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한편 한편 올릴 계획이였지만 이미 다 써둔 이야기라서 한꺼번에 많이씩 올릴께요 ..
암호닉 받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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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봄 바람이 부는 그 언덕 너머로 너의 잔잔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개꽃 내음을 타고 너의 향기가 내 코를 자극했다. 그리고 안개꽃밭 멀리서 너의 모습이 보였다. 너는 나에게 안개꽃 같이 하얀 내 사랑이였다. 2.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고갤 돌리자 왠 남자 아이가 자신의 이마를 비비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성큼 성큼 내게 다가와 아까 내가 발로찬 돌맹이를 내게 보이며 바락 바락 소리를 지른다. " 이거 니가 던졌어? " 다짜 고짜 화를 내며 너라고 반말해대는 남자 아이를 보고 나는 실소를 내뱉었다. 그리고 그 남자 아이를 지나쳐 다시 앞으로 걸었다. 다시 음악을 들으려 이어폰을 들었을 때 머리 뒤로 느껴지는 고통에 뒷통수를 붙잡고 뒤를 돌자 남자 아이가 손에 돌맹이를 통통 튀기며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저게 지금 돌맹이를 던져? 나는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그 아이를 바라 보았다. " 이에는 이 돌에는 돌 " 이 말을 하고 휙 돌아 내가 걸어왔던 방향으로 촐랑 촐랑 뛰어가는게 아닌가 나는 어이없는 이 상황에 할말을 잃고 그 자리에 서서 그 아이가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았다. 너 만나기만해봐라 죽었어 시골 촌놈. 그렇게 기분만 나빠진 산책(?)에 다시 왔던 길로 돌아가 시골 집으로 돌아왔다. 그 사이 집 주인이 돌아 온건지 아주머니 한분이 나를 웃으며 반겼다. " 아이구, 너가 찬열이구나 " 내가 가볍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건내자 아주머니는 선한 웃음을 지으시며 먼 길 오느라 수고가 많았다며 나를 위해 차려두었던 것인지 마루위에 밥상께로 나를 데려가 앉혔다. 입맛은 없었지만 주신 성의도 있고 조금 배고픈 배를 달래기 위해 나는 숟가락을 들어 모락 모락 김이나는 밥 한숟갈을 떠서 입에 넣었다. 그렇게 밥 한톨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 먹었다. 맛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아주머니는 내게 편히 쉬라며 밥상을 들고 부엌으로 들어가셨다. 나는 마루에 앉아 집 이곳 저곳을 구경했다. 마당은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크기에 대문 앞에는 흰 똥개 한마리와 축 늘어져 있는 고양이 그리고 냄새나는 닭 4마리가 갇혀있는 닭 집, 그리고 .. " 엄마! 백현이 왔어요!! " 아까 그 버르장머리없는 시골 촌놈. 나는 대문을 열고 해맑게 들어오는 자기를 백현이라 말하는 남자아이를 보고 이유모를 미소를 지었다. 아직까지 나를 발견하지 못한 건지 그 아이는 대문앞에 자신을 반기는 똥개와 장난을 치고 있었다. 부엌에서 일하던 아주머니가 나와 백현을 반기며 내 쪽으로 백현을 데리고 왔고 백현은 마루에 자신을 내려다 보고있는 나를 보며 큰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 한다. " 이..이자식은 !? " " 둘이 벌써 만났구나? " " 엄마! 애 누구야? 누군데 여깄어 ?! " 백현은 내게 손가락질을 하며 아주머니를 보며 이것 저것 물어보기 시작했다. 