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거 티켓 사느라 밤 샜던 거 생각하니까 아찔하다. 그치?”
“그러니까. 아 강다니엘이랑 대화 한번만이라도 해보고 싶다….”
“이번에 신입들도 있다던데, 누가 들어왔을까.”
“하, 얘네는 왜 연합 동아리 아니냐. 우리학교랑 왜 연합 안하냐고.”
A대학교 유아교육과 김여주 지금 나는 누구, 여긴 어디를 시전하고 있는 중입니다.
로맨스가 필요해!
W. 플라밍고
C.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 가잖아.
나는 지금 내 앞에 서계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서 있었다. 우리학교 댄동이 그렇게 유명했던가. 라고 생각하면서 왔던 나인데, 나는 지금 맨 끝에 서있다. 입장이 선착순인거, 누가 지금 알려주었냐…!
우리 학교 동아리들 중, 학교를 빛낸 동아리라고도 할 수 있는, 그런 동아리들이 있다. 일명 A대학교 3대 동아리. 형섭이가 속한 남자 댄스 동아리, 밴드 동아리, 그리고 박지훈이 속한 연극 동아리. 학교도 그걸 아는지, 이 3개의 동아리들에게 더더욱 많은 열정과 혜택을 쏟아 부었다. 그 혜택들 중, 한 개가 바로 지금처럼 유명한 야외 무대 빌려주는 것이었다.
어느정도를 기다렸을까, 무대가 시작되었다는 사회자의 말에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면서 시작된 무대.
무대 후기?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다음 공연 때는 나도 밤새서 티켓을 살 예정이다.
*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공연을 위하여, 짠!”
“짠!”
나는 진짜 뒤풀이에 따라왔다. 나는 어디 앉을지 고민하다가, 형섭이가 자신의 옆자리를 가리키기에 옆자리에 앉았다.
“오늘 내 무대 어땠어.”
“와, 형섭아. 거짓말 안하고,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 너 이름 궁금해 하면서 갔어.”
그래? 나의 말에 형섭이는 수줍게 웃으며 자신의 잔을 비웠다.
“아 안형섭, 의리 없어. 짠 모르냐.”
나는 그런 안형섭 모습에 작게 투덜거리면서 잔을 들었다.
“짠, 내가 대신 해줄게.”
나는 낯선 목소리가 들려, 앞을 바라보았다. 내 앞자리에는 박우진이 앉아있었다. 어쩌다 보니, 이 테이블에는 나와 형섭이, 그리고 박우진 만이 앉아 있었다. 그나저나 이거 실화냐. 박우진 나한테 말 걸은 거 실화냐ㅠㅠ 박우진은 소주를 원샷하고서, 웃으며 나에게 얘기했다.
“어디 과야? 형섭이랑 같은 과?”
“응! 너 실용음악과지?”
“ㅋㅋㅋㅋ형섭이한테 들었지?”
응.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가위랑 집게를 거머쥐었다. 그리고 익숙하게 고기를 집게로 집어 들어, 가위로 잘랐다. 나, 고기 진짜 잘 구워. 나는 웃으면서 박우진한테 말했고, 박우진은 뭐가 그리 웃긴지 웃었다.
“ㅋㅋㅋㅋㅋ진짜 걷잡을 수 없다.”
“그치. 얘 은근 이런데서 웃겨. 특히 김상균님 찬양 할 때가 제일 웃겨.”
뭐? 나는 고기를 굽던 집게를 놓칠 뻔했다. 지금 안형섭, 박우진 앞에서 나 일코해제 시킨 거야? 김상균 일코해제? 진짜 형섭아..^^ 목숨이 2개야 혹시..? 나는 어금니를 꽉 깨물며 이야기했다.
“형섭아, 김상균님이 누구야.”
“어? 내가 방금 이야기했어?”
안형섭은 자신의 잘못을 알긴 아는 듯,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날 쳐다보았다. 나는 여전히 어금니를 꽉 깨문 채 웃으면서 대답했다.
