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았다. 나를 싫어하는 그의 입장에서는 꽤나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나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는 게.
먹이를 기다리는 물고기에게 내던져주는 떡밥이, 사실은 미끼라면. 오직 내 감정을 이용해서 그의 놀음에 놀아나는 것은 아닐지. 나는 그를 좋아하고, 또 좋아하지만 그의 마음은 그렇지 않으니까. 언제든지 그는 마음만 먹으면 나의 마음 하나쯤은 쉽게 얻어 그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도 있었다. 이처럼 그가 내게 미치는 영향력은 실로 컸다. 그의 말 한 마디에 울고 웃는 나인데. 이쯤되면 생각을 달리 해봐야했다. 사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짜맞춰진 우리의 대본이 아닌, 나를 속일 수 있는 달콤한 그의 말은 아닐지.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다는 것. 사실 그런 것에 신경을 쓰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던 것은 데뷔를 하고 난 후였다. 데뷔작이 잘 되면서 관심이 쏟아지는 것과 동시에 이유모를 미움도 비례적으로 늘었다. 무슨 듣보가 나왔네, 코 성형을 했네, 턱을 깎았네. 출처도 없는 루머를 주장하며. 얼마 안 가서 운 좋게 얻어걸린 졸업사진이 퍼지자 성형설에 대한 의혹은 수그러들기는 했지만, 언제나 파파라치처럼 내 모든 행동 하나 하나에 대해 남들은 눈에 불을 키고 나를 주시했고, 그래서 나는 속으로 몸을 더욱 웅크렸다. 나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개소리가 가득한 글들도 그럴듯하게 써놓았던 얼굴없는 사람들의 댓글들을 보며 나는 바보같이 수긍했다. 내 행동이 이렇게도 보여질 수 있겠구나. 초반에는 그 개소리로 가득찬 댓글도 내 노력만 있으면, 좋은 이미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그 사람들의 눈에 좋게 보일 수 있을 거라고 희망을 가졌었다.
하지만, 그게 절대 아니였다.
배우를 4년동안 경험해보니까 저절로 알 수 있었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싫어하는구나.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 것도 서러웠는데, 그들은 내가 연기가 아닌 나 그대로의 좋은 면을 보여주려고 해도, 기회 조차도 주지 않은 채로 그들 멋대로의 미움만 싹 틔워가는 것을 느꼈다. 예능을 나가 쾌활한 이미지를 보여줘도, 아무리 영화에서 연기를 잘 해도, 라디오에서 조곤조곤 말을 해도, 내 이름을 담은 기사 하나만 뜨면 나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의 썅년이 되어있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해탈을 한 것 같다. 이제서야 그러한 글들을 보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신경 자체를 안 쓰는 것처럼.
나는 그래서, 남의 미움을 받는다는 것에 대해 이제는 더뎌졌으니,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질 줄로만 알았다. 근데, 그를 만나보니 그게 아니였다. 얼굴없는 사람들의 미움과는 달리, 좋아하는 사람의 미움을 받는다는 것은 아무리 미움에 더뎌진 나라도 적응을 할 수 없었다. 내가 조금만 잘하면 그가 나를 좋게 봐주지않을까? 했던 얼굴없는 그들을 대할 때의 나의 생각처럼 초반의 나는 그에게 더욱 살갑게 대하려고 했는데, 안 좋아졌다면 더 안 좋아졌지, 전혀 나아질 일이 없는 그의 발전에 내가 먼저 발을 뺀 거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래서, 전정국의 입장에서라면 춤을 추며 환호를 할 나의 제안을 거절한 이유를 묻고 싶어졌다. 하지만, 용기가 없었다. 그 예쁜 입술로 나를 또 다시 죽일 것만 같아서. 이번에도 여유가 넘치는 표정으로 나를 절벽 끝으로 몰아낼 것 같았다.
‘그걸 몰라서 묻습니까.’
‘눈치가 꽤 빠르신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네요.’
‘이여주씨, 저 좋아하잖아요.’
그의 얼굴이 나타나 조곤조곤한 말투로 내 마음에 생채기를 입혔다. 사실, 그는 내가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알까? 그래서, 나를 이렇게 가지고 노는 것일까? 지금까지의 상황을 생각한다면 전혀 맞지않는 앞ㅡ뒤에 그를 찾아가 추궁하고 싶었지만, 나는 시한폭탄같은 그의 입술이 무서웠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공허함을 담은 눈빛으로 날 쳐다볼 그에게 적응하지 못할 나 자신이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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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윈도 드라마 08 :: 예기치 못한 일은 결국
마음을 잃다
“이여주씨, 맞으시죠?”
