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 Em high!!!(Ver.표지훈) "고맙다 이민혁. 앞으로 네 영원한 농노가 될게.. 크흑. 태일이한테도 안부 전해ㅈ…" 끊겼다. 이런 쉣. 풋내기 고등학생을 마치고 어엿한 (예비) 대학생, 그저 웃고 넘겼던 문제들이 막상 나이가 들면 가벼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몇 년 전부터, 등록금. 등록금 인상. 등록금 대출. 등록금으로 인한 대학생 자살. 등등의 정보를 수없이 쏟아내었던 언론이지만 관심 두지 않았다. 난 고등학생 (또는 초등학생 중학생) 이었고 집안이 좀 딸리더라도 비상한 머리가 받쳐주었으니까. 소년가장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은 공부만 잘 하면 집안이 어렵든 장애인이든 성공할 수 있다는 소재가 주를 이뤘다. "김모양은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집을 나가 할머니, 2명의 동생들과 함께 어려운 생활을 하는 가운데서도 열심히 공부를 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그런 고로 장학금을 받아 꽁짜로 명문대에 입학…" 매일 모자라는 밥을 먹으면서도 부모님께서 입에 붙이고 다니던 말씀을. "공부만 잘 하면 뭐든지 된다. 공부나 해라." 공부만 했는데, 현실은 나에게 왜 이런 걸까. "망할…." 가난할 거면 엠창 가난하던가. 왜 어중간하게 가난해서. 부를 기준으로 나눈다면 중하위권에 속하는 우리 집은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이 안 되었다. 고로 빡세게 공부해서 전교 일등=학교의 레전드가 되어야 가능한 등록금 지원은 포기했다. 꽤나 등록금이 싼 쪽인 S대를 노리려고 했다. 그런데.. 음.. 수능 때 완두콩 한 알만 더 먹었어도. 나는 왜 이런가. 이 질문만으로 좁은 원룸의 밤을 꼬박 지샜다. 그렇게 하루 하루 보내다 보니 입금일이 벌써 D-34. 그런 고로 난 지금 친하게 지내던 이민혁에게 연락을 하고 공중전화 부스 유리벽에 이마를 기대어 머리를 식히는 중이다. 미치겠다. 한 시간 시간이 아깝지만 딱히 할 일도 없거니와 전단지 구하는 알바는 내 경쟁자들이 다 쓸어간 지금 유일하게 안정된 직장은 갈 시간이 4분 남은 경보 피자집밖에 없었다. 느릿히, 발걸음을 옮겼다. 쉐트. 추워 죽겠는데 비까지 내린다. * "표지훈 3분 지각이요. 얼레? 표지훈이 아니라 표걸레넼." 김유권, 나보단 한 살 많고 돈까지 많은 주제에 지가 뭐라고 대학을 휴학했다. 이 알바를 하는 것도 나와 목적의 순수성(?) 부터 다르다. 지는 그냥 나이트 가서 광란의 밤을 즐기기 위한 비용이고 나는 순수한 학업을 위한 돈벌이다. 근데 지금 나보단 이 새끼 팔자가 나은 듯 하다. 아… 김유권으로 살고 싶다. 그러려면 저 새끼가 일단 죽어야 되겠지. 원피스로 도배된 카운터를 한번 째려주곤 탈의실로 갔다. 들어가자마자 루피가 날 반기는 진풍경. 오이에게 제발 탈의실만은 건드리지 말라고 항의해야지. 유일한 혼자 있는 공간인데. 떡진 것처럼 젖은 머리를 탈탈 털고 카리스마 있게 거울을 한번 째려봤다. 허리에 양 손을 올리고 턱을 탁 치켜올렸다. 표지훈 그냥 등록금 벌이 그만두고 연예인이나 할래? 라고 누가 말해주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로 나, 잘생겼다. 멋있다. 간지난다. 우리 엄마아빠한테서 이런 얼굴이 나오다니. 인간은 신기한 동물이야. 오이가 피자를 들고 있는 괴상한 앞치마를 입고 다시 나왔다. 주방에서 피자를 열심히 굽고 있는 오이 (박경, 29세.)의 턱에서 땀이 뚝… 그게 화덕에서 갓 나온 피자에 도달… 저건 핵 폐기물 수준으로 오염되었다. 박경은 아무렇지도 않게 내게 그 피자를 건네 주었고 난 "열심히 할게요." 한마디만을 남기고서 그걸 기다리며 각자 셀카를 찍는 여고생들에게 가져다줘야 했다. 내가 이로써 23번째 살인을 하는구나.. 그건 사실 먹으면 3시간 내에 구토, 설사, 실신 중 하나를 하게 되는 독극물이야. 자책감을 줄이기 위해 입모양으로 끊임없이 변명을 중얼거렸다. 김유권이 표걸레가 비 맞고 오더니 정신병까지 걸렸다며 떠들어 댔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계속해서 들어오는 오이 노폐물 소스를 첨가한 피자 서빙 요구 크리 (=살인요구크리)에 정신이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졌다. 지져쓰. "어? 표지훈데스. 워썹. 여기서 알바 합네까?" 4개 국어 동시에 구사하지 마, 새꺄.. 이 새끼도 내가 인생 대신 살아주고 싶은 놈이다. 첫번째 이유는 레게 머리는 어떻게 감는지 궁금해서. 두번째 이유는 따뜻한 물로 씻어보고 싶어서. 세번째 이유는 인터넷과 티비를 고화질로 맘껏 즐기고 싶어서… 고, 이 놈을 위해 절대로 공부 따위 두번째로 잘하지 않을 거다. 2등이라는 거 1등과 몇백만 원 차이가 난다. 이민혁 같으면 "몇백만 원? 까짓거 얼마나 한다고. 이걸로 계산해" 하겠지만 난 그럴 여유도 없고. 요즘 뭔 일을 당해도 돈 타령으로 흘러가는 게, 돈 병이 들었나.. (장기려 박사님, 존경합디다.) 내가 알고 있는 다른 또라이들이 모인다면 난 미쳐버릴 것 같은 상황에 놓여 있었다. 노폐물 덩어리 박경. 원피스 덕후+사람 조롱하는 거 사랑하는 새디 김유권. 4개 국어에 능통하지만 제대로 된 건 아닌 우지호, 이들 셋에 둘러싸인 가녀린 영혼 표걸ㄹ.. 아니, 표지훈. 그래. 여기서 허세덩어리 이민혁만 오면 만점이야. 나이쓰야. 베리 굿이야. 엑설런트지. 아무래도 저 가까이 오는 익숙한 스펙을 보니 내 예상은 어떻게 보면 적중했다. 오늘 알바는 토껴야지. 이민혁이 곧 문을 열고 들어올 기세였다. 아, 망할..여기있어요
★뻘글★ 장편으로 이어가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제 손 상태를 보니;;; 흐미 무리수구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씁쓸하네요이명작들의사이에서살아남으려면;제가정말로글을잘써야되겠죠ㅠ흠ㅠ비비씨&블락비사랑한다ㅠ담편은..소재 고갈 현상이 일어나서 (아나1편인데이러고있슴ㅁ다) 똥글죄송하고좋은하루되세여 ^^!!! ㅊㅏㅁ고로 장편지망작입니다 (아니이건또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