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Fantasy
"아 덥다"
길거리를 나란히 걷던 승관이 중얼대자 한솔이 조금 더 옆으로 다가섰고 한솔의 몸에서 느껴지는 시원함에 승관이 슬쩍 팔짱을 끼었다.
가만히 승관의 손을 내려다보던 한솔이 피실하고 웃음을 터뜨리자 괜히 헛기침을 하고 하늘을 올려다본 승관이 웅얼거렸다.
별,되게 예쁘다. 밤하늘 가득히 수놓아진 별들을 보며 아이처럼 웃는 승관을 빤히 본 한솔이 말을 이었다.
"어, 그러게 예쁘네"
시선을 내린 승관이 마주한 한솔의 눈에 아무말 못하고 입을 다물었고 한참을 승관의 눈을 보던 한솔이 옅게 웃으며
승관의 머리를 헝클였다. 숨셔라 죽겠다. 말과 동시에 후하고 한숨을 내쉰 승관이 얼굴이 붉어진채 고개를 돌렸고
가만히 승관의 옆모습을 눈에 담다가 고개를 돌려 다시금 걸음을 옮기는 한솔이였다.
항상 길게만 느껴졌던 길이 웬일로 이렇게 짧게만 느껴지는지. 승관이 괜히 투덜투덜 거리며 생각하자
작게 웃음을 터뜨린 한솔이 말했다.
"그러게, 나랑 있으면 막 시간도 빨리가고 길도 짧게 느껴지고 그러지?"
"..에엑 어떻게 알았.. 아니.."
"귀여워 죽겠네"
화르륵 하고 또 빨갛게 타오르는 승관의 얼굴에 한솔이 다시 한번 웃음을 터뜨리자 아 몰라요! 하고 빽 소리를 지른 승관이
급하게 집안으로 들어섰고 문앞에 서서 조심히 들어가, 오늘 재밌었어. 하는 한솔의 말에 걸음을 멈췄다.
저기... 뜸들이듯 말을 하다 마는 승관에게 고갤 갸웃해보인 한솔이 다시 도도도 달려와 핸드폰을 내미는 승관을 바라봤다.
"연락.. 하고싶어서.."
"내 번호 비싼데"
"...."
"나중에 또 데이트해"
고개를 끄덕거리는 승관의 핸드폰에 자신의 번호를 찍은 한솔이 간다 하며 가볍게 승관의 머리를 콩 쳤고 그저 베시시 웃으며
고갤 끄덕이던 승관이 멀어지는 한솔의 뒤에 소리쳤다.
조심히 들어가요! 연락 할게요!
그 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유난히 행복했던 길이였다.
* * *
"김민규"
"..지훈이.. 지훈이는?"
민규의 말에 지수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이게 뭐하는짓이야. 지수의 목소리에 민규가 고개를 푹 숙이자
옆자리에 앉아 마스크를 벗은 지수가 다시금 말을 이었다.
"무모한 짓인거 몰라?"
"...."
"아무리 니네가 우리랑 다르다고 해도"
"...."
"이렇게 응급실까지 실려올정도로 싸우면 어떡해"
"...."
"승철이형이 먼저 발견 안했으면 그대로 다 알려졌을거아니야"
미안하다. 민규의 작은 중얼거림에 지수가 다시금 한숨을 내쉬곤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지훈 멀쩡한데, 그래도 혹시 몰라서 병실에 옮겼어. 가보던가.
작은 종이 한장을 민규에게 건넨 지수가 민규의 어깨를 두어번 토닥이고는 반대편으로 걸어갔고 한참 종이를 바라보던 민규가 일어나 걸음을 옮겼다.
띵하며 울리는 엘레베이터 소리에 안으로 들어서 벽에 기대선 민규가 멍하니 거울을 바라봤다.
5년이나 더 지난 일을 지우지 못하고 끌어안고 있는 제가 한심했다.
그 일 때문에 지훈을 더 많이 생각하고 아끼고 사랑하지 못하는 제 모습이 우스웠다.
어차피, 전원우는 죽었을텐데.
"...후"
마른 세수를 한 민규가 곧 들리는 여자 안내원의 목소리에 엘레베이터에서 내려 병실로 향했고
새하얀 복도위로 이질적이게 떨어지는 핏방울은 옅은 자국을 만들어냈다.
이지훈. 정갈하게 써진 글씨체로 적혀있는 이름을 보던 민규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침대에 가만히 누워 잠들어있는 지훈의 모습이 보였고
천천히 걸어가 보조의자에 앉은 민규가 고개를 푹 숙였다.
"지훈아"
어차피, 잠들어있지 않고 있을 지훈을 알기에 작게나마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내가, 미안해. 네가 그렇게 힘든줄 모르고 난.. 나는.. 울먹거리는 목소리가 병실에 울려퍼지고 가만히 지훈의 손을 잡은 민규가 입을 다물자
조용히 눈을 뜬 지훈이 반대편 손으로 민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네 잘못이 아니라고. 내 욕심이였다고. 미안하다고. 내가 사과할일인데 왜 너가 그러고있냐고 말을 꺼내지 못한 지훈이 울음을 터뜨렸다.
방울방울 떨어져내린 눈물들이 이불을 적시자 지훈을 올려다본 민규가 조심스레 지훈을 끌어안았다.
금방이라도 깨질듯한 유리를 끌어안듯 그렇게 조심스레.
"울지마, 지훈아 잘못했어 미안해"
"....."
"안그럴게, 정말로.. 정말.. 미안해"
지켜지지 못할 약속을 다시금 중얼거리는 민규에게 지훈이 할 수 있는건 그저 그를 껴안는것 뿐이였다.
이상하게도 끌어안을수록 불안해지는 마음을 숨기며 그렇게 사랑한다고, 좋아한다고 들리지 못할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지훈이였다.
안녕하세요! 제가 너무 늦었죠.... 면목이 없네요.. 핸드폰 액정도 나가고.. (먼 산) 점점 글이 이상해지는것 같지만 봐주셔서 늘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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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예쁜이들 ㅠㅠㅠ감사해요ㅠㅠㅠ 사랑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