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들통났어! 오또카지? ( 부제 : 인간 정수기 ) “○○○ 또 뭐 끄적이고 있냐.” “팬픽이나 팬의 망상이나 팬픽션?” “지랄말고 좀 꺼져라. 누나 바쁘다.” “뭔데- 우리도 보여줭-” “보여줭-” “찡찡대지말고 넌 밥이나 사, 김종개야. 저번에 그냥 가버리고.” “네가 치마 입고 오면 사줌.” “네가 뭔데 ○○○한테 치마 입힘?” 나이스. 치마 얘기로 옆에서 거슬리던 김종개와 세후니가 떨어져나갔다. 그제야 그들이 못보게 품에 안고 있던 공책을 다시 책상에 펼쳐놓았다. 열심히 추리하며 끄적인 내용 치고는 허무맹랑한 얘기들 뿐이다. 「김준면 : 물?-첫 만남 때 손가락을 빨음 김종인 : 메이비 순간이동-갑자기 나타났다 김종대 : 천둥번개-화낼 때 천둥번개 쩔었음 김민석 : 결빙-개가 얼음 손이 차다…는 뱀파이언가 박찬열 : 아마도 불-찬‘열’이니까 열 관련ㅋㅋ 오세훈 : 바람-여학생들 치마가 위험하다 도경수 : 힘-po프린트물wer 변백현 : 빛-우리 배큥이 얼굴과 입술에서 빛이 나여….」 결국 이 글의 결론은 ‘꽃들은 초능력자’라는 것이다. 물론 증거는 하나도 없지만 이제껏 봐온 상황들을 끼워맞춰보면 딱 들어맞는 것이다. 지금 애매모호한 건 김준면, 김종인, 박찬열. 무슨 일이 일어나야 이 놈들 초능력이 뭔지 알아낼텐데. “야, 다음 체육 강당에서 한대. 옷 갈아입어라.” “아오!!” 그 놈의 체육은 귀찮게시리!! 악을 지르며 그 자리에서 교복 조끼를 벗어던졌다가, 나에게 한없이 보수적이 되는 꽃들, 경수의 손에 뒷덜미를 잡힌 채로 화장실로 끌려갔다. 와이셔츠도 아니고 조끼만 벗었는데. 췟. “으어- 덥다, 더워!” 역시 체육은 배드민턴이지! 제일 열심히 할거면서 왜 귀찮다고 난리치냐며 김조닌이 또라이라고 비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코웃음을 쳐줬다. 그 또라이한테 배드민턴으로 발린 놈이 누구지? 오센이 심심했던지 우리 반으로 오려는게 보였다. 안 돼! 교실에서 옷 갈아입을 건데! 최대 보수남이 오면 끝장이다. 어쩌지, 어쩌지 앓고 있는데 다행히 6반 민윤기가 손에 비누거품을 묻히고 세훈이와 악수를! “아, 시발! 민윤기!!” 나이스, 민윤기!! 악을 지르며 세훈이가 화장실에서 씻는 틈을 타, 교실에서 교복으로 갈아입으려고 했는데! “체육 했어?” “어어….” 젠장, 방해꾼이 나타났군! 오세훈이 미리 눈치채고 보낸 첩자인가? 는 개뿔. 안 그러게 생겨서는 문학책을 놓고 왔다며 나에게 빌려갔던 준면이었다. 잘 썼다며 센스있게 자유시간을 끼워주는 준면이에게 새삼 수줍게 웃어보이며 자유시간을 집어들었다. 앗싸, 마침 체육해서 단 게 땡겼…아, 물. “아, 목마르다.” “밑에서 물 안 마셨어?” “김종개랑 누가 더 빨리 올라오나 내기해서…아아, 내가 어리석었구나…!” 물론 그 폐해로 종개도 책상에 엎어져있다. 쯧쯧. 멍청하긴. 귀찮아도 내려가서 물을 떠마시면 될 것을. 혀를 차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는데, 준면이가 자기가 갔다오겠다며 일어났다. 나야 쌩큐 베뤼 머취지! 빨리 갔다오라며 뻔뻔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자, 못 말린다는 듯이 웃은 준면이가 내 머리를 쓰다듬고는 교실 밖으로 나갔다. 사실 조금 미안한 마음도 없지않아 있었다. 