“응. 도대체 이걸 왜 이야기하는 건지 몰라서, 놀랐잖아.”
“김상균님, 김상균님. 아,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안 돼, 우진아, 제발 잊어줘. 물론 내가 A대학교 김상균선배 덕후인 걸 아는 건 좋은데 (?) 이렇게 초면부터 일코해제를 하고 싶지는 않아ㅠㅠ
시간이 얼마큼 흘렀을까, 박우진하고 나는 급속히 친해졌다. 박우진도 영상학개론 신청했는데 드랍했단 이야기 때문인 걸까. 나는 박우진에게 부러움의 눈빛을 보내었다. 진짜, 드랍한 너가 일류다….
“나 잠깐 밖에서 바람 좀 쐬고 올게.”
히히, 오늘따라 유난히 잘 들어가는 술에 금세 기분이 좋아진 나는 헤롱거리는 형섭이를 뒤로한 채, 밖으로 나왔다. 대학교 주변 먹자골목이어서 그런지, 유난히 빛나는 네온사인에 눈이 부셔서 눈을 나도 모르는 새에 찡그리고 있을 때였다.
“여기 고기 맛있어. 여기로 가자.”
“야, 먼저 들어가 봐.”
“왜 저래. 알아서 시킨다.”
“안녕하세요~”
톡톡, 누군가가 나를 치기에 뭐지 싶어서 돌아봤다.
“헐, 헐.”
상대방은 나의 사랑 너의 사랑 ♥김상균 선배♥였다. 아 미친, 왜 선배가 여기 있어요…? 나의 눈빛을 읽었던 것인지, 선배는 웃으면서 얘기해주셨다.
“학생회 회식하러 왔어요. 후배님은?”
“아, 저….”
선배님과 또 이렇게 대화하고 있다는 사실에 1차 멘붕, 고기랑 마늘을 먹었던 생각에 2차 멘붕, 그리고 동아리 부원도 아닌데 동아리 회식에 따라왔다고 하면 이상하게 보일 것 같아 3차 멘붕이 찾아왔다. 내가 우물쭈물해 하는 모습을 보시던 선배님은 말을 다시 하셨다.
“ㅋㅋㅋ술 많이 마셨어요? 편의점 갈까요?”
“아, 네….”
이게 꿈이야 생시야ㅠㅠ와 ㄹㅇ 형섭아, 아까 목숨 2개냐고 했던 거 취소할게ㅠㅠ완전 에인젤이잖아ㅠㅠ
“오늘 어디 갔다 왔어요?”
“아, 오늘 제 친구 동아리에서 공연한다기에 공연보고 왔어요!”
“그러셨구나.”
아 엄마, 나 술 취해서 지금 이거 꿈인거죠? 이게 현실일 리가 없어요ㅠㅠ 전생에 나라 구한 사람 나야 나ㅠㅠ오늘 진짜 일기장에 써 놓는다ㅠㅠㅠ
“혹시 오늘 공연 보러간 거, 댄스동아리였어요?”
“아, 네! 제 친구 무대 서는 게 처음이었을 텐데, 너무 잘해서 놀랐어요.”
하, 근데 이 어색한 분위기 어쩔 거야…. 진짜 말 많이 하고 싶은데, 쓸데없는 말까지 같이 할까봐 못하겠고…. 나는 조금 쌀쌀해진 것 같아, 팔을 문지르고 있었다.
“역시 밤은 좀 추워요, 그죠?”
상균 선배는 그렇게 말하시면서 나에게 자신이 입고 있던 청자켓을 걸쳐주셨다.
“아니, 선배님, 저 괜찮아요!”
나는 허둥지둥 선배님의 청자켓을 벗으며 다시 건네 드렸다. 선배님은 눈웃음을 보여주시며, 다시 나에게 청자켓을 입혀주셨다.
“아 선배님, 진짜 괜찮은데….”
“내가 안 괜찮아서 그래요. 내일 학교에서 돌려줘요.”
“아, 네!”
