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수야~"
"쉿- 여기 회사야.공과 사는 구분해"
"에이 아무도 없는데 뭘그래"
동우가 명수의 책상에 걸터앉고는 어린아이같이 웃어보였다.
그런 동우의 행동에 서류를 훓어보던 명수의 입가가 살짝 올라갔다.
"김성규...걔 어쩔거야?"
"....일단 지켜봐야지"
"대체 무슨 생각이야?호야집으로 보내서 뭘 어쩔려구"
"일단 뭐....."
동우의 말에 명수가 인상을 찌푸리며 미간을 쓸었다.틈만 나면 기어오르려고 드는 제 앞에 서있는 씹어삼켜도 모자랄 동우와 언제나 묵묵히 제 일을 하는
호원이 있었기에 겉으로는 건실한 컨설팅회사를 운영하고 뒤로는 온갖 음지의 일을 하는데 든든한 힘이 되었다.그렇게 자신의 옆에서 많은 도움을 주는
호원의 갑작스런 부탁에 당황했지만 안들어줄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일단 벌여놓기는 했지만, 뭔가 찜찜하다.어쩐지 느낌이 좋지않다.
안그래도 요새 조직상황이 많이 좋지않아서 이래저래 골치가 아픈데 골칫덩이가 하나 더 늘었다.갑자기 두통이 몰려오는듯한 느낌이다.
"응?어쩔건데?그나저나 걔 진짜 귀엽게 생겼던데"
".......뭐?"
"호야 말고 내가 데리고 있으면 안돼?너 집 잘 안들어와서 맨날 심심하단말야"
"장동우 너 진...."
쪽 -
이마에 손을 얹고 미간을 찌푸리는 명수의 입에 동우의 입술이 닿았다 떨어졌다.어이가 없다는 듯
명수가 눈을 떠 동우를 쳐다보았고 어린아이처럼 방실방실 웃고 있는 동우의 모습에 결국 피식하고 웃어보였다.
동우가 잘 손질되어있는 명수의 옆머리 몇가닥을 잡아당기며 중얼거렸다
"잘난 보스애인 둔덕에 매일밤 독수공방하는게 말이 돼?"
"뭐?"
"맨날 조직조직 지겹지도않나?나 계속 내팽겨쳐두면 확 용팔이랑 바람피워버릴거야"
안그래도 머리아파죽겠는데 이건 또 뭔 개소리야?싶어 풀었던 인상을 한껏 굳히며 제 머리를 만지작거리는 동우를 올려다 보았다.
동우가 만지작만지작 거리던 자신의 머리를 한껏 헤집으며 말했다.
"질투나지??으헤헤헤헤"
........김성규고 나발이고 제 눈앞에 있는 장동우가 지금 당장의 골칫거리다.
"......"
정말 와버렸다.학비와 먹고사는것만으로도 빠듯한 혼자 사는 살림에 최대한 싼 집을 선택해서 집안 벽지 곳곳에 곰팡이가 슬어있고
문을 여닫을때 삐걱삐걱 소리가나던,방음도 잘 되지않아 매일밤 소음에 잠 못이루던 자신의 집하고는 차원이 다른 그런 곳이었다.
호원이란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집에 들어섰고 나는 쭈뼛쭈뼛 현관에 서서 발을 들일 엄두도 못낸채 내 발끝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밖에 추워.들어와"
하지만 그러기도 잠시.팔을 잡아끈 호원에 의해 집안으로 들어섰고 쾅-하고 들어선 문이 닫혔다.
살며시 고개를 들었다.이미 저만치 걸어가 방으로 들어서는 호원의 뒷태가 보였고 뒤이어
사람이 사는 곳인지 의문이 들만큼 휑한 거실이 눈에 들어왔다.우리집도 이정도는 아닌데..
덩그러니 놓여져있는 쇼파와 벽면에 놓인 티비가 거실에 있는 가구의 전부였다.
사람의 온기도 느껴지지않는 집안 공기에 약간의 이질감마저 들었다.
"언제까지 거기 서있을거야?이리와"
낮에 사무실에서 호원의 바짓가랑이까지 잡고 엉엉 울어댔으나 호원은 말없이 자신의 어깨에 손을 얹은채 울음을 그칠때까지 기다려주었다.
그 손길처럼 어쩐지 이사람은 꽤 다정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상상했던 흉악스럽고 괴팍한 조폭의 모습이 아니라는거에 조금의 안도감마저 들었다.
첫인상대로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거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금 놓여 호원의 곁으로 조심스럽게 걸어갔다.10억은,아버지는,.........생각하면 무엇하리.
머리만 아파오는것을.사람은 환경에 적응하는 가장 교활한 동물이라했던가.나 자신도 이상하게 느껴질만큼 머릿속이 침착해졌다.
낮에 갈색머리가 말했던 무시무시한 일은 일어날일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냥 왠지 이 앞의 남자를 보니 그런 알수없는 확신이 들었다.위험한 사람은 아닐거같다는 이유없는 확신.
"내 이름은 이호원이다.27살이고"
"기...김성규예요"
"당분간 여기 이방을 써.따로 정리는 안해도 돼.정기적으로 청소부 오니까"
"........."
