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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나 전체글ll조회 949l 3

 

 

" 재효야. "

 

나의 하얀 기억 속을 맴도는 따뜻한 목소리. 붙잡으려 하면 더더욱 희미해져 버려 그리움이 더할 뿐이다.

이젠 지쳤다. 더 이상 쫓고 싶지도, 알고 싶지도 않다. 차라리 지난 3년처럼 어둠 속에 기억을 맡긴 채 살아가는 게 낫다. 이렇게 괴롭진 않을 테니까.

 

 

·

 

 

차가운 공기가 나의 몸을 감쌌다. 살짝 눈을 뜨니 입김이 하얀 천장에 스며드는 게 보였다. 아무 이유 없이 계속 바라봤다. 모든 걸 상실한 채 하얗게만 물들어 가는 나 자신 같기도 해서 역겹게 느껴졌다. 죽고 싶은 마음에 침대 난간에 묶인 손목이 으스러지도록 미친 듯이 손을 내리쳤다. 야윈 손목은 계속되는 충격에 피멍이 들었고 급기야는 새빨간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죽어. 나 같은 거 그냥 죽어 버려.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살아서 뭐해. 차라리 그냥 죽어.

 

 

 

" 그러지 마요. "

 

 

 

피투성이가 된 손목을 감싸는 차가운 감촉에 고개를 들었다. 우지호였다. 여느 때와 같이 검은색 티에 진청색 바지를 입고 검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었다. 하얀 방과 대조되어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손목을 다시 내리치려는 순간 우지호가 손목을 쥐고 있는 손에 강하게 힘을 줬다. 그런 우지호의 행동에 울분이 치밀었다. 놔. 이거 놔. 발버둥을 치며 소리를 질렀다. 우지호는 계속 손에 힘을 주며 가엽기 짝이 없는 나의 모습을 말없이 내려다보았다. 시야가 흐려지고 침대 시트가 젖기 시작했다.

 

 

 

" 왜 또 울고 그래요. "

" .......나 좀 내버려둬. "

 

 

 

우지호가 눈물로 번진 나의 눈가를 손으로 쓸었다. 부드럽지만 차가운 손은 볼을 타고 흘러내려 목을 감쌌다.

 

 

 

" 지금 죽고 싶죠? "

" 응... 죽고 싶어.. "

" 그렇겠죠. "

 

 

" 하지만 형은 내가 죽일 때까진 살아야겠어. "

 

 

 

우지호는 목에서 손을 떼고 날 보며 지그시 웃더니 문으로 걸어갔다. 어디 가, 우지호. 가지 마. 나 죽이고 가. 나의 발악에도 그는 무정히 이 방을 떠났다. 무거운 정적만이 흘렀다. 하얀 방의 공허함에 짓눌려 숨이 막혀 왔다. 하얀 침대 시트는 손목에서 흐르는 피로 빨갛게 물들었다. 이 끔찍한 곳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눈을 감았다. 어둠이 찾아왔고 나의 목을 조여 오던 하얀 공허함은 사그라졌다. 평온함도 잠시 내 정신은 하얀 기억의 구렁텅이에 빠져 버렸다.

 

 

·

 

 

" 재효야. "

 

하얀 기억 속의 따뜻한 목소리는 또다시 날 괴롭혔다. 날 저렇게 다정하게 부르는 건 도대체 누굴까. 그리고 왜 날 이리도 아프고 괴롭게 만드는 걸까. 해답을 찾을 수 없는 의문에 내 자신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또 하얀 기억 속에서 잠이 든다. 모든 게 허무하고 의미가 없다. 눈을 뜨면 똑같은 상황과 아픔이 찾아오고, 우지호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날 계속 구속하겠지.

 

 

안재효. 넌 누구야.

 

 

 

안녕하세요, 효나입니다 :)

저번에 하얀 기억을 2편까지 올렸었는데 내용이 많이 부족한 거 같아서 재정비해서 다시 올려요.

2편은 빠르면 오늘이나 내일 중에 올릴 생각이에요.

 

이해 안 되신 분들을 위해서 간단하게 상황 설명만 하자면

재효는 불의의 사고로 기억을 잃었고, 이유를 모른 채 하얀 방에 감금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재효를 감금한 건 지호고요.

이어질 편들에서는 재효가 왜 기억을 잃었고, 지호가 무슨 이유로 재효를 감금했는지 등의 내용으로 전개될 거예요.

 

리얼물이기 때문에 다른 멤버들도 등장시킬 거고요. 다른 커플링도 넣을 생각이에요.

앞으로 전개될 내용들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제 글을 읽어 주시는 모든 독자 분들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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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하얗디하얀곳에갇혀괴로워하는재효라니ㅠㅠ재효자체의이미지가하얘서더욱이질감이드는걸까요ㅠㅠ하얀방속에서시들어가는재효와그런재효를감시하고관리하는우지호ㅠ정말둘의관계란복잡미묘하네요ㅠㅠ잘봤어요ㅠㅠ
11년 전
효나
재효와 지호의 이미지를 잘 이해해 주셨네요! 하얀 방이 여리고 백지장 같은 재효 이미지랑 잘 맞아서 부각을 많이 했어요. 정독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ㅠㅠ
11년 전
독자2
헐효나님돌아오셨어요ㅜㅜㅜㅜㅜ하얀기억기억하고있었는데오늘신알신떠서..설레네요ㅜㅎ..역시제마음속금손금글..
11년 전
효나
절 기억해 주시다니.. 감사드려요ㅠㅠㅠㅠㅠ 독자님의 기대에 부흥하도록 더 열심히 써야겠어요ㅎㅎ
11년 전
독자3
이거브금이먼지알수있을까요??ㅠㅠ 너무좋네요ㅠㅠㅠㅠ
11년 전
효나
저도 브금 공유하는 곳에서 구한 거라.. 제목은 모르겠어요ㅠㅠㅠ 메일 알려주시면 제가 보내 드릴게요!
11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1년 전
효나
안녕하세요, 피자 님! 이번에도 읽으러 와 주셨네요ㅠㅠ 감사드려요! 아, 재효는 어떤 건물 안 하얀 방에 감금되어 있어요. 어떤 건물인지는 나중에 알게 되실 거예요ㅎㅎ 기억을 잃은 상태는 맞아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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