“아, 네. 안녕하세요.”
테이블에 앉아 하염없이 세상 돌아가는 소식만 보고 있다, 이내 온 여자에 고개를 들어 얼굴을 확인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난생 처음 보는 사람이였다. 촬영없는 휴일에 뒹굴거리며 무료함을 때우고 있었는데 갑자기 제 매니저에게 연락이 왔다. 모르는 여자가 날 꼭 좀 봐야겠다면서 제 번호를 알려달라했다고. 혹시 지인분이냐며 내게 묻는데, 평소 같았으면 아니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야할 연락임에도 불구하고 절대 모른 척 해서는 안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연락처를 건네받아 이름을 확인해도 제가 전혀 모르는 이름이였다. 제 번호를 받은 여자는 곧장 내게 전화를 걸었다. 만나봐야할 것 같다고. 허나 아무리 이상한 기운이 들었다고 해서 생판 모르는 남을 만나기엔 위험도가 꽤 높았다. 요즘 세상이 얼마나 흉흉한데. 그래서 거절하려고 했다.
‘...전화로 말씀드리면 안될까요? 죄송한데, 회사에서 친분이 없는 분이랑 만나는 걸 안전상 이유로 규제하고 있,’
‘전정국씨 이야기로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말을 뱉던 입술이 움직임을 멈췄다. 아무런 정보도 없는 여자를, 만나야할 이유가 생겼다.
.
.
“..저는 지금, 무슨 이야기 하시는 지 잘 이해가 안되네요.”
“네, 혼란스러우실 거 잘 알고 있어요. 저도 고민 많이 했어요, 두 분께서 사귀신다는 기사를 보고 저도 적잖게 놀랐어서..”
내 눈앞의 이 여자는 지금 자신이 전정국의 애인이라고 자처했다. 지독한 향수 냄새, 전정국이 어느 날 달고 온 그 냄새와 같았다. 새빨간 립스틱. 전정국이 내게 보여준 뭉개진 립스틱의 색이였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현실의 시간이 날 조여왔다. 전정국의 애인은 내가 아니고, 저 여자라는 것을. 입술을 꾹 깨물었다. 아. 나는 사랑하는 이의 미움을 받는 것도 모자라서, 이제야 실로 버림을 받겠구나.
더이상 계약을 유지할 이유가 없었다. D그룹과의 계약은 장녀가 잡혀갔으니 이미 안중에도 없는 사안이였고, 전정국에게는 숨겨진 애인이 있는데 내가 왜, 그의 애인으로 보여져야하는가. 허나 그는 나의 제안에 그렇게 단호하게 거절을 했다. 이유도 알려주지않고.
“제가 얼마전에 전정국씨랑 이야기를 해봤는데, 계약기간을 줄이자니까 전정국씨가 거절하셨거든요.”
“..아마, 보이는 이미지가 있어서 그랬던 것일거예요. 어느 정도 텀이 있어야한다고 말하기도 했고..”
“..아.”
“….”
“전정국씨가, 저한테 직접적으로 애인이 있다고 하신 적은 없었는데..”
“어떻게 말을 하겠어요. 저희, 안 그래도 몰래 몰래 만나고 있던 참이였는데.”
“..언제부터, 만나신 거예요?”
“네? 어, 1년 정도... 정국씨가 약혼 준비 하실 때에 만났어요.”
나보다 더욱 긴 인연을 갖고 있었으니, 막말로 호텔에서 하루 자고 오는 건 그들 사이에서 아무런 일도 아니였다. 전정국이 약혼 준비를 하면서 몰래 이 여자를 만났다는 건, 그만큼 전정국이 이 여자를 좋아했다는 건데. 이렇게 전정국이 나를 싫어할 구실이 더 생겼다. 원래 애인의 자리를 꿰차고 들어와, 공식적으로 애인으로 알려졌다는 것.
“저 다 알고 있어요. 정국씨가 워낙 기업일로 스트레스 받아하는 거 아니까 K그룹도 어떻게 돌아가는 지도 알고.. 그런데 제가 사실, 입국한 지 두달밖에 안되어서 정국씨가 기사난 거는 모르고 있었거든요. 얼마전에 말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면서 말 하시는데….”
“….”
