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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이재환] 지상에서, 너에게. pro | 인스티즈

 

따스한 햇볕이 헛헛한 공간을 채우주는 오후 3시, 아이는 내 무릎에 앉아 우유가 든 컵을 두 손으로 쥐고 홀짝 홀짝 마시더니, 하얀 입술을 만들고 허공을 바라봤다.

 

"이 한, 아빠가 멍하게 있으면 머리 커진다고 그랬는데? 우리 한이 머리 커지면 한이가 맨날 입는 곰돌이 티셔츠 못 입을텐데?"

"안냐아! 나 엄마 생각하구 있었단 말이야아"

 

밑에서 내려다보니 부루퉁한 입술이 꼭 아기새의 부리마냥 톡 튀어나와 하얀 입술을 닦아주는 척 하며 아이 입술을 잡아 당겼다. 아 왜 슬플 틈을 안 주는거야 아빠는. 아빠는 우리 한이가 슬픈 생각하는 거 싫어. 행복한 거  많잖아. 그런거 좀 생각하면 안돼, 아들?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성숙한 우리 아이는 자기가 슬퍼할 시간을 달라며 시위하듯 팔을 버둥거렸다. 그래도 인정 못해. 나는 우리 아들이 하루 온종일 행복하기만 했으면 한단 말이야.

 

"아빠, 아빠는 엄마 얼굴 기억나?"

 

기껏 놔줬더니 또또 엄마 얘기야. 아빠 기쁘게. 아빠는 하루에 엄마 생각 딱 3시간만 하기로 정해놨는데 아들 너가 그렇게 물어보면 그건 초과 수당이니까 계산에서 빼야지. 아들 고마워. 내 애인 생각할 시간 늘려줘서.

 

"응, 그럼 기억나지. 눈,코,입.턱선까지 완벽하게. 아직도 그려보라고 하면 눈 감고도 그릴 수 있는데?"

"피이.. 눈 감고 어떻게 그림을 그려."

"진짠데.. 보여줄까?"

"응!"

 

내 품에서 고개를 크게 끄덕이는 아이 옆으로 팔을 뻗어 테이블에 놓여진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를 집어들었다. 아이는 연신 나를 올려다보며 내가 눈을 감고 그림을 그리는 지 확인하는 듯, 아이의 머리카락이 가볍게 목울대를 스쳐지나갔다. 아들, 아빠 판박이야 역시. 눈으로 보기 전까지 못 믿는거. 크으.. 역시 유전자 어디 안 간다니까. 잘 만들었어 내 새끼.. 그래, 아빠 한다면 하는 사람이야. 봐, 눈 감고 다 그렸잖아.

 

"다 그렸다. 한이네 엄마."

"우와.. 쩌어기 텔레비전 위에 사진...보다 쪼꼼 못 생겼는데 똑같이 생겨써! 아빠 진짜 짱짱맨이야!"

"눈 감고 그려서 그래 눈 감고. 눈 뜨고 그리면 아들..아빠가 그림이랑 사진이랑 바꿔치기 해도 눈치 못 챘을걸?"

 

감았던 눈을 뜨고 아이의 뒤통수도 다시 앞을 향했는지 간질이던 머리칼이 사라졌다. 아이는 사진과 그림을 번갈아 쳐다보더니 솔직한 답변을 했다. 아들 나 상처 받았어, 어떻게 할거야. 보상해 이거. 크레파스를 들었던 손을 아이의 얼굴로 가져가 코를 잡아 당기니 아이는 코맹맹이 소리를 내며 내 무릎 위에서 콩콩 뛰었다. 벌이야. 아빠 마음에 상처 준 벌. 뭐 그래도, 초과수당으로 엄마 생각 할 수 있게 만들어줘서 여기서 그치는 줄 알아. 그거 아니었으면 아들 너 지금쯤 하루동안 뽀로로 시청 금지 당했을거야. 아빠가 장담해. 아이는 두 손 가득 내 손목을 붙잡고 잡힌 코를 떼어내려 애썼다. 하는 짓이 마냥 귀여워 결국 3초만에 손을 풀었지만, 그거 니가 뗀거 아냐 아들. 아빠가 져 준거야.

 

한가로운 공기가 늘어붙고, 느슨한 햇볕이 창문을 타고 슬금슬금 넘어오는, 나른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그런 오후였다.

 

여보, 오늘 한이가 당신을 그려달라는 부탁을 했었어. 그래서 오랜만에 크레파스를 들었는데. 세상에. 아무래도 나 그때 당신이 말했던 화가의 길로 들어섰어야 했나 봐. 우리 아기가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다면 빨리 그 길로 나갔을 걸. 아쉽다 그치, 화가가 됐으면 우리 한이가 좋아하는 뽀로로도 내가 먼저 그렸을 수도 있고, 라바도 아마 내가 그렸지 않았을까. 여보 웃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네. 어때, 거기는 있을만 해?

 

나는..

 

"한아 우리 엄마 보러 갈까?"

"응! 한이는 죠아, 엄마 보러 가는거!"

 

코가 살짝 붉어진 것도 모르고 기분이 풀려 헤실헤실 또 품안에서 콩콩 뛰는 아이를 잡아 끌어 내 품에 폭 담았다. 아이는 움직임을 잠시 멈추더니 내 말에 다시 부산스레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그럭저럭 잘 살아가고 있어. 이 지상에서. 당신이 남겨준 천사 덕분에 말이야. 거기는 다른 천사가 있겠지. 근데 좀 아쉽겠다. 우리 한이보다 더 나은 천사가 없을테니 말이야.. 그렇다고 외롭게 있으면 안돼. 그건 남편인 내가 용서 못 하거든. 조금 유치한 말이지만.. 우리 한이보다 더 나은 천사도 없겠지만.. 외롭지는 말아요. 주제 넘은 말인거 아는데, 내가 안보이는데서 당신이 외로우면 달래 줄 방법이 없잖아. 그러니까.. 나 마음 아프게 외롭지 말고, 웃으면서 있어요. 내가 지상낙원이라는 말을 붙여준 만큼. 조금은 행복하게 우리를 지켜봐줬으면 좋겠어. 조금. 아니 조금 많이 뒤에, 당신 안아주러 내가 갈테니까.

 

지상낙원에서, 조금만 기다려줘요. 내 사랑아.

 

/안녕하세요. 인사올립니다ㅎㅎㅎㅎ 어..음...

/잘 부탁드립니다

/^ㄴ^

/필명이 E.V.A는 헤븐에서 맨 첫번째 원식이 가사 Eden Vuela Amor 이 첫머리를 땄는데.. 글쎄 에바가 되었네요..하핳...그런 의도가 아니었는데..하..

/작 중 부자의 나이는 재환이 3n살, 한이는 6살입니다. 엄마는 한이가 3살에 지상낙원으로 날아가셨답니다.

/이 작품에서는 부자의 현재 일상을 다룰것 같습니다. (사실 어제 갑자기 생각난거라서...) 잠깐 잠깐 과거 이야기도 나올 것 같고, 한 회차의 구성은 일상과 재환이가 쓰는 편지로 마무리 될 것입니다.(이건 변치 않아요^ㄴ^)

/암호닉 is open door입니다..엉엉ㅠㅠ 없으시겠지만..ㅠㅠ주신다면 제가 무릎꿇고 받을게여ㅠㅠ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시는 모든 분덜.. 진짜 사랑합니다ㅠㅠ힝힝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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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홀 이거 독방에서 온거지? 넘나 조아///
8년 전
E.V.A
우얼 알아봐줘서 고맙습니다ㅠㅠㅠㅠ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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