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mighty mouse - broken
12월 32일 D-10 Written by. Jerry
느릿하게 내려오는 스크린은 아이들의 환호성을 자아내었다. 곧 여자가 리모콘을 한번 누름으로써 인해 느릿하게 내려와 안착한 스크린에는 귀여운 종이인형들이 움직여댔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 수업을 안 한다는 자체가 좋다는 건지 아이들은 만족한 표정으로 스크린 근처로 모여들었다. 선생은 뒤로 가 앉아! 하고 호통을 내렸고 아이들은 꿈틀꿈틀 움직임으로써 대답을 대신했다. 물론 뒤로 퍼지진 않았다. 종이 인형들이 스크린을 마구 날아다니고 시끄러운 소음이 컴퓨터실을 가득 채울때쯤, 연예인이라도 온 듯 스크린 앞에 다닥다닥 붙어앉은 아이들과는 다르게 네번째 줄 근처에 앉아있는 성규가 몸을 뒤척였다. 시끄러워, 바로 앞에있는 컴퓨터 모니터 앞에 자리를 잡고 축 늘어져 자고 있던 몸이 금방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장면이란 웃기는 종이인형들이 스크린을 날라다니는 것 밖에는 없었다. 성규는 멍하니 그 인형들을 쳐다보았다.
가끔 종이인형이 슬랩스틱 개그를 하면서 성규는 표정에 조금씩 변화가 일었다. 웃기긴 웃기네. 가끔 가다 스크린 앞에 모여든 아이들이 큰 폭소를 자아내며 웃을때 쯤 성규는 그냥 가만히 조용히, 웃음을 뱉어내는것으로 아이들과의 동화를 받아들이곤 했다. 그리고 조금씩 눈 하나쯤이 그 유치한 종이인형극에 빠져들때쯤, 등받이 의자에 툭 건들여지는 느낌이 나 성규는 빠져들던 눈을 거두고 뒤를 돌아보았다. 호원이 제 딴에 멋진 미소를 지어보였다.
" 왜 " " 재밌냐? "
난 겁나 재미없는데, 놀아줘. 호원이 손을 뻗었다. 성규가 조금은 거친 손을 제 손으로 투박하게 내리치며 답했다.
" 종이인형극이나 열심히 봐라, 호라돌이 놀아줄바엔 저거 본다 " " 존나 치사해 "
언젠 안 치사했어? 성규가 광대를 올리고 하얀 이를 드러내며 마구 웃었다. 그러자 앞에 먹이를 기다리는 아기새 마냥 모여있던 아이 중 한명이 시끄럽다며 타박을 내렸다. 그제야 성규는 민망한 듯 벌렸던 입을 다물고 호원의 다리를 제 다리로 살짝 건드렸다. 불만이 포함된 발길질은 호원에게 약간의 미소를 자아내게 했다. 성규는 여전히 자그마한 발길질을 더하며 불만을 토로했다
" 미친… 니 때문에 민폐됐잖아 " " 그게 왜 나 때문이야, 니가 웃은거지 "
몰라, 니 때문이야. 성규가 입을 비죽 내밀더니 할말이 없어진 틈을 타 다시 제 앞 컴퓨터 모니터 앞에 자리를 잡고 엎드렸다. 여전히 등받침이 떡하니 버티고 있는 의자에는 발길질이 더해졌다. 툭툭, 건드리는 소리가 귀까지 다다랐지만 졸음이 밀려오던 성규는 그저 엎드린 채로 내리 2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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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파하고, 밖을 나오니 이미 밖은 새하얀 눈이 가득 덮여있었다. 신발을 갈아신는 복도, 아이들이 춥다며 성화를 뱉어낼때쯤 성규는 발 시렵다며 노인같은 발언을 서슴없이 해댔다. 가방에서 꺼내진 운동화가 바닥으로 내팽겨쳐졌다. 처량하게 가방에서 뱉어진 운동화는 가쁜 숨을 뱉듯 나뒹굴고 있었다. 호원이 성규의 머리를 슬쩍 내리쳤다.
