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온도 04 (부제:나를 설레게 하는 남자) " 태형아, 요새 심심해? 부쩍 자주 보는거 같네. " " 응 아저씨. 날이 더워서 그런지 입맛도 없고 잠도 안오고. 여기서 일을 해야 피곤해서 밤에 푹 잠을 자더라. " " 하긴 안하던 짓을 하니까 몸이 얼마나 피곤하겠어. " " 그러게. 진작 열심히 일할걸 그랬어. " 자기 마음대로 나오고 싶을 때만 가게에 나온다던 김태형은 마음을 고쳐 먹은 것인지 요새 꼬박꼬박 가게에 나왔다. 그런 김태형에 아저씨도 놀라고 김태형을 찾아오는 사람들도 놀라고 나도 놀랐다. 아직까지 만나지는 못했지만 아마 사장님도 많이 놀라셨을거 같다. 처음에 했던 말이 그냥 장난식으로 한번 해 본 말인가 생각도 해보았지만 놀라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니 그건 아닌것 같고. 아무튼 김태형은 매일매일 카페에 출근도장을 찍었다. 처음에는 나말고도 일손이 생겨 덜 힘들겠거니 생각했지만 그게 나의 큰 착각이라는 것이 밝혀지기까지는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왜냐, 김태형이 요새 카페에 자주 나타난다는 소문은 빠르게 퍼졌고 더 많은 사람들이 그를 보기 위해 카페를 찾았다. 그래서 카페에 손님은 몇배로 늘었고 손님들의 총애를 받는 김태형 대신 죽어나는 것은 바로나였다. 그래도 난 카페에 꼬박꼬박 나갔다. 김태형이 매일같이 카페에 나왔기에. 그를 보기 위해서라는 아주 단순한 이유 때문에 말이다. " 안녕. 일찍 왔네. " " 이제 와? 밖에 덥지. " " 응. 진짜 더워. 무사히 도착한게 다행이야. " 그리고 김태형과 말을 놓았던 그날 밤 이후로 김태형과 나는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카페에서도 맨날 부딪혀서 그런지 이제는 서로 어색하지않게 말도 많이하고 장난도 친다. 만난지 얼마되지도 않았고 딱히 그럴만한 이유도 없어 보였지만 김태형과 둘이 있어도 불편하지 않았고 오히려 즐거웠다. 물론 김태형과 있는다고해서 엄청 편하기만한건 아니었다. 문득 그 얼굴을 빤히 보고 있으면 설레기도 하고 두근거리기도 하고. 가끔씩 그냥 지나치듯 툭툭 던지는 말에 설레하며 밤잠을 설친 날이 하루이틀이 아니다. 뭐 그냥 짝사랑하는 여자의 흔한 증상은 열심히 다 겪고 있다. " 근데 왜 이렇게 빨리 왔어? " " 이 오빠가 좀 부지런하잖아. " 그리고 김태형은 '오빠' 라는 단어에 굉장히 집착했다. 사실 나는 빠른년생이어서 실제 나이보다 한 살 많은 23살로 살아왔다. 근데 김태형이 어쩌다 내가 빠른년생이라는 것을 알게되었고 그 후로 자꾸 슬쩍 오빠라는 호칭을 강조하며 내게 어른스러운척을 하는것이다. 지는 12월의 마지막 쯤에 태어났으면서. 생일로 따지자면 김태형이랑 나랑 한달차이도 나지않는다. 김태형이 며칠만 늦었어도 나와 같은 처지였을텐데 자기는 아니라고 내게 오빠인척하는 모습에 나는 괜한 오기가 생겼다. 그래서 김태형이 그럴 때면 나는 그냥 무시를 한다. 모른척, 못들은척하거나 혹은 퉁명스럽게 대답한다. 물론 그래도 김태형은 끄덕없다. " 또 그런다. 너나 나나 거기서 거기네요. " " 에이, 내가 너보다 밥을 몇 공기는 더 먹었을텐데 거기서 거기라니. " " 됐고, 나 커피 마실건데 너도 타줘? " " 아니. 나 커피 안 마시잖아. " " 그러면? 아이스티 타줄까? " " 아니 뭐.. 나도 그거나 한번 만들어주던지. " 커피도 아이스티도 아니고, 그게 뭔지 내가 어떻게 알겠어. 그래서 바쁘게 움직이던 내 손이 멈추고 얼빠진 목소리로 되물었다. 그러자 김태형은 머쩍은 듯 괜히 신발코로 바닥을 차며 말을 이어갔다. " 전에 그 고딩.. 