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가 어릴 적 무심결에 본 누드화보 같았다.
바보같던 내 호기심,그리고 후에 몰려오는 구역질.
넌 그랬다.
평범한 척 속은 그렇지 않았고,나를 바보천치로 만들었다.
너도,그랬다.
**00**
애초에 태어나서부터 고아원에서 자랐다면 덜 슬펐을 것이다.5살,세상 앞에선 한 없이 어렸지만,고아원에 들어가 입양을 기다리기엔 너무 많은 나이였다.그리고 이미 부모의 정에 익숙해져버린 나에게 고아원은 그저 지옥과도 같았다.5살에 사고로 부모님 두 분이 다 돌아가셨다고 한다.그래서 고아원에 어쩔 수 없이 들어오게 됬다.5살이면 고아원에서 입양이 잘 되지도 않는 많은 나이였다.그래서 고아원에선 내가 그저 식충이에 불과했고 버려야 되는데 버릴 수 없는 그런 존재였다.부모의 정에 익숙해진 탓인지 몇 개월이 넘도록 적응을 할 수 없었다.밤이면 자는 척하는 내 몸을 훑는 원장님때문에 더 적응할 수 없었기도 했을 것이다.고아원에 있던 수많은 어린애들은 세상의 속세를 일찍이 깨우쳤고 가끔씩 들리는 사람들에 하지도 못하는 재롱을 피우며 자신을 제발 데려가달라고 바짓가랑이에 매달렸다.나는 그런 아이들과는 달리 저멀리서 그저 지켜보기만 했고,7살.지금의 새부모님은 나이가 많이 어리지 않은 아이를 찾다가 나를 입양했다.
"ㅇㅇ아.ㅇㅇ이가 이제 우리랑 같이 살게 될 집이야.좋지?"
"...."
좋냐는 말에 나는 쉽사리 대답을 할 수 없었다.옛날에 내가 살던 집 만큼 좋은 집이였다.그렇지만 내 집은 아니였다.더더욱이,우리라는 수식어는 아니였다.나는 그저,한 가족에 인생에 끼여버린 부스럼같은 존재였다.새엄마와 새아빠는 좋은 분이셨다.차라리 나빴으면 원망이라도 할텐데 그런 것 조차 못할 정도로 좋으신 분이였다.예전에 나는 외동이였지만,이 집에 들어오고 나서는 오빠가 생기게 되었다.
"ㅇㅇ아,네 오빠야.김종인,종인오빠.종인이도 ㅇㅇ이한테 인사해야지?"
"....."
"....."
그와 나,모두 아무 말이 없었다.2살이 많다고 했다.서로를 응시하기만 했을 뿐 어떠한 말도 건내지 않았다.그의 눈빛은 깊었고 나를 뚫어버릴 것만 같았다.한참의 적막이 있은 후에야 새부모님은 그와 내가 그저 아직은 어색해서라고,치부해버리곤 나를 내 방에 데려다 주었다.온통 꽃무늬였다.여자애라 일부로 신경써준 게 눈에 띄었다.분홍색과 꽃무늬를 딱히 좋아하는 편은 아니였다.고아원에 있던 퀘퀘한 냄새가 나던 이불이 꽃무늬여서 그런 듯 했다.침대에 조심스레 올라가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온통 꽃이였다.그렇게 아무런 의미 없이 천장을 노려보다 닫아놓은 방문이 열려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났다.그가 들어와 깨끗한 내 책상에 올려져있던 조그만 장난감을 손에 쥐었다.그러곤 아까와 같이 나를 쭉 응시했다.
그게 그와 나의 첫만남이였다.
****
그는 말이 없었다.그는 새부모님이 당부를 하셨는지 두분이 일을 하러 가곤 하셨을 때 나와 같이 놀아주었다.물론 말을 하는 놀이는 절대 하지 않았다.그게 말수가 적은 그도,그와 놀이를 하는 나도 둘다 편했으니까.그와 나는 항상 말없이 그럭저럭 지내왔다.지금 기억을 얼핏 되짚어보면 어릴땐 가끔 오빠라 부르기도 했었다.그러면 그는 항상 고개를 돌려 나를 주시했다.그 눈빛이 차츰 적응이 되어갔을 때,티끌없이 그저 주시만 하던 눈빛이 변한 건 어느순간이였다.그가 6학년 즈음이였을거다.차차 변해가기 시작한게.같은 학교에 다녔지만 서로 아는 척은 하지 않았다.그게 나도 편했고 그도 편했다.그리고 집에선 어느때와 똑같이 내 숙제를 봐주고 같이 놀아줬다.하지만 그건 차차 줄어갔다.내가 앞에서 걷고 그는 내 뒤에서 멀찌감치 하교를 했던 것이 차츰 나 혼자 하교를 하게 되고.나 혼자 숙제를 하게 되고,나 혼자 티비를 보고 놀기 시작했다.그리고 나는 한 번도 하지 않던 짓을 했다.
"오빠...나랑...놀아주면 안되요?"
"...."
"...."
"오빠라 부르지 마."
처음이였던 내 부탁에 대한 그의 대답은 오빠라 부르지 말라는 것이였다.말을 걸지도 말고,자신을 쳐다보지도 말랬다.집에서도 아는 척을 말고 투명인간처럼 있으랬다.나는 바보같게도 그렇게 못된 말을 뱉는 그의 눈을 계속 응시했다.그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나혼자 그를 몰래 보기 시작했을 때,나는 이미 그의 눈빛에 매료되있었다.그리고 그런 나를 깨달았을 땐 이미 늦었었다.
****
중학교 3학년 겨울이였다.부모님 두분이서 출장을 가셨었다.시험이 얼마남지 않았던 나는 늦은 새벽까지 공부를 했고,항상 새벽에 들어오던 그는 나를 억지로 안았다.울고불고 때리며 악을 쓰던 내게 뺨을 내리치며 억지로 안았던 그는 그 날부터 나를 괴롭히고 비웃었다.또한 그 날부터 나의 악몽은 시작되었다.하루하루 내 영혼은 죽어가는 듯 했다.하지만 그러면 그럴 수록 그는 더욱 나를 주시하며 내 머릿속을 지배하기 시작했고,그런 일상이 반복되는 도중 1년가까이 비워져있던 옆집에는 새로운 사람이 이사왔다.
"옆집에 새로 온 사람이에요.잘 지내봐요."
선한 인상의 그 남자가 이사왔다며 초인종을 눌러 내게 떡이 담긴 접시를 내밀었다.자신을 김준면이라 소개한 그는 이웃으로 잘 지내보자며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하지만 나는 그 남자가 내미는 손을 선뜻 잡지 못했다.옅은 웃음을 띈 그 얼굴이 내게는 그저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름돋게 만들기에 충분했다.그리고 김준면은 김종인보다도 더 나를 주시했다.마치,먹잇감을 잡은 상어처럼.내 주위를 맴돌며 나를 응시했다.
그렇게 나는 두 상어에 둘러쌓인 바보같은 여자가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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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쓰고 싶은데 엄마가 자꾸 뭐라고 해서 더 못 쓰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
으이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김준면 되게 쪼금 나왔네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일 봐여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