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트윈즈
W.트윈즈
일찍 도착한 학교엔 시간이 시간인지라 사람이 없을 줄 알았으나 새 학기 첫날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북적였다. 아마도 그 이유는 정문 앞에 붙은 새하얀 종이 때문일 것이라 예상해본다. 저마다 종이를 보고 어떤 아이는 울상을 잔뜩 지은 체 제 친구에게 우리 떨어졌어 하며 한탄하는 아이도 있었고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어찌할 줄 몰라 냅다 소리를 지르며 제 옆의 친구와 부둥켜안고 환호하는 아이도 있었다. 그런 아이들 사이를 지나며 내심 설레는 마음을 진정시키곤 어느새 눈앞에 위치한 새하얀 종이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1반부터 쭉 시선을 내려 내 이름 세 글자를 찾아다녔다. 시선을 내릴 때마다 낯익은 친구들의 이름이 하나둘 사라져갔지만 정작 김 씨 쌍둥이들과 내 이름은 나오지 않아 조금은 조급해진 마음으로 반대편에 붙은 종이로 시선을 돌릴 때 이미 반대편 종이 앞에 서있던 슬기가 나를 보곤 내 이름을 크게 외쳤다.
“ ㅇㅇㅇ!! ”
꽤나 크게 외쳐진 이름에 주위의 시선이 잠시 우리 쪽으로 몰렸다 금세 다시 제 자리로 사라졌다. 갑자기 몰린 시선에 조금 당황하며 날 부른 강슬기를 바라보니 어느새 내 앞으로 불쑥 다가와 팔을 벌리곤 날 껴안아왔다. 그리곤 저와 내가 같은 반이라며 방방 뛰어댔다. 나름 친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들 이름이 하나둘 사라져 혹시나 나 홀로 다른 반이 되는 건 아닌가 남몰래 걱정했던 마음은 한순간 사라졌고 나 역시 강슬기를 끌어안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그래서 몇반인데. ”
“ 우리? 우리 7반! ”
아 근데, 김종인도 같은 반이더라. 라고 뒤따라오는 슬기의 말에 당사자인 김종인은 의외로 별 반응 없이 내 머리카락을 만져왔고 그런 김종인 옆에 당사자보다 더 놀란 김준면은 나는? 나는?! 하며 슬기를 재촉했다.
'“ 김준면? 넌 못봤는데? ”
'“ 아씨. ”
슬기의 대답에 인상을 찌푸리며 직접 종이 앞으로 다가간 김준면은 정말 슬기의 말대로 제 이름이 없는 것인지 거칠게 제 앞머리를 쓸어넘기며 다른 종이들을 확인했고 이내 제 이름을 발견했는지 신경질적인 발걸음으로 내게 다가왔다.
“ 몇반인데 그래? ”
“ 8반. ”
같은 반 아닌 것도 기분 나쁜데 왜 너랑 김종인이랑 같은 반인 건데. 하며 잔뜩 성질을 내던 김준면은 이내 내 옆에서 아직도 날 끌어안고 있는 슬기를 보며 그래도 다행이라며 내 머리카락을 만지던 김종인을 밀치곤 슬기에게 몇 번이고 당부했다. 내 옆에서 김종인 좀 떼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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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을 향하면서도 김준면은 계속해서 슬기에게 몇 번이고 반복해서 당부했고 결국 화가 난 슬기는 몰라 나 안해 하며 어느새 도착한 반에 쌩하니 들어갔다. 김준면의 제지로 더 이상 내 머리카락을 만지지 못한 김종인 또한 슬기를 뒤따라 반으로 향했다. 김준면은 얼굴과 안 맞게 욕을 곱씹다 이내 나를 보곤 한숨을 쉬며 내 어깨를 잡곤 제 눈을 맞춰왔다.
“ 김종인이랑 붙어있지말고. ”
“ 그렇다고 다른남자애들이랑 붙어있지말고. ”
“ 나 쉬는시간마다 올테니까 강슬기랑 꼭 붙어있어. ”
“ 알겠지? ”
대답이 없는 내게 재촉하지 않고 그저 다정하게 웃어주며 내 머리를 쓰다듬곤 옆반인 자신의 반으로 발걸음을 돌린 김준면이었다. 그런 김준면의 뒷모습을 멀뚱히 쳐다보다 나 또한 반으로 향했다. 반에 들어갔을 때 보인 건 벌써 친해진 건지 모르는 아이들과 웃으며 얘기하는 강슬기와 창가 뒷자리에 홀로 앉아 엎드려 있는 김종인이었다. 성격상 남들과 잘 어울리는 성격은 아니었기에 날 보곤 손짓하는 강슬기에게 고개를 저으며 김종인이 앉아있는 자리로 향했다. 내 인기척을 느낀 것인지 엎드린 체 고개만 든 김종인은 제 옆에 앉는 나를 보곤 엎드린 자세를 풀어 내 손을 가져가 제 얼굴을 베곤 눈을 감았다. 그런 김종인에 나 또한 남은 팔에 내 얼굴을 베곤 어젯밤 채우지 못한 잠을 부르며 눈을 감았다. 이런 내 모습을 보곤 화를 낼 김준면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지만 지금은 그저 자고 싶었다.
암호닉
[차됴르]
[오윈]
[2016]
분량이 너무 적은가... 매일 올리려고 해서 적은가봉가...
차라리 매일 안 오더라도 분량을 늘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