만들어준거 있잖아, 그거. " " 어..? 아, 키위주스? " " 응응. 그거. 나도 뭐 그거나 해주던지. " 무심한척 내뱉은 말에 입가에 살며시 피어오르는 웃음을 감추려고 애썼다. 태연하게 굴면서 질투하는 모습이 꽤나 귀여웠다. 오빠인척 해도 귀여운건 어쩔 수가 없다. 김태형은 내게 그랬다. 아이러니하게도 거의 모든 커피를 다 만들줄 아는 것 같은 김태형은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 늘 만들어 놓고는 다 나에게 주길래 커피를 못 마시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그랬더니 그런다. 마실줄은 아는데 좋아하지 않는다고. 아메리카노 한잔 딱 마시면서 카페에 앉아 분위기 잡으면 참 멋있을거 같은데 그런 모습을 도통 볼 수가 없었다. 대신 김태형은 늘 추가로 아이스티나 과일주스를 만들어 빨대로 쪽쪽 빨아먹었는데 뭐 그래도 멋있는게 함정이다. 김태형의 요구대로 키위주스를 만들어 그에게 가져다주었다. 내가 그에게로 걸어가기 시작하자 멀리서 분주하게 움직이던 김태형이 한걸음에 내게 달려왔다. 나는 그에게 키위주스를 건넸고 김태형은 빨대로 주스를 한번 들이키더니 얼굴에 웃음을 띠우고 맛있다며 좋아했다. 그런 김태형을 보며 나도 웃었고 문득 주위를 둘러보며 김태형에게 물었다. " 근데 지금 뭐하는거야? " 어쩐지 아침부터 가게가 시끄럽다 싶었다. 문은 열지도 않은채 가게 안이 꽤나 난장판이었다. 바닥에 뭐가 많이 널려있는게 짐이라도 옮기는가 싶었는데 아니나다를까 평소에는 굳게 닫혀있던 문이 열려있었다. 그리고 제법 시원한 카페임에도 불구하고 김태형의 얼굴은 빨갛게 상기된 채로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었다. " 아, 여기 직원들 휴게실 만드려고. " " 진짜? 여기 원래 뭐하는 곳인데? " " 원래 사장님 나오면 놀다가 쉬는 곳. 가끔은 주무시고. " " 근데 사장님 공간을 마음대로 해도 괜찮아? " " 사장님한테 이미 다 말했지. 상관없대. " " 정말? " " 응, 사장님이 나 예뻐한다고 그랬잖아. " 김태형은 뿌듯한듯 웃으며 마시던 주스를 내려놓고 다시 짐을 나르기 시작했다. 나도 그냥 보고만 있을수는 없어 들고 있던 쟁반을 가져다 놓고 같이 청소를 시작하려고하니 그런 나를 발견한 김태형이 나를 말린다. " 에이- 너는 안해도 돼. 그냥 나가서 일해. 아니다. 지금 손님도 없으니까 좀 쉬고있어. " " 괜찮아. 나 청소 잘해. " " 너보다 내가 더 잘해. 나 맨날 청소만 하잖아. 그게 다 청소를 기가 막히게 잘해서 그런거야. " " 직원들 휴게실이라며. 그럼 나도 사용하게 될텐데 도와야지. " " 됐어. 진짜 안 도와줘도돼. " 김태형은 단호하게 말하며 내 어깨에 두 손을 올려 나를 떠밀어 의자에 앉혔다. 뭐라고 더 말하며 일어나려다가 단호한 그의 표정에 결국 알겠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 여기 내가 제일 많이 쓸거야. 커피도 만들고 영화도 보고 졸리면 잠도 자고. " " 그래그래. " " 그니까 내가 할게. 너 이제 좀 있으면 일도 해야하는데 힘들잖아. " " ... " " 그리고 앞으로 나랑 있을 때는 힘든거 안해도돼. " " ... " " ..내가 다 할테니까. 넌 하지마. " 김태형이 다시 몸을 돌리며 나지막하게 말하는 마지막 말을 나는 분명히 들었다. 스쳐가듯 말해 까딱 잘못 했으면 못 들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똑똑히 들었다. 그래서 웃음이 났다. 김태형처럼 내 얼굴도 빨갛게 달아올랐고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 말은 김태형이 나를 위해준다는 것이었고 나를 생각해준다는 것을 의미했다. 