“사, 사실 그냥 두분께서 계약 관계인거면 제가 몇년동안만 헤어진 척 하는거면 되는거니까, 넘어가려고 했어요. 근데, 제가..”
“..네.”
“얼마전에, 임신을 해서….”
네? 저도 모르게 눈썹을 꿈틀거렸다. 눈은 크게 떠지고, 손끝은 파르르 떨렸다. 당혹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내가, 내가 잘못들은 건 아니겠지. 제 귀를 의심했지만, 여자는 이내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어두컴컴한 배경, 광활한 우주 속에서 흰 생명체가 우주를 헤엄치고 다녔다. 얼마되지않은 날짜. 내 눈에 담기자, 눈을 질끈 감을 수 밖에 없었다. 입술을 꾹 깨물었다. 입술 안을 메우던 피가 통하지 않을만큼.
현실은 가상에 찌들어 그를 기다리고 있던 나를 내몰아쳤다. 잔혹하고, 예고도 없이. 진실의 바다, 그 한 가운데 서있는 나. ‘현실’이라 칭해지는 파도에 휩쓸려 이리저리 헤매이고, 방황을 한다. 쉬익, 쉬익. 춤을 추는 파도는 나를 가두기도 하고, 몰아내기도 하며 나를 수평선 끝까지 밀쳐냈다. 나는 반항할 힘이 없었다. 짜여진 각본에 맞춰 움직이는 인형이었을 뿐이므로, 닥쳐온 현실에 묵살해야했다.
“..4주차예요. 저도 모르고 있다가, 얼마전에 알았어서..”
“….”
“정국씨랑, 기왕이면 조금 더 빨리 끝나셨으면 좋겠어요. 제 뱃속에 있는 애기도, 그러길 바랄 거예요. 정국씨 아버님에게는 제가 말씀 드릴게요. ”
망치로 뒷통수를 얻어맞은 듯 얼얼했다. 여자가 나가도 나는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있을 수 밖에 없었고, 눈 앞이 캄캄했다. 그에게 묻고 싶었다. 화를 내며, 따지고 싶었다. 당신은 언제까지 날 이렇게 벼랑 끝으로 내몰을 셈이냐고. 왜이리 나를 비참하게 만드냐고. 그의 마음을 바라지않고, 온전히 그를 좋아하려고만 해도 나는 안되는 것이냐며. 그렇게 따지고 싶었다.
저 여자의 배가 불러올수록, 우리의 유통 기한은 더 다가오겠지. 끝이 정해져있는 드라마, 하지만 그 끝을 더욱 당겨야할 ‘현실’은 잔인하게도 날 일깨웠다. 10개월. 내 마음을 정리할 수 있도록 허락해준 시간을 더욱 줄여야했다. 나와의 드라마가 끝난 후, 그는 유부남이 되겠지. 잉태로 인해 불룩해져 나온 배를 쓰다듬어주며, 나는 가상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화사한 미소를 저 여자는 현실에서도 만끽할 수 있겠구나. 가슴이 아픈 것보다, 그 여자가 부러웠다. 나는 끝내 쟁취하지 못한 그의 모습은 그녀는 쉽게도 얻어낼 수 있으니. 병신. 나를 향해 읊조렸다.
*
“너 대체 무슨 생각으로 행동을 하고 다니는 거야! 외간 여자한테서 임신이라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무슨소리세요, 임신이라뇨.”
웬 호출. 그저께 그렇게 들들볶으신 걸로도 만족이 안되셨나. 아버지의 호출이 있다는 말에 괜히 툴툴거렸다. 사장님께서, 굉장히 노하신 것 같던데.. 그야 뭐, 한 두번 있던 일이 아니니까요. 대수롭지않게 답하자 비서가 입을 다물었다. 괜히 꼬투리를 잡으실까봐 옷 매무새를 단정히하고는, 사장실에 들어서자마자 날아오는 종이 더미에 눈을 질끈 감을 수 밖에 없었다. 씨발. 종이로 싸대기 맞는 적은 굉장히 오랜만이였는데. 진짜 무슨 일이 났긴 났나보다, 하고 반 쯤을 흘려듣었던 아버지의 말 중에서 심히 거슬리는 단어가 있었다. 임신.
외간 여자한테서, 임신이 됐다고. 나 때문에.
아, 좆됐다.
