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남사친썰
"헐 야 전학생 온대 들었어 ? 교무실에서 본 애들말로는 겁나 잘생겼다는데.."
"야 나 봤는데 쩔어 ; 콧대 장난아니고.. 아몰라 그냥 실제로 봐야됨 얘는"
주변에서 애들이 오늘 온다는 전학생에 대해 떠들어대기 바쁘다 애들이 나한테도 무슨 말 좀 해보라고 부추기는 눈빛을 보냈지만
딱히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전학생이 잘생겼든 어쨌든 나랑은 전혀 상관없는 일이니까.
지금 나에게는 잘생긴 전학생보다 풀리지 않은 수학 3번 문제가 더 급했다 혹시 이게 수능에 나오지 않을까 마음이 여간 불안한게 아니다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고 연필을 굴리고 이런저런 식을 써봐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조용히 있어도 모자랄 판에 전학생때문에 소란스러운 교실이 짜증나 미칠것 같다
공부를 중요시하는 부모님과 나의 욕심 때문인지 아직 고1이지만 수능은 내게 코앞처럼 느껴졌다
"후...."
결국 풀리지 않는 문제를 덮고 멀찍이 떨어진 친구들에게 다가갔다
"그래서 니들이 그~렇게 찬양하는 전학생이 몇반이래 ?"
"어 ? 그건 모르겠어.. 듣기에는 5반이라던데"
"뭐야 우리반도 아니네 아쉽겠다 ?"
"야 그래도 바로 옆반이잖아 쉬는 시간마다 보러가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띠링 -
어디야 ?
- 핵또라이
"뭐야 얘는 뜬금없이.."
그때 김태형에게서 갑자기 문자가 왔다
김태형은 흔히 말하는 불안친.. 아니 남사친이다
지금으로부터 딱 10년전 대구에서 우린 만났다 바로 옆집이었고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모두 같이 다녔고 같은반도 수십번 되었다
그와함께 부모님끼리도 친해지셨고 함께 여행도 자주 다녔다
그러다 고등학교 들어오면서 나는 서울로 이사왔고 멀어질줄 알았던 우리 사이는 예상과 다르게 여전했다
자주 연락했고 부모님들끼리는 여전히 친하신 덕분에 자주 만났다
뜬금없이 어디냐고 묻는 김태형의 문자를 간단히 씹고 1교시 준비에 들어갔다
아마 1교시가 끝난 후 쉬는 시간에는 전학생을 보러가고 전학생 얘기로 엄청 시끄럽겠지...
아니나 다를까 1교시가 끝나자마자 내친구들은 옆반으로 달려갔다 나에게 같이 가자고 물었지만
나는 어제 늦게 자서 잠이나 자야겠다고 했다 이런 내반응을 예상이라도 한듯
다들 무덤덤히 옆반으로 갔다
"아 피곤해 .. "
옆에 있는 수학 문제집이 신경쓰였지만 그냥 자고 싶었다 이상하게 몸도 축 처지고 무기력한 날이었다
입고 있던 후드 집엎을 걸쳐입고 후드를 머리에 뒤집어썼다
바로 그때였다 누군가 내머리를 툭 하고 내리쳤다 급격한 짜증과 분노 때문에 인상을 완전 찡그린채로
일어나 위를 올려다 보았다 .. 화를 내려고 열었던 입을 벌린채로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야 왜 문자씹냐 죽고 싶어 ?"
김태형이었다
"... 너 뭐야 왜 여기에..."
"입 좀 닫아라 침떨어진다"
친절히 내입을 닫아주며 내 옆 빈자리에 김태형은 앉았다
"나 이제 여기 학교 다녀 좋지 ? "
"아니 말할려 했는데 그냥 너 놀래켜 주고 싶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완전 성공이네 "
"아 그럼 니가 ? 잘생긴..? "
"이 미모는 어딜가도 안죽더라니까 아 피곤해 "
여전히 능글맞았다 김태형이 자연스레 내옆에 앉아 얘기도 하고 피곤하다며 나에게 기대는 모습을 보자
주변 여자애들뿐만 아니라 애들은 흠칫 놀란 모양이다
덕분에 우리 주변에 구경꾼들이 자연스레 몰려들었다 저마다 귓속말을 한다
정말 싫다 이런 시선...
나는 슬쩍 김태형을 내 어깨에서 밀어냈다
"야 꺼져 냄새나"
"말 좀 곱게 해라 아직도 그 입버릇은 못고쳤냐"
부시시한채로 일어나 내 입술을 잡아댕기는 김태형이었다
원래대로 였다면 나는 온갖성질을 내면 김태형 머리를 한대 쳤겠지만 많은 시선탓에 나는 그럴 수 없었다
"점심 같이 먹어 나 왕따야"
"싫어 친구 만들어서 먹어"
"너가 내 친구잖아 끝나고 집도 같이가 아줌마가 나 안보고 싶으시대 ?"
"우리 엄마가 왜 널 보고싶어야 해야되냐"
"아 - 아줌마가 해주시는 김치찌개 먹고 싶다 - 나 간다 졸지말고 수업잘들어"
김태형이 나가자 내 예상대로 내 친구들뿐만아니라 대부분이 나에게 모여들어 질문을 쏟아냈다
"야 뭐야 아는 애야 ? 아님 사겨 ?"
"와씨 너 진짜 부럽다"
"알고있었어 전학오는거 ?"
이건 뭐.. 취조 수준이었다 애들 질문에 친절히 하나하나 답해준후 종치기 전에 휴대폰을 꺼내 엄마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저녁 김치찌개 먹고 싶어
점심도 꾸역꾸역 김태형과 같이 먹고 (부담스러운 시선도 덤으로)
김태형을 데리고 우리집으로 가기로 했다 늦게 끝내주기로 유명한 5반 선생님은 오늘도 여전했다
5반앞에서 김태형을 기다리고 있는데 왠 무리들이 나에게 다가왔다 마주치기 싫어 등을 돌리려던 찰나 내이름이 들렸다
"ㅇㅇㅇ !!!"
"응 ? 왜그래 ?"
"너 김태형이랑 친하다며.. 어떻게 알아 ?
"아.. 그냥 어렸을때부터 알고 지냈어 부모님들끼리도 아는 사이고 그냥저냥.."
"그렇구나 나 김태형 번호 좀 주면 안돼 ? "
예상했다 이런 시나리오 피하려던 이유도 이때문이었다 김태형은 자기 번호 주는거 싫어했다
당연히 거절할 생각이었지만 후폭풍이 조금 두려웠다
"아.. 그건 좀 안될 것 같아"
"왜 ? "
"일단 내번호도 아니라서 막 주기도 좀 그렇고 김태형 자기 번호 막 주는거 싫어해.. 그냥 본인한테 직접 물어보는게 나을것 같아"
"아 그래"
딱 봐도 아까 물어볼때와는 다른 눈빛과 말투로 나를 돌아섰다 그리고 딱 한마디 말이 내 귓가를 찔렀다
"딱봐도 김태형 좋아하네 저년 얌전한 척 하더니 .. 아 재수없어"
뭔가 싸 - 했다 곧 뭔일이 터질 것 같았고 이 불안한 내 예감은 얼마 못가 사실이 되었다
가자 오래 기다렸지
김태형은 다정히 웃으며 내손을 잡아주었다
더보기 |
그냥 갑자기 떠올라서 생각없이 써내려 갔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어요 .. 비루한 글이지만 잘 봐주세요 반응 연재 할게요 이만 저는 (소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