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홍구/기구/홍권] 너만은 모르길 |
[쌍용/홍구/기구/홍권] 너만은 모르길 下 w.꾸르륵 1년이었다. 1년동안 정호는 자신이 그렇게도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져있어야만 했다. 구자철이 떠나는 날, 아무렇지 않은척, 담담한 척 잘 갔다오라며 말을 건넸던 홍정호가 그날 밤,나를 찾아와 아주 펑펑 울었다. 1년동안 그 사람 얼굴 못 볼 자신이 없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녀석도 어느정도 괜찮은것 같다. 가끔씩 그 사람에게서 걸려온 전화에 활짝 웃는 네 얼굴을 보면서 난 또 무너지지만, 그래도 괜찮다. 나는 네가 우는 모습보단 웃는 모습이 훨씬 보기 좋으니까 * "오늘이지?" "응." "‥좋겠다,임마?" "그럼- 당연히 좋지!" 바보처럼 실실거리는 녀석에게 괜시리 짜증이 나서 녀석의 뒷통수를 시원하게 후리려다가 말았다. 짜증나- 혹시나 네가 흠집이라도 날까봐 아까워서 손조차 못대는 나도 짜증나고, 여전히 나를 친구로만 대하고 있는 너도 짜증나고. 그냥 모든게 다 짜증이 난다. 녀석에겐 길었던, 그러나 나에겐 한없이 짧기만 했던 1년이 지나고 드디어 오늘, 녀석의 연인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이었다. 아까부터 녀석은 계속해서 실실거리며 웃기만 하고. 그 사람이 그렇게도 좋냐. "야,영권아." "뭐." "나, 그냥 확 자철이형이랑 결혼이라도 할까봐." 너의 말에 심장이 쿵 떨어졌다. 너는 정말 개새끼다. "…결혼은 무슨." "그렇겠지?아,근데 너무 좋아.1년동안 못해본 데이트 다 해버려야지!" 나는 정말이지, 너의 그 연인이 미치도록 부럽고 미치도록 밉다. * "…이건 정말 아닌것 같아." "..." "‥성용아, 다시 한번만 생각해봐,응?"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부류가 딱 두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양다리 걸치는 인간들이야. 내가 그런 쓰레기같은 부류가 되긴 싫어." "난 못보겠어..청용이도,그리고 정호도." "그럼 서로 숨긴채 계속 그 둘을 만나자고?그게 그 얘들한테나 우리한테나 모두 상처가 되는 일이란걸 왜 몰라." 화가 난 듯 미간을 찌푸리며 말하는 성용을 몇초간 응시하다가 또다시 우울해져서 고개를 푹 수그러뜨리는 자철이었다.그건 나도 알지만, 하지만‥이것 또한 인간이 저질러서는 안되는 일인거잖아. 처음 독일로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청용이 버리고 어딜 가느냐고 농담조로 건넨 내 말에 너는 싸웠다고 간단명료하게 답하였다.그 말 이후로 너는 절대로 이청용을 입에 담지 않았고, 나 또한 너에게서 청용이의 이야길 들으려하지 않았다. 나는 원체 네 앞에서 정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으니까, 무의식적으로 너나 나나 서로 '솔로'라는 생각을 했나보다. 이러면 안되는걸 알면서도 독일에 있는동안 믿고 의지할 사람이 너밖에 없어서‥ 처음에는 단순히 의지하는 마음 뿐이었다, 그런데 그 후로 그 단순한 감정이 점점 더 커지게 되면서 나한테 너는 이미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사람이 되어버렸고, 그만 너를 좋아하게 되어버렸다. 너또한 나와 마찬가지였고. 너랑 사귀는 청용이한테도, 그리고 내 하나뿐인 연인, 정호에게도 해서는 안될 일이란걸 알면서도 너랑 나는, 사랑해버렸다. 오늘, 이 사실을 너와 내 연인에게 말하려 한다. 딸랑-,상쾌한 종소리와 함께 카페로 들어오는 청용과 정호의 모습을 본 성용과 자철은 약간 굳은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지금 그들이 하려는 말이 얼마나 상처가 되려는지 그들 또한 잘 알기에 마냥 웃는 표정으로 그들을 반길 수는 없었다. "뭐야, 배웅도 마다하고 벌써 커피부터 마시자고 하냐." "그러게요-. 잘 다녀왔어요?" 정호의 물음에 둘 다 답을 하지 않았지만, 곧 성용이 커피를 한모금 마시고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청용, 그리고 홍정호. 할말이 있어." "뭔데요?" 자철은 이 순간 그냥 두 귀를 닫았으면 싶은 마음이었다. 세상 사람 모두에겐 떳떳히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지라도 이 둘에게만큼은 그럴 수 없는게 바로 자신과 성용의 사랑이었으니까. "‥우리 둘, 사귄다." 성용의 말은 청용과 정호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 둘은 한동안 침묵을 유지했다. 