아무튼 짝사랑이 죄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 설레는지.. 별거 아닌 말에도 나는 설렘이 턱끝까지 차올라 숨이 막혀왔다. 그의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에 나는 어쩔 줄을 몰랐다. 그저 김태형이 내 심장소리를 듣고 돌아볼까봐, 그러다가 달아오른 내 두 볼을 보게 될까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김태형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 어서오세요. " 짤랑하고 울리는 종소리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문 앞에는 낯익은 얼굴이 나를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왠지 반가운 마음이 들어 웃음이 새어나왔고 나에게 건네는 인사에 보답하기 위해서 작게 고개를 꾸벅하여 목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전정국의 얼굴이 시무룩해지더니 약간 터덜터덜한 걸음으로 내게 걸어왔다. " 안녕하세요. " " 네, 안녕은 하는데요. 누나 너무 야박한거 아니에요? " " ..네? " " 내가 반가워서 손 흔들었는데 같이 해주는게 그렇게 어려워요? 말도 편하게 해달랬는데 안녕하세요가 뭐예요. " " ... " " 내 이름은 기억해요? " 그건 그랬지.. 하는 마음에 풀이 죽어있었는데 내가 대답할 수 있는 얘기가 나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기억력이 아무리 안 좋아도 이건 기억난다. 뿌듯한 마음에 오른손까지 번쩍 들고 자신있게 말했다. " 아니, 이름 알아요! " " ... " " 전정국, 맞죠? " 자신있게 큰 목소리로 대답했건만 전정국의 환한 웃음과 박수 정도를 예상했던 내 짐작과는 달리 돌아오는건 얼이 나간 전정국의 얼굴이었다. 설마 아닌가? 아닌데.. 확실히 맞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여전히 넋이 나가있는 전정국의 얼굴만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자 전정국의 입에서 작은 탄성이 터져나오며 드디어 정신을 차린것 같았다. " 반칙이다 진짜. " " 네? 뭐가요? " " 누나 진짜 너무 귀여운거 아니에요? " " 에? " " 손 들고 말하는게 어딨어요. 완전 씹덕이다 진짜. " 씹덕이니 존귀니 핵귀엽다느니 나를 향해 듣기만 해도 낯부끄러운 말들을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전정국 때문에 나는 그를 바라보고 있던 시선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전정국이 내게 한 말들에 심장이 또 뛴다. 내가 연애를 못해서 그런건지, 내 심장이 진짜 고장이라도 난건지 아주 지멋대로다. 어떻게 고딩한테까지 이러니. " 누나 때문에 진짜 미치겠네요. " " ..됐고, 뭐 마실거에요? 키위주스? " " 누나가 추천해줘요. 그때 추천해준 키위주스 완전 짱이었어요. " " 아, 안돼요. 또 나 먹으라고 하나 두고 갈거죠. 미안해서 안돼요. " " 에? 아닌데. 나 돈 없어요 누나. 저 고딩이잖아요. 그땐 그냥 멋진척 해본건데. " 전정국의 말에 혼자 착각했다는 민망함이 밀려와 얼굴이 화끈거렸다. 전정국은 그런 나를 보고 웃더니 어서 추천해달라고 나를 재촉했다. 잘됐다 하는 마음에 화제를 돌리기 위해 메뉴를 들여다보았다. 