나는 팔짱을 끼고 그 모습을 바라보며 한 쪽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너 이 건방진 시골 촌놈 여기서 보니까 졸라게 반갑다. 아주머니는 짧게 내 소개를 해주시고 멍하니 믿기지않는 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백현에게 친하게 지내라는 말을 남기시고 다시 부엌으로 들어가셨다. 나는 몸을 일으켜 백현에게 다가가 그의 어깨를 손으로 툭툭 치며 거짓 웃음을 지었다. " 여기서 다시 보니까 존나 반갑다 그지? " 녀석은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해지며 내 손을 탁 치고 빽 소리를 지르고 자신의 방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들어가 신경질적으로 문을 닫았다. 나는 내가 녀석에게 한방 먹였다는 거에 마음 속으로 환호를 질렀다. 나는 6개월간 내가 지낼 방으로 들어가 옷을 츄리닝으로 갈아 입고 수건과 칫솔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누가 시골 아니랄까봐 세수하는 곳도 마당 한가운데에 있었다. 슬리퍼를 질질 끌고 마당 가운데 솟아있는 수도꼭지를 틀어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 세수를 했다. 한 여름에 더움이 한꺼번에 씻겨 나가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치약을 안 가지고 왔네. 치약을 찾아 두리번 거리다 마침 방에서 나오는 백현을 불렀다. " 야 치약 없냐? " 자신을 부르는 나를 보며 또 얼굴에 인상을 쓰더니 휙 다시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없으면 없다고 하던지 왜 씹고 난리야 시골 촌놈. 다시 치약을 찾기 위에 주위를 두리번 거릴 때 닫혔던 문이 열리고 백현이 나를 향해 무언갈 던지고 다시 방문을 닫는다. 내 발 아래 떨어진 것을 주워 들어보니 치약이였다. 그것도 딸기맛 어린이 치약, 누가 시골 촌놈 아니랄까봐. 나는 이걸 쓸까 말까 하다 결국 칫솔위에 주욱 짜 이빨을 닦았다.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한 딸기맛이 토가 나올 지경이었다. 입안을 물로 헹구고 나서 입맛을 다시니 아직까지 딸기맛이 입안 가득 남아 있었다. 나는 신경질 적으로 땅바닥에 침을 뱉고 딸기맛 나는 치약으로 들고 백현의 방문 앞으로 다가가 문을 열어 젖혔다. " 어 미안. " 방문을 열자 보이는 건 백현이 마침 옷을 갈아 입고 있던 건지 팬티바람으로 바지를 잡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백현은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금새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울먹였다. 정작 당황해야하는건 난데 왜 본인이 울려고 하는건지 모르겠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치약을 백현의 방안으로 집어 던지고 방문을 닫고 나왔다. 그리고 닫힌 문뒤로 백현의 울부짖음이 들려왔다. " 야 이 변태새끼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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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봄 바람이 부는 그 언덕 너머로 너의 잔잔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개꽃 내음을 타고 너의 향기가 내 코를 자극했다. 그리고 안개꽃밭 멀리서 너의 모습이 보였다. 너는 나에게 안개꽃 같이 하얀 내 사랑이였다. 3. 방문을 열자 보이는 건 백현이 마침 옷을 갈아 입고 있던 건지 팬티바람으로 바지를 잡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백현은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금새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울먹였다. 