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짝사랑 1 승철이랑 서영이는 고등학생이 되면서 서로 알게 되었어. 아니 사실 중2때 전학 온 승철이를 전학생킬러인 서영이가 모를리 없었지만 비슷한 시기에 전학 온 원우에 빠져서 승철이는 뒷전이었지. 승철도 서영을 알긴 알았어. 얼굴하고 이름만 아는 그런 아는 것도 아니고 모르는 것도 아닌 사이 말야. 그니까 둘이 서로 완벽하게 알게 된 건 고2 때 같은 반이 되면서부터였어. 학년 초 둘의 사이는 그냥 딱 같은 반 친구사이였지. 인사만하고 지내는 그런 어색한사이말야. 그러던 둘이 친해진 계기는 앞뒤로 앉았는데 서로의 짝인 태형이와 주현이가 사귀게 된거야. 그니까, 둘은 매너있는 척한다며 커플들끼리 짝하라고 자리도 바꿔주고 아니더라도 둘이 얘기하는 시간이 많아졌어. 그러면서 둘은 점점 친해졌지. 뭐, 욕도 서슴없이 하고 가위바위보 딱밤내기도 아무렇지 않게 할 정도 사이말야. 그러다가 서영이 승철을 짝사랑하게 되는 계기가 생겨. 서영이가 열심히 자고 일어나 기지개를 피는데 뒤에서 자신의 손을 잡고는 "야, 너 손 뭐야" 하는 낮은 목소리가 들렸거든. 승철의 낮은 목소리에 놀란 서영이는 자신의 손을 보며 뒤돌아 앉았어. "내 손 왜?" 하고 정말 모르겠단 표정으로 서영이는 승철에게 묻지. 그러니까 승철이 서영이의 손을 끌어오며 "너 손에 피난 거 아니야?" 라며 물어봐. 서영이는 자신의 손을 보다가 손 끝에 빨갛게 묻은 틴트를 발견해. 그 순간 웃음이 터져버린 서영이였지. 승철은 놀란 눈으로 서영을 바라보고, 그 눈빛을 느낀 서영이는 "이거 틴트버든. 바보야ㅋㅋㅋ" 라고 승철에게 장난스레 웃으며 "왜 누나 걱정 됬냐?!" 라고 물어. 멍해진 승철은 "야... 뭐 사람이 잘못볼 수도 있지." 라며 얼굴을 붉혀. 그냥 사소한 순간이었고 웃으며 넘긴 서영이었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 순간 박력있게 자신의 손을 잡고 나중에 귀엽게 투정부린 승철이 점점 좋아져. 2년의 짝사랑이 시작된거지. 그 이후로 승철이 하는 모든 행동들은 서영이에게 크게 다가와. 어쩌다 한 번하는 카톡도 잘 때 머리를 쓰다듬으며 "잘자"라는 말 한마디도 전부 다 말이야. 그러다가 결정적인 사건이 생겨 승철과 서영이의 반에 슬기라는 아이가 있었어. 서영이는 개인적으로 자신의 친구들의 남친들을 뺏어가고 여우라고 소문난 슬기를 싫어했었어. 하지만, 고2가 되고나서 슬기가 주변에 남자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딱히 여우 같다는 느낌이 없었던 서영이는 슬기와 나름 사이좋게 지내. 그렇게 슬기와 나쁘지 않게 지내던 서영이에게 엄청난 시련이 다가왔지. 슬기가 승철에게 공개고백을 한 거 였어. 원래, 서영이는 둘이 친한 건 알고 있었지만 슬기가 승철을 좋아한다고는 상상도 못했었거든. 뭐, 모쏠남 타이틀을 가진 승철은 당연히 슬기의 고백을 차버렸지. 둘이 안 사겼으니까 서영이에게는 다행인 일이라고? 천만의 말씀이야. 슬기는 승철이 자신을 찬 게 승철이 요즘 친하게 지내는 서영 때문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서영이는 슬기의 절친인 수영이 좋아하던 원우랑 사귄다고 소문이 난 상태였어. 서영이는 슬기와 수영이 "너 진짜 원우랑 사겨? "라고 물을 때마다 "아니야. 나 원우랑 안 사겨." 라고 대답했지만, 진실게임에서 대답하기 귀찮던 원우가 수영이 던진 질문들에 "사귀는 사람있어?" "응" 그리고 "누군데??" "몰라" "1번이야?" "응" 이라고 대답해버린 이상 슬기와 수영의 머릿속에서 서영이는 썅년이였지. 그 이후로 서영이는 누군지도 모를 사람에게로부터 괴롭힘을 당해. 사물함에 멀쩡히 들어있던 교과서들이 걸레짝이 되어있는 일은 일상이였고, 어느 날은 서영이의 책상과 의자가 아예 교실에서 사라졌었지. 근데, 서영이의 성격상 그런 걸로 쉽게 상처받지 않았어. 조금 짜증나긴 했었지만 서영이는 자기가 누군지 드러내지도 않고 그런 일을 하는 애들을 그냥 비겁한 쫄보로, 자신이 부러워서 그런거라고 넘겨버려. 그리고 서영이에게는 그럴 때마다 옆에서 힘이 되주는 결경과 유정이 있었을뿐더러, 반 아이들 전체도 서영을 걱정해주는 분위기라서 힘들지 않았지. 심지어, 책상과 의자가 사라진 날, 승철이가 직접 창고에서 가져다주면서 서영이는 승철의 남자다운 모습에 또 다시 반하고 말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