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촬영 시작할게요~ "
감독님의 말과 함께 촬영이 시작했다.
" MBC 창사 50주년 특집! 스타와 팬이 함께하는 우리 결혼했어요.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엑소의 디오군과 서울에 거주하는 18세 ㅇㅇ양입니다! "
" 예!! 호우!! "
" 신난다 신나!! "
" 아.. "
방송 경험같은건 없던지라 지금 매우 떨리는 이 와중에 나는 마음 속으로 환호를 질렀다. 도경수가 내 신랑이라니. 도경수는 왠지 다정하고, 날 배려해줄 것 같아서 마음이 놓이는 것 같기도 하다.
'ㅇㅇ양이 테이블에 앉아있으면 디오군이 들어가는걸로. '
" 네,네! "
감독님이 지시를 주시고 난 그에 따라 움직였다. 가만히 테이블에 앉아있으니 도경수가 이 쪽으로 다가왔다.
" 아, 안녕하세요. "
" 응 ㅇㅇ이 안녕! 난 디오야. "
진짜 귀엽다. 안녕이래 발음 봐.. 내 속에 잠자고있던 덕후본능이 꿈틀거리는 것만 같다!
" 아,아, 알아요! 오빠 진짜 좋아하거든요. 진짜 오빠 제가 마마 때부터 오빠 팬이었어요 정말.. 됴케스트라 때문에 제가 몇일밤을 샜는지, 하. 그 때 오빠 겁나 귀여웠는데! 나보다 나이도 많은 사람이 왜 나보다 귀엽고 난리! "
"..."
나 지금 뭐라는거니? 막상 도경수가 눈 앞에 있으니 당황했는지 대본에도 없는 말을 막 중얼거렸다. 도경수도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 아.. 고마워. "
" ... "
작가님을 보니 손으로 엑스자를 그리고 계셨다. 피디님은 한숨쉬면서 고개를 저으셨다.
" 아니 ㅇㅇ씨 그런말은 하실 필요 없어요. 왠만하면 대본에 있는대로만 하세요. "
" 네, 죄송.. "
카메라가 꺼진 걸 확인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도경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 야. "
" 네? "
" 한 번에 좀 가자. 네가 나 더 오래 보고싶어서 그러는건 알겠는데 나 지금 피곤하거든? 허튼 수작 부릴 생각하지마. 짜증나게. 잔머리나 굴릴생각이나 하고. "
...듣고보니 어이가 없다. 사람이 실수할수도 있지. 말을 저렇게까지 해야되나? 지는 실수 안 해?라고 따지고싶었지만 난 입이 두 개라도 할 말이 없으니깐. 상대가 도경수니까. 그래. ㅇㅇ아 참자.
" 다시 시작할게요! 디오씨는 다시 입장해주세요. "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작가님의 말씀을 시작으로 다시 촬영이 재개되었다.
...
사실 촬영을 어떻게 마쳤는지 기억도 안 난다. 아마도 그 원인은 도경수의 막말때문이었을거다. 연예인이고 뭐고간에 순하게 생겨가지고 말 험하게하는 걸 보니 정말. 그 이후로 겨우 오늘 정해진 분량의 촬영을 마친 뒤, 나는 감독님이 수고했다는 말을 듣자마자 그 곳에서 튀어나왔다.
" 와, 이제야 살 거 같네. 어? "
주머니 속에서 울리는 연달아 울리는 진동에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 엑소 실물 어떰? 성격은? 친해졌냐? ] - 친한칭9
[ ㅇㅇ이 잘 가~ 이거 내 번호니까 저장해 ]
첫번째로 온 문자는 가장 친한 친구인 지영이고 두번째로 온 문자는, 음, 모르겠다. 엑소인 거 같기도 하고, 스탭분인 것 같기도 한데 하나 확실한 건 도경수는 아닐 것 같다.
네 경수에요!!!!!!!!!
경수임당 그리고 음 오늘 짤막짤막하게들 올린건 쓰는대로 올린거라 그렇고 앞으로는 분량 늘려서 찾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