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암호닉♥
011
쀼잉뀨잉
칰칰
이 곳에서 진득한 피냄새가 난다.
숨을 짧게 내쉬며 겨우겨우 살아있는 듯한 그의 입가에 메말라붙은 핏자국이 선명했다.
울어서 부어버린 눈가
빨간 코끝
공포에 질린 눈동자
너는 아름답다
네가 어떤 모습을 하더라도
그 어떤 모습이더라도
나는 너를 사랑해줄 수 있어.
내가 너를 본 것은 교복을 입은채로 학교를 가고 있었을 때였다.
당시 출근을 하고 있었던 나는
이어폰을 꽂은채 창가에 기대어 자고 있는 그 모습을 보고서
회사 갈 생각은 하지도 않고
무작정 네 등교길을 쫓았고
어디 학교에 다니는지 무슨 반인지, 제일 친한 친구는 누구인지
그리고 그가 어느 대형 소속사 연습생이라는 것도 알아냈다.
나는 그 소속사 팬카페에 가입해
연습생 소개란에 적혀있는 네 글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보았고
네 글과 네 사진이 올라와있는 게시글에 하나씩 댓글을 남기며
한번씩 네가 내 댓글에 답글을 달아줄때마다
나는 꼭 너한테 있어서 특별한 사람이 된것 마냥
마약을 한 것처럼 들뜬 기분에 사로잡혀 잠도 자지 못했다.
너는 곧 데뷔했다.
티비 화면에 네 얼굴이 비칠때마다 팬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처음에는 열 몇명밖에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수백명 수천명씩 너를 쫓아다녔고
너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나날이 눈부시게 빛이 났다.
나와 멀어지는 너
수 천명인 사람들 속에서 희미해져 가는 나
차라리 네가 실패했으면.
사고라도 나서 불구가 되어버렸으면.
네가 불행져서 울었으면.
그러면 나 혼자 너를 사랑해줄 수 있는데
울고있는 네 곁으로 가 껴안아 줄 수 있는데
네가 어떤 모습이던지
나는 널 사랑해줄 수 있는데.
"살려주세요..제발..제발.."
덜덜 떨면서 너는 무릎을 꿇은채 나에게 빌어댄다.
[나는 너를 죽일 생각 같은 건 없어]
그렇게 말하는 내 말이 들리지 않는 모양인지
그저 고개를 땅에 박은채
살려달라는 말만 할 수 있는 인형처럼
너는 중얼거리며 울었다.
아저씨 제발,
너는 울음을 터트린다.
왜 울고 있는 거야,
이해가 되지 않아서 그에게 되물어봤지만
돌아오는 건
겁에 질린 네 눈동자 뿐.
혐오에 가득찬 숨소리 뿐.
"..사..살려주세요..제..제발..제발.."
이런 상황을 동문서답이라고 하나보다.
너는 계속 살려달라는 말만 반복하며 나에게 빌고 있을 뿐이다.
나는 널 죽일 생각이 없다니까 그러네
그에게 짧게 말하며 마지막 인사라도 하듯이
핏자국이 엉켜붙은 네 입가에 입을 작게 맞췄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너.
항상 웃으면서 성공하고 있는 너.
하찮은 나 따위는 모른채 스포트라이트에 감싸져 살고 있는 너.
나는 의자에 올라섰다.
팽팽히 묶여있는 줄은 끊어질 염려없이 탄탄했다.
주저앉은채로 나를 올려다보는 네가 보인다.
나는 웃으며 목에 줄을 걸었다.
나를 영원히 기억하게 만들어줄께.
경수야.
툭,
의자를 걷어찼다.
나를 잊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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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소설은 쓰니의 가치관과 매우 관련 없습니다
나능 그런 사람 아니어유 ㅠㅠ 아니아니유
이런 내용이었던 웹툰 보고 급 당겨서 써보는거.
혹시 이거 보고 쿠크 박살난 독자 있으면 사과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