상균 선배 자켓에서는 특유의 섬유유연제 냄새가 났다. 냄새마저 좋은 선배ㅠㅠ 선배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편의점에 도착했다.
“잠시만 여기서 기다려요.”
“네!”
선배는 그렇게 말하시고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셨다. 몇 분 쯤 지났을까, 편의점에서 나오신 선배님은 뭔가가 담긴 검정봉투를 나에게 건네주셨다. 나는 봉투를 열어, 내용물을 보았다.
“친구분도 술 많이 마셨을 텐데, 가서 줘요.”
“헐, 선배님….”
봉투 안에는 나랑 형섭이꺼 숙취해소 음료수랑, 초코우유가 들어있었다.
“아 이 은혜 어떻게 갚을까요.”
나는 이걸 받자마자, 선배한테 폐를 끼치는 것 같아서 보답이라도 해드리고 싶었다.
와, 진짜 이 선배님은 매너가 몸에 묻어난다, 묻어나ㅠㅠ 진짜 이 선배랑 사귀는 사람은 누구일까ㅠㅠ 하, 그 여자 분이 부러워지려고 한다,,
“감사합니다, 내일 뵐게요!!”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가게 안에 들어서자마자, 형섭이는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야, 안형섭 대박이야.”
“뭐가 대박인데?”
“하, 집 가면서 얘기해줄게.”
“김여주, 나 차별 하냐?”
아니, 우진아…. 너도 나의 사랑 너의 사랑 ♥김상균 선배♥ 이야기 듣고 싶어? 그렇담 해줘야지.
“아니, 나 아까 바람 쐬러 나갔다 왔잖아. 근데 김상균 선배님이 나 음료수 사줬다.”
“아 뭐냐. 김상균 선배 이야기였냐. 그 얘기 안형섭한테 질리도록 들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나는 그게 무슨 소리지 싶어서 안형섭을 쳐다보았다.
“여주, 내가 술 취하면 다 말하는 거 알지?”
“아….”
나는 차마 뒷말을 이어 말하지 못했다. 안형섭의 술버릇은, 상대방이 묻는 건 다 이야기 해주는 술버릇을 가지고 있었다. 대충 보니까, 박우진이 안형섭에게 김상균 선배에 대해 물었고, 안형섭은 신나서 다 얘기한 듯 싶었다. 나는 안형섭을 한 번 바라보았고, 안형섭은 조용히 나에게 소맥을 건넸다. 이거 너가 탔어? 안형섭은 소맥을 탈 때, 맥주는 그저 색만 내려고 조금 타기 때문에 맛이 없었다. 그래서 잔을 건네받으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얼굴을 찌푸렸다.
“박우진이 탔어. 진짜 쟤 잘 타.”
“기대한다, 나.”
꿀꺽. 와, 박우진 소맥 진짜 잘 탄다. 그래, 우진아. 이제 너는 나랑 술친구야.
“박지훈 소개시켜줄테니까, 다음에 박지훈도 껴서 같이 마시자. 걔도 술 좋아해.”
“박지훈? 연영과?”
“어, 어떻게 알아?”
“걔 SNS에서 유명해.”
박우진은 그러면서 페이스북을 들어가 나에게 보여줬다.
A대학교에서 대신 전해드립니다.
연극영상학과 박지훈, 오늘 교양 강의에서 봤는데 너무 잘생겼다고 전해주세요! 익명으로요!
좋아요 3.3만개, 댓글 4540개
무슨, 이렇게 좋아요가 많아? SNS 같은 거 안 하는 나도 페이스북의 좋아요는 인기가 많으면 많이 받는다는 걸 알고 있긴 했다. 그래도 만 단위는 너무 했잖아.
“진짜 박지훈, 잘생겼냐?”
“음, 잘생긴 건 상균 선배가 최곤데.”
“장난하냐. 얼른 잔이나 비워.”
