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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다. 오늘따라 길어진 일 때문에 찬열은 밤 열한시가 다되서야 일을 다 끝낼 수 있었다

찬열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욕실로 갔다.

자신이 당주가 된 이유로 처리 할 일이 늘어나 찬열은 눈 붙일새 없이 일을 처리했다

그러나 찬열은 고단 하지 않았다 이자리에 오르고 나서야 자신이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공들인 그것을 23년이란 긴시간 후에 드디어 가졌기 때문이다

사실 앉아있는 이 당주의 자리도 자신의 것이 아니였지만 뭐, 그런것 따위는 이제 중요치 않았다 드디어 작은새를 새장안으로 유인해 영원히 자신만 볼 수 있는 곳에 놓아 두었으니

찬열은 자신을 향해 들어오는 달빛에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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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열은 욕실에서 나온 뒤 간단한 준비를 하고 자신의 방을 나와 긴 마루를 걸어갔다.

선조들이 만들어낸 이 작은 성은 전통한옥집형태로

한옥집 여러채가 중앙의 찬열의 한옥채를 둘러싸고 있는 형식이며 찬열이 걸어가는 복도 옆, 그곳에는 아름다운 연못과 몇백년된 나무들

그리고 누군가 심어논 몇년안된 작은 매화나무가 있었다

오늘따라 밝은 보름달이 자신을 적나라게 비춰 자신의 추악함을 드러내는것 같아 발걸음 재촉하는 찬열이였다

마루의 끝에서 다시 실내로 들어서자 나이가 지긋한 할아범 집사가 찬열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하루는 어떻게 지냈습니까...?"

"오늘도 거의 아무것도 먹지 않으시고 창밖을 보실 뿐입니다 그래도 그.. 약이 효과를 낼 수 있을 만큼은 드신것 같습니다"

찬열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아직도 고집을 꺾지 않고 있군요"

 

찬열은 서둘러 방의 벽쪽으로 다가가 은밀하게 숨겨논 비밀의 방을 찾아내 어둠이 삼켜 버린 긴 계단을 내려갔다

계단의 끝에서 찬열은 이 비밀스런 공간의 유일한 작은 창을 바라보고있는 인영을 바라봤다

초봄이라 아직 쌀쌀한 날씨에 불구하고 느슨하게 입은 전통복 사이로 가려린 목덜미와 안쓰러울 정도로 마른 팔 다리가 보였다

 

"민석.... 다녀왔어"

 

민석은 천천히 뒤를 돌아봤다 내자리를 빼았고 나의 모든것을 앗아간 채 나를 이곳에 가둔 남자 그럼에도 미워할 수 없는 남자 '왜냐하면 내가 너를....'

무엇이 잘못이였을까 내가 뭘 잘못했을까 넌 내게 뭘 원하는걸까 나는 앞으로 뭘 해야 할까

많은 의문을 삼키기만 할뿐 민석은 그저 찬열을 쳐다만 봤다 보다못한 찬열은 성큼 다가와 민석의 목덜미에 입맞춤을 했다

차가운 촉각에 소스라치게 놀란 민석은 찬열을 밀쳐냈지만 찬열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민석은 찬열의 얼굴을 마주하고는 이마 눈 코 입술 턱 목 가슴 .... 조심스럽게 쓸어 내렸다

사람의 기척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이곳에서 자신은 하루종일 이남자를 기다렸다 보고싶었어 라고 말하는 민석에게 찬열은 이번에는 민석의 작은 입술에 입맞춤을 했다

그리고는 민석을 끌어 안아 자신의 목에 팔을 감도록 하고는 일어섰다

 

"걷고 싶어"

 

"넌 걸을 수 없어 이미 알고 있잖아"

 

아무리 말해도 민석이 보채자 찬열은 민석을 조심스럽게 내려 주었다 그러나 민석을 땅을 지지하지 못한 채 풀썩 주저앉았다

민석의 다리는 움직일 수있었다 그런데 도저히 발목부터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작은 신음소리를 내며 다시 민석이 일어서려 해보지만 다시 쓰러질 뿐이였다

찬열은 그 모습을 보다 민석을 바닥에 눕혀 두 손목을 한손으로 잡아 올린 다음 다른 한 손으로 민석으 오른쪽 다리를 굽혀 발을 잡았다

 

"내가 몇번을 말해 네 발목밑부터는 이제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다고"

 

 

