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부 엑소 썰
1. 신입부원을 뽑아요!
w. 물오름
다른 동아리들과 마찬가지로 신입부원을 뽑아야 하는 수영부. 그런데 홍보가 안 됨ㅠㅠㅠㅠ그냥 수영부 에이스 민석찡의 존재만 1학년들 사이에서 간간이 이야기가 나오는 정도. 그 선배가 수영부 소년가장이라더라, 근데 키는 작다더라, 뱃살이 뽀얗다더라. 등등 뭐 그렇게 나쁜 이야기는 아니지만 루한이 들었더라면 눈 뒤집혔을 듯 한 이야기들. 여기서 오해하면 안 돼. 루민 아니야 루루는 그저 민석이는 동경의 대상 뭐 이정도? 그러니까 놀리고 이러는 거 싫어하는 거지 마치 내 가수는 까도 내가 깐다. 이런 느낌ㅇㅇ
뭐 어쨌든 1학년 뽑긴 뽑아야 하는데 이 망할 학교가 사람 모자란 부서는 없애겠다고 하는 거임. 현재 10명도 안 되는 부원으로 연명중인 수영부는 사라질 부서 1순위. 그러니 1학년들 긁어모아야 할 판.
호들갑을 떨며 홍보 포스터를 만드는 백현이와 찬열이. 뭔가 수영부라면 물이지 이러면서 파란색 색지를 더덕더덕 붙여놓고 수영부 글씨 딱 써놓고 끝이라며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학교 게시판에 떡 놓고서는 룰루랄라 돌아옴.
당최 정체를 알 수 없는 포스터임에도 불구하고 면접 보러 온 신입생 있음!!!!그것도 네 명이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저 네 명이 어딘가 싶은 경수와 준면이. 둘이서는 부장 차장 도맡고 있는데 저 넷이라도 잡아넣어야 열 명 넘으니까...하는 심정으로 면접 진행함. 와중에 경수는 크리스 욕하기 바쁨. 선생 주제에 부서에 너무 관심이 없다며. 준면이는 그런 경수 워워워 진정시키기 바쁨.
드디어 첫 번째 신입생 김종인.
경수가 느낀 김종인의 첫인상은 존나 잘생겼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해. 펄풱, 인생의 진.... 아무튼 재수 없게 완벽한건 사실인 모습이다. 다만 졸린 눈을 제외한다면.
“간단하게 자기소개 좀 해보지?”
“1학년....김종인입니다.....”
“졸려?”
속으로 이 씨발놈아 너는 면접 와서 졸고 있냐....라고 생각하는 경수지만 최대한 친절한 웃음, 친절해 보이는 미소를 얼굴에 씌우고 인내심을 발휘하며 물었다.
“아니여. 이게 원래 모습인데여. 안졸려여.”
눈 퉁퉁 부어서 그런 말 하면 내가 퍽이나 믿겠다. 하는 속내가 나올 랑 말랑 할 때 쯤 준면이가 나서서 질문함
“수영 할 줄 알아요?”
“잠수 할 줄 알아요.”
“아니 잠수 말고 수영! 여기 수영부거든?”
원하는 대답을 얻지 못하자 결국 터진 경수가 한마디 보태며 일어서자 준면이가 황급히 다시 경수를 앉히고 다시 웃으며 물었다.
“아니 그러니까, 음, 어....”
잠수라는 말에 덩달아 말문이 막힌 준면에 잠이 솔솔 오는 느낌을 받는 종인이었다. 그를 눈치 챈 경수가 한마디 더 하려하자 준면이가 다급히 경수의 입을 손으로 막고 종인에게 외쳤다.
“조, 종인아! 알았어! 연락 해줄게! 동아리 시간에 보자!”
그 말에 꾸벅 인사하고 느릿느릿 여유가 넘치는 발걸음으로 밖으로 나서는 종인이었다.
두 번째 신입생 김종대.
첫 번째 김종인이랑 형제냐? 하는 질문이 머리에 둥둥 떠다니는 경수를 다독이며 두 번째 신입생을 맞은 준면은 배시시 웃는 종대를 보며 자기도 따라 웃었다. 그 모습을 보던 경수는 왜 저리 웃나 싶어 종대를 바라보고는 기쁠 때만 나온다는 도경수 전매특허 하트입술을 시전 하였다. 왜? 자기보다 작아보여서....^^
“김종인이랑 무슨 연관 있어 혹시?”
“아니여 그런 거 없어요. 생판 남이에요. 저 아까 그 까만 애 몰라요.”
김종인이랑 연관 없다니까 더 좋아 죽는 경수였다.
“그럼 종대 학생은 왜 수영부 지원했어요?”
그 질문을 받자 또 수줍은 듯 배시시 웃는 게 여간 귀여운 게 아니다. 몸을 살살 꼬면서 하는 말이 조금 충격적이긴 했지만.
“박태환처럼 되고 싶어요! 그니까 실력말구 몸이요....히..”
