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과 피아니스트
17살의 나는 너와 꽤 어색했다.
하얀 얼굴에 까만 눈동자, 선 고운 눈꼬리에 알맞은 크기의 코 그리고 웃을 때 사랑스럽게 말려 올라가는 입술. 저기 미안한데, 얼굴만 뚫어지게 쳐다보다 갑자기 움직이는 입모양에 시선을 움직여 눈을 맞추니 어색한 표정을 지우지 못한 니가 웃고있었다. 나도 억지로 입꼬리를 올려 같이 웃고싶지만 행복하게 웃는법따위는 난 몰라.
“미안한데, 나 이제 그만 가봐야 될것 같아.”
“.......어, 왜?”
“그게 피아노연습 할 시간이 거의 다 됐고 엄마가 걱정하실거야.”
“그래. 그럼 데려다줄게.”
“어, 안그래도 되는데. 고마워”
어색하게 웃는 널 보며, 피아노를 한대 사야하나. 생각했다. 내 작은 오피스텔에 피아노를 놓기에는 부적합하니 이사를 가야하나. 데려다준다 하니 어색한 표정을 웃으며 자켓을 팔을 끼운다. 보내기 싫은데. 심술이 터져나올것 같아 억지로 입꼬리를 당겨 힘을 주었다.
곧바로 차키를 챙겨 함께 엘레베이터를 타고 B2를 눌렀다. 둘이 있는 공기가 어색한지 거울을 보며 머리를 매만지는 널 보며 얜 왜이렇게 하는 짓이 다 귀엽지.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순간 내가 생각하고도 미친놈같아 입밖으로는 씨발소리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욕짓거리에 놀란 니가 응?이라고 반문했고, 난 그저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고개를 저었다.
차 속 공기도 어색하긴 마찬가지인지 어색해하는 너를 보며 무슨 말을 붙여야할것 같은데 딱히 붙일말이 떠오르지 않고, 그저 너와 이렇게 조용히 차안에 있는것도 내겐 꽤나 즐거운 일이라 부드럽게 핸들을 돌렸다. 저 멀리서 보이는 너희 집 대문을 보며 괜히 핸들을 꺾어 계속 이 동네를 돌까 생각하다 가방을 챙기는 너를 보며 너희집 앞으로 차를 주차했다. 고마워. 딱 너다운 톤, 목소리로 안녕을 고하고 너는 총총 너희집으로 들어갔다. 이런 시간이 계속됐으면.
* * *
28살의 나는 너에게 꽤나 가혹하다.
김은혜를 보내고 박태환은 아팠다. 열이 펄펄 끓었다. 장선생이 다녀가도 나아질 기미가 생기질 않았다. 끙끙 거리는 녀석 얼굴 한번 보다 체온계 온도 한번 확인하다 녀석 얼굴 한번 보다 이걸 반복하니, 왠지 병신이 된 느낌이었다. 딴년때문에 골골대는놈 옆에 붙어서 혼자 주인잃은 개새끼마냥 낑낑, 아 쑨양 너 왜이래. 김비서에게 우스갯소리로 나 뺨 한대만 쳐. 하니 요즘따라 정신나간놈이 맹하게 네!? 라며 큰소리로 반문해왔다.
그런데 그딴 생각은 곧바로 허공으로 부유하고 또 손을 내밀어 이마를 짚다가 체온계를 귀에 꽂고 온도를 쟀다. 38.9˚. 박태환 니가 좋아 죽겠네. 지금 니가 제일 좋아하는 나 골탕 먹이고 있는 거야. 빨리 일어나서 박수라도 치면서 좋아하란 말야. 결국 테이블에 놓여있던 물수건을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그러자 뒤에서 제가 하겠습니다 하는 김비서의 말이 들렸다. 됐다며 손짓을 한번 하고는 화장실로 들어가 가장 차가운 냉수로 레버를 옮기고 들어 올렸다. 차갑네. 차라리 차가워져라. 박태환. 냉정해져. 그딴 여자는 잊고 차라리 냉정해져. 뻑뻑 손으로 수건을 행구고 물기를 꾹 짜낸후 박태환의 이마에 다시 올렸다.