정작 당황해야하는건 난데 왜 본인이 울려고 하는건지 모르겠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치약을 백현의 방안으로 집어 던지고 방문을 닫고 나왔다. 그리고 닫힌 문뒤로 백현의 울부짖음이 들려왔다. " 야 이 변태새끼야 !!!! " 다음 날, 백현은 나를 보고 무슨 이상한 거라도 본 것마냥 나를 쳐다보며 밥을 먹고 마루에 누워있는 나를 째려보았다. 아무리 저에게 관심이 없는 나라지만 저렇게 아무 이유없이 째려보는 백현이 신경쓰이는 건 이상한게 아니였다. 오히려 신경 안쓰는게 이상한거지. 내가 마루에서 일어나 백현을 쳐다보자 백현은 당황하며 급히 대문 밖으로 나갔다. 그러더니 대문을 열고 고개만 내민채 내게 소리지르며 뛰어갔다. " 변태새끼 !!! " 나는 그제서야 백현이 왜 제게 그러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촌놈 새끼 하는 짓 하고는 누가 촌놈 새끼 아니랄까봐, 나는 다시 마루에 누워 이어폰을 꽂고 눈을 감았다. 한동안 마루에 누워 잠을 자고 있을 때 내 얼굴 위로 무언가가 던져 졌고 나는 신경질 적으로 일어나 그 물체를 확인했고 그것은 일할때 쓰는 소쿠리와 일 바지였다. 일 바지라 하면 그 유명한 몸빼 바지 아니겠냐 말이다. 나는 물건이 날라 온 쪽으로 고갤 돌렸고 그곳엔 백현이 밀짚모자를 쓴 채 나를 째려 보고 있었다. " 뭘 봐 촌놈 " " 누가 촌놈이래 ! 그거나 갈아 입고 나오시지? " " 내가 왜 " " 너 여기 일하러 왔다며 그럼 일을 해야지 !! " 드디어 올게 왔구나 싶었다. 나는 한숨을 푹 쉬고 이어폰을 빼고 마루 한쪽으로 엠피쓰리와 던져 놓고 소쿠리 하나를 옆구리에 낀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 바지는 굳이 안 입어도 될거 같아 역시 그 자리에 그대로 둔 채 먼저 앞서나간 백현을 따라 나도 나갔다. 일 할 곳은 집과 그리 멀지 않은 밭이였다. 백현은 익숙하게 밭으로 들어가 사람들 틈에 껴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자니 또 어이없는 웃음이 먼저 튀어 나왔다. 나를 또 언제 발견 하신건지 아주머니께서 내가 들어오라며 손짓을 하셨고 나도 그제서야 밭으로 들어가 백현의 옆에 쭈그려 앉았다. 하지만 뭘 해봤어야 알지 그저 가만히 앉아 백현이 하는 것을 쳐다 보기만 했다. 내 시선을 느낀건지 백현이 내게 다 딴 고추를 던지며 화를 냈다. " 뭘 보고만 있냐? 얼른 일 안해? " " 가르쳐줘야 하던 말던 할거 아냐 " " 이것도 못하냐? 도대체 뭐 배우고 살았냐 ! " 그러면서 내게 이렇게 따는 거라며 자기보고 잘 따라하란다. 알려줄꺼면서 왜 성질을 낸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백현이 하는 걸 보며 어설프게 따라했다. 처음엔 잘 하지도 못해 고추 몇개가 중간에 짤리거나 잎까지 같이 땄고 그럴 때마다 백현은 내게 버럭 화를 내며 ' 야!! 고추 다 버릴꺼야?! 어쩜 제대로 하는게 없냐 ! ' 라고 온갖 욕을 했고 시간이 지날 수록 익숙해진 일에 백현 가만히 지켜보다 이젠 괜찮은건지 멀리 떨어져 다른 일을 했다. 거의 몇 시간동안 고추만 따다 뜨거운 햇볕 아래 땀이 비오듯이 쏟아져 내렸다. 햇빛에 살이 타는 느낌이였다. 어쩐지 백현이 왜 밀짚모자를 썼나 했더니 이유가 있었던 것이였다. 치사한 새끼 저 혼자 살겠다고. " 조금만 쉬었다 합시다 ! " 몇시간 동안 쭈그리고 있던 몸을 펴 기지개를 피자 허리가 아파오면서 뼈소리가 들렸다. 이러다 여기서 허리 굳어버리면 어쩌다 하고 걱정이 됬다. 그늘에 누워 땀을 식히고 있는데 얼굴 위로 차가운 물이 떨어져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켰다. " 뭐야 이거 " " 얼굴 타기 싫으면 가만히 있어 ! " 백현은 얼음이 동동 띄어진 생수병을 들고 내 머리위로 들이 부었다. 어차피 땀으로 젖어든 츄리닝이기에 나는 백현이 흘려준 차가운 물에 눈을 감고 더위를 식혔다. 