찬열은 천천히 종아리를 거쳐 민석의 허벅지 안쪽으로 손을 가져왔다 읏, 여린 살을 꼬집고는 더 깊숙한 곳으로 손을 넣어 쓰다듬었다

민석이 포기하기를 바라지만 고집스런 성격이라 몇번이고도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말해줘야했다 찬열은 민석을 다시 끌어안아

자신이 들어왔던 곳을 통해 다시 밖으로 나갔다 더 여윈 탓인지 확여니 가벼워진 민석의 무게에 찬열은 짜증이 났다

그렇게 먹으라고 몇번을 말해도 민석은 그새 음식을 먹지않고 치우거나 다시 토하곤 했다 맛있다고 말한 음식들을 가져가면 몇번 먹다가도 금세 질려했다

찬열은 속상해하며 민석을  자신의 방으로 안고 걸어갔다 마루를 지나가는데 민석이 찬열의 옷자락을 잡아끌어 장난치는 민석을 바라보며 늙은 장로들 사이에서

받은 오늘의 스트레스는 다 날아 가는 것 같았다 민석을 침대에 내려놓고는 그 옆에 누웠다 민석을 꼭 끌어 안고 찬열은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눈부심 때문에 찬열은 힘겹게 눈을 떴다 몸을 일으켜 세우며 찬열은 손바닥으로 쓸어올리며 심한 갈증을 느꼈다

내가 얼만큼이나 잔거지? 방으로 들어오는 햇빛으로 보아 꽤나 늦잠을 잔거 같았다 그리고는 옆자리를 바라봤는데 민석이 없었다

갑자기 정신이 든 찬열은 민석을 찾기 시작했다 그다리로는 어디를 갈 수 있을 리가 없다 자신이 늦잠을 잤기 때문에

지찬열 민석은 자신이 일어나기 기다리다 마루로 기어갔을지도 모른다 민석은 마루에 앉아서 마당의 경치를 보기를 좋아했으닌까

그래 민석이 갈 곳은 없어 갔을리가 없어 그렇게 찬열은 자신을 안심시키며 마루로 갔다

 

 

그리고는 서리와 눈을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언 땅 위에 고운 꽃을 피워낸 매화의 꽃잎만 남았는 마루를 보았다

 

허무함

 

언제가 이런 감정을 느낀적이 있었는데 언제였지 ..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민석, 그래 민석을 찾아야 한다

 

찬열은 빨리 휴대폰을 켜 전화를 걸었다 초초한지 찬열은 애꿏은 손톱만 물어 뜯었다.

 

'김민석을 찾아 그리고 내 앞에다 가져다놔' 이 말만을 상대방에게 말하고 찬열은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얼른 옷을 갈아입고 나갈 채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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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새벽 , 조심스럽게 자신을 단단히 끌어안은 팔을 치웠다 침대 끝에 앉아 조심스럽게 일어섰다. 역시,

 

민석을 자신의 두발로 일어섰고 걸을 수도 있었다

몇달전 민석은 누군가에 의해 기절했고 눈을 뜨자 자신의 발목이 붕대에 감겨져 있었고 상처가 났는지 쓰라렸다

아킬레스건을 끊었다 앞으로 혼자의 힘으로는 걸을 수 없을 것이다 자신에게 전해준 의사의 말을 그게다였다 분노 그후 절망 이미 자신을 충분히 옥죄어 오고 있음에도

자신이 도망가지도 못하게 한 가문에 대한 저주

 

그러나 오늘이 있기 몇일전 문득 한생각이 들었다 찬열이 내 몸에 해를 끼칠리가 찬열에게 그럴 용기는 없다

한가지의 의문,  유난히 다른 사람들보다 미각이 예민한 민석에게 느껴지는 음식들 속의 희미한 약맛 그리고 민석은 결심했다

이곳을 나가자 그리고 이미 커질때로 커져버린 자유에 대한 기대, 욕망만이 민석의 마음속에 비틀어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민석은 조력자가 필요했다 자신의 추측이 맞다면 음식을 먹지않고 버틴다면 자신의 다리는 다시 쓸 수 있게 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곳을 나가는 것은 어렵다 이 채를 나가더라도 경비경들이 지키고 있고 당주들이 사는 한옥채도 지나가야 한다

민석은 찬열, 할아범 외에 자신과 만날 수 있는 사람에게 부탁을 해야했다

 

