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애 박지훈 X 평범한 너듀]
W.529
03. 시험기간 "....지훈아, 공부 안 해?" "하고 있어요!" 하고 있기는 무슨, 한 학년 아래인 지훈이가 굳이 우리반 그것도 내 옆자리에서 공부를 해야겠다고 했을 때 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오늘 우리반 애들이 야자를 많이 빠져서 다행이지, 대책없이 문을 열고 들어온 지훈이를 애들은 잠시 쳐다보다가 이내 다시 문제집을 열심히 풀기 바빴다. 공부하러 왔다고 했으니 일단 믿어보자는 심산으로 별 말은 안 하고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오른손으로 열심히 문제를 풀고 있는 나를 지훈이는 아예 몸까지 틀어서 턱을 괴고 한참을 쳐다본다. 그러다 금새 심심해진건지 놀고있는 내 왼손을 채 가서 손을 꽉 잡기도 하고, 손가락 마디마디를 쪼물딱대며 장난치는 지훈이를 보다가 끝내 공부 안 하냐는 말을 내뱉자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하고 있어요! 라고 대답하며 여전히 내 손을 만지작댄다. 이대로는 남은 한 시간을 도저히 집중하지 못 할 것 같단 생각에, 책 몇가지와 필기도구를 챙겨 지훈이를 끌고 열람실로 데리고 갔다. 오는내내 헤실헤실 웃으며 누나, 어디가요? 그렇게 나랑 둘이 있고 싶었어요? 라며 헛소리를 해대길래 마음 같아서는 그 입을 당장 닫아버리고 싶었지만 나는 절대 그렇게 못 한다는 걸 알기에 그냥 무시하고 질질 끌고 와 빈 자리에 앉혔다. 앉자마자 책을 펴고 샤프를 지훈이의 손에 쥐어주자 이게 뭐냐는 듯 눈썹을 들썩이며 눈짓으로 묻는다. 아무렇지 않게 너 공부시키려고. 라고 대답하자 지훈이가 아, 싫어. 안 해요. 퍽 단호하게 받아친 후 책상에 그대로 엎드린다. 그런 지훈이의 손이며 어깨며 살살 흔들며 일어나라고 재촉하자 갑자기 내 손목을 확 이끌어 얼떨결의 지훈이의 코 앞까지 와 눈을 마주하게 됐다. 당황한 내가 일어나려 잡힌 손목을 빼내려는데 한 쪽 입꼬리를 끌어올려 웃은 지훈이가 짧게 내 입술에 뽀뽀한 뒤 아무 일 없다는 듯 몸을 일으켰다. 급속도로 빨개지는 내 얼굴을 보고도 모르는 척 누나, 공부하자며. 라고 말하며 샤프를 고쳐잡고 빙글빙글 돌리는 모습에 지끈거리는 이마를 부여잡았다. 박지훈은 날 놀려먹으려고 나랑 사귀는게 분명하다. "그래서 이 시의 화자는....듣고 있어?" "....응....듣고 있어...." "지훈아, 자?" "........" "지훈아, 박지후운. 진짜 자?" 참나, 이럴 줄 알았다. 빨개진 얼굴을 겨우 진정하곤 문학책을 펴 들고 설명해 주는데 점점 몸이 기울더니 아예 엎드린다. 어이가 없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에라 모르겠다, 책을 덮고는 얼굴 구경이나 하자는 심산으로 마주보고 엎드렸다. 잘 생기긴 진짜 잘 생겼네. 작게 중얼거린 내가 손을 뻗어 내려온 앞머리를 정리해주고 길게 그늘진 속눈썹, 나보다 더 좋은 것 같은 피부를 감탄하며 보다가 지훈이가 나한테 하는 것 처럼 볼도 콕콕 찔러보고 손도 마주잡아 보기도 했다. 그러다 지훈이의 입술로 시선이 향했다. 저번에 내가 지훈이에게 립밤을 발라준 후 생각날 때 마다 립밤을 발라주곤 했는데 그게 효과가 있긴 한 건지 예전보다 많이 나아진 상처에 혼자 뿌듯해하다 주머니에서 립밤을 꺼냈다. 