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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징어누나요? 예쁘죠 착하고 매력도 있고 그랬으니까 만났죠 "
오세훈, 22 (대학생)
" 제가 들이댔어요 전 고딩이였고 누난 대학생이였는데 그냥 무작정 들이댔어요 "
" 누나도 처음엔 안 돼 싫어 너랑 안 만나 이랬는데 제가 너무 쫓아다니니까 만난거죠 뭐 "
처음에 제가 좋아서 쫓아다녔다고 했잖아요, 제가 이상형이 박보영이랑 아이유거든요? 근데 누나는 뭔가 그런 사랑스러움이랑
뭐랄까 쿨함? 신여성? 몰라요 그냥 매력이 쩔었어요. 와 진짜 이 누나한테 홀리면 끝도 없겠다 뭐 이런?
처음엔 솔직히 얼굴 보고 반했어요. 정석으로 예쁜 건 아닌데 막 사람을 끌리게 하는 게 있어요, 특히 웃을 때.
저희 학교 앞 맥도날드에서 누나가 알바하고 있었거든요? 와 진짜 저 그때 용돈 엄청 썼을걸요?
맨날 누나 보려고 맥도날드 갔으니까 같은 메뉴만 먹으면 맥도날드 덕후로 볼까봐 메뉴도 다 다르게 먹었어요
일주일 정도 석식시간에 그렇게 가다가 주말에도 마감 알바 하길래 마감 시간 맞춰서 갔는데 뭐 어떤 멀대랑 같이 걸어서 가더라고요
제가 키가 작은 편은 아니거든요? 근데 저보다 진짜 쪼끔 더 컸어요 그리고 저 진짜 이런 말 잘 안하는데 좀 잘생겼거든요?
근데 그 사람도 좀 생겼더라고요? 몰라요 그냥 엄청 화가 나길래 가서 붙잡고 물었어요 누나 혹시 남자친구예요? 이랬죠
아직도 기억나요 네? 이러면서 눈을 크게 뜨는데 진짜 핵존예 너무 귀여워요 누나가 사귀자면 전 다시 사귈 의향 있어요
아니 이게 아니였죠, 어쨌든 누나가 네? 이러더니 아닌데 누구세요? 해서 와 나 누나때문에 일주일이나 출근도장 찍었는데
이러긴가? 이랬더니 그제서야 알아보고 웃으면서 사복 입어서 몰랐다 그러고 누나랑 막 얘기하는데 옆에서 시선이 느껴지길래 보니까
그 형이 쳐다보더라고요 이름이 뭐더라 찬영? 차열? 몰라요 알게 뭐야 그래서 그날은 그냥 누나 보내고
그 다음날 또 찾아가서 주문 하면서 누나 번호도 달라고 그랬죠 그랬더니 공짜로? 이러길래 오 이 누나 밀당 좀 하는데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그럼 아이스크림 살게요 이랬더니 마침 땡기는 거 어떻게 알았냐면서 웃더니 그냥 해본 말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고는 번호 대신 진동벨이랑 영수증 주길래 궁시렁 거리면서 자리에 앉았는데 저같은 새끼들은 참 많더라고요
햄버거 세트 먹는동안 한 다섯명은 번호 물었던 거 같아요 근데 뭐 누나는 다 거절했죠 속으로 엄청 웃고 있었는데
누나가 저 쳐다보길래 손 흔드니까 피식 웃으면서 같이 일하는 형한테 오늘 마감은 오빠죠? 하면서 수고하세요 이러고
스탭룸으로 가더라고요 그래서 옷 갈아입고 나왔길래 먹던 거 다 버리고 누나 옆에 가서 팔짱꼈죠.
그리고 같이 아이스크림 먹으러 근처 베라가서 얘기 하다가 번호 교환도 자연스럽게 하고
가끔 만나고 그랬죠 근데 누난 그러더라고요 그냥 귀여운 동생이라고 고딩이랑 안 만난다고
몰라요 전 그래도 계속 들이대고 하다보니 열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아 물론 저는 한 천만번은 찍은 거 같지만.
어쨌든 저흰 그렇게 만났어요. 학교 일찍 마치는 날 누나가 학교 앞으로 와서 데이트하기도 하고, 제가 누나 알바시간 맞춰서 기다리다가
데이트도 하고, 가끔 누나 자취방에 가기도 하고, 그런 의심미한 상황은 없었어요. 누나 스킨쉽 싫어하거든요.
뭐 어쨌든 그렇게 알콩달콩 잘 사귀고 있었죠.
근데요 제가 좋아할 정도면 진짜 예쁘고 착하고 핵매력이니까, 다른 사람한테도 인기가 많겠죠?
누나 좋다는 사람은 주위에 많은 거 같았어요 그런 남자의 촉이랄까? 일이 하나 있긴 했는데
뭐 누나 고등학생 때 전남친이 찾아와서 자꾸 연락오고 뭐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끝내려고 누나 폰 몰래 봐서
번호 알아내서 몇번 만나고 그랬어요. 그랬더니 누나가 난 너 좋아하고 하는데 가끔 이렇게 불쑥 불쑥 예의 없는 행동을 할 때
조금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어린 것도 맞고 그런 행동을 좀 하기도 해서 이해는 했는데
결론은 어리다는 말이니까 저도 기분이 나빴죠. 뭐 그래서 이 문제는 어영부영 넘어갔는데
아 몰라요, 누나랑 헤어진 얘기하면 엄청 길어요. 아 그리고 저 누나 아직 좋아해요.
아 진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누나를 만났을 때였어요, 진짜.
친구들한테 물어봐요, 내가 이딴 소리를 하는 남잔지, 아니 그리고 저 대학 와서 소개팅 미팅 하나도 안 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누나랑 헤어지고 나서는요. 여자라곤 가까이 두지를 않았어요.
누나는 자기만 보는 남자 좋아하거든요, 가끔은 과묵하게 자기 얘기도 들어주고, 같이 수다도 떨고, 말도 좀 잘통하고.
외모는 안 본대요, 근데 그건 맞는 거 같아요. 누나가 좋다는 사람들 보면 왜 좋은지 하나도 모르겠어.
아 이런 말 누나가 싫어하는데, 고쳐야죠. 고칠건데 누난 돌아올 생각은 없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