빨리 추천해달라는 전정국의 재촉을 뒤로 하고 차분하게 메뉴를 고른 내가 다시 뒤를 돌았을 때 누군가 내 앞을 가로막았다. " 아메리카노. 아메리카노 마셔. " 언제 나타난 것인지 김태형이 내 앞을 가로막고 전정국에게 말했다. 정말 할 말만 하는 처음 들어보는 딱딱한 말투였다. 그런 김태형 때문에 조금 당황한 나를 두고 두 남자의 대화는 이어져갔다. " 형. 그래도 저 학생인데 커피 추천해주시는 거에요? " " 요즘 고딩들 커피 잘 마시던데. 여기 오는 다른 애들도 다 이거 마셔. " " ..그러지 말고 누나가 추- " " 오늘의 추천 메뉴는 이거야. 안 마실거면 말고. " 나를 떡하니 가로 막고 있는 김태형 뒤에서 고개를 빼기 위해 요리조리 몸을 움직였다. 그런데 그런 내 움직임을 느낀 것인지 고개를 살짝 돌리고 씁- 하는 소리를 낸 김태형 때문에 잠자코 움직임을 멈춰야했다. " 알았어요. 아메리카노 한잔 주세요. " 주문이 들어왔기에 반사적으로 주문을 넣고 돈을 받기 위해 다시 몸을 움직이려는데 김태형이 아예 몸을 돌리고 나를 바라보며 짐짓 단호하게 말했다. " 계산 내가 할게. 너는 가서 만들어. " " ..어? 원래 계산 내가.. " " 얼른. " 생각보다 더 단호한 김태형 목소리에 결국 한번 대들어 보지도 못하고 꼬리를 내려 커피를 만들기 시작했다. 힐끗 옆을 쳐다보니 김태형은 정말 기계적으로 돈을 받았고 돈을 낸 전정국은 지루한듯 핸드폰만 들여다보았다. 삭막한 분위기에 나마저 어색해지는것 같아 완성한 커피를 들고 애써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 주문하신 아메리카노 한잔 나왔습니다! " " 고마워요 누나. " 커피를 받아 들은 전정국이 조심스럽게 커피를 마셨다. 뭐가 그렇게 불만인지 김태형은 아직도 퉁명스러웠고 나는 전정국의 평가를 궁금해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커피를 마신 전정국은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 으- 쓰다. 진짜 써요 누나. " " 아 그렇겠다. 쓰긴 좀 쓰죠. " " 누나는 아메리카노 좋아해요? " " 응. 쓴데 아메리카노는 그게 매력이어서요. " " 완전 애네 애야. 커피도 못 마시고. " 갑자기 끼어드는 김태형의 목소리에 전정국과 내 시선이 한 순간에 김태형에게로 박혔다. 그러자 김태형은 능청스럽게 어깨를 으쓱이며 말을 이어나갔다. " 아직 커피 맛도 모르는게 그냥 애기구만. " " 그럼 너도 애기야? 너도 커피 못 마시잖아. " " 나는 못 마시는게 아니고 안 마시는거야. " " 치, 그게 그거지. " 김태형에게 고정했던 시선을 돌려 다시 전정국을 보니 옆에서 김태형이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랑곳하지 않고 전정국에게 많이 쓰냐고 묻자 어느새 내 손을 잡아당긴 전정국이 손에 아메리카노를 쥐어주었다. " 쓰긴 쓰네요. 처음이라 그런가. " " 그래? 미안해요. 내가 생각을 하고 만들었어야하는데.. " " 아니에요. 이거는 누나 마셔요. 누나 줄게요. " " 에? 아니, 괜찮아요. " " 누나 아메리카노 좋아한다면서요. 진짜 맛있는데 나한테는 아직 키위주스가 더 맞는거 같아요. " " ... " " 이거는 조금 더 연습하고. 그런 다음에 다시 만들어달라고 할게요. " 전정국의 말에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먹기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강요를 할 순 없었다. 김태형의 말을 무시하고 키위주스를 만들어줬어야하나 하는 내 미안함이 읽힌 건지 전정국은 내게 연신 괜찮다고 말했다. 