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신을 신고 뛰어보자 경! 수!
백현아빠14 |
[오늘 아빠한테 다녀올게. 하루종일 연락 안될꺼야. 공부 열심히 하고 있어.]
꾸욱꾸욱 폰 버튼을 누르던 경수가 마지막 문장을 쓸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결국 썼던 문장을 삭제하고 보냈다. 그렇게 폰 폴더를 탁 하고 닫던 경수가 다시 폰을 열었다. 아, 분명 변백현이 투덜될꺼다. 입을 삐죽 내밀고 있을 백현의 생각에 다시 수신인을 백현으로 두고 액정을 가만히 쳐다보다가 버튼을 눌렀다.
[많이 좋아해, 백현아]
결국 눈 한번 꾹 감고서 전송 버튼을 누른 경수가 재빠르게 폰 배터리를 분리했다. 와, 도경수한테도 이런면이 있나 싶다. 태생적으로 막내로서 사랑은 많이 받았지만 절대 애교라는 걸 보여준 적 없는 무뚝뚝한 도경수가 변하고 있다. 경수도 자신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건지 실실 웃는 경수였다. 기분 좋은 변화였다. 이래서 사람들은 연애를 하라고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백현아빠14
ㅡ아빠! 저 왔어요.
대답이 없는 아빠였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만 해도 주말만 되면 경수와 경준형제를 데리고 이곳저곳 놀러가던 아빠였다. 그러던 경수의 아빠가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셨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병원만 가면 낫는 병원이라고 생각했던 경수네 가족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아빠도 가족들에게 괜찮다며 크게 웃어보였으니깐. 하지만, 학교 선생님이셨던 아빠는 경수가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이 되던 그 해에 학교를 그만두셨다.
ㅡ되게 오랜만이죠? 더 일찍 찾아왔었어야 했는데. 죄송해요.
그리고 경수의 고등학교 1학년 2학기가 시작되었을 때, 결국 아버지는 쓰러지셨고 그대로 의식을 잃으셨다. 병명은 뇌졸증이셨다. 그 후로 경수네 집은 말할 것도 없이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어느 한 가족의 버팀목이였던 가장이 아무것도 할 수 없이 하는 것이라고는 눈을 깜빡이는 것 뿐이였다. 당시 대학생이였던 경준도 힘이 들었지만 나름대로 버텨내는 것 같았고, 무엇보다도 제일 현실적인 엄마는 외지로 나가서 돈을 버셨다. 17살. 한참이나 아버지에게 기대면서 막내로서의 온 사랑을 독차지하던 경수에게는 제일 힘든 일이였다.
ㅡ아빠! 나 애인생겼어요.
여전히 규칙적인 기계음만 왔다갔다 하는 병실 안에서 아빠는 눈을 깜빡이셨다. ‘그 애랑 잘 된거냐?’라고 인자하게 웃으시면서 물어보시는 것 같아 경수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아빠의 손을 잡았다. 아빠 말대로 솔직해지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그냥 내 감정에 솔직해졌더니 그게 통했어. 말 없이 눈빛만으로도 모든게 통하는게 이 부자관계였다.
경수는 늘 기댈 수 있었던 아버지의 품이 그리웠지만 가족 누구에게도 투정을 부릴 수는 없었다. 그러기에 경수의 옆에서 늘 챙겨주고 보살펴주는 백현에게 끌렸던 것일지도 몰랐다. 아빠처럼 든든하게 경수의 옆에 있었던 변백현. 백현이. 백현아빠.
* * * * *
[많이 좋아해, 백현아]
경수의 문자를 받자마자 누웠던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는 백현이였다. 지금 이거 도경수가 보낸거 맞지? 늘 적극적으로 표현을 하는 백현과는 달리 여전히 약간 무뚝뚝한 경수에게 이런 문자를 받는 건 정말 하늘의 별따기였다. 아, 어제 엄마가 새벽기도 가자고 할 때 따라가서 경수가 표현 좀 하게 해주세요 라고 빌어야 하나라고 까지 생각한 백현이 이게 어디서 굴러온 횡재인가 싶어서 답장 버튼을 누르는 백현이였다.