그리곤 지훈이가 깨지 않게 조심히 립밤을 발라주는데 내 부산스러운 행동에 깬 건지 눈을 천천히 뜬다. 깼어? 묻는 내 말에 그 잠깐 새에 목이 잠긴 건지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아, 누나가 뽀뽀해주는 줄 알았는데. 라 대답한다. 지훈이의 능글맞은 대답에 괜히 부끄러워서 얼른 일어나, 집 가야 돼. 벌써 10시 넘었어. 라고 말을 돌리고는 짐을 정리하는데 몸을 일으킨 지훈이가 내 팔을 잡고 끌어당겨 얼굴을 가까이 하길래 재빨리 손을 올려 지훈이의 입을 막자 허탈한듯 웃더니 내 손을 잡아내리고는 삐진 척 입술을 삐죽인다. "너무해요, 누나. 나 삐졌어." "요즘 너 때문에 닳겠어, 나." "내껀데 어때요, 뭐." "...내가 그런 말 좀 그렇게 대놓고 하지 말랬지." "누나 얼굴 또 빨개졌어요." "아 몰라, 저리가 너." "뽀뽀해주면 안 놀릴게요 이제. 어, 어디가요 누나!" 생글생글 웃으며 날 놀리는 지훈이를 밉지않게 흘겨보다가 마저 짐을 정리하고 열람실을 나오자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따라나온다. 어디 삐진 척 좀 해 볼까 싶어서 지훈이한테 시선도 안 주고 빠른걸음으로 학교를 빠져나가는데, 그새 내 옆에 붙은 지훈이가 누나, 화났어요? 라며 내 팔을 붙잡고 물어온다. 그에 아무 말도 안 하고 걸음을 재촉하자 내 앞을 막아선 지훈이가 미안해요, 난 그냥 누나가 귀여워서.... 라며 시무룩한 표정으로 내 손을 잡아온다. 그런 지훈이가 귀여워서 이제 삐진 척 그만할까 싶은 마음에 손을 풀고 지훈이의 품에 안기니 그제야 마음이 놓인 듯 피식 웃어보인다. "뽀뽀는 많이 했으니까, 오늘은 안아줄게." "난 다 좋아요." "거짓말." "들켰네." 장난스런 말투에 웃음이 터져 품 안에서 한참을 큭큭대다 품에서 빠져나오니 아쉬운 듯 내 머리를 정리해준다. 내일은 진짜 공부해야돼, 너. 단호하게 얘기하자 졌다는 듯 웃으며 알겠어요, 알겠어. 라고 대답한다. 나 갈게. 조심히 가요. 헤어지기 싫은 마음에 한참을 인사만 하다 겨우 발걸음을 떼 집에 도착했다. 도착과 동시에 귀신같이 울리는 알람에 폰을 보곤 웃음이 터졌다. 오늘도 꿀잠자겠네, 지훈이 덕분에. [잘 자요] [내일은 뽀뽀해주기] [(이모티콘) 오후 11:25] ㅡ 여러분....넘 오랜만이져.......현생에 치여서 이제야 왔네요 엉엉 절 용서해주세여....8ㅅ8 제가 캡쳐는 못 했는데ㅠㅠㅠㅠㅠ저번 2화도 초록글에 잠시나마 몸담그고 왔더라구요 헤헤 보고 신나서 집에서 춤췄습니다!!!! 다들 귀여운 연하 지후니를 좋아하시더라구요 다행이에요!! 앞으로 자주 찾아뵙도록 노력할게요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아래 더보기란에 1,2화에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암호닉 확인해주시고 가쥬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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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분들♡ 돌하르방 나로 퐁듀 계란찜 뚜기 윙깅 괴물 11023 하늘 꾸쮸뿌쮸 스타일 쁘니야 인연 꽁뚠 세젤예세젤귀 스댐 99 톰보2 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