대답을 듣자마자 경수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울 수가 없었다. 자신도 자신의 콤플렉스인 좁은 어깨를 조금이나마 넓혀보고자 수영부에 들었으나 2학년인 지금, 아무런 변화 없이 어깨는 여전히 좁다. 저 팔랑팔랑한 종잇장 같은 몸에서 박태환....절로 나오는 한숨에 고개를 숙이고서 종대를 애도했다.
“하하하, 종대 학생 수영할 줄 알아요?”
김준면 하하하 할 때가 제일 싫어.
“수영 쪼오금 할 줄 알아요.”
준면의 하하하에 잠시 욕을 한 경수가 깊이 생각을 하다 내뱉은 말에 준면은 또다시 입을 막을 수밖에 없었다.
“종대야 근데 넌 박태환처럼 될 수 없, 읍”
“종대 학생 잘 가요! 연락 줄 테니까! 동아리 시간에 봐요! 어여 나가여 어여”
“으브브브브브브브브(내 어깨를 봐! 나도 너 같은 마음이었어!)”
세 번째 신입생 오세훈.
그렇게 귀여운 신입생 종대를 보내고 나니 아까보다 좀 더(좀 많이 더)긴 종잇장이 걸어 들어왔다. 경수는 키 큰 오세훈에 아까 김종인보고 짜증냈던 것처럼 표정이 아그작 찌푸려졌다. 저 놈도 키 크고 잘생겼네. 저런 생각을 하느라 정신없는 경수를 대신해 이번엔 준면이 먼저 질문을 던졌다.
“수영부 왜 지원했어요?”
“그냥요.”
“......아......음......수영 할 줄 알아요?”
“그냥그냥 해요.”
저 놈에 그냥 그냥 저 새끼를 확 그냥. 책상 아래 바들바들 떨리는 주먹쥔 손을 준면이 다급하게 잡아 진정을 시키며 계속 질문을 했다.
“혹시 뭐 질문 같은 거 있으면 할래요?”
“....참 작네요. 둘 다.”
“네? 뭐라 그랬어요? 다시 말해줄래요?”
“아니에요.”
너무 작게 읊조려 듣지 못한 둘은 앞으로 어떻게 세훈의 돌직구를 들을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네 번째 신입생 황쯔타오.
내가 저 새끼한테서 그냥이란 단어 말고 제대로 된 문장의 답을 듣게 만들어 놓을 거라며 씩씩거리는 경수를 진정시키느라 진땀 뺀 준면은 다음에 들어온 학생보고 자동으로 굳을 수밖에 없었다. 키는 아까 종인이나 세훈이만큼이라 큰 위화감은 없는데 얼굴에서 포스가 뚝뚝 떨어지는 바람에 순간 신입생이 아니라 선배인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하지만 이내 명찰 색을 확인하고서는 편하게 질문해보려 노력하는 경수와 준면이었다.
“이름이 황쯔타오?”
“아녀하세여. 저는 뭐든지 하쑤있는 킁푸판다 타어임미다.”
얼굴은 모든 카리스마란 카리스마는 다 자기가 가진 것처럼 생겨서는 하는 말이 킁푸판다 타어란다. 역시 사람은 외모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어른들의 말이 틀린 게 없었다. 귀여운걸 좋아하는 경수의 눈에 타오의 말투는 사랑스러움 그 자체. 헐 저런 씹귀는 어디서 나왔을까! 하는 마음에, 수영부 들어오면 쟤 내꺼. 이렇게 속으로 타오를 찜콩방콩한 경수는 아까 종대와의 면접에서 봤던 하트입술을 만들어 보이며 실실 웃고 있었다. 요상한 상태의 경수 때문에 준면은 타오에게 다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럼 수영은 할줄 알아요?”
“아니여, 타어 수영할줄 몰라여. 물 무서워여.”
아오 찌발 물이 무쪄워쪄 우리 타어? 생각과 몸이 항상 혼연일체인 경수는 어유 우리 타어 어휴 막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아주 그냥 당장에라도 물빨햩 할것처럼 엉덩이를 들썩이고 있었다. 준면에게 잡힌 손을 풀어보려 했으나 그런 경수를 눈치 챈 준면이 놔줄리 없다.
“아하하, 알았어요. 수영 못해도 괜찮아요. 선생님이랑 선배들이 알려줄 거예요.”
“그래 타오야 내가 알려줄게!!넌 내꺼, 읍”
내꺼 드립에 또다시 입을 막은 준면은 종내는 왜 자신이 마무리 멘트를 해야 하는 것인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꿋꿋이 경수의 입을 막으며 타오에게 말을 전했다.
“타오 학생 잘 가요! 연락 해줄 테니까 기다리고, 동아리 시간에 봐요!”
마지막에 꾸벅 인사하고 나가는 것까지 본 경수는 방방 뛰며 저거 내거라며, 건들면 죽는다며 변백현이랑 박찬열한테서 반드시 떨어트려놓고 물들지 않게 해야 한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준면은 쓰게 웃으며 왜 저놈이 부장일까 하는 생각을 하며 면접장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
경수야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