마른 세수를 했다. 임신이라니, 그것도 처음 본 여자랑 맺은 관계로. 단순 원나잇이라고 즐겼던 하룻밤으로 인해 새생명이 잉태되었다. 근데, 이 사실을 그 여자가 이여주에게 알렸더라고 했다. 몰려오는 두통에 관자놀이를 꾹, 꾹 검지로 눌렀다. 그녀는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나를 떠올리며 혐오감을 느꼈으려나, 아니면 그때처럼,입술을 짓이기며 눈물을 참고 있었을까. 어느 쪽으로든 마음이 편치 않았다. 실소를 터트렸다. 내가 이여주였으면 나한테 이미 질렸겠다. 자기를 밀쳐내는 것도 모자라서, 다른 여자랑 원나잇이나 하고 오고, 거기에. 임신이라니.
아버지가 하는 말이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로지 이여주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이렇게 그녀에게 한 번의 상처를 떠안게 되는구나. 그래서 무서웠다.
‘전정국씨, 이제 진짜 지긋지긋해요.’
라고 하면서, 나를 욕하고 떠날까봐. 예정되어있는 드라마의 끝에도 그녀 기억에는 자신에게 상처만 주다 끝난 사람이라고, 나를 생각할까봐. 잘해줘야지, 상처주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했던 것이 무색하게 나는 또 본의아니게 그녀에게 상처를 줬다. 무능함. 너는 이렇게밖에 안되는 인간이야, 라고 누군가 속삭였다. 너는 누군가를 좋아할 수 없어, 결과는 똑같아. 그 여자도 너를 버리고 도망갈 걸? 너네 엄마처럼.
부와 명예를 위해 아버지와 결혼한 어머니의 삶은 정혜를 낳은 후에 더욱이 피폐해졌다. ‘부’가 아닌 ‘사랑’을 결혼의 모토로 잡았던 것이 문제였다. 부부의 모토는 조부모의 모토와는 확연히 달랐다. 돈독에 오른 친가에게 사랑을 위한 결혼은 사치였음에, 외가의 일 년 수입이 자신들의 한 달 수입보다 못 미치는 것을 비웃으며 그녀를 무시했다.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던 부모는 현실 앞에 부딪혔다. 부의 차이는 극명했고, 친가의 극심한 시기에 결국 모는 어린 자식 둘을 두고 도망을 쳤다. 미안하다는 쪽지 하나만을 두고. 영원히 나를 지켜줄 것만 같던 엄마가 나를 버리고 떠났을 그 무렵, 나는 그 이후로 아무도 믿지않기로 결심했다. 내게 다가오는 사람들은 그저, 내가 아닌 내 돈을 원했으니까. 나를 위해주는 척하며 내 돈을 탐했고, 나의 친구가 되어주는 척을 하며 내 명예를 탐했다. 순한 양의 탈을 쓴 그들의 속내는 암흑보다 더 캄캄했다.
허나, 부와 명예. 회사의 것이고, 가족의 것이였지 결코 내 것이 아니였다. 내가 벌어들이는 돈이 곧 그들의 돈이였으니. 나는 언제까지고 가족의 장남이라는 타이틀을 쓴 희생양이였고, 그들 입맛의 우아함을 위해 살을 찌우고있는 한 마리의 거위일 뿐이였다. 마치 좋은 옷을 입히고, 좋은 음식을 먹이는 것은 거위의 간을 살 찌워 그들에게 바쳐지는 푸아그라처럼, 그들의 입맛에 맞게 나의 머리에 지식을 채우고, 내 입에 일급 요리를 채우며 그들이 원하는 완벽한 후계자로 거듭나길 그들은 원했다. 그런 그들에게 후계자의 일탈로 인한 임신은 막장드라마의 전개와도 맞먹는 것이였다. 이 사실이 퍼지면 지금도 나를 바닥치려 난리가 난 저들의 손들이 다시금 제 목을 조여올 것이였다. 후. 흘려보낸 한숨이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
“오랜만이네요, 전정국씨.”
“….”
“아, 이제 명칭을 다르게 해야할 것 같은데. 예비 아버님?”
“안 닥쳐?”
여자는 친히 저희 회사로 걸음을 하더니 저렇게 뻔뻔하게 나왔다. 이 여자에게 씨를 뿌린 제 잘못이 커 일부러 입을 닫고 있던 찰나, 저를 제 남편인마냥 취급하는 저 여자의 태도를 보자 화가 치밀었다. 나는 지금 속이 타들어갈만큼 먹먹한데, 저 여자는 뭐가 저렇게 당당한 걸까. 새빨간 입술과, 머리가 아플만큼 독한 향수에 인상을 찌푸렸다. 이 여자는 임신을 했다는데, 생각이 없나.
