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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시렵다그영! 전체글ll조회 630l 2


엄마, 나 이번년 생일선물로 가지고 싶은 게 생겼어요.

그래? 말만 하렴. 우리 아들을 위해서 모든지 해줄 수 있단다.

정말요?

그럼, 정말이지. 언제 네 엄마가 거짓말하는 것 봤니?

엄마 그럼요, 제가 가지고 싶은 건 말이에요….








팅커벨

태민x종현








 태민이 눈을 떴을 때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익숙한 노란색의 벽지가 아닌 하얀색의 벽지로 가득 둘러싸여 있는 벽면이었다. 자신이 누워있는 이곳이 도통 감이 오질 않는 태민이 여러 생각을 하다가 쓸데없이 크기만 한 원형 모양의 창문 앞으로 다가갔다. 원래 태민 방의 창문은 제 앞에 서 있는 이 커다란 창문보다 훨씬 배로 작다. 또 이렇게 고풍스러운 문양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다른 집들의 창문들과 비슷하게 생긴 모양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창문은 커도 너무 크다. 여태까지 봐온 창문과는 크기도 문양도 모두 상반되는 것이 위화감을 주기까지 한다. 무엇보다 태민 방의 창문과 가장 다른 점은, 창문 너머의 배경이다. 태민 방의 창문 너머로 각양각색의 색이 물들여진 지붕이 있는 이층집이 나열되어 있다면 이 창문 너머에는 숲밖에 보이지 않는다. 해가 져버린 것인지 가늠하기는 어려웠지만 다른 때보다 더 환히 비치는 밝디밝은 달빛으로 가늠해보자면 창문 너머의 배경은 분명 숲 속임이 맞았다. 태민이 계속해서 벙찐 표정으로 커다란 창문 앞에 서서 창문 너머의 배경을 바라보고 있을 때 갑자기 무언가가 창문을 톡톡 치는 소리가 미세하게 들려왔다.



"뭐야 이건?"



 작은 동물인가 싶어 태민이 낑낑대며 겨우 거의 제 몸만한 창문의 반쪽을 열자 추운 한기와 함께 반짝거리며 나는, 마치 반딧불이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무언가가 방 안으로 쏙 들어왔다. 태민이 반짝거리며 이곳저곳을 날아 다니는 생물체를 눈으로만 쫓고 있을 때였다. 생물체는 불빛이 꺼지듯 제가 뽐내던 반짝거리는 그 빛이 서서히 죽어가더니 그 조그마한 빛에선 동물도 곤충도 뭣도 아닌 사람이 나타났다. 



"…누구?"

"이 방 주인."

"네?"

"널 여기로 데리고 온 요..아니 사람이야."



 그러더니 환한 웃음을 태민에게 선사한다. 제 딴에는 자기 피알까지 한 상태였지만 자신 앞의 낯선 존재에 대하여 전혀 알 수 없다는 표정의 태민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태민은 여전히 창가 앞에 서 낯선 존재를 의식하며 경계하고 있었고, 그 낯선 존재는 태민을 계속해서 바라볼 뿐 그 어느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네 이름이 태민이니?"

"맞아요. 어떻게 안 거죠?"

"말 놔. 내가 너보다 훠얼-씬 오래 살기야 했지만 너무 거리감 있어 보이잖아. 아, 내 이름은 종현이야. 생긴 것처럼 이름도 잘생겼단 소리 많이 들어."



 낯선 존재는 물어보지도 않은 이름을 저 스스로 말해주었다. 종현. 그러고 보니 태민의 마을에도 종현이란 이름이 굉장히 흔했는데. 종현이란 낯선 존재는 제 이름을 말하고 나서부터 뭐가 그리 할 말이 많았던 것인지 제 할 말만 해댔다. 종현이 말을 멈추어도 딱히 태민은 할 말도 없었기에 그저 멀찍이 서서 종현의 신이 나는 목소리를 들어주는 것을 택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이제 정말 종현 쪽에서 할 얘긴 모두 끝났는지 방 안은 개미가 지나간더라면 그 소리마저 들릴 정도로 조용했고 고요했다.



"근데 말이야, 넌 이름처럼 참 예쁘구나."

"……."

"사실 네가 너무 예뻐서 데려온 거야. 정말 내가 본 사람들, 요정들 다 합쳐서 니가 제일 예뻐. 정말이야."



 사실 태민이 여태껏 살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바로 예쁘단 말이다. 항상 태민이 어딜 가든 간에 어른들은 태민에게 여자보다 예뻐서 어디 장가나 가겠느냐며 근심 아닌 근심을 하셨고, 태민의 친한 친구들은 얼굴도 예쁘장한데 몸도 그리 여려 어디 남자 구실이나 하겠느냐며 태민을 놀려댔다. 어렸을 때부터 들어온 말이라 그리 달갑지도 그렇다고 기분이 나쁘지도 않은 말에 반응이 없는 태민을 보고 종현이 더 놀란다. 아, 이런 말 하면 안되는구나 하며 놀라는 모습이 웃기다.



"미안, 이쁘단 소리 싫어해?"

"아니. 안 싫어해. 근데 별로 듣고 싶은 말은 아냐."