뜨거웠던 얼굴이 식고 불어오는 바람때문에 한껏 시원해졌다. 백현은 내 옆에 따라 앉더니 내 머리 위로 자신의 밀짚 모자를 씌어준다. " 너 서울가면 엄청 놀림 당하겠다 " " 왜 " " 새까맣게 타면 촌놈이라고 놀림 받아 " 백현의 말에 나도 모르게 입을 다물었다. 내가 촌놈이라고 했던게 녀석은 싫었나 보다. 녀석은 눈을 감은채 조용히 숨만 쉬고 있었다. 나는 녀석을 빤히 쳐다보며 백현의 얼굴을 구석 구석 바라보았다. 시골 사는애 치고는 하얀 피부와 아무런 잡티하나 없는 깨끗한 얼굴이며 어린 아이같이 작은 키며 기지배같이 가는 팔 다리며 어디 하나 시골 촌놈이라고 하기엔 백현은 저와 같은 서울 아이같았다. " 그만 쳐다봐 태양보다 너 때문에 살 타겠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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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봄 바람이 부는 그 언덕 너머로 너의 잔잔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개꽃 내음을 타고 너의 향기가 내 코를 자극했다. 그리고 안개꽃밭 멀리서 너의 모습이 보였다. 너는 나에게 안개꽃 같이 하얀 내 사랑이였다. 4. 백현의 말에 나도 모르게 입을 다물었다. 내가 촌놈이라고 했던게 녀석은 싫었나 보다. 녀석은 눈을 감은채 조용히 숨만 쉬고 있었다. 나는 녀석을 빤히 쳐다보며 백현의 얼굴을 구석 구석 바라보았다. 시골 사는애 치고는 하얀 피부와 아무런 잡티하나 없는 깨끗한 얼굴이며 어린 아이같이 작은 키며 기지배같이 가는 팔 다리며 어디 하나 시골 촌놈이라고 하기엔 백현은 저와 같은 서울 아이같았다. " 그만 쳐다봐 태양보다 너 때문에 살 타겠네 " 내가 자신을 쳐다보는 걸 처음 부터 알았던 것 마냥 백현은 아직도 눈을 감은채 입만 달싹였다. 나는 백현에게서 시선을 떼 그의 옆에 누워 그를 따라 두 눈을 감았다. 서로 오가는 말 한마디 없이 누워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 소리만이 우리 둘 사이를 맴돌았다. 한 동안 가만히 누워 있을 때 백현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 서울은 어때? " " 뭐가 " " 말 좀 이쁘게 해라 ! 맨날 말만하면 '뭐가' 이게 뭐냐 ! " " 뭐가 궁금한데 " " 서울은 여기보다 더 크고 사람도 많고 먹을것도 많고 놀 곳도 많고 그러지? " " 뭐든 여기보단 좋을걸? " " 나 .. " " 백현아 ! 찬열아 ! 점심먹으러 온나 ! " 마지막 백현의 말은 멀리서 들려오는 아주머니에 우렁찬 목소리에 묻혀 버렸다. 아주머니에게 돌렸던 시선을 다시 백현에게로 돌렸지만 백현은 어느새 일어나 걸어가고 있었다. 아직 뒷말은 못 들었는데 뭐 나중에 물어보면 되지, 나는 백현의 뒤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걸었다. 그렇게 태양빛 아래 하루 종일 일을 하다 해가 뉘엿 뉘엿 지기 시작할 때쯤에서야 일이 끝나 집으로 돌아 올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저녁식사까지 먹은 후에야 비로소 편하게 쉴 수 있었다. 가만히 마루에 누워 친구녀석과 문자를 주고 받으면 노랠 흥얼거리며 쉬고 있을 때, 백현이 제 방에서 나와 내 옆에 앉아 나를 불렀다. " 야 뭐하냐 ? " " 야 아니거든 " " 나 아직 너 이름 모르거든 ? " " 안 물어봤잖아 " " 됐어! 어차피 하나도 안 궁금해 ! " 그냥 나는 그의 말에 대답만 해줬을 뿐인데 백현은 버럭 화를 내며 내 허벅지를 손으로 찰싹 때리고 제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말해주려고 했는데 왜 저 혼자 삐져서 저러는지 나는 몰랐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다시 친구와 문자를 주고 받으며 시간을 보냈다. 