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그와트,호그와트,호기,호기,호그와트
[07. 예견 된 재앙]
w. 뿌존뿌존
"아, 제대로 좀 해봐!"
"야, 니가 이상한거라는 생각은 안해봤냐? 다 먹히는데 왜 너만 안 먹는데에!"
"니가 약을 잘못 만든거겠지!"
"참나, 그럼 얘랑 세봉이도 안 변해야할거아냐!"
"아니, 너 제조법 제대로 본거 맞아?"
"맞거든? 여기 읽어봐"
-변신술 약-
쥐꼬리 한 티스푼, 마녀의 눈물 한 방울
맨드레이크의 어린 잎사귀 한개, 완두콩 다섯 알
토끼의 부스럼
-약이 잘 들지 않는 경우-
*애니마구스일 경우
* 흰 토끼가 아닐 경우
*머글의 집에서 자란 완두콩일 경우
*마녀가 행복할 때 흘린 눈물일 경우
*쥐가 순혈 쥐가 아닐 경우
"자, 읽어봐! 어디가 잘 못됐는데?
흰 토끼고, 우리집에서 자란 완두콩이야. 쥐도 순혈 쥐고"
"엉? 그렇네? 그럼...다시 만들어 봐.."
"...후......알겠어"
4사람의 아지트 안에서,
승관과 지훈은 은 냄비를 사이에 두고 으르렁 거리며 싸우고 있었다.
당장 내일로 다가온 할로윈 파티라
코스프레를 위한 변신술 약을 만들어야 하는데,
승관에게만 그 약이 잘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짜증이 나기 시작한 지훈은 재료들을 던지다시피 냄비 안으로 때려넣었고
이 모든 일을 자초한 순영은 소파에 거꾸로 앉아 등받이에 머리를 대곤
한숨을 푹푹 쉬어대고 있었다
"자, 다시 만들었어. 다시 먹어봐"
"이번에도 안 되기만 해"
"아- 알겠다고-!"
승관은 지훈을 잠시 흘긴 후,
초록빛의 점도 높은 액체를 꿀꺽꿀꺽 집어 삼켰다
곧, 승관의 얼굴이 요동치더니 코 주위로 수염이 생겨났고
몸이 급격하게 줄어들며 어느새 승관은 귀여운 오소리로 변해버렸다.
"진짜, 망할 부승관"
변한 후에도 짜증이 난 지훈은 여전했지만 말이다.
+
어기적거리며 기숙사로 돌아온 승관.
내일로 다가온 할로윈 파티
그리고 승관의 머릿속에 계속해서 맴도는 건,
"찬이한테 물어봤냐?"
"아, 그 얘기 하지마 진짜. 속상해 죽겠어. 벌써 누구랑 하기로 했데"
"또? 아니 여자애들 왜 그렇게 빠르대?"
"그니까. 내년엔 아주 개학하자마자 물어볼거야"
"그럼 너 누구랑 파트너 할거야?"
"몰라- 그냥 오빠랑 하자고 할까봐"
"야, 그럼 그냥 얘랑 해라"
"누구, 얘? 부승관?"
"응"
"왜, 또 무슨 일인데"
"어.....그게...그, 그때 여자애들이 갑자기...어..파트너..하자고 해서"
"그때 그 애들?
"ㅇ......응..걔네"
"알겠어. 내가 또 도와줘야지 우리 승관이."
세봉이 자신의 수줍은 파트너 신청을 받아주던 마차 위에서의 그 날.
"아 진짜 미쳤어 미쳤어어!"
승관이 그와 명호의 2인실로 들어와 배게를 꼭 쥐곤 방방 뛰자,
자신의 침대에 심드렁하게 누워있던 명호가,
"야, 왜 그러냐- 미쳤어?"
"어어!! 나 미쳤어!! 으하핳 너무 좋아 진짜.."
함박웃음을 지으며 배게를 꼭 껴안곤 빙그르르 돌아 자신의 침대에 철푸덕 몸을 던지는 승관과
그리고 그런 승관을 한심하다는 듯이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명호.
"진짜, 부승관은 제정신이 아냐"
+
그렇게 어느새 할로윈 파티날의 아침이 밝았다.
4사람은 레번클로 기숙사의 출입문 앞에 옹기종기 모여 지훈이 아침 일찍 만든 변신술약을 꿀떡꿀떡 마셨고
곧 레번클로 기숙사 출입문 앞에는 금빛 털이 아름다운 암사자 한마리,
초록색의 뱀 한마리, 암사자의 등 위에 올라타있는 독수리 한마리.
그리고 어정쩡한 자세로 일어서 킁킁 거리는 오소리 한마리만이 남아있었다.