"알겠어 이제부턴 그런 소리 안 할게. 그런데 너 정말 예뻐."

"안 한다면서?"

"사실인 걸 어쩌라구."



 종현은 그날 밤 잊을만 하면 태민에게 연신 예쁘단 소리를 내뱉었다. 태민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렇게까지 제게 예쁘단 소리를 많이 하는 이도 처음 보았고, 이렇게까지 감탄하는 이도 처음 봤다. 처음엔 너무 과한 표현에 닭살이 오돌도돌 돋는 기분이었지만 그 표현들에 익숙해지는 건 쉬웠다. 어느새 종현의 남다른 표현들을 태민은 모두 들어주고 있었다. 밤이 지나고 새벽의 차가운 푸른 빛들이 세상을 덮기 시작할 때 종현은 처음 이 방에 들어왔을 때처럼 작아졌고 다시 두 날개를 달았다. 종현은 처음에 봤던 모양새보다는 조금 더 컸으며 날개는 조금 더 어두워진 색으로 빛났다.



"가는 거야?"

"응. 가야될 것 같아."

"그럼 난 여기서 뭐 해?"

"나랑 놀 준비하면 되지."

"언제 오는데 넌?"

"달이 차가워질 때."

"그때가 언젠데."



 통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종현 때문에 태민은 미간을 찌푸렸다. 태민이 가장 싫어하는 행동 중 하나가 사람 헷갈리게 말하고 어렵게 말하는 것이다. 태민은 워낙에 있는 그대로를 좋아하며 추구하는 사람이었고, 종현의 말은 왜인지 모르게 종현 그대로의 것 같아 짜증을 내거나 답답하다는 소리를 하기가 어려웠다. 



"해가 지면 달이 차가워져. 그때 올게."

"낮에는 왜 안 돼? 심심할 거야 분명히."

"그런 게 있어. 나중에 설명해줄게. 지금 못 가면 너랑 놀러 오지도 못해."

"음…알겠어. 대신에 해가 지자마자 와줘. 난 심심한 게 제일 싫거든."



 알겠다며 제 날개만큼 환하게 웃는 종현의 얼굴을 바라보며 태민도 환히 웃어주었다. 그리고 제 몸만한 창문을 다시 열어주니 종현이 제 몸 만큼이나 작은 날갯짓을 하며 곳곳에 반짝임을 뿌리며 높은 하늘로 날아가는 모습을 태민은 그저 두 눈으로밖에 쫓을 수밖에 없었다.










 태민이 이곳에 온 지 대충 가늠해보자면 일주일을 조금 넘긴 것 같다. 확실한 날짜를 알 수 없었지만 종현이 달이 지면 돌아오고, 해가 뜨면 제 집으로 돌아가던 횟수가 곧 있으면 대략 열번을 채우기 때문에 태민은 그정도가 지났을 것이리라고 추측하고 있다. 항상 신기하게도 종현이 이 커다란 방을 떠나고 조금 시간이 지나면 '똑똑' 하는 소리가 적막한 방안을 울린다. 혹시 방이 아닌 이 집 안에 저 말고도 다른 사람이 있나 싶어 기대감과 더불어 경계심이 잔뜩 여린 마음으로 방문을 열면 언제나 저를 기다리는 것은 제 어미와 닮은 중년의 여성도 아닌, 남성도 아닌 그저 배고픈 배를 달래준 맛있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쟁반과 수저가 태민을 기다리고 있었다. 첫날 식사를 받아들었을 땐 2층에 있는 태민의 커다란 방이 아닌 온 집안을 샅샅이 뒤져보았지만, 사람의 흔적 따위 눈에 띄지 않았다. 그저 곳곳에 있는 먼지 쌓인 가구들과 간간이 제 모습을 비추는 거미들의 집 몇몇 개 뿐. 포기가 빠르면 편하단 사실을 아는 태민은 집안에서 제 밥을 끼니마다 챙겨주는 이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 궁금해하지 않았다. 궁금해하지 않았다는 표현보다는 포기했다는 표현이 더 가까울 것이다. 그저 태민은 끼니마다 모락모락 김이 나며 심지어 맛있기까지 한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게 다행일 뿐이었다. 특히 밥상엔 고기가 많아서 좋았다.


 이곳에 온 뒤로 밤낮이 바뀌긴 했지만 가끔 낮에 깨어있던 때도 있었다. 그럴 땐 도통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있더라도 같이 할 사람이 없어서 움직이기가 싫었다. 종현이 오려면 해가 질 때인데 그때까지 기다리고만 있기는 싫었고 그렇다고 해서 다시 잠에 들기는 더욱더 싫었다. 문득 태민은 이 넓디넓은 방안에 갇혀 아무 생각 없이 넓따란 하얀색 천장을 바라보느니 놀 사람이 없더라도 나가는 게 낫단 생각이 들었다. 계단을 밝고 1층으로 내려가니 태민이 움직일 때마다 삐걱삐걱 거리는 불안한 소리가 태민을 감싼다. 혹여 낡은 나무들이 제 몸무게를 못 이기고 부러지기라도 할까 봐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걷는다.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방안에 있을 때보다 훨씬 차가운 공기들이 끼쳐온다. 태민이 주위를 둘러보다 바로 옆에 조용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낡은 흔들의자에 앉았다. 예상했던 대로 태민이 앞뒤로 조금씩 움직일 때마다 '삐그덕' 거리는 미세한 소리가 들려온다. 그 소리를 온몸으로 느끼기 싫어 태민은 두 눈을 그냥 닫아버렸다.