할 말도 없었을 뿐더러, 지금 그 말을 믿고 싶지도 않았기에. 먼저 입을 연것은 청용이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말 그대로. 나랑 구자철, 사귄다고." "…아직도 그 일때문에 그러는거야?" "그 일때문이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겠지.그런데- 사람 마음 어쩔 수 없는거더라." "‥하- 구자철, 지금..얘가 하고 있는 말 다 맞아?" 차마 소리내어 그렇다고 답할 수 없었던 자철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까지 너희 둘 얼굴을 보기엔 너무 두렵다. "형." 한동안 말이 없었던 정호가 자철을 불렀다. "…나를 버릴 정도로 성용이형이 좋아요?" 정호가 자철에게 항상 하는 말은 딱 두가지였다. 첫번째는 사랑한다, 이 말이었고 두번째는, 자신을 버리지 말아달란 말이었다.그럴때마다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였던 자철은 더욱더 죄스러운 마음에 입술을 꾹 깨물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성용과 시작할때 다 감수해야 했던 일들이었다. 마음을 굳게 먹어야만 했다. 얼마나 비정상적인것인줄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저는 이젠 기성용밖에 보이질 않았다. "응." 자철의 한마디에 정호는 결국 무너져내렸다. * 헤어졌단 소식은 들었다. 나란 녀석도 별 수 없는 녀석인지라, 그 소식을 듣자마자 기쁜 마음이 맨 먼저 들었다. 혹시라도 네가 나를 이제 친구가 아닌 다른 관계로 봐줄 수 있을까 싶어서. 그러나 지금은 그런 생각을 했던 날 죽이고 싶을 정도로 무너져버린 너를 보며 한없이 슬펐다. 매일밤 술로만 지새우는 너를 보고, 나는 미운 그 사람을 찾아가기까지 했다. 그리고 애원했다. 다시 홍정호에게 가면 안되냐고, 내가 이렇게까지 빈다고, 폐인이 된 저 녀석 얼굴을 도저히 볼수 없다고. 그러나 네 연인도 마음을 굳게 먹은건지, 안쓰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홍정호도 자신도 모두 고통스러워지기만 한다고. 사랑한다고 고백을 해버렸다. 술을 몇병이나 마신건지 모르겠지만 잠들어버린 너의 옆에서 널 사랑한다고 고백을 했다. 너는 듣지 못했겠지만, 그게 내 첫번째 고백이자 마지막 고백이었다. [여행 좀 하고 돌아온다 -홍] 달랑 쪽지 한장만 놔두고 떠나버린 널 원망하지 않는다. 그냥, 네가 보고싶을 뿐이다. * 3년 후 청용선배가 결혼을 한다. 조금 인맥이 있는 나 역시 청용선배의 축의금도 빵빵하게 넣은채로(그래봤자 10만원이지만)결혼식에 갔고, 거기서 오랜만에 네가 그렇게도 사랑했던 너의 연인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 사람은 웃고 있더라, 다른 사람 옆에서 행복하게. "결혼 축하한다!" "고맙다, 축의금은?" "새끼- 완전 많이 넣었거든!" "당연하지, 기성용 너도 많이 넣었지?집안도 좋은 녀석이 축의금은 쪼잔하게 넣었으면 진짜..사람이 아니다." "많이 넣었다,임마. 집 한 채 살 정도 되려나?" "오바한다." 너도 성용선배와 청용선배의 관계처럼 너의 전 연인과 하하호호 웃으며 다시 대화할 수 있니?아니, 일단은 넌 지금 어디에 있는거냐-. "어?둘이 커플링 맞췄냐?" "역시 눈치 하난 존나 빠르다니깐." "지난주에 부랴부랴 맞췄어.생각해보니까 커플링이 없더라고." 청용이 씨익- 개구지게 웃으며 자철에게 귀를 대보라며 손짓을 했고, 청용의 귓속말을 들은 자철은 무언가 삐진듯 성용을 노려보며 '이 나쁜 자식아!'라며 성용의 종아리를 걷어찼다.
"갑,갑자기 왜!" "이청용하고는 커플된지 3일만에 맞췄다며,이 식빵새끼가!" "아씨!!야!!이청용 그걸 왜 말해!!" "뭐,다 지난일인데." 너도, 이제 그만 돌아왔으면 좋겠는데. 자철과 성용,청용의 모습을 보고 씁쓸하게 웃으며 뒤를 돈 영권은 우뚝 멈춰섰다. "…잘 있었냐,김영권?" 여전하구나, 홍정호. Fin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본격 약빨고 쓴것도 아니고.ㅋㅋㅋㅋㅋ아 진짴ㅋㅋㅋ..소소한 변명을 하자면 이게 원래 장편인데 중편정도로 줄여버려서 이래요..ㅋㅋ그냥 킬링타임용으로 읽어주세요..
번외는 홍권이구요, 음..번외까지 있는 텍파는..1-2편에 댓글 달아주신 분들만 보내드려요ㅠㅠ양심있게 댓글 달았다고 해주시고, (조금 늦을 수도 있습니다!) 본편 텍파 받으실 분은 이멜주소 남겨주세요.
마지막으로 이런 똥글 남기고 가서 죄송합니다.
가서 기구 단편이나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