그 덕분에 기분이 나아진 내 얼굴이 풀어지자 전정국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 다행이다. 나 진짜 괜찮으니까 미안해하지 마요. " " 응응. 알았어요. " " 나 이제 갈게요. 다음에 또 봐요 누나. " " 응. 잘가요. " " 응. 빨리 가. 고3이 이렇게 놀면 어떡하니. " 옆에서 짓궂게 걸어오는 김태형의 말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전정국은 어느새 문 앞까지 걸어가 내게 손을 흔들었다. 나도 그를 따라 손을 흔들자 전정국은 큰 목소리로 내게 외쳤다. " 누나! 다음에 보면 꼭 말 놔요! 나도 다음부터는 말 편하게 할거에요! " 선전포고 아닌 선전포고를 한 전정국은 그 말을 끝으로 가게를 빠져나갔다. 어느새 큰 목소리에 놀라 얼빠진 내 곁으로 다가온 김태형이 투덜대며 입을 삐죽거렸다. " 고딩이 말을 놓긴 왜 놔. 아직 완전 애기더구만. " " ... " " 널 몇 번이나 봤다고. 그치? " " 어? 어.. 응응. " 내게 물어오는 김태형에게 정신없이 대답을 해주고 무의식적으로 손에 들린 커피를 마시기 위해 입에 가져다대었다. 그러자 화들짝 놀란 김태형이 나를 저지하고 내 손에서 커피를 빼내어갔다. 밀려오는 황당함에 내가 뭐하냐고, 어서 다시 달라고 하자 김태형이 말했다. " 이게 진짜 겁도 없이. " " 뭐? " " 모르는 남자가 마신 커피, 아무렇지도 않게 따라 들고 마시려고? " " 아니 그게.. " " 됐고. 이건 압수야. 내가 마실래. " " 어? 너 커피 안 마신다며? " " 먹고싶을 땐 마셔. 지금은 먹고싶으니까 마실거야. " 김태형은 그렇게 말하고 커피를 쭉 들이키며 아까 정리하던 휴게실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단호했다가 그 다음에는 틱틱거리며 삐죽거리다가 이제는 홀연히 사라져버린다. 참 다양하게도 사람 당황시킨다고 생각하며 나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렇게 휴게실로 들어가서는 뭘 하는지 도통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김태형에 나는 결국 손님이 없는 틈을 타서 휴게실로 향했다. 문에 귀를 붙이고 뭐 하는지 소리를 들으려는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아니나다를까, 김태형이 테이블 위에 엎드려 있었다. 미동도 없이 조용한게 또 깊은 잠에 빠진것 같았다. 어떻게 이렇게 느긋하게 잠이 들 수 있는지 신기하여 그 앞에 다가가 쪼그려 앉았다. 또 깨버리면 어떡하나 걱정은 되었지만 두 눈이 꼭 감겨 깊이 잠든 것 같아 그냥 김태형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어떻게 얼굴이 찌그러져도 잘생길 수가 있지. 나는 오징어인데. 괜히 입술을 삐죽대며 툴툴대면서 그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았다.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 손가락을 김태형의 얼굴에 가져다대었다. 그리고는 그 콧날을 따라 천천히 손가락을 쓸어내렸다. 문득 잠시 가출했던 정신이 돌아와 내 행동에 놀랐지만 딱히 손가락을 치울 마음은 없었다. 그냥 그렇게, 김태형의 콧날을 따라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미끄럽게 내려가던 손가락은 내 다음 시선이 멈춘 곳에서 같이 멈춰야했다. 앙 다물어진 채로 살짝 올라가있는 김태형의 입술에 나는 계속 이어서 손가락을 움직일수도 그렇다고 시선을 뗄 수도 없었다. 바보같이 나는 그 상태로 멈춰진 채로 한참을 있었다. 