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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아저씨 下

W.Azia

김성규X김명수

 

 

(부제: 20살 김명수, 35살 김성규)

 

 

 

 

허리가 미친 듯이 아팠다. 바늘 수 백 개가 제 몸에 박힌 느낌이었다. 뻐근한 허리를 명수가 다시 폈다. 윽! 새된 비명 소리와 함께 다시 고꾸라진다. 씨발, 김성규. 명수가 이를 갈며 성을 내자 그 옆에서 부시럭 거리며 성규가 눈을 떴다. 내 허리 어쩔거야, 하는 눈빛으로 자신을 쏘아보는 명수가 그저 제 눈에는 귀여운지 명수의 허리를 끌어 당겼다.

 

 

“아,아!! 허리허리!”

“아, 미안. 아파?”

 

 

이 양반이, 그걸 말이라고. 명수가 피곤으로 잔뜩 부은 눈으로 성규를 째렸다. 꼴뚜기 같아. 성규가 풉 웃는다.

 

 

-

 

 

7년 전, 열세살의 명수는 성규가 좋았다. 동경, 그 이상의 감정이었다. 성규는 그런 어린 명수가 재미있었다. 적어도 중학교 3학년 때까지는. 그 이후로 키가 크고, 골격이 변하고, 목소리가 변해가는 명수를, 성규는 이상야릇한 감정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 당돌하던 꼬맹이가, 남자로 보이는 것이었다. 제 어깨만큼 자란 명수는 이제 제법 반항도 할 줄 안다.

 

명수가 열여덟이 되던 해,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고 성규는 집안에서 정해 준 여자와 결혼을 올렸다. 그리고 서로 한동안 만나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서로가 절실히 필요했던 시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둘은 일상에 적응을 하지 못했다. 명수는 아버지의 재혼으로 새어머니와 여동생이 생겼다. 난생 처음 받아보는 ‘엄마의 보살핌’과 역시나 처음 가져보는 두 살어린 ‘여동생’의 신경질에 명수는 한동안 당황스러웠더랬다.

 

명수가 새 가족에 적응해나갈 무렵, 성규는 아내 때문에 속이 썩어 문드러져가고 있었다. 사기 결혼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여자는 짜증나는 부류였다. 첫 만남은 조신한 안방마님이었다. 하지만 결혼하고 나니 제 본모습을 드러내었고 제가 번 돈을 하루만에 다 쓰는가 하면 저 몰래 남자를 만나고 심지어 집으로 끌고 오기까지 했다.

 

명수는 명수대로, 성규는 성규대로, 모든 것이 힘들었다.

 

보고싶다.

 

딱 그 생각뿐이었다.

 

 

-

 

 

성규는 결혼 반년만에 이혼을 선언함과 동시에 가족들과 아내에게 커밍아웃을 했다. 가족들은 성규가 이혼 때문에 정신이 이상해진건가 싶었다. 하지만 성규가 명수를 데리고 나타나자 어머니는 혼절하시고 아버지는 다짜고짜 재떨이를 던져 결국 피를 보았다. 아마 명수가 열 세 살일때부터 만난 것을 아시면 성규는 제 명에 죽지 못했으리라, 라고 회상해보는 명수였다.

채 아물지 않은 상처에 밴드를 붙이고 성규는 명수의 집으로 향했다. 제 가족들과는 다르게 오히려 마지못해 환영하는 분위기에 성규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난감해 했다. 사실 명수의 부모님은 약간의 충격은 있었으나 부모로서 좀 더 다가가기 위해서는 명수를 이해하는게 더 먼저라고 생각해 마지못해 성규를 환영한 것이었다.

 

거짓없이 그들을 환영해 준 이가 있었다면 아마 명수 여동생 뿐이었을 것이다.

 

 

-

 

 

“김명수.”

“...?”

“오늘, 과 모임 잊지 않았지?”

“..오늘이었어?”

“뭐야, 그새 또 잊었냐?”

 

 

성열이 볼을 부풀리며 비꼬았다. 일주일 전부터 얘기했던 건데. 제 과 동기이자 고등학교 동창인 성열은 명수가 게이이자 성규와 사귀고 있는 것을 학교에서 유일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다. 이번에 선배들이 단단히 벼르고 있어. 지난 번 MT도 빠졌잖아. 저도 가기 싫어서 안 간 것을 성열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선배들이 명수를 건방진 후배로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친구인 제 입장도 좋은 평을 듣지 못 하고 있다. 명수가 난감한 표정으로 성열에게 말했다.

 

 

“알았어, 오늘은 꼭 갈게.”

“오! 진짜? 너 무르면 죽는다!!”

 

그 얼굴 보기 힘들다는 김명수가 모임에 참석한다니! 성열은 자신이 큰 업적이라도 달성한 듯 방방 뛰었다. 명수만 모르는 사실이지만, 과 모임에 참석하는 여학생들 대부분이 명수를 보기 위해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명수는 교내 인기남이었다. 울림초 6학년 3반 시정의 부동의 인기남은 죽지 않았다 이거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완벽남이 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여학생들 표정은, 안 봐도 비디오일 것이다.

