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기 전 유의할 점!
주군의 태양을 소재로 한 팬픽입니다.
좀 다르게 쓰려고 노력은 할 거지만 의도치 않게 드라마와 비슷하게 전개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점은 그냥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현성] 주군의 태양 01
W. 나날
"으아아- 오랜만에 진짜 잘 잤다.. 어제 부탁을 많이 들어줘서 그런가, 아무도 안 찾아왔네."
"어, 형 깼어?"
"응.. 오늘 일 몇 시에 가?"
"지금 나가야 돼. 형 밥 차려놨으니까 밥 먹어."
"으응. 갔다와."
"아이 참, 잠 좀 깨고."
"어어.."
명수가 아씨, 바쁜데.. 하며 계속 침대에 앉아서 가만히 있는 성규에게 다가가 배를 쿡쿡 찔렀다.
"아아- 간지러워. 하지마."
"그러니까 빨리 깨서 밥 먹으라고. 나 간다!"
"어엉."
명수가 나가고나서도 한참을 가만히 앉아있던 성규가 이내 자신의 두 볼을 착착 때리고는 고개를 양 옆으로 저었다.
"깨야지. 깨야지."
하암- 하품을 한 성규가 옆구리를 긁으며 일어나 욕실로 들어갔다. 뽀득뽀득. 엄마야! 세수를 하고 나서 거울을 보려고 고개를 슥 들었는데 거울로 비치는 자신의 뒤에 서있는 귀신에 깜짝놀란 성규가 뒤를 돌아 세면대에 찰싹 붙었다. 그리고 손으로 세면대를 짚고 상체를 뒤로 살짝 뺐다.
"아..아저씨, 왜, 왜 또 오셨어요.. 어제 집에 가서 아내 분께 말씀 전해드렸잖아요.."
성규가 고개를 살짝 숙이고 물었다.
"네? 그게 사실이예요? ...그거 가르쳐 주시려고 오신거예요?"
성규의 표정이 밝아졌다. 부탁 들어줘서 고맙다고요? 에이- 서로 돕고 살아야죠. 하하하하하하. 그럼 안녕히 가세요. 손에 수건을 들고 꾸벅 배꼽인사를 한 성규가 아저씨가 사라지자 굽혔던 몸을 바로 해 수건으로 얼굴을 닦아 물기를 제거했다.
"한 번 가볼까?"
근데 가서 뭐라고 하지. 욕실에서 나와 밥상 앞에 앉아 밥을 먹으면서 갈까 말까 고민하고 있을 때, 성규에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형, 집이야?
"어, 명수야? 너 휴대폰은 어디다 두고?"
-안 그래도 그것때문에 전화했어. 미안한데 나 휴대폰 좀 가져다 주라.
"어디있는데?"
성규가 집 안을 둘러보며 물었다.
-거기, 거기. 어.. 내 방에 가보면 책상 옆에 서랍있잖아. 그 위에 있을거야 아마.
"응, 그래. 너 일하는 데로 가면 되지?
-어어. 빨리와!
"알았어."
전화를 끊고나서 명수의 휴대폰을 챙긴 성규가 옷을 갈아입고 모자를 뒤집어 쓴 채 집을 나섰다. 그러다 뭔가 생각난 성규가 박수를 짝 치며 아! 했다.
"명수가 일하는 곳이 로열이였지!"
성규가 베시시 웃으며 신난 발걸음을 재촉했다. 음으으음 흠흠- 작게 허밍하며 걸어가던 성규가 옆에서 느껴지는 기운에 옆을 돌아보니 역시 와플소년이 따라오고 있었다.
"귀신이라서 그런지 진짜 귀신같이 알아와서는 따라붙네. 뭐, 아무렴 어때. 가자."
성규가 눈을 접으며 웃었다. 어제와는 다르게 화창한 날씨에 기분이 좋았다. 빨리 가야지. 덩달아 와플소년도 씩 웃으며 따라갔다.
**
"명수야!"
"오, 형 땡큐!"
"나 와플 하나랑 딸기스무디 하나만 부탁해."
"응, 저기 가서 앉아있어."
명수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자리에 가 의자를 하나 슥 빼놓고 성규는 그 옆자리에 가서 앉았다.
"와플 시켰으니까 기다려."
의자에 앉아 눈을 반짝이고 있는 와플소년에게 성규가 작게 속삭였다. 와플소년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웃음을 흘렸다. 이렇게 보니까 되게 사람같네.. 성규가 턱을 괴고 와플소년을 쳐다보았다.
"형, 여기."
"너도 잠깐 쉬게? 그래도 되?"
"사장님은 형이 내 형인 거 아니까. 뭐, 괜찮아. 지금은 약간 여유가 있기도 하고."
"자- 와플나왔어. 넌 와플이 그렇게 좋아?"
"....형, 와플소년 따라왔어?"
명수가 찝찝한 표정으로 자신의 대각선 비어있는 자리를 보았다.
