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징어] 너징과 EXO의 콩알탄썰 +59
부제 :: 우리는 이렇게 시작했다. 1편
BGM :: 박지윤 - 잠꼬대
우리는 이렇게 시작했다.
처음의 시작은 나와 찬열이. 둘이었다.
그리고 나서는 종인이, 민석이형, 세훈이. 종대와 백현이.
놀랍게도 가장 마지막에 자리잡은 사람은 준면이형 이었다.
모두가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한 날.
우리는 지나가다, 혹은 같은 방 안에서 서로의 얼굴을 마주한 적 있었지만.
하나의 단체로 묶인다는 소식을 접한 후에 마주한 것은 그 날이 처음이었다.
모두가 처절한 나날들을 보내왔다.
제한되는 것이 너무도 많았으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갖고있던 것을 포기해야 했다.
질투, 시샘, 비아냥, 눈치.
모든 것으로부터 많은 압박을 받아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선택받았다.
선택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부러움을 사는 우리는.
대한민국의 미등록 제작업체까지 포함하였을때 약 이천여개의 제작업체중.
단연 최고를 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SM 엔터테인먼트.
그 곳이 그 때 우리가 있던 곳이며.
우리는, 연습생 이었다.
연습생으로서 살아가는 과정은 혹독했다.
많은 연습과정을 거쳐야 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나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을 매일 수십번 반복해야 했고, 이 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악착같이 해왔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바라던 '데뷔반' 의 첫 모임에서 마주했다.
찬열이는 연습생 시절부터 자주 봐왔던 아이였기에, 반갑게 인사했다.
차례로 앉아 인사하고, 실장님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분위기는 조용해졌다.
앞으로는 여태껏 포기해온것보다 더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다.
아티스트를 최대한 존중해나갈 것. 이라는 말을 우리는 믿지 않았다.
이미, 많은 이야기를 들어왔고 직접 그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었다.
이제 우리는 꿈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모두의 심장이 규칙적으로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두의 전학이 결정되었다.
중국 활동이 결정된 민석이 형이 중국으로 떠나고,
우리는 모두 한 학교, 같은 반에 배정되었다.
팀의 리더는 나라고 했다.
모두가 의외라고 생각하여 표정으로 되물었다.
준면이형의 손이 파르르 떨리는 것을 모두 볼 수 있었다.
그의 오래된 연습생 기간은 다들 알고 있었다.
항상 웃는 얼굴에 바른 모습을 보이던 형이지만,
먼저 데뷔해서 빛나는 모습으로 무대에 서있는 자신의 동기들을 보며
몰래 눈물을 훔치는 것을 모든 연습생들이 다 알고있었다.
그리고 준면이형은 공부를 시작했다.
형은 이제 상당한 부분을 체념한듯 보였고,
어쩌면 데뷔반을 나가거나 연습생을 그만둬야겠다는 생각마저 했던 것 같았다.
아무도 그에게 제대로된 응원의 말을 건넬 수 없었다.
막상 데뷔반에 들어가고 나서도 크게 달라진 점이 없었다.
우리는 그저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라는 이야기만 들었다.
그 곳에서 만난 것이 그 아이였다.
우리에게 그 아이는 빛과도 같았다.
사실은 다들 어느정도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시작한 만남이었다.
절대 누설하면 안되는 데뷔반의 존재. 그리고 우리가 연습생이라는 사실.
항상 우릴 향해 덧없이 웃어주는 그 아이에게
한없이 잘해주는 것 밖에 방법이 없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그 아이는 확실한 '희망'이었다.
아무리 고단한 날을 거치고 와도, 그 아이의 한마디면 다들 아무일 없다는듯 사르르 녹아내렸다.
내 마음속 한켠에 자리잡은 깊은 어둠을 끌어내어 보듬어준 아이였다.
나 뿐만 아니라, 다들 마음속에 가지고 있던 깊은 상처와 어둠을.
그 아이는 밝은 미소와 한마디. 한마디로 치유해 주었고,
모두에게 그 아이는 이제 너무도 소중한 아이가 되었다.
다들 꿈을 이루기 위해서 갈망하며 위태로운 일상을 지탱해오다가,
한줄기 빛을 발견한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다들 조금씩 '애착'을 가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우리에게는 한달에 한번. 휴일이 주어졌다.
그리고 개인에게는 가끔 레슨이 비는 휴일이 생겼다.
그리고 그 휴일을 우리는, 모두 추억을 쌓는데 썼던 것 같다.
그리고 찍히지 말라던 사진은, 그 아이에게는 마음껏 찍혀주었다.
그리고 종인이와 그 아이는 아주 짧은 연애를 했다.
종인이가 그럴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에,
그 말을 내뱉기까지 얼마나 신중했을까, 고민했을까 다들 이해했다.
사실 다들 마음속으로는 많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언젠가는 떠날 사람이었기에
그렇게 걱정을 하던 우리에게 종인이는 조용히 이야기했다.
그 아이가 자신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기댈 곳 없이 위태로운 마음의 그 아이에게,
자신의 편이 있다는 위안이라도 될 수 있을거라며.
곧 끝날 만남이란건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 말 그대로, 그 만남은 그렇게 끝이 났다.
그 상황에서 누구든 그렇게 했을 거란 것을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
회사에서는 곧 그 아이에 대해서 우리에게 묻기 시작했다.
더 이상의 친구는 별로 좋지 않다는 말과 함께, 안좋은 사진은 찍히지 않는 것이 좋다는 당부.
그리고 우리에게 '그 아이의 신뢰도'를 조사했다.
방을 나오면서, 다들 침묵을 지켰다.
잊고있던 현실에 직면했던 것 같다.
다들 현실을 외면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간절히 바래왔던 꿈이기에.
그렇지만..
그리고 준면이형은 별장을 가자는 제안을 했다.
별장에서 모두는 모든 것을 잊은것처럼 놀았다.
그 아이가 잠에들고 난 후, 우리는 뒷정리를 하다가 둥글게 모여앉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리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와.
언젠가는 이 아이와 헤어져야 한다는 이야기도 함께.
그리고 많은것을 모르는 이 아이에게 우리는 한없이 미안한 마음 뿐이었다.
+
아마 경수시점의 이야기가 3편정도까지 나와야 모든 이야기가 이해되실 것 같아요.
아직 의문점이 많으시겠지만 더더욱 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이번편을 읽으시면서 생각나는 복선이 꽤 되실 것 같은데, 음.. 뭐라고 해야할까요..
59편이 다 되도록 저 혼자 숨겨온 이야기를 풀어놓자니 기분이 되게 이상하네요..
다들 조금 놀라셨나요? 별로 안 놀라셨을려나..
항상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해서 하지만,
정말로 감사해서 하는 말임을 알아주셨으면 해요!
어두운 글을 계속해서 가져오게 되어서 죄송하구 또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