깨끗한 물이 나오는 정수기는 1층 교무실 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층 정수기는 애들이 손 씻고, 입 대고 마시고 별 짓거리를 다 해서 찝찝하단 말이지. 3층에서 1층까지 내려갔다 올 준면이 생각에 눈물지으려는데. “자. 마셔.” 네? 아직 1분도 채 안된것 같은뎁쇼? 당황했지만 준면이가 뛰어갔다와서 그런거라고 치부하려는데, 내 머릿속을 강타하는 생각. 여기서 잘만 써먹으면 김준면이 무슨 초능력인지 알 수 있어! 역시 난 천재야! 아낌없이 나를 칭찬하며 물을 원샷으로 드링킹했다. 컵이 작은 편이 아니었던지라 준면이가 그렇게 목이 말랐냐며 당황한게 보였다. 미안. 많이 깼니? “아, 시원하다- 근데 또 목마르네. 내려갔다와야겠…” “내가 또 갔다올게. 앉아있어.” “그래줄래? 땡큐땡큐!!” 걸려들었으-!! 역시 착한 준구는 아무 의심없이 해사하게 미소지으며 다시 컵을 손에 쥐었다. 어휴, 우리 빙구 준면이. 쪼꼼만 기다리라는 귀여운 말에, 나도 밝게 마주 웃어줬다. 뒷문으로 총총 사라지는 준면이의 뒤를 밟으려고 몸을 일으키는데. “○○○!! 결투를 신청한다!!” 저 ssipsae는 계속 쳐 잘것이지 왜 일어나고 난리야!! 벌떡 몸을 일으킨 김종개가 손가락을 치켜들고 소리를 질렀다. 김조닌과 경수는 지치지도 않냐는 듯이 한심한 눈빛으로 우리 둘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렇게 보지마! 난 지금 준면이 일로 바빠서 저딴 놈과 결투를 하지 않을 거라고! “다음 수업 끝까지 목마르다고 하는 사람이 박찬열 볼에 뽀뽀하고 오기!” “콜! 김종개 딴 말하기 없기!” 는 개뿔. 이미 준면이가 준 물을 마셨던터라 이긴게 뻔한 이 내기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김종대가 찬열이 볼에 뽀뽀하는 걸 보겠구나!! 종인이와 경수의 표정이 딱 봐도 ‘박찬열 불쌍해ㅠㅠ’하는 표정이었지만 상관없었다. 찬열아, 미안. 네가 좋아하는 내가 해줘야되는데…크크. “○○아, 여기 물.” “어, 아! 고마워!” 그럼 거의 종 칠 때가 됐으니 가보겠다는 준면이에게 손을 흔들어주며 속으로 울었다. 망할 종개 때문에 준면이 초능력이 뭔지 못 봤잖아! 개처럼 혀를 쭉 내밀고 헉헉대는 종대를 노려보며 준면이가 준 물을 들이켰다. 놀란 표정으로 삿대질을 하며 벌떡 일어나는 종개에게는 씨익 여유롭게 웃어주고. “물 먹지 말란 소리는 없었잖아?” 억지였지만 종개의 표정이 볼만 했으니 됐다. 자기도 마실거라며 나가려는데 다행히 수업 종이 치며 바로 담임이 들어왔다. 나이스. 역시 수업종 1분 대기조가 분명하다. 짜증을 내며 ‘김준면이 있었어야 됐어.’하는 종대의 혼잣말을 소머즈의 귀로 찾아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점심 먹고 아지트에서 다들 초토화 시켜야지. 준면이의 초능력을 밝히는 것을 시작으로 다 말해버릴 참이었다. 김종대의 말을 빌려보면 준면이는 물이라 이거지? 딱 걸렸으. “준면아!! 준면아!!” 점심을 먹고 이를 빡빡 닦았다. 남자화장실에서 나오며 여자화장실을 지나쳐가며 꽃들이 아직까지 닦냐고 물을 정도로 오래 박박 닦았다. 먼저 아지트에 올라가있던 꽃들과 오늘 제일 중요한 준면이! 오세훈이 없는 틈을 타, 치마를 걷어붙이고 계단을 날듯이 뛰어올랐다. 