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나의 암호닉
누누
콩닥
뽀잉뿌
칰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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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젤리
벼리니똥꼬
최고자
토마
밍이
쥬시
최학연은까맣다
신알신해주는 분들 모두 나라세♥
시작은.
너빚쟁의 부모님이 치킨집을 운영하셔.
부모님도 도울 겸, 내 자신에게 자유도 줄 겸 오토바이 자격증을 따.
아버지께서 배달 가기 싫다고 하면 너빚쟁이 대신 배달을 해.
부모님께서 겅정하시지만 괜찮다며 금방 다녀오겠다며 부모님을 안심시키고
부모님의 일을 조금이나마 돕고싶은 우리 효녀!! 나, 나름 효녀인 너빚쟁!!
부모님 몰래 가끔씩 몸이 완치되지 않았지만 동네 한 바퀴 돌기도 하고. 호호호!
사실, 너빚쟁은 몸이 아파서 고등학교 1년을 꿇었어.
산 속에서 요양도 하고 병원에서 누워있기도 하고.
그래서 스무 살인데도 고삼이지. 주르륵.
유난히 너의 치킨집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이용하는 세탁소 집이 있어.
너빚쟁의 교복을 드라이 할 겸 종종 가는 그 세탁소의 아줌마와 아저씨와 어느새 친해진 너빚쟁!
그러다 우연히 빅스를 만나.
같은 학교인 빅스는 너와 학년은 같지만 나이는 너빚쟁이 한 살 많은 누나!!
///
평일에 자주 시키던 세탁소 집이 이번 주는 무슨 일인지 토요일 날 주문이 들어왔다.
휴일 날 제일 장사가 잘 되가는 치킨 집에 전화를 주시다니. 너빚쟁은 고마웠지만 한편으로 귀찮았다.
여섯 세트를 짐 가방에 밀어 넣고는 다녀오겠다며 우렁차게 말을 하고 빨리 빨리 주문을 완료했다.
제일 마지막으로 가는 세탁소 집에 너빚쟁은 기분 좋게 세탁소 문을 열었다.
“안녕하세여! 아줌마 저왔어여!”
찬바람 때문인지 코가 턱 막혀버리는 바람에 코맹맹이 소리로 아주머니를 불렀다.
너빚쟁은 항상 앉아 계시던 자리를 보자 고등학생이 앉아있어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라 아주머니 안계시나? 오늘은 아들이 여기에 앉아있네. 너빚쟁은 살짝 당황했다.
너빚쟁과 같은 교복, 곱게 이재환이라 써져있는 명찰을 보고 머리를 천천히 굴려본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아, 우리학교에서 노래를 제일 잘한다는 그 아이구나.
너빚쟁은 알아서 이해를 하고 고등학생에게 꾸벅 인사를 한 뒤 아주머니를 기다린다.
“엄마 치킨이 왔어! 아들이 먹고 싶다던 치킨이 왔어!”
발랄한 이재환의 목소리에 너빚쟁은 신기해 했다.
이재환의 목소리는 발랄하고 귀엽고 기분 좋을 때 들으면 사랑스러운 그런 목소리였다.
세탁소의 작은 방으로 큰 키의 고등학생이 도도도 들어가는 것도 귀여워 보였다.
이재환이 방에서 돈을 들고 너빚쟁의 앞으로 와선 돈을 내밀어. 그러더니 하는 말이 참 귀여워.
“여기 치킨이 그렇게 맛있다면서요?”
“그럼요, 우리 집 치킨이 제일 맛있어요!”
귀엽고 애교가 잔뜩 섞인 이재환의 물음에 너빚쟁도 해피바이러스를 받은 것 같아 생글생글 웃으며 기분 좋게 답을 했다.
동글동글한 눈과 너빚쟁의 두 배는 되어 보이는 커다란 코 남자치고 하얗고 맑은 피부가 이국적으로 생겼다.
거기에 머리도 살짝 갈색기운이 감도는 색이여서 더 그래보였다.
“어려 보이는데 오토바이 타도 되요?”
“어, 안 어린데.”
갑작스러운 이재환의 물음에 너빚쟁은 깜짝 놀랐다.
이래 봐도 같은 학년에 사실 너빚쟁은 한 살 더 많은데 말이다.
기분이 살짝 나빴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짜증을 내기에도 그렇고, 지금은 배달 중이니 말이다.
결국 너빚쟁은 허허 웃었다.