한참을 그러고 있었으니 팔이 저려올만도 한데 아무 것도 느끼지도 못했다. 마치 지금 이 순간의 시간이 멈춰진 것처럼 나도 그렇게 멈춰있었다. " 자꾸 그럴래? " 멈춘 것처럼 느껴지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건 갑자기 김태형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김태형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내 귓가에 울렸고 나는 그 덕에 잠시 놓았던 이성의 끈을 다시 붙잡았다. 김태형은 천천히 눈을 떴고 내 두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내게 물었다. " 너 자꾸 나 자는데 쳐다보고 그럴거야? " 딱 정곡을 찔렸다. 하긴 눈을 뜨고 보이는 상황이 이런데 얼마나 당황스럽겠어. 누가 봐도 내가 훔쳐보다가 걸린 상황인데. 게다가 전에도 그랬던 적이 있으니 나는 상습범이다. 김태형의 말에 지금 내 모습이 뻘쭘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김태형의 입술 근처에 멍청하게 멈춰있는 손가락을 치우며 자리에서 일어나려고했다. 그런데 김태형이 슬그머니 뒤로 빠져나오던 내 손을 붙잡았다. 내 손을 잡고 당겨 김태형은 다시 나를 자리에 앉혔다. 그 덕분에 나는 다시 그 앞에 쪼그려앉게 되었는데 김태형의 당기는 힘이 생각보다 강했기 때문에 김태형의 얼굴과 내 얼굴 사이의 간격이 아까보다 훨씬 더 가까워졌다. 바로 눈 앞에 있는 김태형에 놀라서 내 두 눈이 커졌고 그런 나를 보면서 김태형은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 니가 자꾸 이러니까 " " ... " " 내가 떨려서 잠을 못 자겠잖아. " 김태형은 그렇게 말하고 다른 손을 뻗어 내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는다. 그리고 아까보다 더 올라가는 입꼬리에, 다시 나타난 아이같은 웃음에 나는 그대로 얼어버려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그저 넋을 잃고 내 앞에 김태형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그를 바라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니가 그냥 툭하고 아무렇지 않게 던진 말에, 무심하지만 또 다정하게 내게 하는 행동에 나는 설레어 아무 것도 못한다는 것을 너는 알까. 니 생각에 두근거려 밤잠을 설치다가 간신히 잠이 들어도 니가 내 꿈 속에 나타나 꿈에서조차 나를 설레게 한다는 것을 김태형 너는 알고있을까. 현재 연애의 온도 : 40℃ 태꿍입니다:) 나를 설레게 하는 남자... 김태형ㅠㅠㅠㅠㅠ(쥬금) 오늘 글 좀 별로죠... 다듬고 더 다듬고 해야하는데 주말에 꼭 와야할거 같아서 무리했더니 별로인 느낌ㅠㅠㅠㅠㅠㅠㅠ죄송해요ㅜㅜㅜㅠㅠㅠㅠㅠ 이제 내일이면 또 새로운 주가 시작되네요! 아쉬운 주말 밤 즐겁게 보내시고 돌아오는 일주일도 화이팅해서 잘 견디시길 바랄게요!! 항상 감사합니다♡ :^D [ 암호닉 ] 까만색 / 여기봐전정꾸 / 소금 / 까까 / 탷 / 통통 / 태에태 / 토마토마 / 꾸꾹이 / 전국정국 / 침침쓰 / 핫초코 / 초딩입맛 / 그렇게 / 태태뿡뿡 / 모카 / 비비빅 / 누텔라 / 슙끼슙끼 / 한탄 / 꾸꾸 / 망고 / 꿀비 / 모카 / 센빠이안녕 / 반딥 / 틸다 / 포뇨 / 백설기 / 돈까스 / 디즈니 / 달걀8 / 도담 / 소문의김태형 / 단미 / 스키니 / 부쨩뿌쨩 / 햇님 / ☆요다☆ / 마름달 / 꾸루곰 / 눈부신 / 츄파춥스 / 잼잼 / 원 / 