면 아릿아릿하고 눈물나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좋아요 그런 사랑이있었다는게 아직도 기일만 되면 찾아가고
꽃주고선 거기서 울고오고 그래요 그러면 뭔가 변기내려가듯이 풀리는 느낌이더라구요 그래서 경이한테 너무고마워요
마지막 사랑... 이고싶어요 독신으로 살죠 뭐 그러다 죽어서 하늘나라가서 경이 만나서 결혼이나 해야겠어요
아맞다, 경이가 벚꽃을 그렇게 좋아했어요 봄날씨랑 쌀쌀해도 햇빛받고 돌아다니는거 진짜좋아했어요
나중엔 병세 심해져서 병원에만 있을때도 창문만 내내 바라볼 정도였어요 그러면 제가 휠체어 끌고 나가주고
경이랑 봄이랑 무슨 연관이 있나봐요 경이가 죽은것도 바람이 많이 불어서 꽃비 날리고 꽃이 많이 졌었거든요
경이 기일되서 찾아갈때면 벚꽃나무 꽃 최대한 많이 달린걸로 꺽어서 갔다주고와요 거기에 경이사진이 있는데 그걸
갔다주면 더웃는거같더라구요 여긴행복하다면서 그래서 저는 이제 좋아요 많이나아졌어요 나이들어서
경이 따라갈려구요 제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했어요 ....괜시리 눈물나네요 이야기를 괜히 꺼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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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니는 그냥 브금듣고 딱떠오르는걸 쓰고싶었다!
블독방에서 쓴거 옮겼어요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