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저 곧 있으면 유학 가요.
- 유학? 유학을 왜 가.
그냥요, 집안 사정도 있고 그래서…. 아 형, 끊었어요?
- … 어? 아니, 안 끊었어. 어디로 가는데?
프랑스요, 예전부터 가고 싶었어.
경수야, 근데 이건 너무 뜬금없는 거 아니야?
준면은 손톱을 씹었다, 적어도 며칠전에는 말해줘야 하는 게 맞는건데. 경수는 말이 없었다, 준면은 머리를 쓸어넘겼고 경수는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형, 미안해요. 저도 갑작스레 잡힌 거라서, 응… 어, 준면은 다시 마음을 추스렸다, 그래서 언제 오는데? 경수는 글쎄요, 적어도 3년 정도는 있다가 올 것 같은데. 미안해요, 준면은 자꾸만 자신에게 미안하다는 경수가 원망스러웠다. 미안하면 마음 정리하게 빨리 좀 알려주지 그랬냐, 경수야. 이제는 경수가 제 집에 오지도 않을 것을 알고, 카페에 오지 않을 걸 안다. 준면은 더 이상 카페 창가 쪽에 앉아서 작업을 하고 있을 경수를 못 본다.
저 없다고 밥 거르지 마시구요, 항상 밥 챙기고. 또…, 아프면 바로 바로 병원 좀 가요. 그러다가 골병 들겠다, 안 그래?
-어, 어.
그리고 요새 덥다고 차가운 거 많이 먹으면 배탈 나니까, 조금만 먹구요. 맨날 종인이랑 티격태격 하지 말고 잘 지내요, 종인이 좋은 애야.
- 경수야.
아, 또… 형 자꾸 중요한 거 두고 다니니까, 항상 옆에 들고 다니고요. 그러다가 잃어버리면 큰일 나잖아요.
경수의 통화 내용은 언뜻 보면 헤어질 준비를 하는 연인처럼, 그런 말을 하고 있었다. 준면은 고개를 숙였다. 그 사이 경수는 침대에 걸터 앉아 컴퓨터 속 앨범을 넘기고 있었다, 얼마 안 넘기자 준면의 얼굴이 나왔다, 형 저는요. 형이 좋아요, 근데 그게 겁나서, 저 혼자서만 이러는 것 같아서. 경수는 마른 세수를 했다. 매일 상상 했어요, 형이랑 연애 하는 거. 근데 그게 이루어질 수가 없으니까 그러니까. 경수는 휴대폰을 놓았다, 좋아해요, 형.
아까 쓰다가 엔터를 잘못 쳐서 올라가버렸거든여? 아 민망해.... 오늘도 이렇게 분위기 쩌는 면도를 망치고 왔습니다 아 그러니까 뭔 내용이냐면여 면도 서로 좋아하는데 상대방이 서로를 안 좋아할까봐 머뭇 머뭇 거리다가 이런 상황이 오게 된거져 근데 경수 유학 가는 건 맞아여 그래서 마음 고백하려다가 소심이들이 실패! 실패! 실패! 아무튼 오늘도 제 똥글 보시고 존 하루 보내시길 바래요 즐 방학! 력하세요.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