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산소
오늘 민석오빠와 사귄지 2년 째 되는 날이야. 바쁜 스케줄때문에 만나기도 쉽지않을 뿐더러 인기 아이돌인 엑소의 멤버가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면 엄청 떠들석 하겠지. 그래서 기념일을 잘 챙기지 않아 이번에도 간단히 전화통화를 하면서 보내려 했었지. 근데 이상해. 전화는 커녕 문자도 없고 아무런 연락이 없어. 분명 오늘 스케줄도 없을텐데… 아침 일찍부터 연습하느라 바빠서 그렇겠지. 그런거겠지. 하며 카톡을 보내놨어.
1 오빠 오늘 우리 2주년이야
1 진짜 오래 사겼다 우리ㅋㅋㅋ
1 앞으로도 쭉 사랑할게
1 연습 끝나면 연락줘!
그리고 언제 확인할지 몰라 몇번이나 대화방을 들어갔다 나왔다만 반복했어. 어 방금 1 없어졌다. 잠시 쉬는시간인가? 뭐라고 답장이 올지 괜히 심장이 두근거려서 대화방을 나와서 답장을 기다리는데 1분 2분… 5분… 10분이 지나도 답장이 안와. 확인만 하고 지금 너무 바빠서 그런건가보다. 하고 그냥 넘어가려다 혹시 몰라 전화를 걸어봤어. 익숙한 통화연결음이 흘러나오고 애매한 타이밍에 전화가 뚝 끊겨버렸어. 마치 상대방이 일부러 거절을 누른듯이. 멍한 기분에 핸드폰만 계속 쳐다보고 있는데 카톡!카톡! 하는 알람음과 함께 노란 팝업창이 화면에 떴어. 민석오빠일까 입가에 미소가 번져 확인하니 단짝친구 경아더라구. 나와 민석오빠 사이를 알고있는 유일한 친구인데 오늘이 2주년이란걸 알고있었나봐. 특별한 날을 혼자 보낼 내가 안쓰럽다며 같이 놀자며 나를 불러내는 경아야. 압구정에서 만나 배고프다는 나를 위해 뭘 먹을까 같이 고민하며 걸어가는데 멀리서 익숙한 뒷모습이 보이더라.
"ㅇㅇ아… 저거 민석오빠 아니야?"
"어… 오늘 스케줄 없어서 잠깐 놀러나왔나보다."
"오빠랑 연락은 했어?"
"연락? 어, 어 그럼. 당연하지."
연습하느라 바쁜게 아니였구나. 순식간에 밀려오는 서운함에 집에 돌아가고 싶었지만 경아가 눈치 챌까봐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면서 민석오빠와 반대방향으로 빨리 벗어났어. 그 날 밤 경아와 헤어진 뒤 집으로 돌아가서 컴퓨터를 켜서 최근에 오빠가 출연했던 토크쇼를 찾아봤어.
"민석씨는 여자친구 없어요?"
"아… 저 사실 여자친구 있어요."
"네? 있다구요? 이거 깜짝 발언인데요?!"
"바로바로 사랑하는 저희 팬 여러분들이죠~"
"에이~ 그게 뭐에요~"
방송이니까 어쩔 수 없이 저런 대답을 한 것에 대해 물론 이해를 하지만 오늘이 다 가도록 문자한통 없는 민석오빠에게 단단히 삐친 나야. 신경질적으로 컴퓨터 전원을 꺼버린 채 씻지도 않고 침대에 누워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어. 자고 일어나면 늦어서 미안하다며 사랑한다고 연락이 와있겠지. 그럴거야. 꿈 속에서는 연예인이 아닌 평범한 민석오빠와 그 동안 못했던 데이트를 실컷할 수 있었어. 그리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핸드폰에서 민석오빠의 흔적은 절대 찾아볼 수 없었지.
***
그 후로 부터 일주일이 지났어. 그 동안 오빠와 주고 받은 연락은 고작 카톡 몇개가 전부야. 바쁘냐는 나의 물음에 그렇다는 대답. 촬영 힘내라는 응원에 알겠다며 고맙다는 반응. 항상 같은 내용을 주고 받았지만 내가 상처받을까봐 단답은 절대 하지않았던 민석오빠였거든? 여기서 느꼈지. 아, 오빠가 나한테 질렸구나. 나는 얼마 안되는 대화를 쭉 읽어보다 오빠한테 전화를 걸었어. 내 맘과 달리 통화연결음은 너무 신나더라. 오빠가 지금 바쁜건지, 일부러 안받는건지. 쉽게 연결 되지 않는 전화에 나도 오기가 생겨 받을 때까지 전화를 걸었어. 다섯번의 시도 끝에 결국 전화를 받더라구?
- 왜 전화했어. 나 바빠.
"잠깐만 얘기 좀 해."
- 급한거 아니면 나중에 해. 끊는다.
미처 내가 말을 하기도 전에 끊어버린 전화에 상실감을 느껴 헛웃음만 자꾸 흘러나왔어. 다시 전화를 걸려다가 차라리 얼굴을 마주하고 얘기하는게 낫다고 생각해 겉옷을 챙겨들었어. 안그래도 쌀쌀해진 날씨에 해가 지고 한밤중이 되자 가을이라고 하기엔 너무 춥더라. 감기에 걸렸는지 자꾸만 콧물이 나와 훌쩍거리면서 민석오빠를 만나러 숙소로 향했어.