거기다 진짜 어린 아이를 만난 듯이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에 너빚쟁은 아무, 매우, 몹시 당황했다.
이재환이 손을 때자 너빚쟁은 뒷머리를 긁적거리다 돈을 허리춤에 있는 주머니에 쏙 넣고 치킨을 이재환의 손에 쥐어주고 허리를 꾸벅 숙였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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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인 일요일.
모처럼 휴일에 큰 이불을 뒤집어쓰고 귤을 까먹다 어머니의 호출에 너빚쟁은 치킨 집으로 갔다.
귀에 이어폰을 끼고 조금 걷자 저 끝에서 이재환이 제 몸보다 훨씬 큰 야상을 뒤집어쓰고 어딘가로 간다.
너빚쟁은 자신을 기억할까 싶어 한 곡도 끝나지 않은 이어폰을 빼고 앞을 스리슬쩍 막았다.
“어? 어제 치킨 집 딸이네!”
“안녕. 세탁소 집 아들.”
“뭐야, 너 왜 반말이야.”
입술을 툭 내민 이재환이 귀여워 속으로 웃다 자신이 이재환과 동갑이라며, 거기다 같은 학년에 사실 자신이 일 년 꿇었다는 말을 하자
이재환은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떠버린다. 어? 그 양아치 여자애가 너야?
손가락질을 하며 묻는 재환을 흘겼다. 너빚쟁에게 따라 붙는 소문을 이재환이 얼핏 들었나보다.
양아치라서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는 이상한 소문을 그대로 믿었나보다.
너빚쟁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서 그렇다며 말했더니 이재환은 그렇구나, 고개를 끄덕이다 씩 웃었다.
“그럼 민증 보여줘요.”
“뭐야, 못 믿는 거야? 보여줄게. 대신 누나라고 불러.”
너빚쟁은 지갑에서 민증을 꺼내 보여주었다. 몇 년 되지 않은 민증은 깔끔했다.
재환은 무슨 누나라고 부르냐며 당황하다 너의 민증을 뚫어져라 보더니 딱 뺏어가 버렸다.
우와 나 철창 안에 가둬질 뻔 했네? 철컹철컹! 너의 민증을 보며 씩 웃으며 말하는 재환에게 다가가 민증을 되찾으려 하자
큰 키에 까치발을 척 드는 이재환이다.
그러더니 어제처럼 도도도 뛰어 큰 소리로 너빚쟁에게 말했다.
“내일 학교 끝나고 가지러 와요 누나! 기다릴게!”
발랄하게 뛰어가는 데 눈길이 미끄러운지 콩 하고 넘어졌다.
이재환은 금방 일어나 엉덩이를 톡톡 털며 일어나 민망한 듯 너빚쟁을 한 번 쳐다보고 헤헤 웃었다.
이재환이 참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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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주변 친구들에게 이재환의 반을 물어 보고 묘하게 긴장되는 마음을 다잡으며 뒷문을 열었다.
민망함을 참고 이리저리 살피는 데 이재환이 없다.
결국 너빚쟁은 한 남학생을 붙잡고 이재환의 자리가 어디인지 물었다.
“이재환 어디 있어?”
“재환이요? 지금, 자는데요. 저기.”
친절하게도 남학생은 자고 있는 이재환의 뒷모습을 가리켰다.
너빚쟁은 슬금슬금 다가가 이재환의 어깨를 확 잡아어렸다.
이재환이 놀랐는지 어개를 흠칫 떨고 눈을 꿈벅꿈벅 떴다.
어, 눈곱꼈다.
너빚쟁이 손으로 눈을 가리키자 창피했는지 눈을 거칠게 비빈다.
너빚쟁은 작게 웃고 두 손을 펴 민증을 내놓으라며 말했다.
“빨리 줘.”
“민증에 낙서하면 벌금 무나?”
이재환은 곱게 핀 너빚쟁의 손에 민증을 곱게 올려주며 알 수 없는 말을 하고 빨리 가라며 손을 휘휘 젓는다.
너빚쟁은 무슨 말인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교실로 올라오며 설마 민증에 낙서라도 했나 싶어 뒷부분을 보았다.
[010-0524-0406 꼭 전화하기 ㅇㄴㅇ]
이렇게 써져 있는 낙서를 보고 너빚쟁은 계단에서 엄청 웃어댔다.
그래서 뒷이야기는? 결국 둘이서 손 꼭 잡고 주민센터로 가 민증을 다시 만들었다고 한다.
미안해요, 너무 오글거린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