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슈가볼 - 농담 반, 진담 반
명함을 받았으니 내가 먼저 연락을 해야 하는 건가, 싶어 핸드폰 메시지 창만 띄워놓고 발을 동동 굴렀다.
"문자를 해야 하나? 아니지... 전화가 나으려나?"
그렇게 어쩔 줄 모르고 한참 집 안을 여기저기 걸어 다니고 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설마, 싶어 명함에 적힌 전화번호를 한번 보니
"어떡해. 전화 왔어."
영업 부장 김석진 씨가 맞는 듯했다.
공일공... 일구구이...일이공사... 어떡해. 맞아.
전화받아서 뭐라고 하지? '처음 뵙겠습니다'? 오버 떨면 별론가. 일단 모르는 척 '여보세요' 해볼까?
그렇게 혼자 생각하다 전화가 곧 끊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일단 전화를 받고 생각해보기로 했다.
덜덜 떨며 전화를 받아 최대한 여성스럽게 여보세요... 라고 하니
"여보세요? 성이름씨 맞으세요?"
얼굴만큼 잘생긴 목소리가 내 귓가를 때렸다.
내 맘 때리는 김석진... (Feat. 만세)
김석진 씨가 한 거라곤 내 이름을 부른 것밖에 없는데 나는 괜히 방바닥에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핸드폰을 부여잡았다.
왠지... 그렇게 받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어서.
"네. 맞아요."
"아. 저는 김석진이라고 합니다."
"네... 얘기 들었어요."
어색해서 정전국씨 집 부숴버리고 싶다. 민망해서 정전국 씨네 빨래 건조대 무너뜨리고 싶다.
"어... 언제쯤 시간이 괜찮으세요?"
"저는 아무 때나 괜찮아요. 석진... 씨는 언제가 괜찮으세요?"
어머. 어떡해. 석진씨래. 나 지금 석진 씨라고 한 거야? 석진 씨... 석진 씨...
얼굴이 탈 듯이 빨개져선 일어났다, 앉았다, 걸어 다녔다, 빙빙 돌았다를 반복했다.
긴장감에 떨리는 내 목소리를 들은 건지 김석진 씨는 웃으며
"많이 떨리세요? 성이름씨 되게 귀여우시네요."
라는 말로 내 심장을 제대로 저격해버렸다.
워... 스나이퍼인 줄.
사실 그 뒤의 대화는 벌벌 떨기 바빴기에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진짜 손도 떨리고 몸도 떨리고 심장도 떨리고...
"그럼 내일모레 봐요."
"네-"
3시간 같던 3분 간의 통화가 끝이 나고 통화가 끊겼다는 신호가 울리자 긴장이 풀린 나는 방바닥에 그대로 털썩 주저앉았다.
아직 떨림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손을 들어 심장 부근에 가져다 댔다.
폭풍 팝핀이 느껴지는 쿵쿵대는 소리에 빨개졌을 볼 위에 반대쪽 손을 대자 손난로마냥 뜨끈함이 느껴졌다.
내일모레... 내일모레라니... 드디어 이틀 후면 성이름 인생에 난생처음으로 남자 친구라는 게 생기는 건가.
"흐... 흐흥... 흐흐흥..."
여전히 주저앉은 채 좀 변태 같은 웃음소리를 내며 실실 웃다가 난 몰라, 를 반복하며 온몸을 배배 꼬고 있는데
"지금 엄청 웃긴 거 알죠."
"아 깜짝이야!"
언제부터 보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바로 옆에서 정전국 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고개를 돌리니 열린 창문 사이로 핸드폰을 들이밀고 있는 정전국 씨가 보였다.
"뭐 해요? 설마... 다 찍은 거예요?"
내 말에 정전국 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핸드폰을 몇 번 만지작거리더니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울적할 때 보도록 할게요. 좋은 동영상 고마워요."
"아니 왜 남을 그렇게 막 찍고 그러는! ...어라?"
정전국 씨에게 열을 내며 말을 하고 있자니 새삼 뭔가가 떠올랐다.
내가... 창문을 열어뒀던가.
"설마 창문... 열려있었어요?"
내 말에 정전국 씨는 잠시 고민을 하더니 자신 있게 고개를 저었다.
"음... 아뇨. 내가 열었어요,"
..... 예?
아니 왜 남의 집 창문을 막 열고 그러는...
뻔뻔하게 우리 집 창문 쪽으로 얼굴을 들이밀며 씩 웃는 얼굴에 들고 있는 핸드폰을 던져버리고 싶은 걸 애써 참으며 창문 앞으로 걸어갔다.
"왜 연 거예요? 그것도 남의 집을."
정전국 씨는 팔을 옆으로 뻗어 뭔가를 뒤적거리더니 내게 팔을 불쑥 내밀었다.
그에 놀라 한 발자국 물러났다가 조심히 몇 걸음 더 앞으로 걸어가 이게 뭔가, 하고 보니
"향수?"
정전국 씨가 내민 건 다름 아닌 향수였다.
팔을 위아래로 흔드는 그의 행동에 미심쩍은 표정으로 향수를 받아드니 두 팔을 창가에 올린 채 맡아봐요, 라며 턱짓을 해 보이기에 공기 중에 살짝 뿌려 향을 맡았다.
"와, 사과향."
겁나 남자남자할 줄 알았던 내 예상과는 달리 달콤한 사과향이 나는 향수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정전국씨를 보니
"얼굴도 안 되고 스펙도 안 되니까 향기라도 좋아야 할 것 같아서요."