[나도♥]
아, 하트는 뺄까. 김종대가 연인사이에서는 밀당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었는데. 아!! 뭘 어떻게 하라는 거지? 자신의 머리를 벽에 기대 쿵쿵 찧던 백현이 결국엔 전송버튼을 꾸욱 눌렀다. 밀당. 개나줘버려야지. 생각해보면 김종대말을 들으면 안될 것 같았다. 고2때 그렇게 크게 차이는 종대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 오랜만에 김종대네집이나 놀러갈까 싶어서 종대의 번호를 찾아서 통화버튼을 누르는 백현이였다.
ㅡ무슨 일이야?
딩동. 종대네의 종대스러운 듯한 초인종소리와 함께 인터폰에서 들려오는 것은 낮은 저음의 목소리였다. 뭐야, 박찬열 이새끼도 여기서 죽치고 있었어? 이내 뒤에서 킥킥 웃어대는 준면의 목소리까지 들려왔다. 와, 이것들이 나만 쏙 빼고 놀고 있던 것봐. 현관 문 앞에서 백현이 사온 과자 봉지를 흔들어보였다. 그러자 말없이 띠딕 하고 문이 열린다. 단순한 놈들이다.
ㅡ완전 맛있겠다 ㅡ과자는 백현이가 쏘고 오늘 종대가 치킨 쏜다는게 트루? ㅡ박찬열 오늘 뒤지고 싶냐. 집에서 쫓겨나볼래?
깐죽거리던 찬열이 이내 종대한테 등짝 한대를 후려 맞았다. 말 없이 과자 봉지를 받은 준면이 식탁에 아무렇지 않게 과자 봉지를 올려 놓았다. 그리고는 자신이 제일 좋아한다던 감자칩 봉지 하나를 집어 들더니 그 얇은 다리로 종대의 침대 위로 가서 누웠다. 과자 흘리면 감자칩처럼 얇게 썰릴 줄 알아라. 라는 협박 아닌 협박을 준면에게 하던 종대가 어깨를 올렸다 내렸다. 오늘 아침에 갑자기 택배왔다는 소리에 문을 열었더니 모자를 쓴 박찬열과 덜 말린 머리로 멍한 표정의 김준면이 자신의 집 앞에 있었다던 종대였다. 아무래도 어제 집이 빈다고 말했던게 화근인 것 같다면서 한숨을 푹 내쉬는 종대였다.
ㅡ야! 김종대. 거기서 치토스 좀 ㅡ찬열아 뒤지고 싶냐? ㅡ아니~~요!
신나게 종대네 비글인 ‘첸’의 앞 다리를 붙잡고 볼을 툭툭 치던 찬열이 종대의 등짝 스매싱을 겨우 피해서는 준면의 옆에 나란히 누웠다. 저건 키만 크고 하는 짓은 완전 또라이라니깐. 혀를 끌끌 차던 백현이 이내 준면과 찬열의 사이에 자신의 몸을 던졌다. 그러자 찬열의 엄살소리와 준면의 아악!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걸 보던 종대가 백현의 몸 위로 자신의 몸을 던졌다.
ㅡ김종대 변백현 존나 무거워
백현과 종대가 내려가자 그제서야 살았다는 듯 호흡을 가다듬던 준면이였다. 옆에서 찬열은 허리가 부러진 것 같다며 징징거렸다. 그런 찬열의 머리를 꾸욱 누르던 종대가 그제서야 생각이 난 듯 백현을 쳐다보았다. 아, 맞다! 경수는? 이라는 질문에 백현이 오늘 일있어서 어디 간다더라. 라고 대강 대답했다. 음. 그렇구나 고개를 끄덕이던 찬열이 위(Wii)의 리모콘을 잡아 들었다.
셸 위 댄스?
이라는 찬열의 말과 동시에 치킨을 걸고 그들의 내기가 시작되었다.