네. 나는 박우진의 웃음에 그저 잔만 비웠다. 그렇게 뒤풀이의 밤은 깊어져갔고, 나와 형섭이는 막차시간 때문에 먼저 나왔다. 그리고 내 기억은 뒤죽박죽 섞인 채 멈추었다.
*
아 미친. 밀려오는 숙취에 나는 욕을 중얼거렸다. 그나저나 숙취해소음료수를 언제 샀지? 왜? 그리고 이 청자켓 내꺼 아닌데, 왜 내가 입고 있지?
일단 학교나 가야겠어. 라고 생각하며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갔다. 그리고 이빨을 닦던 도중 나는 끊긴 필름들이 기억났다.
“역시 밤은 좀 추워요, 그죠?”
“내가 안 괜찮아서 그래요. 내일 학교에서 돌려줘요.”
미친, 상균 선배 옷이었잖아.
“아 진짜, 형섭아. 나는 멍청이인 게 분명해.”
“그래, 그나저나 오늘 촬영하는 날 인거 안 잊었지?”
“당연하지. 나 오늘 화장도 열심히 하고 왔어. 히히.”
영상학개론 교수님은 우리가 찍은 영상을, 같이 보면서 평가할 거라고 하셨다.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화면에 예쁘게 나오고 싶어서 화장을 열심히 하고 왔다. 옷도 치마 입고 왔지. 아 근데 이야기가 왜 이리로 흘러. 이게 중요한 게 아닌데.
“아 진짜, 뭐라고 말하면서 드리지?”
“근데 어떻게 보면, 기회일수도 있어.”
“무슨 기회.”
형섭이는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나는 형섭이의 표정에 괜히 침을 삼켰다.
“번호 물어볼 수 있는 기회.”
그게 말처럼 쉽냐. 나는 한숨을 쉬면서 사물함에 전공 책을 집어넣었다.
“여기에 김상균 선배님 계세요?”
형섭이는 자기는 문 밖에서 기다릴 테니까, 나만 들어가라고 해서 나는 용기내서 학생회실로 들어갔다. 들어간 학생회실에는 김상균 선배님 혼자 계셨다. 나는 선배님께 인사를 드렸고, 선배님은 웃으시면서 말을 거셨다. 와 그나저나 오늘 선배 안경 끼신 거 뭐야, 너무 잘생겼잖아ㅠㅠㅠ 선배,,안경마저 잘 어울리시면,,,안 어울리시는 게 도대체 뭡니까,,
“속은 좀 괜찮아요?”
“네! 그때 사주신거 마셔서, 괜찮아요. 아 이거 그때 빌려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뭘요.”
“그 있잖아요, 제가 감사의 의미로, 밥 사드리고 싶은데, 괜찮으세요?”
후하후하, 말했다. 나는 말을 하고 나서 상균 선배님의 눈치를 살폈다. 으아, 싫다고 하시면 어떡하지? 괜히 물어봤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상균 선배님은 웃으시면서 답해주셨다.
“그래요. 아무래도 연락하는 방법은 문자가 편하죠?”
선배님은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나에게 자신의 핸드폰을 내밀었다.아, 네! 나는 선배의 핸드폰을 받아 내 번호 11자리를 쳤다. 와 치는데, 손 떨려…. 나는 가까스로 치고서, 핸드폰을 돌려드렸다. 선배는 핸드폰을 받으시더니, 웃으시면서 말했다.
“그럼 연락할게요. 꼭 받아줘요.”
작가의 주저리
안녕하세요 플라밍고입니다. 열어분,,저에게 이렇게 많은 사랑 주시면,,저 좋아서 울어요ㅠㅠ 작가 댓글 읽다가 울뻔했어요ㅠㅜㅠ재밌게 읽고 계신다니 다행이에요ㅠㅠ 감사합니다 항상ㅠㅠ
♥암호닉♥
1503 / 0226 / 괴물 / 돌하르방 / 롱롱 / 루이비 / 숮어 / 아기어피치 / 쿠마몬 / 포카 / 효이
계속 신청 받고 있어요 히히 암호닉은 가장 최신화에 신청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