- 왜 또 전화했어. 나 바쁘다니까?
"나 지금 숙소 앞이야. 나와."
- 뭐? 너 정신 나갔어? 이 시간에 여기가 어디라고 와.
"빨리. 나 추워."
- 후… 근처 카페에 가서 기다리고 있어.
이렇게 어둡고 추운데 숙소근처에는 팬들이 여럿 몰려있더라? 주위를 어슬렁 거리는 날 째려보는데 어찌나 무섭던지. 나랑 민석오빠가 사귄다는걸 알면 내 머리채를 잡고 난리가 났었겠지? 떳떳하지 못하다는 생각에 조금 우울해졌어. 코를 훌쩍거리며 일단 몸을 좀 녹이려고 오빠 말대로 근처 카페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어. 얼마 지나지않고 지퍼를 끝까지 올린 져지로 입을 가리고 모자를 푹 눌러쓴채 카페로 들어온 남자가 주위를 두리번 거렸어. 딱 보고 알았지. 민석오빠구나. 오빠도 나를 발견했는지 바로 내 앞으로 와서 앉더라.
"여긴 왜 온거야."
"오빠. 아직도 나 사랑해?"
"뭐?"
"말해줘."
"하… 겨우 그딴게 듣고싶어서 여기 까지 온거야?"
"응. 그니까 말해줘."
"지금 나랑 장난해?"
"…오빠."
"또 왜."
"우리 헤어질까?"
"…뭐라고…?"
"오빠 권태기온거 알아. 안그래도 힘든데 권태기 극복할 만큼 나 강하지않아."
"진심이야?"
"응."
마주앉은 우리 사이에 잠시 정적이 흘렀어. 그러다 결국 민석오빠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대로 우린 헤어졌어. 2년이란 시간이 결코 짧지 않은데 이렇게 마침표를 찍으니 굉장히 허무 하더라.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아서 나도 좀 놀랐는데 아무렇지 않은게 아니라 아무렇지 않은척이였나봐. 민석오빠가 나간 뒤 나도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돌아왔는데 현관에서 신발을 벗고 바로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걸터 앉으니 이상하게 그 때부터 자꾸 눈물이 떨어졌어. 아무리 닦아도 자꾸만 눈물이 나와서 그냥 엉엉 울어버렸어.
***
민석오빠와 헤어진지 한달 째. 헤어지고 몇일 동안은 굉장히 힘들었어. 티비만 틀면 나오는 오빠의 모습에 울기도 많이 울었거든. 내가 헤어진걸 알고 경아가 바로 달려와서 위로해줬지만 쉽게 잊을 수가 없더라. 점점 그 슬픔에 익숙해질때 쯤 인터넷을 하다가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하고있는 민석오빠의 이름에 나도 모르게 클릭하고 말았어.
[단독] EXO 시우민, 의문의 여자와 심야 데이트?
이, 이게 뭐야? 깜짝 놀라 기사를 클릭해보니 사진엔 한달 전 내가 이별을 통보했던 바로 그 카페안에 나와 민석오빠가 마주앉아 있었어. 그 땐 몰랐는데 아마 파파라치가 붙었었던 모양이야. 하지만 이제 오빠랑은 남남인데… 괜히 나때문에 큰일이 벌어진거 같아 머릿속이 전부 새하얘졌어. 기사 밑의 댓글들은 안봐도 가관이였고, 이미 퍼질대로 퍼져 난리가 나있었어. 손이 덜덜 떨려서 어찌할 줄 모르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울렸어. 확인해 보니 경아의 전화였고 받자마자 괜찮냐며 내 안부를 물어오는 경아때문에 울음이 터져버렸어. 경아야 나 어떡해? 어떡해야돼?
- 민석오빠한텐 아직 아무연락 없어?
"응…"
- 일단 좀 쉬어. 이따가 너네 집으로 갈게.
"알았어…"
눈물 범벅이 된 얼굴을 닦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들을 확인했어. 시우민 실망이네, 저거 시우민오빠 아니에요, 저 여자는 도대체 뭐야… 차마 계속 읽을 수가 없어서 그냥 컴퓨터를 꺼버렸어. 불안감에 애꿎은 손톱만 깨물고 있는데 누군가 우리집 문을 쿵쿵 두드렸어. 난 경아가 온 줄 알고 바로 문을 열었는데 현관문 너머로 보인 사람은 그토록 보고싶었던 민석오빠였어.
"잘 지냈어?"
"어. 당연하지."
"그래? 난 잘 못지냈는데."
"…기사 봤어. 미안해."
"뭐가 미안한데?"
"나 때문에…"
"나, 그 날 이후로 계속 생각해봤는데 말이야."
"……"
"너랑 못 헤어질거같아."
"뭐…?"
"여기 오기전에 다 말하고 왔어. 사귀는사이 맞다고."
"오빠 미쳤어? 제정신이야?"
"응. 미쳤나봐. 너한테 단단히 미쳤나봐."
"오빠…"
"미안해."
"……"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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