찬열의 친 여동생 소미

민석과 접촉할 수 있고 자신의 도울 힘이 있는 유일한 사람, 외로워하는 민석을 보며 마지못해 찬열이 만남을 허락해준 사람

자신이 확실히 믿는 소미이지만 부탁하기 두려웠던 민석이였다 그러나 소미는 민석의 부탁에 기뻐하는 듯 했다 소미는 이미 민석을 꺼내줄 계획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오빠가 집착에 눈이 멀어 민석을 벼랑끝으로 몰아가는 모습을 더 이상 볼수 없었다 민석 또한 자신의 가족이 다름 없으닌까

 

 

민석은 이틀전부터 음식을 먹지않고 물만 먹었다 배고팠지만 참을 수 밖에 없었다 음식은 할아범 몰래 화장실에 버리고

민석은 조심스럽게 일어서기를 시도 해봤다 몇번의 시도 긑에 성공한 민석은 찬열이 자신을 찾아오자

자신이 걷지 못한다는 사실을 다시 각인 시켜줬다 그리고는 오늘 이른 새벽방을 나섰다 그리고 소미의 도움으로 무사히 탈출해 소미의 차에 올랐다

선잠을 잤던 민석은 자신이 벗어났다는 것을 몇번이나 확인하고 나서야 민석은 눈을 붙일수 있었다


거친 숲길을 지나가는 차안에서 민석은 새근새근 잠을 자며 어린시절의 자신의 꿈을 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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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의 얇은 천으로 된 원피스를 입은 꼬마가 달려오고 있었다 고작 다섯살으로 보이는 꼬마는 원피스를 입은 것과는 다르게 짧은 머리를 하고 있었다

쌍꺼플이 예쁜눈으로 이리저리 누군가를 찾는 것 같았다 작고 붉은 입술로 뭐라 알수 없는 말을 하더니 장난스럽게 웃고는 조심스레 커다란 버드나무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누군가를 찾아냈다 그순간 나무들로 비친 햇빛이 민석의 눈을 덥쳐왔다

 

 

 

 

"민석오빠 일어나봐 도착했어"

 

"..으음 그렇구나 미안 내가 너무 많이 잤지?"

 

"괜찮아, 긴장해서 잠도 제대로 못잤었자나, 그건 그렇고 얼른 나와봐 여기가 오빠가 머물 곳이야 어때?"

 

"아.... 여긴 ..?"

 

"마치 우린 어렸을 때 살던 집이야 일부로 이곳으로 정했는데 어때?"

 

"....좋아 예쁘다 진짜 옛날같아"

 


"이곳이라면 찬열오빠는 절대 오지 않을꺼야 찬열 오빠는 이곳을 ....."

 

"끔찍히 싫어하지 ...."

 

 

그래 이곳이면 안전할꺼야 민석은 차에서 내려서 집으로 들어섰다

다녀왔습니자, 자신도 모르게 말해버린 말에 웃음이 나왔다 예전과 변한게 없는 그곳에 민석은 발을 내딛었다

그래 다시 시작하자 다시 기다리자 너가 올때 까지

민석은 계단을 올라서 예전 자신이 쓰던 방으로 들어갔다 어렸을때 쓰던 장난감들 사진들 자 그대로 놓여있었다

천천히 쓸어보던 민석은 크게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는 누가 정리해놓은 사진첩을 꺼내들었다 

약간 짙은 청색의 가죽 커버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는 익숙하게 맨 뒷장을 펼쳤다 자신과 꿈속에 나왔던 예쁘게 붉은 드레스를 입은 인형같은 소녀가

나란히 서있는 사진이 있었다

 

 

여기가 벼랑끝이라도 좋다 너와 함께라면 이렇게 버텨온 23년 이였다

당주의 자리 따위 내가 바란것이 아니였다 그런자리 얼마든지 버릴 수 있다 내 눈에 너만 담아왔고 이미 내 목숨따위는 너에게 있었다

언젠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내 세상 전부가 너가 된것은

네 조급함을 알고 난 몇번이나 네 옆에 있을 것을 약속했다 널 위해 날 버릴 수 있었다  그렇게 뒤도 안돌아 보고 달려온 길에 무엇이 널 그렇게 만들었을까

날 찾으러와줘 부탁해 찬열아
 

 

매화는 온갖 꽃이 미처 피기도 전에 맨 먼저 피어나서 봄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 준다

 

 

 

 

 

 

 

[EXO] 입춘 (立春) | 인스티즈

 



 
독자1
글이 굉장히 스토리가 좋아요..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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