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안먹냐?”
“··꺼져 임마”
손을 문쪽으로 까딱거리자 어느새 내 옆에 앉아 날 안쓰럽게 쳐다보던 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별별 질문을 다 던졌다.「감기냐?」「다이어트?」「어디아파?」「아·· 그날?」역시나 매를 버는 그의 입을 손바닥으로 꾹꾹 눌러대며 괴롭히자 눈을 꼭 감으며 얼굴을 흔드는 모습에 한숨만 푹 내쉬다 기운없이 축 늘어져 엎드렸다.
“야··, 밥이라면 환장하는 000이 이러닌까 안익숙하잖아 뭐야 왜 안먹는데 빵이라도 사다줘?”
“니가 내 아빠냐··? 나 좀 혼자있고싶다. 나가주라”
“예~”
고개를 끄덕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던 그는 잠시동안 망설이더니 자신의 마이를 벗어 내 위에 올려주었다.「뭐하는거냐」「덮고있으라고」이럴때면 저 코찔찔이가 남자로 보인다는 사실이 싫다.
김영광
“그쪽 가지마, 000아프대”
하여간 영광굴비가 그 주둥이를 나불거리지 않는다면 지구가 멸망할날이 곧 다가온다는 뜻일만큼 아프지도 않은 날 병자로 만들기에 급급했다.「아 김영광··」나지막하게 탄식을 내뱉고 엎드려있던 몸을 일으키자 날 힐끔힐끔 쳐다보던 김영광은 나와 눈이 마주칠때 바로 내 옆 책상에 걸터앉아 아무말없이 날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김영광·· 나 안아파”
“그냥 아픈척해 다음이 체육인데 너 체육 싫어하잖아 난 너 간호한다고 하고 빠지면 되고”
“잔머리봐·· 결국엔 나 걱정된게 아니라 체육 빠지고싶어서 꾀부린거네”
“니 걱정 하다보닌까 체육생각이 난거지”
자신이 말해놓고도 민망한지 우물쭈물거리던 김영광은 머쓱한지 손장난만 몇번 치고서는 내 등을 토닥거려주었다.「진짜 안아프지?」「어어··」「얼굴은 되게 아파보이는데」뭐가 좋은지 낄낄대는 김영광의 머리에 꿀밤을 때리고 엎드리려는 순간 내 귓가에 ‘아프지마라~’ 라는 말을 속삭이고는 후다닥 친구들쪽으로 사라져버렸다. 그래봤자 김영광 니 키가 제일 커서 다 보이거든?
홍종현
“아~ 해”
“미쳤냐··?”
억지로 날 급식실로 끌고온 홍종현이 숟가락으로 밥을 잔뜩 퍼놓고는 내 앞에 내민다. 덕분에 주위 여학생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는걸 느껴 홍종현을 피해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빠르게 그 크고 억센손으로 내 팔목을 잡아 다시 의자에 앉히고는 내 입에 밥을 쑤셔 넣었다.「잘먹네」니 눈엔 이게 잘먹는걸로 보이냐? 억지로 꾹꾹 씹고있는 내가 겨우 밥을 삼켜내고 홍종현을 노려보며 이제 교실로 돌아간다고 쏘아붙이자 마치 자신이 엄마라도 된것마냥 한숨을 깊게 푹~ 내쉬더니 내 쪽으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살빼려고? 살빼려고 안먹어?”
“아··, 알면 좀 도와줘라”
“살 안빼도 되닌까 안도와주는거야 맘놓고 밥 먹어 또 내가 먹여줘?”
안재현
얄밉게도 밀크쉐이크를 들고 내 앞자리에 앉아 쪽쪽 빨고있는 안재현을 노려보자 자기가 뭘 어쨌냐는 듯이 입을 삐쭉 내밀더니 나에게 밀크쉐이크를 내민다.「먹어」「치워」「먹으라닌까?」「빨대 더러워」「내가 더럽냐?」간접키스잖아 바보야·· 생각없이 행동하는 안재현이 마냥 바보같이 느껴진적도 한두번이 아니였다. 궁시렁거리며 엎드리려는 내 머리를 양손으로 잡는 안재현의 손이 밀크쉐이크로 인해 차가워진 상태였고 갑작스럽게 차가운 손이 닿는 느낌에 움찔거리자 표정을 찌푸리던 안재현이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아~ 너 뭐냐 떨리냐?”
“우,웃기지마! 그냥 차가워서 그런거거든!”
“그래 뭐 고백까지는 내가 해줄게 니가 여자로 보인다면”
안재현 저 미친놈·· 벌레보듯 자신을 쳐다보는 내 시선에 자신도 민망했는지 입을 꾹 다물고 베시시 웃던 안재현이 갑자기 웃음을 그치곤 말했다.
“진심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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