문을 열자마자 준면이를 찾아대는 나에게, 실망이라는 표정의 꽃들이 무섭게 달려들었다. “○○아, 왜 오자마자 준면이 찾아?” “애기, 나는 왜 안 찾아?” “김준구 너 ○○○이랑 뭔데.” “아, 기분 나빠.” “김준면이랑 사귐?” “씨발.” “말이 씨가 되니까 그딴 소리 말고 닥쳐라.” 잉잉 우는 표정의 백현이와 눈썹을 찌푸리며 자기는 왜 안 찾냐는 찬열이. 정색을 하고 준면이와 내 사이를 의심하는 세훈이와 대놓고 기분나쁘다는 경수. 험악한 표정으로 사귀냐 묻는 종대와 짧고 굵은 욕의 종인이와 심기불편해보이는 민석이까지. 각자 한 마디씩 하는 와중에 표정이 좋은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당황했다. 징징대며 익숙하게 내 허리를 안으려 다가오는 백현이의 뒷덜미를 잡아낸, 평소엔 온화한 찬열이도 좋아보이지 않았다. 그냥 이름 두 번 부른 것 뿐인데 다들 왜 저리 예민하게 구는지. 슬쩍 훑어보니 밝은 표정은 준면이 뿐이었다. 애써 애들을 무시하고 준면이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내가 너 때문에 이를 겁나 닦았다고! 설마 싶어서 준비해온 박하사탕도 먹고! “난 입 깨끗한데 넌 손 깨끗해?” “어?” 갑자기 무슨 소리냐는듯 준면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신종 작업 방법이냐며 잔뜩 투덜대는 꽃들을 무시하고 준면이의 손을 덥썩 잡아들었다. 흠칫 몸을 떠는 준면이와 뭐하는 거냐고 점점 언성이 높아지는 꽃들. “아, 그런거 아니니까 좀 닥쳐봐!!” 크게 소리를 지른 후에야 다들 조용해졌다. 새하얀 준면이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자유로웠던 준면이의 오른손이 내 볼을 다정하게 쓸어왔다. “너 무슨 고민있어?” …뭔가 상담해야될 것 같다. 내 표정이 그렇게 암울해보였나. 그런거 아니라며 고개를 저어보이자 다행이라며 밝게 웃는 준면이에게는 미안하지만 아직 당황시킬 일이 하나 더 남았다. 내 손보다도 예쁜 것 같은 하얀 손을 입가로 가져가, 손가락을 입에 물었다. “○, ○○아!” “앙아으아아아악!! 쟤 지금 뭐하는거야!!!!” “○○○ 너 빨리 그거 안 뱉어?!” “끼아악으앙어억!!” “김준구 걔 안 밀어내고 뭐하냐!!” “○○이 너 오빠한테 이른다!!” “○○아ㅠㅠㅠㅠ왜 그러는거야ㅠㅠㅠ하지마ㅠㅠㅠ!!” 눈이 커져서는 버벅대며 내 이름을 불러대는 준면이와 경악을 하는 찬열이. 준면이 손가락을 ‘그거’라고 칭하는 종인이와 고음을 내질러주시는 종대. 날 밀어내라는 세훈이와 유치하게 오빠한테 이른다는 경수, 거의 울 듯이 방방 뛰는 백현이. 시장통보다 더한 상황에, 고막이 찢어지는 줄 알았다. 그리고 그 속을 뚫고 내질러진 내 말은 단 한 단어 뿐이었다. “물-!!” 아까 닥치라고 하던 것보다 더 조용하다. 준면이는 무슨 메두사라도 본 마냥 석상처럼 굳어버렸다. 뒤에서 찍 소리도 안 하는 꽃들도 그럴 것 같았다. 갑자기 첫 만남 때가 생각났다. 초능력에 관한 말만 해도 경직되던 꽃들. 아침에 물을 못 마셨다며 손가락을 빨고 나타난 준면이에게 손가락에서 물이라도 나오냐며 혼자 웃어버린 나를 보며 꽃들은 놀라서 멀찍이 떨어졌었다. 순간이동을 해서 반 배정표를 보고 왔냐고 종인이에게 물었었고, 민석이랑 있을 때는 얼음 어는 소리가 자주 나며 저번엔 개가 얼었다. 