“실장님. 어제 오후부터 아무것도 드시지 않고, 잠도 주무시지 않았습니다. 제가 있을테니 그만 쉬세요.”
“됐어. 잠도 안 오고 배도 안 고프니까 김비서는 신경꺼”
“그렇지만 내일 모임이 있으십니다.”
“내일 모임에 지장 없도록 할테니까 걱정하지마.”
김비서에게 관심 끄라는듯 고개짓을 하며 나가보라는 신호를 보냈다. 곧이어 김비서가 조심스레 방문을 닫고 나는 내 눈 앞에 너만 바라본다. 언제쯤이야. 우리가 행복해질수 있는 시간이. 나 오래 기다리지 않았어? 너만 계속 기다렸잖아.
“...ㅁ........”
“뭐라고?”
“......미......미....미안해.....흐으.....미안해......”
잠꼬대를 하는 너에게 물으니 곧 대답이라도 하듯 엉엉 울며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하는 너. 누구한테 미안한건데, 덩달아 나까지 울고싶게 만드는건 진짜 세상에 너밖에 없을꺼다. 뭐가 그렇게 미안해. 니 뜨거운 손을 부여잡으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하는 나. 날 제발 병신으로 만들지마. 이렇게 죽고싶게 하지마. 가끔 난 너랑 같이 죽을까 생각도 했었다. 이렇게 거지같이 살아서 뭐하나. 너는 세상의 모진 시선이 무서운듯 꽁꽁 숨기 바쁘고 난 그런 너를 끄집기에 정신없다. 욕나오는 상황은 허구장장 존재했다.
* * *
19살의 너는 나에게 꽤나 아픔이었다.
“지금 뭐하냐?”
“보면 몰라?”
내가 모르겠냐. 지금 이 상황이 제대로된 상황이냐고 묻는거야. 내 말에도 불구하고 너는 계속해서 짐을 트렁크에 담기 바빴다. 커다란 여행용 트렁크에 어디 여행이라도 가는냥으로 여름옷 겨울옷 구분없이 쑤셔넣는 널 보며, 여행 가고 싶어? 하는 미친 소리가 나올뻔했다. 어디까지 올라올거야, 박태환.
“나 유학가.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고 하면 니가 안보내줄거 뻔하니까 말해줄께. 21살. 2년후 적어도 그때는 돌아올게.”
“미쳤어? 지금 누가 누구 마음대로 유학을 가겠다는 거야!?”
“대학도 가지말라, 취직도 하지말라. 음악회도 하지말고 나보고 지금 이딴 골방에 틀어박혀서 피아노만 치라고!?”
“너 피아노 좋아하잖아?”
“그래 나 피아노 좋아해! 근데! 이딴식으로 좋아하는게 아니야! 나는 사람들한테 내 피아노 소리들려주고 서로 그 감정을 공유하는게 좋은거라고!”
“내가..내가 항상 들어주잖아. 그거면 안돼?”
“니가 음악을 알아? 니가 지식이 있어? 너 그냥 힘만 쓸줄 아는 병신이잖아!!!”
악을 쓰는 너를 보며 할말이 없어진 내가 입을 악물었다. 괜시리 주먹에 힘이 들어가 억지로 부들부들 떠는 주먹을 들키지 않으려 재킷 주머니 속에 넣었다. 주먹이 나가면 진짜 힘만 쓰는 병신이 되는거니까. 말을 끝내고 계속해서 짐을 채우다가 곧 끝냈는지 트렁크를 잠구는 너. 그래 갈수있나 없나 나랑 해보자. 니가 나를 떠나. 나도 생각 할수 없는 그딴걸 어떻게 고 깜찍한 머리통 굴려 생각해냈나. 욕설이 계속 터져나올것만 같아 심호흡을 계속 했다.
커다란 캐리어를 두개 세워 두 손으로 들며 니가 나를 지나쳐 방문을 열려한다. "치워!" 아까부터 계속되는 너의 찢어질듯한 외침에 귀가 얼얼하다. 니 손목을 붙잡고 있는 내 손을 보다가 니가 결국 트렁크 하나를 내려놓고 내 손을 뿌리치려한다. 여기서 내가 너한테 뿌리침 당할거였으면 지금까지 널 잡고 버텼겠어. 그 어린 시절부터. 이제 고등학교도 졸업했으니 완전히 내꺼라고 생각했는데, 이딴 앙큼한 반항이라니. 경각심 불러 일으켜려는거야, 뭐야.
