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대하고 크리스는 3년째 알콩달콩 잘 사구리고 있는 커플이야.처음에는 교생선생님과 제자로 만나서 미자 탈출하자마자 연애를 시작했어.종대는 종대대로 대학생활하고 크리스는 학교에서 계속 애들을 가르쳐.근데 요즘들어 종대가 너무 밖으로만 나돌아.크리스 눈에 그게 좋게 보일리가없지.그래서 예전에는 안그랬지만 요즘은 매일 전화를 해서 확인해.어디야,밥은 먹었어?집 맞아?요즘 매일 머리아프다고 찡찡거리면서 놀러만 다니니까 크리스는 속이 상하지. 보니까 맨날 만나는 놈들이 똑같아.박찬열 변백현 김종인 도경수-종대도 종대나름바쁘고 크리스도 한참 시험기간이라 못만나다가 오랜만에 만났는데 크리스는 뒷전이고 하루종일 폰만 붙잡고 살아.모처럼 만나서 종대가 좋아하는 갈비찜 집에 왔는데 폰만 붙들고 있는 종대를 보고는 크리스가 제지하려다가 작게 한숨을 내쉬어.크리스도 이제 슬슬 지치기시작해. 수업을 하고 교무실에 들어왔는데 부재중이 여러통이 와있어.전부 모르는 번호라서 누구세요?문자를 보내.문자를 보내자마자 다시 전화가 와.자신을 김종대 친구 박찬열이라고 소개한 찬열이때문에 크리스는 잔뜩 인상을 구기지.종대가 아무소식없이 잠수탄지 벌써 3일째였거든.그렇지만 찬열이가 다음에 한말때문에 얼굴이 사색이 되선 밖으로 뛰쳐나가. 종대가.악성 백혈병이래.얼마못살거래.숨이 턱까지 차오를만큼 뛰어온 크리스가 차마 종대의 병실까지는 못들어가고 입구에 주저앉아버려.고등학교때 동생을 백혈병으로 보내야했던 크리스는 백혈병이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잘알아.그리고 악성백혈병은 더 살 가능성이 낮다는것도.항상 쎈척하지만 겁도 많고 눈물도 많은 종대야.지난3일동안 울면서 보냈을게 눈에 훤해.그런 종대가 걱정되지만 차마 일어날 수가없어. 한참을 앞에 주저앉아있던 크리스앞에 대여섯명의 무리가 나타나.조금전에 전화를 했던 찬열을 필두로 백현,경수,종인,그리고 학생회장이라던 준면과 학생회의 한명이라는 세훈이까지.크리스가 겨우 일어나 찬열이와 마주보지.찬열이의 눈가가 빨개.뒤에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야.특히 1학년이라던 세훈이는 아직도 눈물을 달고 있어.자신의 꼴도 그렇게 다르진않을거같아.크리스는 슬몃 웃어.세훈이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준 크리스가 병실 문을 열지.자기가 아무리 힘들어도,종대만큼 힘들지는 않을거같아.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할까.종대는 자고있어.늘 자던 버릇그대로 이불은 다리사이에 끼우고 자고있는 종대를 보면서 크리스는 굳었던 얼굴을 풀어버리곤 어쩔수없다는 듯이 웃어.추운지 몸을 웅크리는 종대의 손에 달린 링거가 불편해보여.크리스가 조용히 다가가선 이불을 덮어주곤 자세를 정돈해주지.그런 둘을 바라보던 준면이 나머지 애들을 이끌곤 병실밖으로 빠져나가. 병이라는게 참 무서운 것 같아.항상 웃던 종대의 얼굴에는 이제 웃는걸 보는게 손에 꼽을만큼 고통만이 남았어.하루하루 지나갈 수록 야위어만가는 종대를 보는게 계속해서 마음이 불편해.모든 걸 다 포기하고싶은 크리스지만 자신보다 더 아플 종대때문이라도 포기할수가없어.얼마전에는 학교에도 장기휴가를 냈어.이 일로 불이익이 올 수도 있지만 크리스한테는 종대가 직업보다 소중하니까. 원래부터 애교가 많던 종대지만 요즘들어 더더욱 어리광이 늘었어.한시도 크리스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해.종대의 손목을 쓸어주던 크리스가 앙상한 손목을 보곤 남모르게 눈물을 삼키지.폼에살고 폼에 죽는 종대였는데,민둥민둥한 머리가 너무 마음이 아파.차라리 내가 아프고싶다-는 말이 이렇게까지 와닿을줄은 몰랐어. 수술을 하려고 했는데 너무 몸이 약해져서 그것마저도 불가능하게 되었어.