+
승철은, 지금 뱀파이어 분장을 하고 있었다.
허니듀크에서 사온 딸기 시럽을 온몸에 묻히곤 신이 나 방방 뛰며
"야, 이러면 세봉이가 완전 놀라겠지?"
"아마도"
눈 주위로 빨갛고 파랗게 할리퀸 분장을 한 정한이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야, 너 나 싫어하냐?"
"아니- 좋아해"
"근데 반응이 왜 그래"
"아침부터 여자애들한테 시달렸더니 힘들어서."
교회오빠 분장을 한 지수가 그런 정한에게 기도를 하며,
"아멘- 네 머리가 너무 아름다워서 그래.
이건 내 의견이 아니고 여자애들 의견이다. 알지?"
"하...........진짜"
정한은 한숨을 내 뱉으며 승철의 온 몸에 묻은 딸기시럽을 자신의 손수건으로 닦았다
"야! 지금 뭐하는거야아!"
"너 이제 몸에 개미꼬인다-"
"나 뱀파이어야. 분장이라구"
"에휴......"
승철은 그런 정한이 웃기다는 듯 낄낄 거리며 레번클로의 문을 활짝 열었다.
그리고 몇 초 후.
"아아아아아악!!!"
무언가를 보곤 놀라 뒤집어지는 승철이었다
+
어디선가 들리는 비명소리에
사자로 변한 세봉이 홱, 뒤를 돌았다.
(세봉이의 거친 움직임에 독수리로 변한 지훈은 놀라 퍼덕이며 날아가버렸다)
그리고 세봉이의 눈에 들어온것은, 두려움에 가득찬 승철.
세봉이는 자신이라 소리치고 있었지만,
입 밖으로 나오는 것은
"크우ㅏ와아아아ㅜㅏㅋ쿠오아-"
따위의 울음 소리였고
더욱 놀란 승철이 기숙사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세봉이는 풀이 죽어 바닥에 드러누워버렸다
드러누운 세봉에, 뱀으로 변한 순영이 깔려버렸고,
오소리로 변한 승관은 어쩔줄 몰라하며 세봉이의 얼굴을 앞 발로 툭툭 쳐댔다
뱀파이어로 분장해 세봉을 놀래키려던 승철의 계획이 산산조각 나는 순간이었다.
+
산산조각 난 승철의 계획에도 불구하고
할로윈 파티는 계속되었고,
어느새 파티는 중반을 달려, 가장 기대되는 순간인
'마법사 결투' 시간이 되었다.
(물론 이때 마법약의 효력이 풀려 4사람은 평범한 학생으로 변해있었다)
마이크를 잡은 석민이 외쳤다
"음, 안타깝네요. 레번클로의 로웨나 시퀸스 학생의 승리입니다!"
석민의 말에 한무리의 여학생들이 환호했고,
모두들 누가 다음 결투에 참여할지 잔뜩 감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때 석민이 외쳤다.
"세봉아!! 세봉 학생이 한번 참가해 보는건 어떤가요?
롱바텀교수님 시간에 두각을 드러냈다고 하던데...."
석민의 말에 승관은 안절부절했고
지훈은 고개를 끄덕였고
순영은 좋다는 듯 소리를 꽥꽥 질러댔다.
"좋아요- 그럼 세봉 학생 위로 올라와주세요!"
순영과 한솔 그리고 민규의 성화에 세봉이는 떠밀리듯이 스테이지 위로 올라갔고,
세봉이의 상대는 순영이 4사람의 아지트에서 뒷담화를 해댔던 슬리데린 남자아이였다.
그 아이가 스테이지 위로 올라오자 마자,
순영은,
"세봉이 화이팅!!!!!!!!!!"
이라며 목청이 터져라 응원을 해댔다
+
(여기서 부턴 지수의 시점입니다)
파티내내 작업을 걸어오는 여자애들 탓인지 심드렁해있던 승철이,
세봉이가 결투에 참가한다는 석민이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자리를 박차고 아이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망할 자식. 변한다면서?
"야, 지수야"
"응?"
"우리도 가서 구경하자.
최승철 말로만 듣던 그리핀도르 공주님 마법실력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잖아"
"그래 뭐. 다치지는 않겠지?"
"야, 설마"
괜히 찝찝해진 기분에 머리를 긁적거리며
신나서 방방 뛰는 정한의 뒷 꽁무니를 졸졸 따라갔다
아이들이 잔뜩 몰린 스테이지 위에는 살짝 경직된 표정의 세봉과
여유로운 표정으로 서있는 차가운 얼굴의 남자아이가 있었다.
왠지 안봐도 승패가 뻔히 보이는 경기에, 불안해져 옆에 서있던 그나마 차분해보이는 지훈을 툭툭 쳤다
"지훈아."