한참이나 마루에 누워 있자니 심심하기도 하고 생각해보니 아직 여기 마을에 대해 잘 몰라 밖에 잠깐 나갔다 올까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신발을 신고 나가려다 문득 백현이 생각나 그에 방 앞으로가 손잡이를 잡아 돌리려다 또 저번 처럼 욕 먹을까 문을 두드렸다. " 야 자냐 ? " " 야 아니거든 ! " " 그래 변백현. 안 자면 좀 나와보지 ? " 갑자기 열리는 방문에 이마를 박은 나는 아픈 이마를 붙잡고 열린 문으로 백현을 쳐다봤다. ' 왜 문은 갑자기 열고 난리야 !! 아오 시발 아파 뒤지겠네 ' 그러나 내 말이 들리기나 하는 건지 백현은 멍하니 나를 바라보며 눈만 깜빡이고 있었다. 내가 ' 뭘 그렇게 쳐다봐 ' 라는 식으로 똑같이 쳐다보자 백현이 아직도 멍한 얼굴로 내게 물어온다. " 너 내이름 어떻게 알았어 ? 내 뒷조사 했지 ? ! " " 뒷조사는 무슨, 여기 내가 이틀 동안 니 이름 한번도 안 들어봤겠냐 ? 여기서 들은거라곤 일해라 밥먹어라 백현아 이것밖에 없는데 " " 아 .. 난 또 니가 내 뒷조사 한 줄 알았네 .. 치 " " 그러는 너는 내 이름 왜 모르냐 ? " " 알기 싫다니까 ? " " 말해줄라 했는데 알기 싫으면 됬고 나 산책간다 " 나는 뒤를 돌아 백현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주머니에서 이어폰을 꽂고 거닐었다. 벌써 MP3에 넣어 두었던 노래들이 질리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던 노래들이였는데 단 이틀 들었다고 질려버리다니 앞으로 6개월동안 어떻게 버티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음악을 따라 흥얼거리며 길을 걸어가고 있을 때 등 뒤로 무언가가 부딪혔다. 나도 모르게 놀라 뒤를 돌아 주먹을 올렸고 주먹을 내리치려 할 때 그게 무엇인지를 확인했고, 올라간 손을 내려 이어폰을 뽑았다. " 너 뭐냐 " " 야! 하아 .. 너 뭐야 ! 왜 불러도 대답도 안해 ! 후아 .. 걸음도 더럽게 빨라요 나 달리기 못하는데 .. " " 아 음악 듣고 있어서 못 들었나보네 " " 못 들었나보네 ? 장난하냐 ? ! " 백현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아 나한테 빽 소리를 질렀다. 내가 잘못한건가, 나는 가만히 서서 백현이 일어날 때 까지 기다렸다 백현이 자리에서 일어나 내 옆에 서자 다시 앞을 보고 길을 걸었다. 내 옆에 서 있다가 나보다 걸음이 느린건지 뒤로 물러나갔다가 다시 빠르게 걸어와 내 옆에 오는 백현을 보고 걸음을 늦춰 천천히 걷자 그제서야 백현도 웃으며 편하게 걸었다. 얘는 진짜 어린건지 아님 바보인건지 생각없이 사는건지 모르겠다 정말. " 뭘 그렇게 봐 ? " " 안봤어 " " 봤잖아 지금 ! " " 안봤다니까 " " 거짓말도 잘쳐 ! 이 구라쟁이야 " " 박찬열 " " 뭐? " " 내이름 박찬열이라고 " 그제서야 백현은 조용히 입을 다물고 나를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그 자그만한 입술로 내 이름을 중얼거렸다. ' 박찬열 ..박찬열 .. ' 나는 그런 백현을 보다 다시 이어폰을 들어 귀에 꽂고 음악을 재생시켰다. 그리고 한 쪽을 백현에게 내밀어 귀에 꽂아 주었다. 백현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보더니 이내 땅을 보며 발 앞에 있는 돌맹이들만 발로 까댔다. " 앞에 보고 걸어 넘어져 " " 안 넘어지거든 ! " " 넘어져도 모른다 난 " 내 말에 백현은 짧게 혀를 내어 '메롱'하고는 들리는 음악 소리에 입을 옹알거리며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귀에 들리는 음악소리보다 백현의 노랫소리에 더 집중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깨끗하고 맑은 음색에 놀랬다. 정말 시골 아이처럼 때하나 안 묻은 목소리였다. 가사도 몰라 음만 따라 부르는 백현이였지만 나는 그 목소리가 음악보다 좋았다. 그렇게 한참을 노래를 부르며 걷던 백현이 큰소리를 내며 넘어져 버렸다. 