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하나 지나가지 않을 듯한 고요한 밤,
조용해야 할 궁궐 안은 내시와 상궁, 궁녀들의 발걸음으로 소란스럽다.
"공주님! 어디계시는겁니까 공주님!"
오밤 중 아무도 몰래 공주가 궁궐을 빠져나간듯 싶다.
"이게 벌써 몇번째요! 공주를 지켜야할 자들이 공주를 잃어?"
"ㅈ...전하..ㅅ..송구하옵니다..허나.."
"진아 당장 혼자서 궁궐을 모두 살펴보거라.
자네들 입단속들 단단히 하게나
이 일로 궁안이 소란스러워질일은 없어야할세."
"예 전하."
왕과 진은 상궁들의 송구하다는 소리를 멀리한채 발검음을 옮겼다.
*
진은 공주의 처소에서 얼마 떨어져있지 않은 담벼락을 살폈다.
어설피보면 절대 보이지 않는 그런 곳.
그곳에는 담을 넘으려던 공주가 있었다.
어어서
"공주님, 또 넘어가시려고합니까?"
진은 한두번이 아니라는듯 나무라면서 말한다.
공주는 그 목소리를 듣고 급하게 담을 넘으려 하지만
당황한 탓인지 넘어져 실패하고 만다,
그모습을 보고 울먹이는 공주의 곁에가서 눈높이를 맞추며 말한다.
"공주님 어찌 이 깊은 밤에 담을 넘으시려고합니까
궁궐안이 소란입니다. 어서 가시지요."
'"싫다. 이손 놓아라. 오늘밤은 등불 축제가 열리는 날이다.
내 꼭 그것을 보겠다고 다짐했는데..."
"그리 그것이 보고싶었던 것입니까?
좋습니다. 대신 저와 함께 가시죠.
그리고 바깥으로 나가시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공주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진은 공주를 들쳐업고 아무 도 보지 못하게
빠르게 담벼락을 뛰어넘었다.
*
"와아...아름답구나...아름다워.."
진의 고집에 축제장 속은 아니지만 조금 떨어진 동산 위에서
공주는 원하던 등불 축제를 보며 연신 감탄을 한다.
그런 공주를 보면서 진은 참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지만
이내 자신이 호위무사인것을 자각하며 생각을 접어버린다.
"진아.."
밝은미소로 축제를보던 공주가
갑작스럽게 진을 공주가 부른다.
"예,공주님."
"석진아.."
"...예"
"나는 너가 참으로 좋다.
내가 공주인것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말이야..."
"..."
"잠깐만 기대 눈을 좀 붙힐테니
진 너는 버팀목만 되주고 있어라."
공주는 자신의 말을하고 그렇게 쓰러지듯 잠을 잤다.
공주의 말을 들은 진은 더더욱 마음이 안좋다.
"공주님..."
"..."
"만일 제가 호위무사가 아니고
만일 공주님이 이 나라의 공주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저 속에서 축제를 즐기고 있었겠지요..."
'"..."
말하고 싶지만 할 수 없던 말
아마 평생 들려줄 수없는말
"저도 사랑합니다 공주님.."
그렇게 한 남자와 어자가 이뤄질 수 없는 고백을 나눈 밤이 흘러간다.
+氷炭相愛(빙탄상애)
얼음과 숯이 서로 사랑한다는 뜻으로, 세상에 그 예가 도저히 있을 수 없음을 이르는 말
+댓글달고 구독료 받아가세요.
+작가이미지는 퀴벨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