"예?"
"세봉이 위험한거 아냐?"
"에이- 선배가 뭘 모르셔서 그래요. 쟤 엄청 잘 싸워요.
방어주문도 많이 알고"
지훈이 날 보며 아직 한참 멀었다는 듯이 웃었다.
씨, 최씨 남매는 나한테 도움이 안되요.
괜히 풀이 죽어 머리를 탈탈 털자 들려오는 석민의 목소리,
"자, 그럼 결투 시작합니다. 두 선수 시작해주세요!"
석민의 말이 끝나자마자 앞으로 저벅저벅 걸어가는 세봉.
그리곤,
"스투페파이!"
(상대를 기절시키는 주문)
"살비오 헥시아! 스투페파이!"
(방어 주문)(기절 주문)
"프로테고! 옵스큐로"
(방어주문)(눈가리개를 만들어 끼우는 주문)
세봉이의 영리한 공격에 모두들 낄낄거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승철은 가만히 서서 경기를 관전하고 있었고
내 바로 뒤에선,
"야 좀 불안하다."
"너만 그래 지금. 야 좋아하는거 티내지좀 마.
세봉이 백프로 이긴다. 내기 할래?"
"너랑 내기 안해"
"치,"
이와중에도 투닥거리는 승관과 순영의 목소리
세봉이의 공격에 남자아이가 버둥거리며 눈가리개를 벗고선,
"으아아아!! 인센디오!"
(화염주문)
그러자 그의 지팡이 끝에서 뿜어져나오는 강력한 화염,
그리고 모두 놀라 고개를 숙이는 아이들
"아쿠아에룩토! 이거 위험한 친구네에!"
(다량의 물을 소환하는 주문)
세봉이 솜씨좋게 다량의 물을 소환해 불을 끄자
더욱 열이 받은 상대 아이가
"아라니아 엑서메이! 패트리피쿠스 토탈루스!"
(상대를 밀쳐내는 주문)(상대를 굳게 만드는 주문)
세봉을 밀쳐내곤 넘어져서 헤롱거리는 아이를 굳게 만들어버렸다.
웅성거리는 아이들
"야, 정한아"
"ㅇ..응?"
"원래 공격 마법 한번에 한번 밖에 못 쏘지 않아?"
"그니까. 야, 최승철 화났어"
"아 씨 망했어"
그리고 이내 스테이지로 뛰어올라가려는 승철,
"야, 승철아 자제해! 석민아 뭐해 쟤 안 막고오!!"
귓가에 들려오는 정한의 목소리.
혼란스러운 듯 오락가락 하는 석민,
그리고
"피니트! 퍼넌쿨루스"
(주문을 없애는 주문)(온몸에 종기가 나게 하는 주문)
이성을 잃고 스테이지 위로 올라가 세봉이에게 걸린 주문을 풀고
남자아이를 공격하는 승관.
겨우 정신이 돌아왔는지 가뿐 숨을 내뱉는 세봉.
그리고 그런 세봉을 안아 내리는 순영의 조심스러운 손길.
"야, 이석민 뭐해! 빨리 부승관 끌어 내려!"
"아 씨발 진짜!"
순식간에 개판이 된 결투장.
그리고 그 순간,
"세르펜소르티아..!"
(커다란 뱀을 소환하는 주문)
남자아이의 지팡이 끝에서 소환된 커다란 뱀 한마리.
"미친....."
"당장 그만 둬!"
급하게 뛰어 온 맥고나걸 교수님의 고함소리,
뱀에 물려 쓰러지는 승관.
그리고 이내,
귓가에 들리는 순영의 울음섞인 욕설들
그리고 승관을 물고 놓지 않는 뱀을 떼어내는....
응?
뱀의 언어를 사용하는 순영.
잠시만.
지금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듯 얼굴 가득 눈물 범벅이 되어
승관을 아래로 끌어내리는 순영.
그리고 차례차례 세봉이의 손, 승관의 손, 순영의 손을 붙잡는 지훈.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져버린 4사람.
그리고 갑자기 떠오른 기억.
"예언의 구슬이 4명의 사람이 모여 재앙을 일으킨다고 말했단다.
그리고 나랑 트릴로니 교수님은 그게 우리 아이들 중에 있을거라고 생각해.
각 기숙사 반장인 너희들이 학생들을 잘 관찰해주렴."
"씨발 이거 뭔데!!"
그리고 들리는 승철의 절규
멍해져있는 나와 정한이 혼란스러워 하는 그 짧은 순간.
분노를 억제하지 못한 승철이 남자아이에게 뛰어가 주먹을 날린 건.
어쩌면 예견된 운명이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