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데 샤오쥔 생각하는 사람이 나뿐이겠냐고.. 그 얼굴에 성격까지 좋아서 같이 교환학생 온 중국 여자들 죄다 마음 속에 샤오쥔 하나 쯤은 품고 있을 듯 가끔 지나가다 여자랑 중국어로 얘기하면서 활짝 웃는 샤오쥔 보는데 그 때마다 누가 내 맘에 삽질하는 기분이겠지.. 속으로 나는 뭐가 저렇게 재밌나 하나도 못 알아듣겠네 생각함 하루는 열 받아서 동기인 황인준 불러서 술 마시고 있었음 남자 동기들 다 군대 갔는데 얜 중국인이니깐 당연히 안 가거든.. 중국인인데 계속 한국 살아서 걍 한국인 같긴 한데.. 암튼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요 헛헛한 마음에 계속 술 퍼먹고 있다가 샤오쥔한테 황인준 소개시켜준단 핑계로 술자리 불렀음 왠지 나 빼고 둘이 더 친해졌을 것 같지.. 중국어 듣기 평가 하러온 줄 알았잖아 나 한국에선 좀 먹히는 얼굴인데 중국은 아닌가보네.. 쩝 혼자 썸탄거 쪽팔려서 다른 의미로 내적 소리 지름 이제야 시험 공부로 하는 중국어 말고 진짜 회화에도 재미 들렸는데 샤오쥔한테 물어보기 좀 그래서 중국어 앞으로 안 알려줘도 된다고 거짓말 치고.. 대신 다른 친구랑 만나서 계속 공부했는데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카페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그 날 따라 샤오쥔이랑 딱 마주쳐버림 거짓말 친게 미안하니깐 내가 당황해서 아.. 혹시 저녁에 시간 돼?? 이래서 어쩌다 저녁 같이 먹게 됐을 듯 식당에서 아쥔 미안.. 이러면서 내가 샤오쥔 눈치 보고 있으면 샤오쥔 착해서 뭐가 미안하냐고 괜찮다고 함 근데 진짜 자기한테 물어봐도 되는데 이제 나 싫어진거냐고 장난치면서 분위기 풀어줄 듯 그러다 다시 예전처럼 돌아왔을 것 같다 당연히 밥 먹고 기숙사도 같이 돌아가고 씻고 뭐하고 하다보니깐 시간 금방 가서 이제 잘 준비 하려는데 갑자기 샤오쥔한테 페탐 옴 아 나 쌩얼인데.. 어쩔 수 없이 방에 불 끄고 전화 받음 -뭐야. 준희 얼굴 안 보여. -나 이제 자려고 불 껐어! -아 그래? 미안 내가 너무 늦게 걸었네 잘 ㅈ.. -아냐아냐. 왜 전화했어? 그러면서 밤새 통화하겠지.. 샤오쥔 그 날 후로는 음성통화로만 걸고 ㅋㅋ 맨날 새벽까지 전화하다 잘 듯 당연히 중국어 공부도 다시 샤오쥔이랑 같이 하고 난 샤오쥔이 한국에 있는 동안 여러군데 구경시켜주고 싶어서 같이 놀러 다니기도 했겠지 여튼 도서관 가면 필담 가끔 하잖아요 그 날도 밤까지 공부하다 샤오쥔 딱 봤는데 오늘 따라 더 잘생겼길래 종이 찢어서 长得真帅 (진짜 잘생겼다) 써서 보여주니깐 샤오쥔이 还是学习吧 (공부나 해) 이렇게 답함 ㅠㅋㅋㅋㅋ 말은 그렇게 해도 사실 샤오쥔 인준이랑 술 마실 때도 중국어로 내 얘기만 하고 있었고 솔직히 관심 없었으면 중국어 알려주겠다고 하지도 않았겠지 그것도 모르고 난 섭섭했겠지만 ㅋㅋ 그렇게 새벽에 기숙사 데려다 주면서 샤오쥔이 먼저 좋아한다고 말 할 듯.. 당연히 나도 좋아하니깐 둘이 사귀겠죠.. 자주 걷던 길인데 그 날은 손 꼭잡고 들어갈 것 같다.. 뭐 그렇게 학교도 기말까지 다 끝나고 종강했음 난 계절학기부턴 자취방 구해서 기숙사 나왔고 샤오쥔도 집에 갈 순 없으니 계속 기숙사에 있겠지 계절은 좀 널널하기도 하니깐 샤오쥔이랑 붙어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짐 자취방에 샤오쥔 자주 불러서 요리도 해주고 하루는 내가 친구들이랑 술 마신다고 늦게까지 술집에 있었는데 전화해서 자꾸 헛소리하니깐 샤오쥔이 데리러 왔으면.. 자취방 가는 길에도 나 왠지 계속 헛소리 할 것 같지.. 나 방까지 넣어주고 다음 날에 일찍 내 방 와서 휴대폰으로 한국에선 술 먹고 뭐로 해장하는 지 쳐 본 다음에 서툰 솜씨로 콩나물국 끓여줄 것 같다.. 나 완전 감동 받고 샤오쥔 더 좋아하게 될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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