" 하나밖에 없는 운동화 잘 관리 안해? " " 뭔 상관이야 새꺄 "
성질은 겁나 더러워서…. 호원이 중얼거리며 성규 옆에 서서 자신도 가방에 들어있을 운동화를 꺼내기 위해 가방을 어깨에서 풀러냈다. 지퍼를 열고 운동화를 조심스럽게 내려놓으니 그 바닥에 쌓여있던 눈이 과자가 바스라지듯 아슬하게 사라졌다. 곧 내려놓은 운동화가 성규의 눈에 띄었고 성규는 호원의 운동화를 보자마자 발로 마구 밟아댔다. 야, 새 운동화다!
" 아, 씹새야! " " 왜, 존나 너도 내거 밟아댈거잖아! "
새건데! 존나 나이키 신상 흰색인데. 울상을 지은 호원이 에라 엿이나 먹어봐라, 하는 심정으로 성규의 다리를 걸었다. 악 씨발! 단말마의 비명을 내지른 성규가 미끄러운 눈 바닥으로 곤두박질 쳐지듯 넘어졌다. 큰 소음이 일고, 주위에 지켜보던 아이들이 야, 이호원 너무 심한거 아니냐? 하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뱉었다. 호원이 그제야 차가운 바닥에 누워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어대는 성규에게로 다가갔다. 인상을 잔뜩 찡그리고 있는 것이 고통이 상당한 듯 했다. 호원이 성규의 어깨를 부여잡았다.
" 야, 괜찮냐? " " ……아, 아파, 거기 건들지마… "
호원이 어깨를 붙들자 성규가 찡그렸던 인상을 더 찌푸렸다. 차가운 바닥에 언 몸이 닿았으니 고통이 상당할 만도 한데 울지 않으려고 아랫입술을 자꾸 지분대는 모습이 괘씸했다. 저놈의 자존심. 호원이 그래도 지금은 자신이 잘못했으니, 생각하며 성규의 어깨를 붙들고 슬며시 일으켰다. 비명이 잔뜩 흘러나왔다. 그제야 누웠던 몸을 앉힌 성규가 한숨을 마구 뱉어냈다. 그러자 아이들이 약골 김성규다! 하고 장난식으로 성규를 놀려댔다. 성규가 고개를 오른편으로 해 아이들을 쳐다보면서 니네 잡히면 뒤진다! 하며 움직여지지도 않는 몸으로 아이들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자 호원이 어깨를 붙든 손을 약간 흔들었다. 그제야 성규가 오른편으로 움직였던 고개를 돌려 호원을 쳐다보았다. 호원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 야, 너 괜찮냐고, 몸 안 부러졌냐 " " 안 부러졌어, 놔 봐. 저 새끼들 저거 그냥 "
팔을 버둥거리며 벗어나려던 성규가 호원의 팔 붙듬에 멍하니 호원을 쳐다보았다. 이 차가운 몸으로 어딜 저 새끼들을 때리려고, 호원의 말에 왜 자상한 척? 하고 성규가 비웃듯 답했다. 호원이 성규의 겨드랑이 사이로 팔을 넣어 으쌰, 소리를 내며 마치 아이를 일으키듯 성규를 일으켰다. 순식간에 선 몸에 성규가 당황스러운 듯 호원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아무 미동 없이 호원이 등을 보였다. 성규가 멍하니 등을 쳐다보다 옛다 엿이다. 하고 무릎을 세워 니킥을 날렸다.
" 악! 야!! " " 그러게 왜 뒤를 보여 "
씹새, 누가 니킥 날리라고 등 보여준 줄 알아?! 이미 아이들은 신발을 전부 갈아신고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한 두명 남아있는 복도에는 호원과 성규의 신경질 적인 말들만이 퍼졌다.
