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보렴, 홍빈아."
갑작스러운 엄마의 사망소식에 수업도 듣다 말고 장례식장으로 뛰어갔다.
그 곳에는 까만 정장을 입은 아빠가 우두커니 서서 고개만 푹 숙이고 계셨다.
"아버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는 아빠는 그냥 무표정이었다.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그의 입에서 나오는 대답은
"교통사고였다."
이 한 마디 뿐이었다.
한숨을 푹 쉬며 다시 고개를 떨구는 나의 아버지.
아빠, 다 알아요.
아빠가 죽인 거잖아. 다 알아요.
새벽 2시. 조심스레 문을 열고 거실로 나왔다. 떨리는 다리를 애써 진정시키려 하지만 곧 힘이 풀려 쓰러진다.
아빠가 깰 새라 울음이 나오려는 입을 틀어막았다. 그동안 참아왔던 아픔이었지만, 오늘따라 더욱이 아팠다.
중학생때부터 시작된 아빠의 폭력.
그리고 고등학교때부터 끊임없는 아빠의 강간.
그리고, 없다.
아빠에게 겁탈당하고 벌벌 떨면서 방에서 나올 때마다 눈물을 흘리며 나를 안아주던 엄마가.
똑같이 아빠의 폭행에 시달려서.
나를 어루만지고 다독여주는 것밖에 해주지 못하신 나의 엄마가.
이젠 없다.
그녀는 결국 아빠의 손에 부서졌다.
이제 나를 보호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야."
"...?"
"나 너 알아."
같은 반이니까 당연히 알겠지. 뜬금없이 내뱉어진 김원식의 말을 무시한 채 책상에 엎드렸다.
아빠로 인해 망가진 몸이 열감기로 더욱이 심하게 망가졌다.
"너네 아빠지?"
뭐...? 고개를 드니 녀석이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네가 그걸 어떻게...
"다 알아. 너 매일 집가기 싫어서 쓸데없이 시내 돌아다니잖아."
"......"
"이홍빈."
"......"
"죽여줄까?"
뭐? 당당하게 담배곽을 꺼내드는 녀석은 그 말만 내뱉은 채 교실을 나갔다.
난 녀석의 뒷모습을 빤히 쳐다보았다. 장난치는건가? 라고 생각하기엔 녀석은 진지해보였다.
더욱이 머리가 아파져와 다시 책상에 엎드렸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이홍빈 학생 여기 반 맞죠?"
아버지가 죽었다.
허허허 |
첫작인데 완벽히 망했네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