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집남자가 전직 아이돌 정호석인 썰. 06
w.어린작가
난 그렇게 계속 오빠를 만났다.
그날 학교에서 있었던 일부터 집에서 있었던 일까지 전부 다 오빠한테 이야기하곤 했다.
외동이었던 나에게 말할 사람이 생겼다는 건
생각보다 너무 행복한 일이었다.
하지만 몇 달을 그렇게, 거의 매일 오빠를 만나면서도,
나는 그가 춤추는 모습을 잊을 수 없었다.
한때 나도 팬이었는데,
오빠가 춤출 때 기뻐하는 걸 보고 같이 기뻐했는데.
사고가 난 뒤, 그는 춤을 다시 추고 싶어 했으면서도
한동안 추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자신을 한동안 우울하게 만들었기 때문인지,
춤을 엄청 싫어하기도 했다.
날 만나고 난 뒤 점점 기분이 좋아져 보이는 오빠였지만,
춤 없는 정호석은 뭔가 이프로 부족한 느낌이었다.
난 그 알수없는 부족함을 느낀 그순간부터,
오빠가 춤을 출 수 있도록 돕기 시작했다.
오지랖일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가 춤추길 바랐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나란히 길을 걷다가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오빠, 의사선생님이 말한 움직이지 말라고 한 날 얼마나 남았죠?"
"음...한 세 달?"
"얼마 안 남았네요? 그럼 이제부터 저랑 방탄 노래 들어요."
"...어?"
오빠의 표정은 급격하게 굳어져갔다.
방탄 노래만 들으면 춤을 추고 싶어져서 절대 안 듣는다고 했는데.
나도 그 점 충분히 이해했지만
노래를 안 듣는다고 해서 치유될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들어요, 네?"
"아니 이름아, 알잖아 오빠는ㄴ"
"아 오빠 제발요. 그럼 나 오빠 안 만나요?"
"....."
"들어요, 나랑. 이렇게 계속 안 듣는다고 해결되진 않잖아요."
"...응."
"하루에 한 번씩만이라도 들어요."
"....."
"그리고 멤버들 나오는 방송도 좀 보고."
"....."
"멤버들이랑 연락은 해요?"
"하지."
"다행이다."
"근데 이름아."
"네?"
"고마워서 하는 얘긴데,"
"네."
"너, 나 춤추게 하려고 그러는 거지."
"....아마도요?"
"....왜?"
"...네?"
"아니, 나쁜뜻은아닌데.
내가 춤못추게 된 사연부터, '춤'이라는 단어 하나에도 움찔하는거까지.
오빠 사정 다 알잖아 너는."
".... 난 그냥...오빠 춤추는 거 보고 싶어서 그래요."
"....."
"오빠한텐 내가 그냥 앞집사는 여학생일지 몰라도,
난 한때 오빠 팬이었고,"
"......"
"난 오빠가 춤추는 모습이 제일 보기 좋아요."
"......"
"나를 위해서라도 꼭 다리 나으면 춤춰요, 알겠죠?"
"...."
"네..?"
땅만 응시하며 말했던 나는 대답이 없자 불안해져
고개를 들고 그와 눈을 맞췄다.
그러자 오빠는 눈이 휘어져라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알았어."
"아, 좋다."
-
하루는 문자 없이 내가 오빠 집 초인종을 눌렀다.
"어, 웬일이야. 문자도 없이?"
"오빠, 나랑 티비봐요!"
"무슨티비?"
"그 지민이 오빠랑 태형이 오빠 나오는 거."
"....."
"오빠, 나랑 약속했잖아요."
"그래, 보자 봐."
계속 우겨대는 나에게 못 이기겠다는 듯 웃으며
내 손목을 쥐고 티비앞 소파에 앉혔다.
그러고는 자신도 내 오른쪽에 앉았다.
오빠는 리모콘을 쥐고 여기저기 누르더니 토크쇼를 틀었다.
방송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티비 속 멤버 두 명은 '런'에 맞추어 춤을 추기 시작했다.
노래가 시작되고, 걱정되는 마음에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봤다.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옅게 웃음을 띤 얼굴로 보고 있었다.
아, 다리만 나으면 바로 춤출 수 있겠다. 하고 기뻐하며 다시 티비로 시선을 옮기려는데
그의 무릎에 올려진 그의 손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손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얼굴은 평온해 보였지만 손은 미친 듯이 떨고 있었다.
난 부드럽게 그의 손위에 내 손을 겹쳐잡았다.
그는 천천히 나를 내려보더니 슬며시 웃어 보였다.
난 내 손으로 그의 손등을 계속해서 쓰다듬었고,
다행히도 그의 손은 점점 진정되고 있었다.