민트 / 꾹블리 / 알라 / 민빠답없 / 민슈가 / 연꽃 / 알바생 / 미융 / 젤리 / 윤기모찌 / 봄비 / 정수정 / 태태한 침침이 / 히동 / 라리아 / 아쿠아리움 / 태븅 / 김태태 / 치카치카 / 샴푸 / 소녀 / 마끼 / 정글곰 / 포세이돈 / 아이스티 / 태태라떼 / 꽃반지 / 유채 / 명탐정코코 / 쭈꾸미 / 됼됼 / (태태) / 쀼쀼 / 토토 / 흑장미☆ / 꼬잉꼬잉 / 콩콩이 / goodbye summer / 비타민 / 미소 / 은하수 / 산들코랄 / 김치만두 / 콜라 / 핑슙 / 와다 / 숲 / 침침쓰 / 쀼꾸뺨 / 호빗 / 새우튀김 / 짝짝 / 뀨뀨 / 밍뿌 / ♡태태♡ / 호이윤기 / 연이 / 짐솔 / 꿍야 / 8ㅅ8 / 음향 / 잉여 / 꽃차 / 트롤리 / 김태형 / 버누 / 귤 / 열아홉 / 설레임과자 / 설날 / 윤기야 나랑 살자 / 안티 / 영국 / 론 / 요맘때 / 사설 / 정구기쿠키 / 아이스초코 / 스무살의봄 / 븅븅딱딱 / 둥이 / 슙슙 / 외로운쿠키 / 공중전화 / 김태태 일로와 / 새온 / 랩모네이드 / 내태형 / 망고 / 꾸꾸기 / 민빠답없 / 찍먹파 / 사용안함 / 준회 / 홉부인 / 하늘하늘해 / 현지 / 사과맛오렌지 / 사랑입니다 / 아가야 / 이현 / 요를레히 / 탱탱 / 천상여자 / 낭낭하게 / 윤아얌 / 김까닥 / 라 현 / 전장꾸 / 더럽 / 자몽 / 그냥돼지 / 핑퐁 / 융융융털 / 채영 / 하울 / 펜잘규 / 히라 / 감귤 / 탄뚱탄뚱 / 들러 / 복숭아 / 루비 / 현복 / 푸랑푸 / 윤기워더 / 꺄룰 / 윤기나는윤기 / 딘시 / 쵸니 / 태형아♡ / 김태훙 / 주지스님 / 기린 / 슙두비 / 아카시아 / 너를 위해 / 허니버터잼 / 설레면딸기우유 / 햇살 / 선배님 / 슙슙 / 빠밤 / 설렘쿵 / 집순이 / 망고맹고 / Real V / 카라멜 / 전루살이 / 슈나무 / 망구 / 카페모카 / 눈웃음 / 닥구 / 밤잠 / 김뷔 / 뀨쯉쯉뀨 / 연금술사 / 슙슙 / 레몬녹차 / 나침반 / 파파 / 니나노 / 슈끄 / 정희망 / 코코팜 / 뚱이 / 계피 / 쎄라비 / 코끼리열차 / 프리 / 꿀떡맛탕 / 김데일리 / 찌지지직 / 태태이즈뭔들 / 바떼 / 망고빙수 / 야끙 / 뽀삐 / 세젤예세젤귀 / 음모 / 짱구 / 택배전쟁 / 삥꾸 / 쿨밤 / 뷔글 / 당긴윤기 / 햇살 / 슙 / 요다 / 메르츠 / 알매V / 돈까스 / 예원 / 꿍잉 / 사라다 / 리베♡ / 쿠키 / 9495 / 됴종이 / 0326 / 1600 / 레몬 / 막둥이 / 달달한설탕 / 내윤기야 / 낑투더깡 / 부끄럼 / 뀨류뀨뀨 / 라코 / 0618 / 코코볼 / 꾹이 / 콩콩 / 차녜 / 윤기쑤쑤 / 그린티 / 핑쿠핑쿠 / 침침맘 / 무지개 / 덕쿠빠 / 윤기융털 / 태친 / 폭탄초코 / 졸사 / 셜록 / 눈을감자 / 린월 / 뽀로로 / 1013 / 라온이솔 / 나키 / 끼야아 / 하리보 / 폭염주의보 / 옒 / 식빵 / 가란 / 융융 / 꽃보리 / 박력꾹 / 인사이드아웃 / 헬로키티 / 바람에날려 / 더콩 / 옥수수수염차 / 영감 / 자몽퍼퓸 / 이얏호 / 슙듑 / 수련 / 녹차라떼 / 우린운명이야김태형 / 루이비 / 7358 / 자라 / 1290 / 냐냐 / 반지 / 헤일로 / 화원의 낭자 / 햇살 / 퍼플 / 상상 / 연애학개론 / 지민이와함께라면 / 태형아 / 구리짱짱 / 봄 / 갈매기끼룩 / 자몽 / 슬요미 / 퓨어 / 다굠 / 짜끄리 / 감자깡 / 우리둘이둘리 / 민윤기 코딱지 / 곰씨 / 배꾸 / 집순이 / 0808 / 창문너머할매 / 꾹토끼 / 찡찡이 / 꽃님 / 슈웁슙 / 유로파 / 나사용법 / 마을버스 / 세균맨 / 뷔러먹을 / 공격 / 뚜루루☆ / 밤비 (신청은 받지 않아요!!)
이런 글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