"응, 당연하지. 여기 올때 얘 안 따라온 적 없어."
"뭐? 진짜?"
"가끔 나 가고도 여기 남아있을 때도 있는데. 몰랐구나."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내가 보이는 것도 아니고.. 난 형이 가면 항상 같이 나간 줄 알았지.. 으으-"
명수가 몸을 살짝 떨더니 고개를 살랑살랑 젓고는 스무디를 한 입 빨아들였다.
"근데.. 여기 로얄사장님, 너 혹시 본 적 있어?"
"사장? 음, 이 때까지 한.. 세 번 정도?"
"여기서 일 한지 네 달이 넘었는데 세 번 밖에 못 봤어?"
"카페에 잘 안오시는 데다가 이 쪽 구역은 잘 안 지나 다니시나봐."
"그렇구나.."
"사장은 왜?"
"아니, 그냥. 나 갈게, 집에서 봐."
성규가 스무디가 든 컵을 들고 일어서 손을 흔들었다. 와플은? 음..그냥, 냅둬.
"뭐? 그럼 얘 형 안 따라가?"
"지금은 안 갈거라는데."
아씨- 명수가 앓는 소리를 내며 테이블에 고개를 묻었다.
**
"이 쪽은 잘 안다니는구나.. 엄마, 깜짝이야. 할아버지, 또 여기 계시네요. 음.. 저, 혹시 할아버지. 사장님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으힉- 가,갈게요.."
성규가 옷 매장을 지나가다가 벤치에 앉아있는 할아버지에 놀라 걸음을 멈추었다. 하지만 오늘도 역시 여전히 노려보시기만 하며 무서운 표정을 짓는 할아버지귀신에 성규가 쩝 입맛을 다시고는 다시 걸음을 옮기려고 앞을 보았다.
"어! 사장님이다!"
몇걸음 앞에서 로열백화점 사장이 몇몇 사람들과 지나가고 있었다.
"할아버지, 사장님이랑 저 만나게 하려고 무서운 표정지으면서 저 가게 만든거예요? 헤- ....으아, 알았어요. 죄송해요.. 그럼 저 갈게요."
고개를 끄덕여 허공에 인사한 성규가 냉큼 뛰어가 사장의 양복 소매를 확 낚아챘다.
"저기!"
갑자기 누군가에게 팔을 잡힌 우현이 걸음을 멈추었다. 순간 어제와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떠올라 섬칫한 우현이 고개를 빠르게 젓고는 옆을 돌아봤다. 근데 보이는 건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한 동글동글 머리통. 설마.
"저 기억하세요? 어제, 그.."
이런. 기억이 나고말고. 끔찍했는데.
"누구세요."
"저 알텐데. 어제 제가 막 이렇게 쓰다듬기도 하고 저랑 막 부딫히면서 머리랑 옷도 축축해지셨잖아요."
성규의 애매한 말을 듣고 우현의 옆에 서 있던 이실장과 몇몇 직원들이 눈을 크게 뜨고 얼굴에 물음표를 띄우며 우현을 쳐다보았다.
"사람 잘 못보신 것 같네요."
"아닌데, 맞는데. 저보고 장난치지 말랬잖아요. 저랑 접촉도 하셨으면서."
"접촉은 누가 접촉을 했다고 그럽니까? 일방적으로 그 쪽이 나 막 만졌..."
말을 하던 우현이 옆에서 느껴지는 시선에 입을 닫고 성규를 노려보다 경호원에게 한마디 하고는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이상한 사람이니까 꺼지게 하세요."
"사장님! 저 사장님 때문에 젖었었는데! 사장님도 저 때문에 젖었다고 그러셨잖아요!"
성규의 오해할 만한 말에 사람들이 경악을 하며 수군거렸고 우현이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 눈을 번뜩이며 입모양으로 말했다.
"꺼져."
인상을 팍 구기고 가는 우현의 뒤를 중엽이 따라붙으며 말했다.
"무슨..사입니까?"
"어제 집에 가다가 길에서 만난 정신나간 남자예요. 설마 이실장님도 이상한 생각 한거예요?"
"아, 아닙니다."
"가요."
걸음을 재촉하는 우현의 뒤로 성규가 소리지르는 게 들렸다.
"사장님! 제 말 좀 들어봐요! 사장니임!"
우현이 몸을 부르르 떨고는 한숨을 쉬었다. 내가 어쩌다 저런 걸 만나서, 무슨 말을 저렇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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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다보니 컴퓨터를 못할 것 같아서..
아직 집이라 한 편 더 업데이트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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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BONUS ↓
To.그대들 / From. 성규&우현 |
여러분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전 귀신과 함께..보내겠죠..? 엉엉. 사장님한테 가볼까? -성규 추석인데 재수 옴붙기 전에 떨쳐낼 건 떨쳐내야겠어. 사장님 하며 자꾸 달라붙는데 동글동글 갈색 머리통 너, 꺼져. - 우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