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d my hand prol. "김탄소!8번방으로 들어가.얼른,손님들 기다리시니까." 마담의 칠판을 긁는듯한 갈라지는 목소리가 가게에 울려퍼졌다.그말에 얼굴에 분칠을 하던 언니들이 수다를 떠는것을 조용히 엿듣던 난 몸을 일으켜 마담이 지시한대로 8번 방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흰색 옷입었네." "흰둥이야?" 이 가게에서의 흰색 옷차림은 아직 2차를 나가지 않은 아가씨를 뜻한다.직설적으로 말하면 순결한 몸이라는 거다.흐릿한 죽은 생선 같은 눈알을 굴려 위아래로 내 몸을 진득히 쳐다보는 눈빛이 역겹기 그지 없었다.조금 후면 그들 옆에 앉아 눈웃음을 치고 있을 나도. "이쁜이는 이름이 뭐야?" "오빠라고 불러봐" "딸같아서 그래" 역겹고 토기가 쏠렸다.생긋,웃는 낯을 유지하며 비싼 양주를 잔에 찰랑거리게 담아주자 남자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잔에 들은 양주를 꿀꺽하곤 단숨에 삼켰다.어느새 내 손엔 5만원 짜리 지폐가 가득 쥐어져있었다. 앞에 앉은 검고 붉은 옷을 입은 언니들은 옆에 있는 남자들에게 잔뜩 술을 먹여 취하게 해 살살 구슬려 돈을 더 뜯어내고 있었다.이것도 익숙해져서 아무렇지않게 앞에 앉은 언니들 마냥 내 옆에 앉아있는 남자를 부추기며 원샷을 외치는 나도,똑같이 이 풍경에 섞여서 추잡해 보였다. 마담에게 아무렇게나 돈을 던져주자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하던 마담은 역시 탄소야,라며 헤벌쭉 웃어보였다.처음왔을땐 불쌍한 것 이라며 부둥켜 안고 울어줬으면서,이제 돈 된다고 막 굴리는 마담도 똑같은 속물이다. 속이 답답해 가게문을 열고 나오는데 꽤나 큰 키의 남자의 가슴팍에 얼굴을 부딪혔다.아린 코를 매만지며 꾸벅 고개를 숙이고 문밖을 나서자 찬 공기가 콧속으로 스몄다.폐까지 얼 것 같다,고 생각하며 쪼그려 앉아 주변의 사람들을 구경했다.며칠 전 부터 계속 우리 가게 앞 으로 오는 조그만 도둑고양이,여기 뒷골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외도를 들켜 부인에게 뺨을 맞는 직장인,그리고 이 추운 날씨에도 야시시한 얇은 옷을 입은 다른 가게의 텐프로 언니들. 속옷이 보일 정도로 짧은 원피스에 노출된 다리가 추위에 달달 떨렸다.마담한테 담요 사달라고 한지가 언젠데,딱딱 부딪히는 이빨에 바람을 쐬는건 포기하고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마담과 얘기를 나누는 듯한 정장입은 남자의 뒷모습이 눈에 꽂혔다.평소라면 지나쳤을 그 평범하디 평범한 모습이 신기했던 이유는,항상 손님을 받을 땐 역겹다는 눈빛은 지우지 못해도 입꼬리는 찢어져라 올렸던 마담의 표정이 갈수록 눈에 띄게 굳어지고 매서워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느리게 연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