놀란 나는 백현에게 다가가 앉아 백현을 일으켰다. 얼굴을 보니 이미 눈물이 그렁 그렁 맺히기 시작했고 이내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 으아아아앙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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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봄 바람이 부는 그 언덕 너머로 너의 잔잔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개꽃 내음을 타고 너의 향기가 내 코를 자극했다. 그리고 안개꽃밭 멀리서 너의 모습이 보였다. 너는 나에게 안개꽃 같이 하얀 내 사랑이였다. 5. 내 말에 백현은 짧게 혀를 내어 '메롱'하고는 들리는 음악 소리에 입을 옹알거리며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귀에 들리는 음악소리보다 백현의 노랫소리에 더 집중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깨끗하고 맑은 음색에 놀랬다. 정말 시골 아이처럼 때하나 안 묻은 목소리였다. 가사도 몰라 음만 따라 부르는 백현이였지만 나는 그 목소리가 음악보다 좋았다. 그렇게 한참을 노래를 부르며 걷던 백현이 큰소리를 내며 넘어져 버렸다. 놀란 나는 백현에게 다가가 앉아 백현을 일으켰다. 얼굴을 보니 이미 눈물이 그렁 그렁 맺히기 시작했고 이내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 으아아아앙 ! " " 그봐 내가 넘어진다 했지 ? " " 으아아앙 ! " 하얀 얼굴에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서 좀 처럼 눈물을 그칠 생각을 안하는 백현을 어떻게 해야하나 몰라 당황하다 시선이 백현의 까진 무릎으로 시선이 닿았다. 흙이 잔뜩 묻은 무릎에서는 흙과 같이 붉은 피가 송글 송글 맺혀 있다 금새 하나로 뭉쳐 핏물이 다리를 타고 흘러내렸다. 보기만해도 아픈 상처였다. 나는 무릎을 꿇어 백현의 다리를 붙잡고 무릎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주고 상처를 살폈다. 생각보다 큰 상처는 아니여서 다행이였다. 하지만 울음을 그치지 못하는 백현을 보자니 한숨부터 나왔다. " 뭘 잘했다고 우냐 ? 뚝 안해 ? ! " 내 고함소리에 백현은 울음을 그치고 울어서 물기 가득하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화냈다는 거에 적지않게 놀란 모양이다. 그러다 또 이내 울먹 울먹이다 아이처럼 울며 휙 돌아 아픈 다리를 절뚝이며 걸어갔다. 나는 어이없다는 듯이 백현을 쳐다보며 그를 뒤따랐지만 내가 따라 올 수록 더 빨리 뛰어가는 백현 때문에 나도 백현을 따라 달려야만했다. 하지만 얼마 못가 나에게 잡힌 백현은 아주 서럽게 울고 있었다. 나는 작은 한숨을 내쉬고 백현 앞으로가 등을 내보이며 앉았다. " 엎혀 " " 히끅.. 싫어 ! " " 빨리 안 업히면 너 두고 나혼자 간다 ? " 내 말에 백현은 고민하다 이내 내 등에 슬쩍 업혀왔다. 나는 백현을 엎고 일어나 혹여나 다친 무릎이 아플까 최대한 조심스럽게 걸었다. 아직도 서러운 것인지 백현은 뒤에서 훌쩍이며 눈물을 떨구고 있었다. 정말 애 같다니까 생각해보니 아직 백현에 대한거라고는 이름 밖에 몰랐다. 나는 백현이 안 떨어지게 단단히 고쳐 엎고 백현에게 말을 걸었다. " 많이 아파 ? " " 훌쩍, 응 .. " " 그러니까 말 좀 잘 들어 " " 미안해 .. " " 됐어. 조금만 참아 집가서 약 발라줄께 " " 응 .. " 이제 눈물을 다 쏟아 낸건지 백현이 내 목을 끌어 안으며 등에 기대왔다. 왠지 내가 다 미안해지는 것 같았다. 괜히 음악을 들려줬나? 괜히 산책 나왔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잘못이 아닌걸 알지만 백현이 다친게 다 제가 다친것 마냥 백현에게 미안했다. 