라며 손인사를 하고 창문을 닫아버렸다.
아니, 내가 뭐 어떻다고 아까부터 자꾸...
정전국 씨가 준 향수를 손에 쥐고 닫힌 정전국 씨네 창문을 멍하니 보고 있으니 다시 한번 그의 집 창문이 열렸다.
"아, 그거 가져요!"
그리고 다시 닫혔다.
손에 쥔 향수를 자세히 보니 유리병 색이 살짝 초록빛인 게 풋사과를 떠올렸다.
풋사과?
"사과가 웃으면? 풋사과-"
난 저런 언어유희 개그를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친 사과드립에 혼자 배를 잡고 한참을 웃었다.
텍스트로 표현하자면 마치
풋ㅋㅋㅋ풋사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풋사괔ㅋㅋㅋㅋㅋ풋ㅋㅋㅋ사ㅋㅋㅋㅋㅋ과ㅋㅋㅋㅋㅋ
하는 느낌이랄까.
그렇게 한참 웃고 조금 진정이 됐다, 싶어 향수를 공중에 한 번 더 뿌렸다.
확 퍼지는 상큼한 향에 어깨를 흔들거리며 방으로 들어갔다.
첫 만남인데 뭘 입으면 좋으려나. 바지보단 치마가 나으려나? 너무 신경 쓴 티 나면 별로겠지? 원피스가 나으려나, 투피스가 나으려나.
그리고 마침내 내 결정은.
"원래 옷은 전날 결정하는 거야."
5분 만에 포기.
그렇게 설렘 가득한 이틀이 지나고 대망의 김석진 씨와의 첫 만남 당일.
"아, 늦었어!"
결국 설렘에 새벽까지 제대로 잠에 들지 못 했던 나는 원래 일어나려고 했던 시간보다 1시간이나 더 자버렸다.
일찍 일어나서 천천히, 여유롭게 준비할 생각이었는데!
내가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바쁘게 씻고 잡히는 대로 입고 보이는 대로 바르고 나니
"아... 힘 빠져."
정작 중요한 일은 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다 끝난 것처럼 힘이 쭉 빠져버렸다.
그래도 급하게 준비한 덕분에 좀 남은 시간에 화장도 한 번 점검하고 옷도 앞뒤로 잘 살펴봤다.
"됐어. 이 정도면. 충분해."
무슨 자신감인지는 모르겠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거울 속의 나를 보다 갑자기 저번에 정전국 씨가 준 향수가 생각났다.
그거 뿌리고 가야지.
공기 중에 떠다니는 사과 향에 웃음을 지으며 밖으로 나오니 빨래를 걷고 있는 정전국 씨가 보였다.
"어? 정전국씨!"
정전국 씨는 빨래를 걷다 말고 고개를 돌려 나를 봤고 좀 놀란 표정을 짓더니 금세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꾸미니까 호박에서 줄 정도는 그은 것 같네요."
아니, 좀 예쁘다고 해주면 어디가 덧나나.
정전국 씨가 안 보는 사이에 몰래 메롱을 하며 나름 그때의 복수를 한 후 다시 말을 걸었다.
"저 지금 김석진 씨 만나러 가요."
"아. 그 영업 부장님?"
"네."
내 말에 정전국 씨는 걷은 빨래를 대충 바구니에 던져 넣으며 대답하기도 귀찮은지 손을 대충 휘적거렸고 나는 이유 모를 섭섭함에 빨래 열심히 걷어요, 라는 말을 남기고 그대로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대문을 열고 나서니 바로 앞에 있는 하얀 차에 예쁘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쯤
"성이름씨? 맞네. 타요."
까맣게 선팅 된 차의 창문이 스륵 내려오며 사진으로만 봤던 그 얼굴이 보였다.
대박. 완전 잘생겼어.
나는 아직 주무시고 계신 듯한 주인집 아주머니께 감사를 표하며 신나게 차에 올라탔고
"얼굴은 처음 보네요. 김석진이라고 합니다."
정전국씨는 내 머릿속에서 사라진 지 오래였다.
와... 짱 잘생겼어... 아주머니... 사랑해요.
정국에 뷔온대 사담 |
11시인데 왜 지금 왔냐고요? 고기 먹고 왔습니다. 1시간의 쓰차 탓에... 11시에 올 수가 없었으요... 뎨동... 댓글로 암호닉 분들 보니 넘나 반갑고 예쁜 것...ㅠ 이제... 정말 글잡에 불마크가 없어지네요... 뭐 전 어차피 못 보는 나이지만 괜히 아쉬운 것... 왠지... 뭔가 빠진 것 같더라니. 제가 저번 편에 p.s.2를 안 썼지 뭡니까. 수정되어 있으니 못 보신 분들은 보고 오시는 것도... 하하. 토토 컴퍼니 사장님이 누군지 아십니까. 에이요 힛맨뱅☆★ 기써늘 제압해 'C' 그럼 다들 목요일 잘 보내시고 금요일은 쉬는 거 알죠? (찡긋 토요일에 호석이와 10시에 만나요! |
이름과 정국이의 집 설정 (손글씨 주의) |
헷갈리는 분이 계셔서 정리 한번 해드릴게요! 이름네 집과 정국이네 집은 이렇게 생겼어요. 이해가 되셨을지 모르겠어요. 결론은! 정국이는 건물주 아들입니다. |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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