" 그럼 뭐 하라고 등 보인건데 " " 아 업히라고! "
지랄 한다. 또. 성규는 됐다는 식으로 눈바닥에 널려있던 제 신발을 주웠다. 호원 역시 널려있던 신발을 가방에 넣고, 지퍼를 잠갔다. 그리고 가방끈을 두 손으로 쥐어 성규의 어깨에 걸쳤다. 갑자기 어깨에 부피가 더해진 성규가 황당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 이걸 왜 줘 " " 넌 나한테 업힐거니까, 난 등이 깨끗해야지 "
성규는 말 없이 신경질 적으로 등에 걸쳐진 가방을 바닥에 내리꽂았다. 호원이 야! 하며 가방을 의기소침하게 주워들었다. 검정색 가방에 얼룩마냥 하얀 눈이 잔뜩 묻어났다. 손으로 가방을 소리가 나게 털자 눈이 공중에 흩날렸다. 이래서 눈 오는 날이 싫다고. 공중에 흩날리는 눈이 곧 빛을 내며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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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가서 뭐 할건데, 할 일 없잖아 " " 졸려 "
하여튼 쓸데없이 까칠해, 호원이 불만을 토로하듯 말했다. 눈 앞에는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이 보였다. 한 길은 내리막길, 한 길은 오르막길. 호원은 왼쪽 오르막길 방향이었고, 성규는 오른쪽 내리막길 방향이었다. 호원이 팔을 낚아 게임하자고 잔뜩 졸라도 성규는 도리질을 쳤다. 하품을 계속 하며 나 간다. 하고 어눌해진 발음으로 말하는 성규가 오늘만큼 그렇게 미울 수가 없었다. 두명이서 같이 접속하면 오늘 경험치 두배인데. 호원이 여전히 투덜거렸다. 그에 반해 성규는 여전히 하품 덕에 어눌한 발음으로 아 미안. 하고 대충 대답했다.
" 요즘 왜 이렇게 잠이 많아졌냐 " " 몰라, 나도 미치겠네 "
깨면 전화해라, 경험치라도 좀 올리게, 늦게라도 우리집 와라. 호원의 말에 성규는 고개를 끄덕였다. 약간 갈빛이 도는 머리가 끄덕임으로 인해 흩날렸다. 곧 호원과 성규의 사이 거리가 멀어졌고, 걸음은 조금 더 빨라졌다. 졸음이 쏟아지는 눈, 금방이라도 바닥에서 잠들 것 같았다. 집에 도달할때까지 여전히 걸음의 속도는 빨랐다. 요즘들어 잠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었다. 아침에 추운 방 덕에 벌떡 벌떡 일어나던 몸이 노곤노곤 해지기 시작했고, 춥고 배고픈 생활덕에 자면 너무 깊게 자느라 꿈도꾸지 못했는데 요즘에서는 무언가 보이기 시작했다. 초록빛의 무언가가 눈안에 들어오고 그것이 가까워지면 비명을 지르며 자신은 항상 깨어났다. 이상한 느낌에 다시 자도, 다시 자도, 계속 그 초록색 물체만이 아릿하게 눈 앞에 보여질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나타나진 않았다.
한적한 아스팔트길을 걸어, 곧 낡은 집 앞에 도착한 성규가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으로 향했다.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가며 열쇠를 이용해 철문을 땄다. 여전히 조용한 방이 보였다. 딱 한 방만이 남아있는 곳에는 한 방 안에 모든것이 있었다. 따로 떨어진 방이라고는 화장실 밖에는 없었다. 서울인데도 마치 시골같이 느껴지는 분위기에 성규는 이미 익숙해 있었다. 급하게 일을 나간 모양인 듯 노란 장판 위 이불이 평평히 개져있지 않고 어질러져 있는것이 보였다. 성규는 이불을 넘어 씽크대 앞에 위치했다. 화장실 가기 추우니 그냥 대충 씽크대에 손을 닦은 성규가 가방을 벗어 씽크대 앞에 내려놓았다. 벽에 박힌 못에 걸려있는 옷을 손으로 거둬 교복을 벗고는 츄리닝 바지를 껴입었다. 씽크대 옆 작은 냉장고를 여니 반찬통 몇개와 물 3개만이 보였다. 성규는 조그마한 물통 하나를 꺼내들어 뚜껑을 따고는 말 없이 물을 들이켰다. 소리가 나며 물이 목구멍 안으로 흘러내려갔다. 곧 통 안에 들은 물이 성규의 몸 안으로 재빨리 사라지고, 플라스틱 빈 통은 씽크대 안으로 떨궈졌다.