종대가 큰 소리라도 치면 천둥번개가 울렸고, 세훈이가 손가락을 까딱거리거나 입으로 바람을 불면 여학생들 치마가 펄럭였다. 경수는 그 무거운 프린트물을 깃털 들듯이 했고, 찬열이는 새학기 초에 불어오던 꽃샘추위에도 얇은 옷을 입고 끄떡도 안 했다. 굳은 채로 멍한 준면이의 손가락을 살짝 이로 깨물자, 갈 곳을 잃었던 눈동자가 나를 응시해왔다. “물.” “…….” 입에 조금씩 고이는 물을 삼켜내며 준면이의 손가락을 빼냈다. 준비해온 향균 물티슈로 정성스럽게 손가락도 닦아주고. 아오, 치마 주머니 다 젖었겠네. “으- 다리야.” 5분 넘게 서서 이닦고 계단 뛰어오고 여기서 또 서있고. 사실 이건 별로 문제가 안 됐다. 워낙 튼튼한 내 다리니까. 준면이 손가락을 입에 물 때 괜히 나도 긴장해서 다리가 슬슬 떨렸던 거였다. 미션을 완료해내고 이제 힘이 풀리는 모양이었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애써 아닌척하며 태연한 표정으로 준면이의 무릎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다들 아직도 충격의 카오스에서 나오지 못한 터라, 내가 준면이 무릎에 앉아도 태클을 걸지 않았다. 시체마냥 밑으로 축 늘어진 준면이의 손을 감싸쥐고 꽃들을 둘러보며 씨익 웃었다. 이미 내가 각자 초능력이 뭔지 맞춘터라 혼란이 말이 아닐거였다. “나 다 알아. 너네 초능력자인거. 그 동안 숨기느라 힘들었지? 이젠 내 앞에선 맘껏 써도 돼.” 한껏 불쌍하다는 표정을 짓고 말했더니 꽃들이 긴장이 풀어졌는지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행동 잘 해라. 확 불어버릴테니까.” 마냥 착하면 내가 아니지^^! 표정이 ‘너 정말 싫다….’하는 꽃들을 비웃어주고 발랄하게 폴짝거리며 아지트를 나섰다. 아, 맞다. “순간이동! 가자, 교실!!” “저 시발.” 종인이를 가리키며 우렁차게 말하자, 험하게 욕을 하면서도 뒷머리를 긁적이며 군말없이 걸어온다. 쿠헤헤헬- 그니까 다들 나한테 잘 하란 말이야! 특히 김종대 오세훈 김종인! 나랑 같이 순간이동을 하려면 접촉이 필요한지, 종인이가 나에게 손을 뻗어왔다. 로맨틱하게 어깨라도 감싸안으려나 싶었더니 놈이 손에 쥔 건 내 머리카락. 에라이, 망할. 교실로 가기 전에, 자기 손과 날 번갈아보는 준면이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는 센스! 아, 다 밝히고 나니까 후련-하다! - - - - - 오랜만입니다! 오늘은 준면이...얘긴데... 흡...다른 멤버들과 달리 로맨틱한 씬이 거의 없네요ㅠㅠ 절대 준면이를 싫어하거나 그런게 아니에요ㅠㅠ 스토리상...이라고나 할까요... 사랑해요 김준면!! 당신없인 못 살아!! 네...오해 말아주시구요... 다음 편은 매직통이라는 주제입니다! 추석 전에 찾아뵐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아, 암호닉 정리했어요ㅠㅠ! 조금이지만 자주 오시는 분들이 더 특별하게 느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정리했습니다! ♥암호닉♥ 초콜렛 둉글둉글 사과 펑키첸 루느 슈밍 사랑합니다♥ 특별출연 민윤기군! 방탄소년단의 슈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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