손의 떨림이 거의 진정되었을 즘,
그는 내 손바닥과 그의 손바닥이 닿을 수 있게
손바닥을 뒤집더니 내 손을 꽉 잡았다.
나는 놀라 그를 쳐다봤고, 그는 웃으며 말했다.
"잠깐만, 진짜 잠깐만 이러고 있어주라. 응?"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갑자기 잡아온 그의 손에 온몸이 경직되었다.
그런 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는 말을 시작했다.
"저 토크쇼, 그거다?"
"....."
"내가 너 처음 만난 날, 보다가 뛰쳐나왔다고 한 거."
"....아,"
"지금 생각하면 저 프로 진짜 좋은 프로야."
"...?"
"저거 덕분에 너 만난 거잖아."
날 보며 한껏 웃어 보이는 그를 보고,
양쪽 볼에 움푹 펜 그 예쁜 보조개를 보고,
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나도 그를 따라 입꼬리를 올려 웃어주었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해 나의 모든 신경은 맞잡은 손으로 향했다.
내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다.
내가 왜 이러지.
연애 한번 못해본 나였기에,
처음 잡아본 남자 손이라 그런 걸 거라고 믿고 그냥 넘기려 했다.
하지만 그게 아닌 것 같다.
-
하루는 내가 지독한 감기에 걸린 날이었다.
내가 조금이라도 아프다고 말한 날에는
절대로 안 만나주는 그였기에
난 아프다는 말 하나 없이 그에게 문자를 보냈고, 근처 놀이터로 나갔다.
평소와 같이 그네에 둘이 나란히 앉았다.
하지만 얼마 못 가 난 차가운 바람을 맞아서인지 다시 올라오는 감기 기운에 심하게 기침을 하기 시작했고,
그는 놀란 토끼 눈으로 날 쳐다봤다.
그리고는 이내 표정을 싹 굳히더니 입을 열었다.
"감기 걸렸어?"
"....."
"감기 걸렸다고 왜 말 안 해."
"아니 오빠,"
"들어가, 추운데 감기 걸린 애가 왜 나와."
"아,"
"들어가자."
나에게 손을 내밀어 들어가자는 오빠의 모습을 보고,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난 오빠 보고 싶어서 나온 건데.
"싫어...요.."
"왜이래? 빨리 들어가자. 몸에 안좋아."
"....나 오빠 보고싶어서 나온건데,"
"...."
".....나 오빠랑 있고 싶어서 나온 거란 말이에요..."
그냥 그렇게 다 말해버렸다.
보고 싶어서 나왔다고.
그러고는 급하게 고개를 푹 숙였다.
아, 내가 뭐라고 지껄인 거야.
한동안 놀이터에는 정적이 흘렀다.
난 그가 가버리고 없을까, 이상한 말을 지껄였다고 화가 났을까,
두려운 마음에 슬며시 고개를 들었고
내 눈에는 예쁜 보조개를 보이며 웃고 있는 그가 보였다.
"나 보고싶었어? 진짜로?"
"....."
"말을 하지, 나만 보고싶어하는줄 알았네."
"...네?"
그는 내 앞에서 웃으며 양쪽 팔을 벌렸다.
나는 재빨리 그네에서 일어나 그에게 안겼고
그는 나를 꼭 안아주었다.
"아, 좋다."
"......"
"아맞다, "
"네..?"
그는 붙어있던 몸을 슬쩍 때더니,
자기 코트 주머니를 뒤적였다.
그리고는 검정 마스크를 꺼냈다.
"어, 그거,"
맞는다는 듯 고개를 작게 끄덕이고는
고개를 숙여 내 양쪽 귀에 마스크를 걸어주었다.
그리곤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아프지마."
"근데 나 들어가기 싫은데요..."
오빠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한 나를
귀엽다는 듯이 웃으며 쳐다보다 말했다.
"우리 집 가서 놀자, 바람 차가워. 알았지?"
어린작가
안녕하세요 어린작가입니다 !!!!
이번화는 쫌 길죠....ㅎ.... 그래도 연애쪽내용을 담고싶어서
계속 주절주절 쓰다보니 이렇게 길어졌네요ㅠㅠ
어째뜬 이제 서로 좋아하는...?마음이 나왔습니다여러분 !!!!!!!!
와아ㅏ아아ㅏ아아아ㅏ아아
한..2,3편? 정도 남은 것 같은데
계속 읽어주시는 모든분들 감사드려요 !
+) 후기작에 관한 이야기
생각보다 반응이 뜨거워서 놀랐어요ㅠㅠㅠㅠ
이 호석이 글이 끝나면 바로 그 양아치글로 찾아뵐께요 !
감사합니다 여러분!!!!
댓글달아주시는 모든 분들 제 사랑 다드세요.
@@@@내사랑 암호닉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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