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 제대로 돌아버리겠네."
"맨날 미치겠대. 원래 여우새끼는 간 좀 안먹으면 지랄하나봐."
"입 닥쳐라, 이성종."
"진짜 지랄이다."
사람이 죽었다고 소문이 돌아 결국 폐가가 되버린 낡은 저택.
새벽 4시의 암울함에 안 그래도 어두운 분위기의 거리의 분위기가 잠식되었다.
나는 이 조용한 곳에서 배 다른 동생, 아니 솔직히 동생같지도 않은 못되쳐먹은 새끼와 함께 산다.
".. 형 안 피곤해?"
"존나 피곤해 죽겠는데 니 새끼때문에 못 자고 있어요. 빌어먹을 반요새끼- 힘만 펄펄 넘쳐가지고."
"와 방금 형 말에 세상 모든 반묘들이 상처받았어."
"너도 밥 안먹으니까 지랄하잖아."
"아... 몰라."
나는 구미호, 동생은 반요.
세상의 모든 종족들이 배타적으로 바라보는 종족이 반요.
그리고 인간들이 혐오하는 종족이 구미호.
이 병신같은 조합은 둘이 같이 살아오는데 너무도 익숙해서 서로를 버릴 수도 없다.
존나 거지같게도.
"아- 간 먹고 싶다."
구미호는 대부분 여자다.
지랄맞게도 100년에 한 번 태어난다는 남자 구미호가 나다.
간.
간.
머릿속이 온통 간으로 채워진것 같다.
서양 요괴들은 대부분 피를 갈망한다는데, 우리도 제 때 제 때 간을 먹어주지 않으면 병신같은 저 인간들보다도 약해진다.
"나도."
"넌 밥이나 쳐먹어. 빌어먹을 반요새끼."
"으. 김성규 지랄맞다 진짜.."
이성종새끼는 투덜대면서도 슬슬 바닥에서 일어나 참치캔을 따서 맨 손으로 먹는다.
"맛있다.."
"배고파 죽겠는 형 앞에서 뭐 쳐먹지마."
"아 그럼 간 먹고 오던가!! 진짜!"
"파먹을 새끼가 없는데 어쩌라고 씨발!"
"아 맨날 나한테 지랄해 아 싫어 아 김성규 싫어."
그 때였다.
"이성종, 닥쳐봐."
궁금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새끼한테 속삭였다.
"술취한 새끼 한 마리 발견."
"먹을거야?"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잽싸게 베란다로 갔다.
숨을 참고 눈을 감았다.
숨이 다해간다.
주위의 기가 읽어질랑 말랑한다.
내 안에서 산소를 바라고 있다.
너무도 배고파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겨우겨우 집중하니 인간의 열이 느껴진다.
36.5도.
찾았다, 내 먹이.
바람이 불어온다.
뛰어내렸다.
본능적으로 그 새끼를 잡았다.
"아으어어- 뭐야아- 내가 누군데에-"
더러운 새끼.
"내가 누군지... 아아악!!"
씨발 존나 시끄러.
입을 틀어 막고 발로 복부를 찼더니 힘없이 나가떨어진다.
이빨을 세워 한 번에 가슴 쪽 와이셔츠를 찢었다.
살이 보인다.
"하아-"
뜨거운 입김을 내뿜어 혀로 문지른다. 희생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로.
"한 번에 죽일게."
"..어..?어어?으아악!!"
최대한 내 입에 많이 그의 살을 담는다.
"살은 맛 없어."
뱉고 피를 흡입한다.
"에피타이저야."
혈 사이로 보이는 심장을 손가락으로 찔러본다.
"뭉글뭉글하네."
손가락으로 심장을 후벼판다.
이제 완전히 죽은 것같다.
아예 몸통 전체를 쑤신다.
"간이 이쯤에.. 찾았다."
먹는다.
술에 좀 쩔어 살았었는지 단 맛보단 쓰고 떫다.
그래도 은은히 느껴지는 달고도 흥분되는 맛.
"하읏- 이거야아-"
발정난 고양이 마냥 입을 피범벅인 몸에 비비며 흥분했다.
어느샌가 간은 없다.
"아 벌써."
"거기누구야!"
원래 평상시에 조용한 거린데 누구지 해서 보니 경찰새끼다.
콧대 높고 잘생겼고 간도 맛있을 것같다.
이름이 뭐지- 하고 보는데 남우현이라고 써있는 명찰.
신참새낀가.
"거기!!거기 뭐야!! 누구야!"
누구기는.
니 새끼 잡수실 놈이다.
"하악-"
이빨을 더 세워서 달려든다.
잘 먹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