그리고 아무일 없는 듯, 그렇게 다시 이불 안으로 몸을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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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날 즈음 눈에 띄인건 낡은 비단결 이불이 아닌 파란색 유아용 이불이었다. 자동차가 잔뜩 그려진 이불은 유아감을 더했고 벽지에 붙은 미키마우스 역시 어린아이를 나타내는 것 같았다. 눈을 비비고 몸을 일으켰을때, 낡은 전구에서 나오는 주황빛이 아니라 형광등에서 나오는 하얀 빛이 눈부심을 강하게 만들었다. 성규가 눈을 찡그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예감적으로 이 곳은 자신이 집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분명히 자신네 집에서 잠들어서 일어난 곳은 색다른 곳이라면, 그건 꿈이라는것에 확신이 더해진다. 이게 몇년만에 꿈을 꾸는거지. 성규가 여전히 찌푸려진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한 남자가 구석에 있는 전신거울 앞에 자신의 몸을 뽐내며 양껏 포즈를 짓고 있었다. 저게 뭔……
" 아 왜 이제와, 부른지가 언젠데 " " 예? "
남자는 말을 꺼낸 후 이리저리 폼을 잡더니 거울 가까이로 얼굴을 들이밀어 구렛나루를 슬슬 문질렀다. 검은빛의 머리가 슬슬 가라앉았다. 성규는 파란 이불을 거두고 찌푸려진 눈을 양껏 뜨려 노력했다. 작은 눈 안에 담긴 방은 자신이 살던 곳 과는 전혀 다른 모양새를 갖추고 있었다. 낡은 벽지는 어디가고 노란빛의 봄내음이 나는 벽지와, 작작 까진 노란장판 과는 다르게 하얀빛의 바닥이 자신을 반기고 있었다. 그리고 옆을 보니, 녹슨 못은 어디가고 귀여운 뽀로로 고리에 옷이 걸려있었다. 이게 웬…
" 좋냐? " " 뭐가요? "
하긴, 좋긴 하겠지. 남자는 여전히 구렛나루를 슬슬 문지르며 성규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답했다. 성규는 그런 남자를 모른척 한 채 여전히 바뀐 방을 둘러보았다. 가방도 낡은 크로스백이 아닌 멀쩡한 나이키 클래식 백팩이 자리잡고 있었다. 가정환경이 순식간에 나아짐으로써 몰려오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가지런히 놓여진 신발 모음장을 보니 한창 나아진 가정환경을 심감할 수 있었다. 신발 모음장을 슬쩍 열어 몇개 보려는데, 뒤에서 남자의 날카로운 말이 들렸다.
" 야, 어딜 봐! " " 네 거에요? "
남자는 신경질적인 말투로 성큼 걸어와 성규의 손에 들린 뉴발 990을 빼앗았다. 내가 이거 만지지 말라고 백번은 말하지 않았냐? 남자의 으름장에 성규는 멍하니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남자는 어지간히 기분이 상한 듯 여전히 투덜거리며 신발을 장에다 가지런히 놓았다. 성규는 괜히 민망해진 탓에 헛기침을 몇번 하다가 신발을 정리하는 남자의 얼굴을 슬쩍 쳐다보다가 곧 교복쪽으로 걸음을 향했다. 슬쩍 들춰보니 지금 교복과는 다를게 없었다. 물론 색만. 지저분하고 너덜너덜한 바지와는 다르게 다림질이 곧게 되어있는 바지는 각을 보여주었고, 깔끔하고 보푸라기 하나 없는 조끼는 새것마냥 깔끔했다. 성규는 새삼 그 교복들을 보며 감탄했다. 도대체 얼마나 좋은 곳에 온거야.
" 교복 입어 "
언제 다가온건지, 남자가 성규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 알아서 입을건데요 " " 그럼 알아서 하던가, "
말 하는거 봐라. 성규는 얼굴을 찌푸리다 어차피 곧 깰 꿈이니까, 하고 넘겼다. 교복을 손에 쥐는데 감촉이 새것마냥 보드라웠다. 바지를 꺼내 입고, 와이셔츠도 단추를 다 잠그고, 조끼까지 전부 다 입자마자 성규는 남자를 쳐다보았다. 남자는 계속 저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 …너 1년만에 깨어난거야 " " 내가 여기서요?… "
성규가 황당하다는 듯 자신을 가리키며 답했다. 교복에 달린 명찰을 보니 '남우현' 세자가 곧게 적혀있었다. 원래 세상에서는 절대 보지 못한 이름이었다. 성규는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분명 여기는 꿈이고, 원래 세계는 따로 있고, 그러면 뭐 티비에서 보던 루시드 드림… 이런건가. 성규는 귀찮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거렸다. 꿈을 깨닫고 꾼다는 것이 처음이라 익숙하지 않은 탓도 있었다. 우현이 어색하게 말을 이었다.
