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피코] 그 남자의 사정
▒ 우지호시점의 번외편입니다.
(역시나, 본편이있으니 혹 읽지못하신 분들은 본편부터 '-' !)
" 아 .. 안녕하셨어요 - "
약속된 카페에서 기다린지 얼마되지않아 내 테이블쪽 맞은편의 의자를 끌어당기는 소리에 놀라
머쓱하게 인사를 건냈다 .
몇해를 봐온 분이지만 , 언제나 한결같이 어렵고 또 어려운 분이다 .
" 그래 , 오랜만이구나 지호야 - 잘지냈지 ? "
" 아네 - 저야 뭐 늘 똑같죠 하하 "
따로 불러내는일은 드문일이라 , 약속시간에 맞줘 이곳으로오면서 얼마나 걱정이되고 떨렸는지 모른다
도대체 뭐때문에 따로 보길원하셨을까-
지훈이에게 말하지말고 와달라고하셔서 더 긴장되는 만남이였다
" 글쓰는데 방해가되었을텐데 , 이렇게 불러내서 미안하구나 - "
" 아.. 아니예요 어머니 , 이런 기회에 바깥바람도 쐬고 하는거죠 "
그렇게 생각해줘서 고맙다고 말씀하시며 앞에놓은 물한잔을 들어 목을축이신다
무슨말씀을 하실려고 이렇게 뜸을들이실까 -
" 생각해보니 , 너희가 만난지도 벌써 9년이 넘어가고있더라 ,
그동안 너희를 그냥 지켜봐왔던 부분은 어린아이들이 뭘 몰라 그러겠지 하고 놔둔거나 다름없었는데 -
이쁘게 사는 너흴 지켜보다보니 시간이 벌써 그리되었더구나 - "
아 , 벌써 그렇게나 흐른건가 -
어머니의 말씀에 , 나도 새삼 시간이 빨리 흐른거같아 놀라지않을수없었다
9년이라니 ... 그때에 우린 정말 어렸었는데 ,
친구건너 친구였던 우리가 , 소개로 알게되면서 -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연인으로 발전하기까지 .
그리고 오늘 이 시간까지의 추억들이 내 머릿속으로 지나가는듯 했다
어머닌 날보고 살짝 웃으시더니 말씀을 이어가셨다
" 지호야 , 이런말을 하게되 너무 미안하지만... 나도 부모인지라 그냥 보고만있을순 없더구나 .....
9년이면 너희도 질릴만큼 오래 붙어있었다고 볼수있는것 아니겠니 ,
이젠 지호너도 그리고 지훈이도 다른사람들과 같이, 다른것없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 .... "
약속장소로 오면서까지 들었던 걱정과 조금의 불안했던 마음은 , 이상황을 감지했었기에 . 내 몸이 나에게 보내는 신호였던걸까 -
어머님께서 눈도 마주치지못하시고 하시는 말씀에 뭐라 대꾸를 할수가없없다
그래 , 다른사람들처럼 - 일반적인 사람들 처럼 .
모든 부모가 다 바라는 모습아닐까 , 우린 9년을 이세상의 이방인으로 살아왔었고 -
그것을 내치치않고 지켜봐주신 지훈이네 어머님이셨다 .
표현은 없으셨지만 , 그래도 아껴주시는 마음만큼은 항상 와닿았었기에 -
오늘날 이자리에서 나에게 조용히 말씀을 하고계신 어머니를 보니 가슴이 아파왔다
아마 , 본인께서도 마음이 편치 않으시리란걸 알기에 그냥 난 듣고만 있었다
" 너에게 상처를주는것같아 , 너무 미안하다 지호야 .... 하지만 부모의 입장도 조금은 이해해주련..
너도 부모입장에서 자식을 키워보면 내가 너에게 한 말이 조금은 이해가 갈꺼야
알고있겠지만 , 지훈이가 내말은 잘 안듣는거 알잖니 , 잘 타일러서 내가 말한데로 ..... 부탁하마 - "
네 , 잘알아요 어머니 -
저에겐 , 지난시간동안 저흴인정해준 그 시간들이 더 놀라운 일이였는걸요 .