"집에 있는 시간이 적어서 있는게 별로 없지만 그래도 꼭 필요한건 있을거다"
"........"
"다른거 필요한거 있으면 말하고"
"......."
"아,그리고 혼자 있다 무슨일 생기면..여기 이번호로 전화해"
한참을 말하던 호원이 양복안주머니에서 제 명함을 꺼내 건네주었다.
딱 봐도 뒷세계사람인데 명함?이라는 생각으로 건네주는 명함을 받아들었더니 적혀있는건 (주)울림컨설팅 사무이사 이호원?
이름한번 거창하다.때깔좋은 사무실에 조폭이란 단어가 썩 안어울린다했더니 겉은 아주 멀쩡한 기업이었다.
할말을 끝마친듯 넥타이를 풀며 방으로 들어가려는 호원을 나도 모르게 불러세웠다.
"아저씨....!!"
"아저씨?"
호원이 얼떨떨한 얼굴로 돌아보았다.아저씨라는 말에 호원의 눈썹이 약간 치켜올라간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혼자만의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왠지 기분 나쁜듯한 표정이었다.하긴 27살밖에 안됐는데 아저씨 소리는 역시 좀 그런가...
헐 근데 나 왜 불렀지?딱히 이남자한테 할말도 없는데...미칠듯한 어색함 속에서 나도 모르게 한 행동이었다.
일단 불렀으니까 뭔 말이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나오는대로 막 중얼거렸다.
"저...저기요...라고 계속 부르기는 좀 그렇고..."
"저기...너 몇살이냐?"
"19살이요."
어쩐지 호원의 표정이 더 굳어져가는것같다.
나이가 19살이라는것이 심기를 불편하게했나?내가 그렇게 늙어보이는건가?그래서 아저씨라고 불렀더니 당황한건가?
순간 머릿속에서 수천만가지 생각이 스쳐갔다.사파리의 호랑이앞에 홀로 서있는기분이 이런기분일까.
"...다르게 부를수는 없나?"
"...호원이형...?
"........"
"호원씨...?"
삐질-땀이 나올것같다.제 앞의 호원의 미간이 찌푸려진다.하긴 언제봤다고 친근하게 호원이형은 호원이 형이란 말인가.
그리고 연애하는 여자랑 남자도 아니고 살갑게 ~씨,~씨가 왠말인가.그냥 관계도 아니고 조폭과 잡혀온 사람이라는 별 이상한 관계인 저사람과 자신의 사이에서.
어쩐지 방금보다 살짝 붉어진 호원의 얼굴에 더 당황했다.그래서 그런지 더 막 내뱉는 자신의 입이 원망스러웠다.
"크...크흠......그냥 아저씨라 해"
".....네...."
"오늘 피곤할텐데 들어가서 쉬어라"
"...."
그대로 뒤돌아 방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섰다.텅텅 빈 거실과 같이 방에도 별다른 가구랄 것도 없었다.혼자사는 집에 많은 가구를 바라는건 아니지만
지나치게 단조로운 방에 놀랐다.겉은 삐까뻔쩍 금칠을 해놓은것같은 그런 아파트에 살면서 집 안은 텅텅 빈 빛좋은 개살구같은 느낌에 약간 안타까운 느낌이 들었다.
방안을 둘러보다 번뜩 의문이 들었다.자신은 분명 돈을 빌려 도망간 아버지의 담보라는 이유로 이곳에 잡혀왔다.그리고 오늘 낮에 자신이 본 사람들은
정말 상상했던 울그락불그락 무서운 아저씨들이 가득한 겉만 번지르르한 회사로 가장한 조폭들이 분명했다(보스라는 남자와 호원.갈색머리는 예외였지만)
그런데 잡혀온 자신이 이렇게 편하게 있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때 어쩐지 뒷통수로 따가운 시선이 느껴져 뒤를 돌아보았다.
왜인지 호원이 방금 그자리에 우뚝 선채 자신을 쳐다보고있었다.
"어.....쉬세요"
나를 바라보는 호원의 모습에 당황해 바보같이 꾸벅-고개까지 숙이며 인사를 하고
문을 닫으려 손잡이를 그러쥐었다.왠지 모르지만 눈이 마주치는 것은 정말 무섭다.
"장기매매니 총알받이니 다 장난친거니까 걱정하지마라.그리고..."
"......"
"침대같은거 없어서 불편해도 당분간만 참아."
어째선지 닫혀져가는 문틈사이로 낮의 다정했던 목소리가 다시 들려온것 같다.
----------------
....................................망글똥글이네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이글은 아마 꽤 오래 야성으로 갈듯싶슴돠......현성은.....음...................좀 뒤에 나와요ㅋㅋㅋㅋ
현성을 메인으로 잡긴했지만 어째선지 우현이는..................등장때가 까~마~득~합니다ㅋㅋㅋㅋㅋㅋ
그대들ㅠㅠㅠㅠㅋㅋㅋㅋ처럼 자음만 남발해도 좋으니 댓글 많이 남겨주세요ㅠㅠ댓글 하나가 힘이 엄청나더라구요!!!!!!!
망글똥글로 신성한 인피니트를 더럽히는건 아닐지 걱정이 된다만........일단 저질러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