마지막 희망의 끈마저 끊어져버린거지.하루에도 몇번씩 고통으로 발작을 일으키는 종대를 보면서 크리스는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게 없어.의사가 올때까지 손잡아주며 괜찮다 다독거리고,진정제가 투여되고 난 후에 잠이 들 때까지 끌어안고있어주는 것 밖에는.사실 종대는 중환자실에 있어야 하지만 지금 있는 곳은 일반병실이야.병원에서도 대놓고 말은 안하지만 포기상태인거지.자다가도 여러번 일어나 종대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크리스는 이렇게 종대를 끌어안을 수 있다는 사실에 하루에도 수십번씩 감사해. 결국 병원에서 미안하다-는 말을 들었어.끝까지 나을수있을거라 억지로라도 믿고있던 크리스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없지.사실 요즘들어 종대가 발작을 일으키는 횟수도 눈에 띄게 늘었어.제일 막내라던 세훈이는 병실안으로 들어오지도 못하고 밖에서 눈물만 뚝뚝 흘려.착잡한 눈빛으로 기절하듯 잠이든 종대를 보던 백현이가 더이상 머물지못하고 병실밖으로 뛰쳐나가.남아있는 준면,찬열.경수,종인도 눈물을 참으며 주먹만 세게 쥐고있어.고갤 들어서 흐르는 눈물을 막으려던 찬열이 크리스의 손목을 잡곤 갈 곳이 있다 말해.크리스가 잠시 종대의 얼굴을 바라보곤 힘없이 따라가지. 찬열이 데려간곳은 예상외의 장소였어.종대와 크리스가 첫 데이트를 한 카페였거든.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종대의 뒷모습이 참 좋았는데-하고 잠시 가게를 둘러보던 크리스가 찬열이를 따라서 가게 안쪽으로 들어가.곧 따라들어간 크리스의 눈이 커져.가게 안에 크리스와 종대가 함께 찍은 사진,크리스가 보내준 편지,선물등이 가득해.잠시 뒤 앞쪽에 위치한 스크린에 종대가 환히 웃고있는 영상이 떠.안녕 크리스!생일 축하해!평소 종대답게 영상마저 산만한거 같아.오랜만에 환히 웃은 크리스가 오늘이 자신의 생일이었음을 떠올리지.찬열이 저를 이곳에 데려왔으니 이것때문에 그동안 그렇게 연락이 뜸했나 싶어.영상은 짧게 짧게 종대의 매일을 보여줘.슬픈건 최근 종대의 모습은 없다는 거. 웃으면서 이곳을 둘러보던 크리스가 경수의 전화를 받아.목소리가 심상치않아.울어서 발음이 다 뭉개진 경수의 말에서 알아들을 수 있는 건 종대가 죽을거같아,빨리와. 가슴께가 아릿해질만큼 급하게 뛰어온 크리스가 병실문을 벌컥 열자 의사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곤 밖으로 나가.거친 숨을 고르는 크리스앞에서 의사는 죄송합니다-말하곤 사라지지.가슴이 뛰어.이젠 정말,이별이 눈앞에 있어.애써 덜덜 떨리는 몸을 종대앞으로 이끌어.종대가 앙상한 팔을 들어선 저를 찾아.눈을 뜨는것조차 힘들어보이는 종대의 손을 잡아끈 크리스가 자신의 얼굴에 손을 갖다대.어느새 크리스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려.닦을 생각도 하지못한 채 종대의 얼굴을 어루만지지.그 둘의 모습에 찬열도 종인도,전부 눈물을 흘리기바빠.마지막 가는 길 편히 해주려 크리스가 종대의 손에 달린 링겔을 떼어내.잘 자라는 듯이 끌어안곤 토닥여줘.한참을 크리스의 얼굴을 어루만지던 종대가 잠이드는듯이 눈을 감아.곧 의사가 다가와선 사망선고를 해주지.이젠 정말,끝이야.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는 뒤의 사람들을 신경쓰지않고 크리스가 눈물자욱을 닦아주곤 마지막으로 조심스럽게 입을 맞춰.울음소리도 내지않고 눈물만 흘리며 정리하는 모습이 더욱 슬퍼보여.이렇게 강제로,둘의 사랑이 끝이 났어. 전 맨날 종대만 부쨩하게 쓰는듯..종대부쨩해;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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