집으로 가는 동안 백현과 말한거는 저것이 다 였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아주머니께서는 다친 백현을 보고 놀라셨고 나는 상황을 설명해드리며 아주머니께 죄송한다고 말씀드렸다. 아주머니는 괜찮다며 내게 구급약을 가져다 주셨고 나는 마루에 다친 백현을 내려 놓고 다친 부위에 소독을 했다. " 야 ! 아파 ! " " 가만 안있어 ? " " 따가 ! 따가 ! 따갑다니까 ? ! " " 아 좀 ! 가만 있으라니까 ! 진짜 아프게 한다 ? " " 아프게만 하기만 해봐 ! 진짜 발로 마구 까줄꺼야 ! ! " 말은 그렇게 했어도 가만히 앉아 아프다고 말은 못하고 인상만 구겼다 폈다 반복하는 백현을 보자니 웃음이 터져나오려는걸 억지로 꾹꾹 참았다. 정말 많이 아픈가 하고 입바람을 후후 불어주며 소독해주자 백현이 낄낄거리며 간지럽다고 나 뒹군다. 나는 백현에 종아리를 찰싹 때리며 가만히 있으라는 듯이 발목을 꾹 잡고 소독을 다 한 상처 위에 연고를 발라 그 위에 커다란 데일밴드 하나를 붙여 주었다. " 약 하나 바르는데 뭔 땀이 이렇게 나냐 " " 사내놈이 그거 이거 하나하고 힘드냐 ? ! 너도 글러먹었어 쯧쯧 " 백현은 고갤 양쪽으로 휙휙 내젖더니 이내 한쪽 발로 콩콩 뛰어 제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저게 지금 여기까지 엎고와서 치료해준게 누군데 저 지랄이야? . 나는 내가 괜한 짓을 했다 생각하고 구급약을 정리하고 내 방으로 들어가려 할 때 백현이 나를 불렀다. " 박찬열 ! " " 왜 " " 이리와봐 ! " " 왜 " " 빨리 ! " " 왜 " " 왜 한번만 더 하면 진짜 죽여버린다 ? ! " 나는 발걸음을 돌려 백현의 방 앞으로 다가가 백현에 앞에 섰다. 백현은 제 방을 슥 둘러보더니 내 손을 잡고 자기 방안으로 끌고 들어왔다. 나는 백현을 한번 쳐다보고 백현에 방안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내 방보다 조금 작지만 있을건 다 있는 그런 방이였다. 방안 구석 구석 백현이 꾸며 놓은 것인지 몇 안되는 인형들과 장난감들이 눈에 띄었다. 그게 또 백현스러워 웃음이 나올 뻔 했지만 이번에도 참았다. 백현은 방문을 닫고 나를 자리에 앉혀 놓은 뒤 나를 뚫어 져라 쳐다 보았다. " 왜 " " 그놈에 왜 왜 이것 좀 안하면 안되 ?" " 왜 " " 말도 더럽게 안 들어 ! " " 근데 갑자기 왜 불러 " " 진짜 서울가면 먹을 것도 많고 놀 것도 많고 살 수 있는 것도 많아 ? " " 내가 그랬잖아 뭐든 여기보단 좋을거라고 " " 서울은 뭐가 다른데 ? " " 뭐가 궁금한건데 " 백현은 곰곰히 생각하더니 이내 ' 거기는 시장이 없어? 정말 엄청 큰 건물에서 사먹어? ' 라던지 ' 학교도 엄청 좋아서 밥도 준다며? ' 라던가 나에게 쉴새 없이 자신의 궁금증을 풀어대며 내가 대답해주기를 기다렸다.나는 그런 백현을 보고 ' 너 촌놈맞구나 ' 라며 불쌍한 표정을 지어보이자 백현은 얼굴이 붉어져 자신의 방 구석에 놓여진 이불을 뒤집어 쓰고 화를 냈다. " 내가 너한테 물어본게 병신이였어 ! 나가 나 잘꺼야 ! " 나는 저게 또 왜저러나 하며 문을 열고 나왔다. 도대체 서울이 왜 궁금하고 뭐가 그렇게 알고 싶은게 많은 건지 진짜 서울 한번도 안가봤나? 나는 나중에 백현에게 서울 한번 제대로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하고 내 방으로 돌아와 방 한가운데 누워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시골에 적응 못해 힘들었던건지 없던 코골이까지 생겨 밤새 시끄럽다고 소리 지르는 백현의 목소리도 간간히 들렸지만 그것까지 신경쓰면서 잘 내가 아니기에 나는 부족한 잠을 채우기 바빴다. 어느새 날이 밝은건지 감긴 눈 사이로 빛이 들어와 나를 깨웠고 나는 조금 더 자고싶은 마음에 팔을 들어 눈을 가렸다. 이제 다시 잠을 자려고 할 때 쯤 문이 열리고 앙칼진 백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야 ! 얼른 안 일어나면 밥없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