 어느 날 종현이 태민에게 말해주었다. 자신은 원래 하늘에서 가장 크고 빛나는 별에서 온 요정이라고. 태민도 반짝이는 날개를 단 종현의 모습을 보며 사람이 아니란 사실쯤은 지레짐작할 수 있었다. 태민이 어렸을 적부터 마을에는 심심풀이 땅콩 쯤으로 여겨지는 전설 아닌 전설 이야기가 하나 있었다. 태민의 마을 뿐만이 아니라 다른 마을에도 흔한 팅커벨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잊을만하면 다시 듣게 되는 그런 흔한 이야기였다. 태민이 들었던 바로는 팅커벨은 반짝이는 날개가 있고 크기는 성인 남성의 손바닥에 들어올 만큼 작다고 했다. 가끔 팅커벨은 제 맘에 드는 인간이 있으면 어느 수로든 그를 홀려 제 무리들에게로 데려간다는 속설도 있어 어른들은 꼭 팅커벨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마지막엔 팅커벨을 만나거든 눈을 막고, 귀를 막으라 했었다. 


 그리고 종현은 솔직했다. 좋게 말하자면 솔직하단 표현이 어울렸고, 나쁘게 말하자면 말이 많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었다. 며칠 전에 종현은 저에 대해 아주 열심히 설명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종현에 대한 정보는 그것이다. 계속 여러 말을 해대는 종현의 말을 끊고 태민이 물었다.



'넌 왜 항상 달이 뜨면 오고 해가 뜨면 가는 거야?' 라고. 



 종현이 잠시 망설이는 듯한 표정을 보이다가 이내 솔직한 표정과 목소리로 태민의 궁금증을 해결해주었다.



'해가 뜨면 너무 뜨거워서 날개가 녹아버리거든. 사람이 만져도 그래. 사람의 체온은 너무 높아. 내 날개는 거의 얼음 수준이야. 그 정도로 차갑구 또 뜨거운 거에 쉽게 녹아. 그래서 난 여름이 제일 싫더라고. 날개가 녹아버리면 우리 집으로 못 가. 날지를 못하니까 말이지.'



 종현이 제 날개에 대해 말해준 뒤로는 태민은 혹여 제가 가까이 다가가면 아름다운 두 날개가 녹기라도 할까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다. 답지않은 태민의 모습에 종현이 크게 웃으며 직접적으로 인간의 피부가 닿지 않는 이상 녹을 일은 없다는 말을 하고 난 뒤에서야 태민의 소심한 모습이 없어졌더랜다. 흔들의자가 움직일 때마다 삐그덕 대는 소리가 귀를 따갑게 했지만 아무 소리 없는 것보단 나았다. 태민이 눈을 감고 불과 며칠전 종현의 모습을 회상하며 따가운 흔들의자 소리를 감상하고 있을 때 태민의 볼에 차가운 무언가가 닿았다.



"와…눈이네."



 갑자기 와 닿는 차가움에 놀란 태민이 눈을 떴을 땐 하늘에서 새하얀 눈들이 땅으로 내려오고 있는 중이었다. 아마 저것이 구름 뒤에 숨은 천사들이 실수로 엎은 설탕이 아닌 이상 눈이 맞았다. 그것도 첫눈. 새하얀 눈들을 보니 종현의 반짝이는 날개가 생각났다.



"보고싶다."



 지금 태민은 간절히 종현의 얼굴이 보고싶어졌다. 그 이유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간절히 보고싶었다. 하지만 지금 저는 종현이 먹구름 너머 별에 있는 것만 알뿐, 그곳으로 가려면 어떻게 가야하는 지도 얼마나 떨어져 있는 지도 몰랐다. 갑자기 공허함 같은 것이 밀려든다. 그 생각도 잠시, 결국 태민이 눈 내리는 추위를 버티긴 힘들었는 지 다시 삐그덕 대는 마루를 밟고 따뜻한 이층으로 제 발걸음을 재촉했다.








나는 솔로다

원래 이것보다 조금 더 길어야 하지만 뒤에는 일단 잘랐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냥....크리스마스 시작을 탬쫑으로

시작하고 싶었거든요 저는 솔로지만 탬쫑은 함께 있으면서 솔크 안 보냈음 좋겠네여^^.....하 슬푸네 거참 하..호모들도 연애를 하는데

허허허ㅓ허헣...아무튼 저는 팅커벨 下 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혹시 제 똥글로 인해 이해 안 가시는 부분 있으심

꼭 물어봐주세요! 글잡 여러분들 행쇼! 탬쫑도 행쇼! 근데 내가 제일로 많이 행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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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탬쫑 행쇼!!! ㅠㅠㅠ 팅커벨이라니 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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