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피코] 윗집 남자 "새로 이사 오셨나봐요" 내 주둥아리는 둥글게 말려 올라가서 내려올생각을 안한다. 예쁘게생겼네 거참. 자신의 체구보다 더 큰 박스를 품에 안고 있는 남자는 엘리베이터 벽에 기대서서 날 이상한 사람을 보듯 눈길한번 주고 무심하게 버튼을 누른다. 대답은 없지만 경계하는 고양이같은 눈을 하고 날 아래위로 훓어보는 눈이 귀엽다. 이리보고 저리봐도 내스타일. 머리는 왁스로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탈색한 거하며 팔둑엔 타투까지. 게다가 와이셔츠 단추는 두개나 풀러져 있다. 이게무슨 신에 장난이란말인가. 존나 시발 섹시다. 요즘 같이 추웠다 더웠다를 반복하는 날씨엔 불량 식품이 더 땡기는 법이다 이층을 지날때쯤엔 에츄! 하는 소릴내며 기침을하는데 귀여워서 웃음이 나올뻔. 끝까지 말한마디없는 남자의 융통성에 민망해서 머리를 긁적이다 누른 층은 어딘가 하고 슬쩍 봤다. 8층에 빨간색 불빛이 번쩍번쩍... 8층이면 윗집사네. 예스! 하나님 감사해요!! 바로 남자의 뒤에서 팔만 뻗어 칠층을 눌렀다. 그리고 절로 지어지는 뿌듯한 미소. "우리 이웃사촌이네요" "... ... ... " "자주 보겠네? 전공책 있는거 보니까 대학생인가봐요? " "... ... ... " "난 아직 고딩인데...학교 늦게가죠? " 그쪽 존나 시끄러운데, 입 좀 다물어 줄래요. 분홍빛이 감도는 통통한 입술이 이제야 열린다고 생각했는데, 나오는 말이라고는 차갑기 차가워서 소름이 돋았다. 와...욕하면서 존댓말했어.. 솔직히말하면 존나 섹시해서 소름 돋았다. 어떻게 가면 갈 수록 이렇게 내 취향이지? 입만 허벌레 벌리고서 그남자만 쳐다본 것 같다. 박스위에 얹혀져있는 전공책엔 '우지호' 라고 대문짝 만하게 써있었다. 지호..지호..우지호.. 이름마저 입에 찰삭 달라 붙으니 이건 완전 데스티니, 운명이다. 그 사이 50초도 채안되서 육층에 다달았다. 오늘따라 왜이리 시간은 빨리 가는건지 모르겠다. 박스를 한번 고쳐 들고 층수가 올라가기만을 기다리는 우지호. 띵동-하는 경쾌한 소리와함께 엘리베이터 문은 열렸다. "내 전화번호 박스에다 붙여놨어요! 우리친하게 지냅시다! " 우지호의 야한 얼굴. 끝끝내 무표정이다가 눈썹이 살짝 찌푸려진다. 그런데 닫히는 문사이로 난 봤다. 박스 옆면에 붙여진 전화번호가 어딨는지 찾고있는 걸. ♥단편인데 다음편까지 쓸 예정이에용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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