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자손주의/오글오글주의/리바이캐붕주의/깨알 미카사※
죽은 사람은 한명인데, 사라진 사람은 세명인 것 같다.
엘런 예거, 언젠가는 그러리라 생각했고, 그 순간이 조금 더 빨리 다가온 것 뿐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동기들이, 선배가, 후배가 죽어나갔고, 엘런 예거 또한 그 조금은 불운할지도 모르는 수순을 남들보다 특별한 경로로 밟아간 것 뿐일진데…
멍하니 앉아있는 시간이, 평소보다 월등하게 늘어난 미카사 아커만을 보았다.
죽어가는 인간을 두고, 거인에게 등을 보이고 도망칠 바에야 당당히 마주보고 죽어가라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그들의 죽음을 숭고히 여기고, 그것을 본보기삼아, 그로인한 분노를 밑거름삼아.
수많은 핏방울로 얼룩진 옷을 입고, 세기힘든 눈물들로 만들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라.
너희들의 어깨가 견디고 있는것은. 너희들이 앞으로 지고 가야 하는 짐은, 그런것이라고.
─언제나 손쉽게, 이야기하고는 했었는데.
왜 그랬을까. 왜, 그들의 죽음보다 너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라 말해주지 못했었나.
빈말로도 다정한 말 한마디 건내보지 못하고, 다른 이들의 틈에 섞여 고요히 너를 책망하고.
…아니, 너는 왜 살아주지 못했나. 너는 어째서. 어째서 이다지도 쉽게 죽어버린거냐.
차라리 그 때, 너의 몸을 던져 그들을 막아서지 않고. 지친 몸을 이끌고 구태여 거인화 하지 않고.
등을 보이고 도망쳤더라면, 온 힘을 다해, 나에게로 도망쳐 왔더라면, 그랬더라면……
…리바이는 멍하게 하늘을 바라보았다. 정말로, 없는건가.
나는 이제 정말로, 두번다시 너를 바라볼 수 조차 없게되었나.
왈칵, 눈물이 차오른다. 시체조차 남지 않은 네 잔해가. 그렇게나 증오하던 거인의 참모습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마주해야했을 네가.
너는, 그런 너는. 어떠한 단어로는 표현조차 할 수 없을만큼, 누구보다 강하게 그들을 원망하던 너는, 너 자신이 그 모습이 되어,
그런 스스로를 바라보는 다른이들의 눈과 마주쳤을 때. 너는 언제나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왜, 어째서, 다른 누구도 아닌 네가. 누구보다 먼저 그들의 마지막을 지켜볼 자격이 있던 네가, 왜, 왜 하필이면 너여야만 했을까.
왜, 세상은 어째서, 어째서 이다지도─
의식하지 못한 사이 눈물은 흘러내리고 있었다. 흐르는 눈물을 구태여 닦아내야 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한 채 리바이는 그저 눈을 감았다.
너는 없는데, 아직도 하늘은 파랗고. 나는 숨을 쉬고, 왜 이제서야, 들리지도 않을 말들을 주절주절 지껄이는건지……네가 없는데. 너도 없는데.
……이제는, 너는 정말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