 

 

-

 

 

[과 모임?]

“네, 지난 번 MT도 그렇고, 선배들이 벼르고 있거든요.”

[...10시 전까지 꼭 들어와.]

"저 이제 스무살이에요. 통금시간은,“

[들어오라면 들어와.]

“...씨이...”

[뭔 씨?]

“됬어요, 노력할 테니까 끊어요.”

 

 

명수야, 뭐하냐! 선배의 부름에 명수가 허겁지겁 달려갔다. 오늘 명수가 과 모임에 참석한다는 소리에 타 학과 여학생들도 모인 듯 했다. 물론 명수는 자신의 과를 포함해 아는 여자가 없기에 눈치 채지 못했지만. 남자들도 명수가 아니꼬웠지만 아마 여기서 명수를 깠다간 저 여인네들의 힐에 찍힐 것이 분명했기에 그저 쥐 죽은 듯이 있을 뿐.

과 대표의 마시고 죽자! 선언에 일제히 환호를 질렀다. 그와 동시에 명수에게도 엄청난 양의 잔이 건네졌다. 사실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명수였지만 그 동안 얼굴을 비추지 않은 죗값이 있기에 거절할 수 없었다. 이 때다 싶은 남학생들은 소주, 맥주 할 것 없이 병의 별 술을 명수에게 먹이기 시작했다. 어디 한번 완벽남의 풀어진 모습이나 보자. 꽤나 소심한 복수다.

 

 

“...윽.”

“명수야, 괜찮아?”

“네, 괜찬...욱...”

“얼굴이 하얗게 질렸는데?”

 

 

여선배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명수는 옆자리 선배가 내민 잔을 쭉 들이켰다. 이렇게 많은 양의 술을 마신 것은 수능 끝나던 날 이후로 처음이다. 그때 술을 먹고 호되게 앓아서 다음부터는 술을 절대 입에 대지 않았는데.

 

 

“자자, 선배님들! 명수가 술을 많이 먹으면 안돼서요. 이쯤하시죠.”

“에이, 아직 시작도 안했어.”

“야, 김정렬. 그만 하라잖아. 애 얼굴 질린거 안보여?”

 

 

맞아요, 선배님들 그만 하세요. 명수 주변으로 자리 잡고 있던 여학생들이 최고참 여선배를 필두로 정렬을 향해 항의했다. 그에 정렬을 비롯한 모든 남학생들이 쫄은 것은 뻔한 일이다. 명수는 지끈 거리는 머리를 잡고 인상을 찡그렸다. 그런 명수를 본 성열은 혀를 차며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저 성열입니다.”

 

 

-

 

 

“명수야, 괜찮아? 일어날 수 있겠어?”

 

 

명수가 괜찮다는 손짓을 하며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속도 울렁거리고 머리도 아프고, 보다못한 여선배가 기회는 이때다 싶어 한 손은 명수의 허리를, 한 손은 명수의 팔을 잡고 명수를 부축했다. 뭐야, 저 선배. 지금 작업 거는 거야? 뒤에서 소곤거리는 후배들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나니까 이럴 수 있는거야.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여선배가 명수에게 더 붙으려 하자 성열은 초조해졌다. 이 형님은 언제 오시는 거야.

그때,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고 막 식당에서 몰려나오는 학생들 앞으로 굳이 말하지 않아도 비싸 보이는 검은 차 한 대가 정차했다. 운전석이 열리고 검은 수트를 빼 입은 남자가 신경질적으로 문을 닫고 내려섰다. 성열은 타이밍 개굿이라 탄식하며 남자, 아니 성규를 바라보았다. 성큼성큼 다가와 제 앞에 서는 성규를 보며 여선배는 당황했다. 뭐지? 나한테 반했나? 혼자 착각의 늪을 헤매고 계신다. 성규가 명수의 팔과 허리를 잡은 여자의 손을 쳐내고 명수를 안았다.

 

 

“꺅!!”

“....”

“뭐, 뭐야 당신!”

 

 

성규가 말없이 여자를 향해 피식 웃었다. 뭐야, 무슨 일이야. 뒤늦게 상황을 알아차린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명수도 주변이 소란스러웠는지 감기는 눈꺼풀을 힘겹게 떴다.

 

 

“...어, 아저씨다.”

“김명수.”

“....아저씨.”

“...”

“아저씨이...”

“....!!!!!”

“!!!!!!!!!!”

 

 

주변이 순식간에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여선배도, 정렬도, 그 뒤를 따르던 후배들도, 성열도 모두가 경악한 표정으로 성규와 명수를 보았다. 명수가 성규의 목에 팔을 감고 입을 맞추었고 그에 답하듯 성규가 명수의 허리를 감고 진득하게 입술을 훑었다. 여선배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서로의 혀가 얽히는 것이, 그것도 남자 둘이서 제 눈앞에서 생생하게, 라이브로, 펼쳐지고 있었다. 그 옆의 성열이 고개를 저으며 탄식했다.

