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 아, 안녕하세요 "
" 안녕하세요~ "
" 안녕하세요. "
음악 방송이 끝난 직후 무대 아래에서는 많은 아이돌 가수들이 서로 서로 인사를 하고 있어.
다들 그닥 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선후배 사이에 인사를 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니까.
요즘 활동 기간인 그룹 ' 엑소 ' 도 그 무리들 중 하나야.
다들 슥슥 지나쳐 지나가는 타가수 분들한테 " 안녕하세요 " 하며 꾸벅- 구십도 인사를 해.
다른 멤버들은 다들 눈웃음도 치고 해맑게 웃기도 하고 몇 마디씩 덧붙이기도 하는데 유독 한 멤버만 무표정한 얼굴로
딱 자기 할 말만 하고 슥 지나가.
수많은 남/여 아이돌들을 마주쳤음에도 표정 한 번 안 풀었던 그 멤버는 어떤 걸 그룹 멤버를 발견하고선 씩- 웃어.
그리고선
" 안녕하세요~ "
하고 밝게 인사를 하며 아무도 눈치 못 채게 몰래 어깨를 툭툭 두드리고 가.
그 걸 그룹 멤버도 살짝 얼굴에 미소를 띄고.
유독 한 사람에게만 친절한 그 엑소 멤버는 바로 엑소 막내, 오세훈이야.
그리고 세훈이와 사귀는 걸 그룹 멤버가 바로 너징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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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훈이는 대기실로 들어가자 마자 " 후아~ " 하며 한숨을 푹 쉬고 소파에 벌러덩 누워서
오늘 힘들었다는 둥 피곤했다는 둥 엄살을 잔뜩 부리다가 문뜩 뭔가가 생각이 나서 벌떡 일어나.
옆에서 같이 벌러덩 자빠져있던 백현이는 " 깜짝이야!! " 하면서 놀라고.
" 오세훈 깜짝 놀랐잖아 " 백현이가 타박하면서 잔소리 하는데 세훈이는 아웃 오브 안중.
휴대폰을 열심히 쳐다 봐.
그리고선 초록창에 " 김징어 " 이렇게 쳐. 그리고선 프로필란에 적혀있는 소속 그룹을 누른 다음
데뷔일을 찾아 봐. ' 2012년 4월 7일 '
인기가요에서 엑소가 처음 데뷔하던 날보다 딱 하루 앞선 날이야.
워낙에 잘 깜빡 깜빡하는 성격인 세훈이는 자기 여자친구 데뷔일도 모름..;
그리고선 " 아 아니네.. " 라며 중얼거려.
데뷔월이 4월 달이 아니라 12월 달인줄 알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조금 있으면 데뷔 1주년인줄 알고
놀래서 찾아본 거지.
그 모습을 염탐하던 옆에 있던 백현이는 " 오세훈 저 금붕어 새끼 " 라며 놀리고.
할 일을 마친 세훈이는 다시 소파에 벌러덩 누워있다가, 또 폰을 잡고서는
너징에게 카톡을 보내.
' 김징어 '
' 오늘 무대 잘했어 '
' 이쁘더라b '
그리고 약 3분 정도 뒤 도착하는 너징의 답장.
' 알아 나 이쁜 거 '
' 4년을 사귀면서 그것도 몰랐냐ㅋ '
그 카톡을 보고 어이 없다는 듯이 픽- 웃더니 또 카톡을 보내.
' 야 근데 무슨 답장이 3분 씩이나 걸려? '
' 이제부턴 1분 내로 빨리 빨리 답장해 '
' ㅇㅋ? '
ㅋ너징도 여자 아이돌인데. 준비할 거 겁나 많고 마무리해야 할 것도 많은데
무슨 답장을 1분 내로 하라는 건지? 장난하세요?
' 야 1분은 무리야 '
' 2분. 2분 ㅇㅋ? '
" 아 싫어!!!!!!! "
소파에서 뙇 일어서서는 형들 코디 누나들 다 있다는 걸 망각한 채 소리를 지르다가
몇 초뒤에 지금 상황을 인지하고는 자기 입을 틀어막고 " 아..씨.. " 거리는 세훈이.
너징이 답장 늦게 보내는 게 진짜 싫었나봄ㅋ
잠시 생각을 하더니 한숨을 푹- 쉬고
' 그래 2분 2분. 내가 인심썼다 '
' ㅡㅡ '
' 쉬어. 나중에 또 톡할게 '
라고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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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세훈이랑 너징은 중3때부터 사귀기 시작했어.
알고 지낸건 초등학교 3학년 정도 부터 였고.
초등학교 5학년~6학년 때 두 사람 다 캐스팅 제의를 받았고, 오디션에 합격했어.
각자 다른 소속사에 속해있지만,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데다가 직업도 같고 관심사도 같아서
통하는 게 정말 많았고 고민같은 것도 서로 서로 잘 들어주고.
연습생 시절 때 연습이 끝난 늦은 밤에 몰래 몰래 주위 카페에서 만나면서 그렇게 사랑을 키워왔지.
숙소 앞에서 죽치고 앉아있는 분들을 따돌리느라 굉장히 힘들기도 했지만 그 때의 기억이 지금은 꽤 재미있었던
추억으로 자리잡고 있어.
" 야, 우리 데뷔하면 볼 일 많아지겠지? "
" 몰라.. 음악방송에서나 간간히 보겠지 "
" 김징어. 무슨 말을 그렇게 짜증나게 해. 데뷔하면 꼭 자주 봐야지.
이렇게 몰래 몰래 007 작전하는 것 처럼 힘들게 보지 말고 "
" ㅋㅋㅋㅋㅋㅋㅋ그래, 근데 데뷔하면 잘생긴 남자들 진짜 많이 보겠다..흫..ㅎ "
" 야, 죽는다?! "
" ㅋ "
" 너 딴 놈들이랑 히히덕거리다가 들키면 죽어.
내가 그 남자 아이돌 끝까지 괴롭힐거야 "
" 웃기네. 데뷔부터 하고 그런 말 하든가 "
" 아 뭐 어쨌든!!!! "
가끔 몰래 만날 때마다 너징과 세훈이 사이에 이런 대화는 일상이었어.
너징은 세훈이가 데뷔한 후에 여자 아이돌이랑 대화를 하건 말건 별 신경을 안 쓸 것 같은 눈치였는데
굉장한 철벽남인 세훈이는 데뷔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철벽을 치고ㅋ
어쨌든 그렇게 투닥 투닥거리면서 몇 년을 더 함께 해오다가, 정말 신기하게도 딱! 하루 차이로 거의 같이 데뷔를 했어.
하루 차이지만 선배는 선배니까 너징이 세훈이한테 " 야, 선배라고 부르라니까? " 라며 타박하지만
세훈이는 아웃 오브 안중. 절대 말 안들음.
친구로 지낸 게 몇 년인데 낯간지럽게 선배라고는 못 부르겠다며ㅋㅋㅋㅋㅋㅋ
너징도 겉으로는 잔소리 팍팍 해대지만 속으로는 그런 세훈이가 귀여워서 미칠라고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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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글(짝) 똥글(짝) 생성 축하요(짝짝)
원하시면 계속 연재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