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훈 저게 진짜 미쳤나봐.
현식은 등에 식은 땀이 흐르는 걸 느끼며 숨을 훅 들이켰다. 볼펜촉으로 문제집을 콕콕 두드리며 곁눈질로 일훈을 힐끔 보았다. 아까부터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던 일훈의 눈과 마주치자 현식은 재빨리 눈을 피했다. 흐흥, 하며 옆에서 작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현식은 얼굴이 빨개지는 것을 느끼며 헛기침을 두어번 했다.
“그… 러니까 이건 have 플러스 p.p이니까…….”
“선생님.”
자신을 부르는 일훈의 목소리에 현식은 순간 움찔했다. 일훈이 현식의 허벅지에 손을 얹으며 그의 쪽으로 슬그머니 다가왔다. 순간 그 부분에서 열이 확 오르는 듯 했다. 더 밀착된 두 사람의 거리에 현식이 당황하며 말을 더듬었다.
“오, 왜, 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단어가 뭔지 아세요?”
“……뭔데?”
물어보지 말았어야 했다. 그냥 헛소리 말고 공부나 하라며 마음에 없는 딱밤이라도 한 대 때렸어야 했다. 괜히 물어봐서 상황을 더 크게 만들었다. 바닥에 책상다리로 앉은 다리가 조금씩 저려왔고, 일훈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뭐냐하면요.”
“…….”
“Skinship.”
읏. 일훈은 귓가에 그렇게 속삭이며 현식의 허벅지를 느리게 쓸었다. 안 되겠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현식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숨을 내뱉었다. 일훈은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현식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
“오늘 한 부분까지 복습하고, 다음시간까지 내, 내가 준 기출문제 다 풀어놔.”
"선생님."
일훈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느릿느릿, 그런 일훈의 행동이 더욱 현식을 구석으로 몰아갔다. 일훈은 입꼬리를 살짝 말아올려 웃으며 입을 열었다. 저도 모르게 그런 일훈의 입술에 시선을 고정시켜버린 현식이 침을 삼켰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스킨쉽인데.”
“…….”
“이상하게도, 저는 스킨쉽이 싫거라구요?”
"……."
“그런데요, 쌤.”
“…….”
“선생님이랑은 괜찮을 거 같아요, 스킨쉽 하는 거.”
“…정일훈, 너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야…?”
그냥 평범하고 웃음기 없는, 전형적이고 현대적인 19살 소년인 줄로만 알았다. 문제를 풀으라고 하면 군말하지 않고 풀고, 숙제를 조금 버겁게 내줘도 싹싹하게 잘 해오던 그런 모범생인 줄로만 알았다. 가끔 그런 일훈이 기특해서 등을 토닥여주고, 머리를 쓰다듬어줄 때에도 일훈은 그냥 묵묵이 그런 스킨쉽을 받았었다. 그리고 물론, 둘 다 아무런 감정 없이, 그저 사제(師弟) 사이에서 흔하고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지는 스킨쉽이었다.
정말로 아무 감정 없었다. 적어도 현식에게는.
“제가 오늘 수업 처음 할 때 했던 말 기억해요?”
“…….”
“오늘 집에…,”
아무도 없어요.
현식은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일훈이 여전이 웃는 얼굴을 하고 현식에게 다가갔다.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갈 때마다 현식의 심장이 뛰었다. 가까워 질수록 더 빠르게 뛰었다. 식은땀이 아까보다 더 많이 나는 듯 했다. 일훈이 현식의 바로 앞에서 걸음을 멈추며 입을 열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현식은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 결코 밀어내지는 않았다.
“선생님, 오늘 여기서 자고 가실래요?”
“…….”
“선생님이랑, 나…, 단 둘이.”
악!!! |
이, 이것도 불마크 달아야해요? 이건 어떻게 처리를 해아하나ㅠㅠㅠㅠㅠ 이런거 처음 써봐서 쓰는 내내 얼굴 빨겠어요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 사실 저 저번에 ㅇㅇ에서 팬픽 쓰겠다고 한 그 설이인데 아실까 모르겠네ㅠㅠㅠㅠㅠㅠ 아무튼 식훈 만세 식훈 행쇼S2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