마음은 지훈이네 어머니의 마음을 수십번도 더 이해를했지만 , 도저히 그렇게 하겠노라고 입이떨어지지않아
시선만 떨군채 , 그냥 그렇게 있을수밖에없었다
그 순간 탁자위에 올려진 내손위로 포개어지는 어머니의 손에 너무 놀라 얼굴을 마주하니
어머니께서 다시한번 말씀을 이어가셨다
" 둘이 쉽지않은 만남을 이어오고 , 그래서 그 누구보다도 애틋할껀 잘안다 , 내가 지켜봐왔잖니-
근데 지호야 , 이 엄마는 지훈이가 좋은여자 만나 우리아들 똑 닮은 아이낳고 사는게 너무 보고싶구나 .
그냥 날 미워하고 - 가슴깊숙히 날 미워하고 .... 이 못난 애미 소원좀 들어주지않겠니 ..... "
그렇게 손을 맞잡으시고 내뱉은 말에 난 더이상의 시간을 끌수도 없었고 , 침묵으로 일관할수도없었다
지훈이의 아기가 보고싶으시다는 말씀에 난 더이상 , 지훈이옆에있을 명분을 잃은것과 같았다
뭐라 답할수있을까 - 죄송하지만 , 절대 헤어질수없다 말할수있을까 .
아니 , 그럴수없었다 .....
난 어머니께 말씀대로 하도록하겠으니 울지마시라 말씀드리고 , 최대한 빨리 정리하도록하겠지만 시간이 좀 걸릴수있으니
기다려달라고 말씀드릴수밖에 없었다
지훈아 , 후에 니가 혹여나 알게되더라도 -
내 이 같은 결정을 너도 이해할꺼라 믿어 .
집까지 무슨정신으로 걸어왔는지 모르겠다
어느새 집앞이였고 , 난 익숙하게 비밀번호를 눌러 집으로 들어섰다 .
정신없이 작업에 몰두해있다가 어머니와의 약속시간에 늦을까 부랴부랴 나섰던 .
방금까지 내가있던 집이였는데 - 한순간 모든게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이집 구석구석 너와내가 나눈 추억이있다
어느 한곳도 손을 타지않은곳이 없다 .... 이제 이곳을 등지고 , 그리고 표지훈을 등지고 나가야한다고 생각하니
아까까지만해도 괜찮았던 눈물샘이 터져흘렀다 .
현관문앞에서 쪼그리고앉아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내 심장께에 수십개의 바늘이 몰려와 찔러대는듯이 , 너무 아팠다
아침잠많은 표지훈이 잘 일어날수있을까 , 아침은 귀찮다고 거르게되진않을까 -
항상 퇴근시간에 맞춰 퇴근하던 너였는데 ....괜히 이 너른 집에 혼자있기싫어 다른곳에서 시간을 썩히진않을까 .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생각에 한동안 난 , 그자리에서 일어날수가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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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어머니를 뵌지 며칠이 흐른뒤 -
난 지훈이에게 이별을 고했다 .
" 지훈아 ,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우린 서로에게 뛰던 심장이 죽은지도모르고 그냥 익숙함에 기대 살아왔던거야
죽은심장은 , 다시 살릴수없어 "
서로를 향해 죽은심장이라고 단정지었고 , 다시 살릴수없다 말했다 .
어짜피 9년이란 시간속에 우리도 어느정도의 권태와 익숙함으로 설렘이란것에 무뎌질수밖에 없었던 부분을 이용해 내뱉은 말이였고
지훈인 , 단정지어 말하는 내모습에 살짝 당황한듯 했지만 딱히 반박할 기미도 보이지않아
그대로 일어나 나머지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더이상있다가는 지훈이앞에서 그대로 울어버릴것같았기에 , 자릴 피하고싶었다
그렇게 간신히 감정을 다 잡고 , 조용히 현관문을 쪽으로 나섰다
뒤에 가만히 서서 날 보고있을 지훈이가 그려졌다 . 어떤 표정일까 - 무슨생각을하고있을까 .
날 잡지않는 너에게 섭섭함 따윈 없다 .