“너 진짜 니가 갈수 있을것 같아?”
“내가 왜 못가? 내가 왜!!! 나는 자유롭게 내 의사대로 내 행동을 결정할 권리가 있어!”
“니가 언제부터 자유로웠는데.”
“그럼 내가 언제부터 자유롭지 않았는데! 난 항상 자유로웠어!”
“이딴 손목 하나 제대로 떨구지도 못하는게 무슨 자유야. 나도 제대로 못이기면서, 나가서 밖에 있는 애들은 다 어떻하고 나갈건데. 내가 가만히 너 나가게 길 비켜드려라. 하고 말할것 같아?”
“개새끼. 너는 진짜 개새끼야. 너.....나한테 애정? 그딴거 원한댔지? 웃기지도 않아. 그런걸 호모라고 한대. 호모. 더러운거라고 하더라. 내가 애정이 넘쳐 흐를 지언정 넌 내 애정같은게 기대도 하지마, 난 그딴거 줄 마음 하나도 없으니까. 넌 그냥 평생 내 저주의 대상이야. 내가 언젠가 너 죽여버릴꺼야.”
그러던가. 하며 녀석의 팔을 풀고 트렁크를 열어 장롱을 열고 옷을 착착 걸었다. 신경 쓰지 않는 척 하긴 했어도 마지막 말을 꽤나 묵직한 돌이 돼서 가슴팍에 날아들었다. 그래도 짐짓 여유로운 척 옷을 다 걸고 방문을 연 뒤 트렁크 두개를 내다 던진 후 이딴거 버려버려라! 하고 소리 지르며 녀석을 돌아봤다. 그래봤자 니가 하는 말은 안 무서워. 박태환.
으잉! 저 왔어요! 지난화보다 분량 많이 늘여 왔어요! 칭찬해주세요! 흐흐흐 제가 지금 제정신이 아니라. 수학여행 다녀오고나서 정신이 갔네요. 아직도 머리가 아파요. ㅠㅠㅠㅠ다리도 너무 아프고 수학여행 너무 재미없었어요!ㅠㅠㅠ착한남자보면서 서로 송중기 내남자 드립치고ㅎㅎㅎㅎ이번편 뭐지........허허허......진도 뺄려고 했는데 자꾸 과거 등장. 나 왜이러나....순서대로면 말할수없는비밀이 먼저인데, 조폭과 피아니스트 기다리시는 분들이 더 많은 것같아 먼저 썻어요.......이러지마,제발에 지금 빠졌어요. 뮤비보고 아 너무 좋아! 노래도 너무 좋아! 해서 브금으로 집어 넣었습니다. 안어울려도 이해해주세요......흐흐 금요일은 일곱시에 자서 토요일 낮 1시에 일어났습니다. 저도 놀라워요. 지금도 무슨 말하는지 잘 모르겠네요......흐ㅎㅎㅎ아..........이번편 재미없어도 그냥 재밌게 읽고 댓글 남겨주세요. 전 매우 소심한 여자라 ㅎㅎㅎㅎ 관심과 애정을 갈구합니다. ㅎ 대망의 암호닉 시간. 나의 애정인들 암호닉♥ 봄님, 빛님, 마린페어리님, 비둘기님, 태꼬미님, 양갱님, 박태쁘님, 허니레인님, 쌀떡이님, 광대승촌님,고무님, 김알록님, 포도주스님, 햇살님, 아와레님, 너구리 님, 앙팡님, 쥬노님, 박쑨양님, 민들레님, 음마님, 김첨지님, 타이레놀님, 잼님, 우구리님, 아롱이님, 고구미님, 텔라님, 렌님, 아스님, 햄돌이님, 빠삐코님, 피클로님, 또윤님, 쓰레빠님, 부레옥잠님, 뺑님, 유스포프님, 태환찡님, 옥메와까님, 보름달님, 탱귤님, 초코퍼지님, 샤긋님, 소어님, 태환이사촌동생님, 워너비달달님, 반오십님,에떼신님, 백구님 암호닉 신청은 네버엔딩입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