 

 

-

 

 

오늘도 여느 아침과 다르지 않게 명수는 허리에 고통을 호소하며 잠에서 깨어났다. 조금 다른게 있다면 필름이 끊겨 전날 밤에 대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성규는 뭐가 그리 좋은 것인지 배실배실 웃어대며 왠일로 데려다 주겠다고 하고, 등굣길 내내 전화는 성열로 인해 계속 울려댔다.

 

 

[김명수, 살려줘!!]

 

 

간절한 외침이었다. 학과 건물 앞에 성규의 차가 서자 약속이라도 한 듯 성열이 달려 나왔고 그 뒤로 여선배와 정렬과 후배들이 달려나왔다. 그리고 성규의 차에서 명수가 내리자 성열을 포함한 무리들이 차 주변을 에워쌌다.

 

 

“무슨...”

“야, 김명수! 니가 빨리 해명해라”

뭘 해명해?”

“아오씨, 어제 기억 안나?”

“뭘...”

 

차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성규가 내렸다. 그러자 일제히 시선이 성규를 향했고 성규를 알아본 여선배가 성규를 가리키며 외쳤다.

 

 

“저 남자!!”

“맞아! 저 남자가 명수랑...키,키스했어!!”

 

 

네?! 명수가 당황한 듯 성규를 보았고 성규는 어깨를 으쓱하며 웃었다. 형님, 뭐라고 말 좀 해봐요. 성열이 방방 뛰며 애원했다. 그러자 성규가 명수에게 다가가 어깨에 팔을 둘렀다. 그리고 여유롭게 걸어가 명수에게 치근덕대던 여선배 앞에 섰다.

 

 

“어제, 그쪽도 봤다시피.”

“....”

“그런 사이, 맞습니다.”

 

지금 뭐라는 거야, 이 아저씨가.

뭐 어때, 어차피 알려진거.

 

 

성규가 명수의 뺨에 입을 맞추자 여선배는 멍한 표정으로 둘을 보았다.

 

 

“내꺼니까,”

“....”

“함부로 건드리지 마세요.”

 

퍼엉!!! 명수의 얼굴이 벌게졌다. 아저씨, 얼른 가요! 명수는 부끄러운 듯 성규를 밀어내었다.

 

 

“수업 잘 듣고, 끝나면 전화 해”

알았어요.”

 

 

성규가 마지막으로 명수에 입에 살짝 입을 맞추고-학생들이 모두 경악했다.-뒤돌아 섰다. 차가 보이지 않을 때쯤 명수는 무리들을 힐끗 보고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그들은 보았다. 귀가 빨개져 좋아죽겠다는 얼굴로 웃는 본격 '엘코해제‘의 김명수를.

그 이후로 교내에 김성규와 김명수의 사랑을 지지하는 음지 동아리가 생겼다고 한다. 동아리장은 그 여선배라나 뭐라나. 믿거나 말거나.

 

+

텍파 낼테니 원하시는분들 알아서 찾아주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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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텍파 줘요!!!!!!!!!!!!!!!!!!!!!!!!!!!!!!!!!!!!!!!!!!!!!
12년 전
Azia
설 끝나고 올릴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독자7
저 완전 간절해요 진짜 저 주셔야 해요
12년 전
Azia
텍파 올리면 연잡 인피닛 독방에 글 올릴게요!ㅋㅋㅋ
12년 전
독자9
저 그대 연잡글에도 텍파달라고 댓글 달앗어요ㅋㅋㅋㅋㅋ저 꼭 줘요
12년 전
Azia
ㅋㅋㅋㅋ나중에 블로그 주소 뿌릴테니 꼭 보세요!!!!
12년 전
독자11
이런말하기 그렇지만 사랑해요 그대
12년 전
독자2
아 텍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아저씨 대체 언제 나오나 했는데 전 행운아네요ㅋㅋㅋ좋은 글 감사합니다!
12년 전
독자3
텍파!!!!!! 이거 완전완전 기다렸던건데 설날에맞춰나오시다니ㅠㅠㅠㅠㅠㅠ 설 선물인가요ㅠㅠㅠㅠㅠㅠ그대 글 너무너무잘쓰세요ㅠㅠㅠㅠㅠ 그대 사랑함다ㅠㅠㅠㅠ퓨ㅠㅠ 끼끼꼬깔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4
으ㅢㅑ!!!!!!!!!!텍파!!!!!!!!!!!!!!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줏쎄요!!!!!!!!!!!!!!!!!!!!!!!!!!!!그대스릉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5
으아아ㅜㅜㅜ대박ㅜㅜㅜㅜㅜ
12년 전
독자12
이거 상편도 되게 즐거워하면서 봤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잌ㅋㅋ이런 거 써주신 쟈까님 감사하구 스릉해요 이얏 하트를 받아라 얍!♥♥♥♥♥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텍파 꼭 받겟슴 절대 놓치지 않을거예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독자13
헐허러허ㅓ러허럴 힝거 이거 ㅇ기억ㅇ 기어 상편보고 기다렸는데 나왔네요!!!!! 하악하악 조타좥 조타
그대 텍파!!!!!스릉흔드 사랑해요 정말 러브러브 다이스키 봉쥬르 하악하악 ㅠㅠㅠㅠ

12년 전
독자14
아!!!!!!!!!이거 드디어 하가나왓구나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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