어짜피 니가 날잡지못할만한 명분으로 이별을 고한거기에 ,
이제 이 문을 닫아버리면 되는데 , 그게 잘 되지않아
가만히 서있기만하는 지훈일 한번 쳐다봤다
뜬금없이 ' 괜찮아지면 , 우리 소주한잔하자 - ' 라고 맘에도없는 소릴건냈다
이런 속편한 말만하는 날 , 가만히쳐다보는 지훈일 뒤로하고 손에서 문고릴 놓았다
.
삐리릭 - 자동으로 잠기는 문소리가 , 여긴 이제 니가있을곳이아니니 얼른 가라고 등을떠미는것처럼 느껴져
앞으로 내가 있어야할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
괜찮아지면 소주나 한잔하자니 ... 참 터무니없는 말을 던졌다 .
괜찮아질수가 없는데 ,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예상도 못하겠는데 .. 그런때가 오긴할련지
흐르는 눈물을 굳이 닦아낼 필요도없었다 ,
지금 내가걷는 이 길가엔 , 미안한표정으로 부탁하시던 지훈이네 어머니도 없고 내가 사랑해마지않는 표지훈도 없고 .
온통 내가 모르는 사람들 뿐이니 ,
우슨모습을 굳이 숨길 필요가 없었다
지훈아 , 난 이제 억지로라도 심장을 죽여볼꺼야
아직 널 보면 뛰는 내심장인데 - 이젠 죽은심장으로 만들어야해서 너무 마음이 아파
그리고
후에 , 언젠가 태어날 니 아이... 나도 볼수있었음 좋겠다 .
+
안녕하세요 '-' 폴라로이드 입니당 헿
둘을 어찌어찌 잘 이어볼까 했지만 ㅜ 전혀 그쪽으로 스토리가 나오지않아 ,
그냥 이렇게 이별을 맞이하고 .. 또 받아들이고 살아가려하는 연인으로 마무리짓게 되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 ( 댓글주신분들 랴뷰랴뷰 'ㅁ' )
암호닉 여길 봐쥬세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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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블리님 -> 제 글을읽어주시는것만으로도 항상 감사히 생각하고있습니다. 제가 드릴려고 했던 먹먹함을 느끼셨다니 ㅜㅜ 감개무량이네요 ㅠㅠ 아 , 그리고 전 다정한 사람이 아닙니다 ㅎ 부끄럽네요 >_< ! 역시 이번에도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불낙지님 -> 매번 댓글주시는것같아 너무 감사히 생각하고있습니다ㅜㅜ 달달한소재와 아련한소재까지 다 재밌다고 해 주시니 힘이 불끈불끈납니다!! 글쓰면서 제 글이 너무 다 비슷한건 아닌지 고민되었었는데ㅜㅜ 힘이나네요 감사합니다 .
핫삥꾸님 -> 지훈이에 빙의하셔서 읽으셨다니....... 가슴아프시진않으셨나요 ,,,ㅠㅠㅠ 전 쓰면서도 지훈이의 일상이 씁쓸하게 와닿아서 슬펐답니다 (브금의힘이겠죠ㅋㅋ) 이번 지호시점도 빙의가될수있어야할텐데...걱정이네요ㅎ 재밌게 읽어주세요
폰님 -> 첫댓글에 금손이라는 호칭까지 붙여주시니 감사합니다ㅜㅜ 요청하신 지호시점이긴한데 마음에드실지 모르겠네요 >_< , 혹여나 부족하더라도 너른마름으로 재밌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현기증님 -> 댓글로 물어보셨던 지호의시점으로 작성된 이번편이 마음에 드셨는지 모르겠습니다ㅜㅜ 보통 단편올릴때 번외를 항상염두해두고 쓰긴하는데 ㅜㅜ 헤어짐을 소재로 하다보니 글이계속막혀 지우고다시쓰고를 반복했답니다ㅜㅜ 그래도 ! 재밌게 읽어주시리라 믿으며 !! ㅎ
호빵님 - 너무죄송해요ㅜㅜㅜ 암호닉요청해주셨었는데ㅜㅜㅜㅜㅜ 이 머리나쁜작가가 실수로 놓치고말았었네요ㅜㅜㅜㅜㅜㅜ죄송합니다!! 이번편으로 마음을 좀 달래주시길 ㅜ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