“..그니까, 내 애를 임신했다고.”
“그쵸. 이거 봐도 아무 생각 안 들어요?”
여자가 내민 초음파사진에 입을 다물었다. 꼬물거리는 생명체. 저게 지금, 저 여자의 배 안에 있다고. 기가차서 웃음이 나왔다.
“그 쪽은 사정상 그 여자랑 기사가 난 거지만, 원래 애인은 나라고 이여주씨에게 이미 말 해놨어요.”
“정신 나갔습니까? 무슨 그따위로,”
“그럼, 가서 원래대로 말해요? 나 전정국씨랑 하루 뒹굴고 애 가졌어요. 이렇게?”
“….”
“그쪽이 이미 다 떡밥을 던져놨더만. 사업 건으로 만났다고. 그게 뭐, 하루 잤다는 거나 마찬가지지.”
“….”
“내가 그쪽 체면 생각해서 이렇게 해준거예요. 대충 끼워맞춰놨으니까, 아버님이랑 알아서 잘 상의해요.”
“허,”
“다음에 또 봐요. 다음에는 식장에서? 아무튼, 전 가요.”
여자는 제 배를 쓰다듬으며 접대실을 나섰다. 아, 씨발. 사악한 여자의 웃음에 욕이 절로 나왔다. 아니야, 분명 숨겨져있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제 눈썹 사이 찌푸려진 미간을 살살 풀며 생각을 해도 짚이는 게 전혀 없어 답답함에 담배를 찾았다. 촉이 좋지못했다. 이대로 넋을 놓고 있다가는 크게 당할 것만 같아서. 코 끝에 담배 냄새가 닿았지만 그닥 신경 쓸 것이 못 되었다. 타들어가는 속만큼 까맣게 흔적을 남기며 사라져가는 담배를 지져꺼버렸다. 아마, 오늘도 쉽게 잠에 들지 못할 것 같았다.
여러분.. 잘 지내셨는지요...^ㅁ^
꽤나 오랜만입니다! 다름이 아니고 제가 일주일 쓰차에 걸려서 그만..(뒤로숨기)
이번 편은 꽤 해드릴 말이 많아요. 제가 전 편에서 아직 보여드릴 이야기가 많다고 했는데, 그 중 일부가 보여지기도 했구요.
저 여자, 아무리봐도 좀 수상하죠? 네.. 아마 그럴 겁니다..^^
임신..진짜 뜬금없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아마 그렇게 보여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들어요.
하지만 이거 다 저의 계략입니다. ^^~!
저 여자는 지금, 여주와 정국이 둘한테 대하는 태도가 달라요. 그니까 좀 수상한 여자라고 볼 수가 있죠. 여주한테는 나 정국이 애인이야! 이러고 거짓말을 쳐놓았죠.
저 여자의 모든 것은 나중에 차차 밝혀질 예정! 부족하지만 스토리 구상한다고 시간을 꽤 들였어요.. 밥먹을 때도 아..그여자.. 이러면서 밥 먹었어요 진짜로....
그리고 정국이가 사람을 그렇게 못 믿은 것도 아주 잠깐! 나왔네요. 바로 어머니의 부재였어요......(두둥)
쇼윈도드라마 보면 아시겠다시피, 정국이의 어머님에 관한 이야기는 일절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노린거죠....!
설마 어디 있나요..? 제가 뭐 정신놓고 썼으면 아마 있을수도... 실수 발견하시면 바로 말해주세요! 고치겠습니다ㅠㅠ
아무튼, 이제 제가 조금 더 바빠질 것 같아서 아마 텀이 다시 조금 더 늦어질 것 같아요.
진짜 고삼..다신 하기 싫어요..절대 안해...... 그래도 빨리 오도록 노력할게요! 여러분 항상 너무너무 고마워요. ㅠㅠ 내꺼..♡
그리고, 마지막으로 진짜! 저번에 제가 6화에서 성의있는 댓글로 힘이 난다고 하니까 다들 진짜 길게 적어주시려고 노력하는 거 너무 너무 감동이였어요.ㅠㅠ
어떻게 다들 이러지...모두 너무 감사합니다! 저번화에서 특히 진짜 엄청 힘 났어요ㅠㅠ 여러분 모두 사랑합니다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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