* * * * *
ㅡ아, 박찬열 존나 못해. 찬싱머신이냐? ㅡ지는. 사돈남말 할 처지가 안되거든? 김종대
찬열과 같은 팀이 된 종대가 투덜거리면서 만원을 냈다. 백현이 다음엔 실력 좀 더 키워라, 아우들아. 라며 찬열에게서도 만원을 강탈해갔다. 이미 준면이 마늘치킨과 후라이드치킨 순살 반반이요! 라고 주문을 한 뒤였다. 준면과 하이파이브를 한 백현이 흐르는 땀을 대충 닦으면서 종대가 넋이 나가서 앉아 있는 쇼파 옆에 앉았다. 더워. 떨어져. 라는 종대의 말에 장난끼가 도진 백현이 더욱더 옆에서 종대에게 다가갔다. 그런 백현의 장난을 눈치챈 찬열 역시 종대 옆으로 붙기 시작했다.
ㅡ아, 덥다고!!!!
결국 양 옆에서 자신을 누르는 찬열과 백현의 머리를 밀어내고서는 쇼파에서 일어나는 종대였다. 그런 종대의 반응에 찬열과 킥킥 웃어대던 백현이 찬열의 다리를 베개 삼아서는 누웠다. 아, 그래도 에어컨이 빵빵해서 좋긴 좋다.
ㅡ이 새끼는 뭐라는거야? ㅡ왜? ㅡ이거봐봐. 존나 어이없는 소리 들었어
문자 오는 소리에 폰을 보던 종대가 어이가 없다는 듯 자신의 핸드폰을 찬열에게 주었다. 핸드폰 액정을 쳐다보던 찬열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건 또 무슨 개소리냐? 라는 심드렁한 찬열의 반응에 궁금증이 도진 백현이 손을 내밀었다. 나도 볼래. 그러자 찬열이 종대의 폰을 백현에게 넘겼다. 야한 사진이라도 되나 싶어서 핸드폰 액정을 웃으면서 쳐다보던 백현이 표정이 굳어버렸다. 대체 이게 무슨..
ㅡ말이 되냐? ㅡ존나 안되지. 반장새끼는 어디서 그런 헛소리를 들은거냐? ㅡ그러니깐. 토론대회 준비하다가 더위 먹은 거 아냐?
킥킥 대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넘겨버리는 찬열과 종대와는 달리 액정을 보는 백현은 말이 없었다. 아무도 몰랐다. 오직 경수와 백현이 아는 이야기이다. 둘의 감정과 둘의 사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였지만,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싶지는 않았다. 분명 세상에 알린다면 상처를 받을테니깐. 좋은 시선으로 경수와 나를 쳐다볼 사람들이 얼마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아니깐. 말 없이 핸드폰 액정을 쳐다보던 백현에게서 이번엔 준면이 핸드폰을 가져갔다.
ㅡ뭐야? ㅡ존나 웃기지. 도경수가 게이라니
미친놈들이네, 이거. 준면도 어이없다는 듯 핸드폰을 탁 하고 닫아버렸다. 핸드폰이 닫히는 그 순간 백현의 머릿속 사고도 정지해버리는 듯 했다. 무언가가 크게 터질 것 같았다. 불안했다. 말 없이 쇼파에서 일어난 백현이 다른 화제로 떠들고 있는 종대와 찬열을 뒤로 하고 자신의 핸드폰을 꽈악 쥐었다. 도경수. 경수야. 보고싶은 그 이름을 소리 없이 마음으로 불러보는 백현이였다.
|
샐리비+암호닉 |
다들 즐거운 하루 보내셨는지요!ㅎㅎ 벌써 7월의 마지막주네요...ㅠㅠ얼마 안남았어요. 아, 방학한지 한달 반이나 되었다는 사실에 저는 그냥 멍 때리고 있슴당..ㅠㅠ 그나저나, 경수가 함수니들 노래에 피쳐링을!!!!!!!!!!ㅎㅎㅎㅎ그 기념으로 쩜프쩜프쩜프 경수 짤 보내드려요!! 암호닉은 예고했던대로 몇 분이...ㅠㅠㅎㅎㅎㅎ무튼!!모두들 더위, 비 조심하세요! 하트하트!
암호닉(+ 신청도 받아요^ㅇ^) 텐더 / 백도러 / 볼링공 / 떡뽀끼 / 또치 / 도로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