" 난 너 형이고 "
키도 작은게, 성규는 속으로 비웃듯 생각했다. 우현은 여전히 성규의 속은 모르는 듯 어색히 말을 이었다.
" 내가 널 잔뜩 신경쓰더라도 그거에 너무 마음 두지 마 " " …신경 쓴다고요? "
우현은 약간 부끄러운 듯 고개를 떨구더니 머리를 긁적거렸다.
" 그니까… 난 그런거에 콤플렉스가 있다고……. 브라더 콤플렉스 이런거… " " 그럼 게이에요? "
아니야! 우현의 외침에 성규는 그럼 뭐야, 하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사과마냥 잘 익은 얼굴이 성규의 눈 안에 찼다. 게이는 아니라고 해명하는 모습이 아까와는 달라 익숙하지 않았다. 목 부근을 자세히 보니 목걸이도 달려있다. 귀를 보니 반짝거리는 큐빅 같은 귀걸이도 달려있고… 아무리 봐도 하는 악세사리로 봐서는 게이 같은데. 생긴것도 딱히 나쁘게 생긴것도 아니고, 성규는 제 멋대로 추측을 시작해 나갔다. 우현은 장황히 늘어놓던 변명에 신경쓰지 않고 제 목을 빤히 쳐다보는 성규에 의해 손으로 슬쩍 목걸이 부근을 가렸다. 뭘 봐, 이런 표정이었다. 성규는 목에 있던 시선을 살짝 올렸다. 우현과 눈이 마주쳤다.
" 대충 알았으면, 반말 쓰고…이제… 밥이나 먹자 "
눈이 마주치자 슬쩍 피하는 우현을 보고 성규는 우현이 호원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우현은 진회색 바지를 곁입은 다리를 쭉 뻗어 방에서 벗어났다. 성규도 우현을 따라 걸었다. 우현이 아래서 조심히 황토빛 계단을 걷는 것을 보니 여긴 2층인 모양이었다. 성규도 천천히 계단을 향해 발을 내딛었다. 황토색의 계단을 딛자 찬 기운이 몸을 타고 올라왔다. 여긴 춥네. 앞을 보니 우현이 여전히 조심스럽게 발을 딛고 있었다. 왜 이렇게 답답하게 걸어. 성규가 우현을 슬쩍 밀었다.
" 아, 빨리 좀 가 "
곧 우현이 비명을 질렀다. 중심을 잃고 우현의 발이 미끄러졌다. 제 발에 걸려 마치 어린아이들 놀이기구 마냥 신나게 굴러 떨어지는 우현을 보니 미안하기도 했지만 웃기는 심정 먼저 들었다. 성규가 이를 보이며 큰 소리를 내어 웃었다. 우현이 저 아래서 머리를 감싸고 으으, 하는 앓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성규는 재빨리 계단을 밟아 내려가 우현에게 다가갔다. 괜찮아? 하고 얼굴을 들추려는데, 자연스레 우현의 얼굴이 들춰졌다. 성규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우현은 소리를 질렀다.
" 야! " " 아, 그니까, 너무 느려서… "
성규가 변명을 이었다. 그러나 그 장황히 잇던 변명은, 곧 우현의 손길 하나에 막혔다.
" 아악!! "
우현이 손을 이용해 순식간에 성규의 배를 꼬집었다. 몰려오는 고통에 성규가 몸을 비틀며 소리를 질렀다. 성규가 무의식적으로 우현의 팔을 꼬집었다. 손을 이용해 비트니 둘다 고통에 몸부림 쳤다.
" 아악!! " " 빨리 손 떼!! 이 멍청아! "
성규가 먼저 우현의 신경질적인 말에 손을 놨다. 그러자 씩씩거리며 화를 내던 우현도 곧 손을 놨다. 눈을 마주치니 우현이 잔뜩 노려보고 있었다. 신경써준다고? 구라치네… 아, 뭐 이런 미친자식이 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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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 안녕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반가워요 제리입니다 제가 요즘 일이 너무 많아서 윽윽 이렇게 늦게 왔네요 죄송합니다. 진짜...ㅠㅠㅠ절 죽이세여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늦게와서 죄송하긔ㅠㅠㅠㅠㅠㅠㅠㅠs2 내맘알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