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피코] 이별, 우연한 만남...
"오랜만이네……."
"그러게……. 잘, 지냈어...?"
오랜만에 마주친 우리의 사이엔 지나버린 시간만큼의 거리가 존재하는 듯 했다. 어색한 인사를 건네며 안부를 묻는 우리. 한 번도 상상해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언젠가 한번쯤은 우연히 라도 널 마주칠 수 있기를. 오히려 그런 날들을 상상하며 지내왔는데, 내 상상속의 우리는 이미 가슴 한 켠 추억 속에만 자리할 뿐,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입을 여는 것도 힘이든 건지 눈앞에 앉은 그는 말없이 휘휘- 빨대로 커피를 휘저을 뿐이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조심스레 묻는 내 말에 이제야 눈을 마주치며 어색한 표정으로 웃었다. 난 그대로지 뭐- 가사 쓰고 노래하고. 멋쩍은 듯 뒤통수를 긁적이는 그는 그때와 변한 게 없다.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히는 그를 보며 난 잠시 착각에 빠진다. 마치 우리가 사랑하는 사이인 것처럼. 아직 헤어지기 전 그 날인 것처럼. 햇빛 찬란히 부서지던 5월의 교정을 거닐며 사랑을 속삭였지. 아직은 어렸지만 우린 서로가 함께인 미래를 꿈꿨어. 그래, 그 땐 그랬었지. 잠시 옛 추억에 빠져 멍하니 그의 얼굴만을 바라보고 있자 그는 당황스런 얼굴로 내 이름을 불렀다. '지훈아?'
아. 미안……. 놀란 눈으로 사과를 하자 다시금 그는 가느다란 눈을 접어 예쁘게 웃었다. 아냐 됐어, 뭐가 미안해. 괜찮다며 그는 손을 내저었다. 네 번째 손가락에 자리하던 우리가 나눠가진 반지는 이제 더 이상은 없지만 여전히 그는 손마디 하나하나 마저도 아름다웠다. 하얗고 눈이 부시던 사람. 그래서 나에겐 너무나 과분하던 사람. 아름다운 나의 너……. 옛 추억이 자꾸만 떠올라 울컥울컥 눈물이 치솟는 것을 꾹꾹 참아 누르며 말을 이었다.
"잘 지내는 것 같아 보여 다행이야."
"너도..... 잘 지내지?"
그럼. 잘 지내지. 잘 지냈지. 주문을 걸듯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차마 네가 보고파 매일 밤 잠 못 이루며 하얗게 밤을 지새웠단 말을 꺼낼 수는 없었다. 내가 없는 것이 더 나아보이는 너에게 짐이 되기는 싫었다. 무어라 말을 꺼내기도 어색하리만치 우리의 사이는 멀어져버렸다. 이젠 서로에게 속한 사람이 아니기에, 한 번 상처가 되었던 만남이 다시 눈물로 얼룩지지 않도록 최대한 스스로의 감정을 속여 가며 괜찮은 척 해야만 했다. 나와 마주앉은 이 시간이 어색한 듯 계속해서 핸드폰을 확인하는 그를 더 붙잡아 둘 수가 없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기로 했다. 나 약속이 있어서 이만 가봐야 할 것 같은데……. 미안. 씁쓸한 표정을 숨기기 힘들어 고개를 푹 수그리고 이야기 하니 그는 또 다시 괜찮다며 손을 저었다. '이렇게 우연히 만나서 반가웠어. 잘 지낸다고 하니 다행이고……. 앞으로도 잘 지냈으면 좋겠다.' 그는 나를 붙잡지 않았다. 나도 그를 잡지 않았다. 마치 내일 다시 만날 사람들인 것처럼 자리에서 일어나 짧게 손을 흔들며 그에게서 멀어져갔다.
***
"김유권! 주문 밀려서 바빠 죽겠는데 멍을 때리고 있어?"
"아, 미안해요. 근데 저 사람들 참 이상해서-"
이상하긴 뭐가 이상해? 민혁은 유권의 손끝이 가리키는 곳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시선이 닿은 테이블에 자리한 한 남자. '그리고 저기-' 또 다시 유권의 손이 닿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니 큰 키의 한 남자가 느리게 걷고 있다. 그래, 저 두 사람이 뭐가 이상한데? 민혁은 유권의 말이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물었다.
"그냥……. 날씨도 좋은데 두 사람 다 울고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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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자까가 조각을 들고왔어요
왜 짘경 다음편 안나오냐구요? 왜 짘경표 번외 안나오냐구요?
No doubt *-_-* 지금 쓰고 있어요
는 무슨 ㅠㅠㅠㅠㅠㅠㅠㅠㅠ쓰고있는건 맞아요 늦게 올려서 죄송해요ㅠㅠㅠ
열심히 써서 내일 두개 다 올릴 수 있으면 좋겠네요! 미안해요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